연일 치솟기만 하던 주가지수가 어제는 내림세를 보였다. 그동안 너무 급히 올라 경계감이 커진 시점에서 증권사 사장단이 증시 과열 해소책 마련을 위해 모임을 가졌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비록 주가가 내렸다고 하지만 뜨거운 투자열기가 진정될지는 의문이다. 시중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한데 부동산시장 위축으로 주식시장으로 몰린 돈이 다른 투자대상을 찾기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도 있고, 주가 상승이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것도 낙관론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주가가 오를 만한 호재가 있다고 해도 별다른 조정없이 코스피지수가 3개월 사이 무려 400포인트나 급등한 것을 정상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과정에서 특히 개인투자자 비중이 급증하는 것은 심상치 않다. 개인투자자의 주식거래대금 비중은 지난해 50%를 약간 웃돌았으나 코스피지수가 1500선을 넘어선 지난 4월부터 급속히 높아지기 시작해 이달 들어서는 60% 선에 육박하고 있다. 개인들이 과열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 곳곳에서는 개인들의 이런 투자 열풍을 반영해 증권계좌가 하루 1만개꼴로 늘고 있다. 회사원 농민 주부 학생 등 나이와 직업을 가릴 것 없이 주식 투자에 나서면서 심지어 교도소 재소자까지도 주식투자에 가세할 정도라고 하니 분위기를 짐작할 만하다. '아무거나 사 달라'는 식의 묻지마 투자 행태와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일도 횡행하고 있으니 후유증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증권 전문가들도 분위기를 거스르기 어려워 부정적인 시장 전망을 내기 힘들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장밋빛 증시 전망만 판치면서 과열투자 열기를 더욱 조장하는 결과를 빚고 있다. 증권사 사장단이 증시 안정에 정말 뜻이 있다면 이런 행태부터 시정하기 바란다.

개인투자자들 스스로 분위기에 편승한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 투자를 하더라도 주식형 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은 투자기법과 정보 수집력에서 기관투자가를 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이 간접투자에 더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선진국보다 높은 펀드 수수료율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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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의 주인은 누구인가?'

이 질문을 미국인에게 던지면 대부분 '주주'라고 답할 것이다. 한국인 중에는 "회사 오너(회장이나 사장)나 주주"라는 답변이 많을 것이다.

기자는 그동안 일본인을 만날 때마다 이 질문을 던졌다. 대부분은 머뭇거리지 않고 "그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임직원"이라고 답했다. 일본의 자본주의는 '종업원 자본주의'라는 사실을 거듭 확인한 순간이었다. 미국이 글로벌 스탠더드처럼 내세우는 '주주 자본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지난 9일 도쿄 고등법원이 내린 판결도 이 같은 일본인들의 생각과 맥을 같이한다. 도쿄 고법은 부당한 경영권 방어책 도입을 막아 달라며 미국계 펀드인 스틸파트너스가 불도그소스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불도그소스는 스틸파트너스가 적대적 기업 인수ㆍ합병(M&A)을 선언하고 주식 공개매수를 개시하자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스틸파트너스를 제외한 주주들에게 신주예약권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스틸파트너스는 이는 주주 차별이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1심에 이어 2심에서 패소한 것이다.

도쿄 고법은 "주총에서 가결된 경영권 방어책이 매수자에게 과도한 재산상의 손해를 주지 않을 뿐더러 스틸파트너스는 중단기적 매매를 목적으로 하는 남용적 매수자"라고 판단했다. 단기 매매차익을 노리는 펀드를 다른 주주와 차별하는 것은 주주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스틸파트너스는 곧바로 최고재판소에 상고했으며 현재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무엇보다 워런 리히텐슈타인 스틸파트너스 대표의 발언이 일본인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는 지난달 13일 이케다 불도그소스 사장 등 경영진과 만나는 자리에서 "나는 소스를 싫어한다(I don't like sauce)"고 말했다. 분위기가 차갑게 변했고 양측의 협의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끝났다. 일부에서는 외국계 투기펀드를 '쿠로 후네(黑船)'로 지칭했다. 일본의 토종 기업 중 증시에서 저평가된 곳을 골라서 사냥하려는 투기펀드의 모습에서 에도막부 말기 일본 곳곳에 출몰해 개항을 요구했던 서양의 검은 함선의 모습을 떠올린 것이다.

사실 일본에서는 2005년 초부터 '회사는 누구의 것인가'를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논쟁의 불을 댕긴 사람은 인터넷 벤처기업인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전 사장이었다.

그는 일본 최대 민영방송인 후지TV를 사들이겠다고 선언했고 일본 열도는 발칵 뒤집혔다. 여기에 무라카미 씨가 이끄는 무라카미펀드는 한신전기철도 주식을 대거 확보한 후 경영진을 압박했다. 이들 모두가 '주주 자본주의'를 기치로 내걸었다.

일부에서는 이들에게 박수를 보냈지만 상당수는 이들을 '갓길 주행을 한 경제계 이단자들'로 규정했다. 법이 정비되지 않은 부분을 이용해 약삭빠르게 행동한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세간의 생각이 반영된 것일까. 호리에 사장은 지난해 초 분식회계와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됐으며 두 달 후 무라카미 대표도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그 후 일본은 바뀌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M&A 방어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게 뛰었다. 일본 정부는 2005년 '신 회사법'을 제정해 의결권을 차등 부여하거나 경영권을 위협하는 주주의 신주예약권을 배제하는 독소 조항(포이즌 필)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앞으로는 타사 주식을 일정 규모 이상 취득할 경우 미리 신고하도록 독점거래금지법을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시선을 한국으로 돌려보자.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어쩔 수 없는 개방을 요구당했다. 그 사이에 수많은 외국계 투기세력이 막대한 이득을 챙겨서 떠나갔다. 물론 당시 절박했던 상황을 지금의 기준이나 잣대로 평가한다는 건 무리다. 그러나 이제 외환위기를 겪은 지 10년이 지났다. 우리 스스로에게 다시 한번 냉정하게 물어보자.

"회사는 누구의 것인가?"

"선량한 주주와 차액만 챙겨서 떠나는 기업사냥꾼을 똑같이 대접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도쿄 = 김대영 특파원 kd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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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그제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주식시장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코스피지수는 1800, 1900선을 단숨에 뛰어넘어 2000선을 두드리고 있다. 증시 과열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뫼가 높으면 골도 깊은 법인데, 상승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 올해 상승률로 보면, 코스피지수는 세계거래소연맹(WEF)에 소속된 43개국 주식시장의 대표 지수 가운데 두번째다. 저평가돼 있던 증시가 제자리를 찾아가거나 경제 체력이 좋아진 결과라면 반길 일이나, 요즘 상황은 그렇게만 보기 어렵다. 경제나 기업경영 상황이 갑자기 좋아진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경제 기초여건(펀드멘털)으로는 쉬 설명되지 않는다. 우리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영국 프랑스 등 일부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이미 거품 국면에 왔을 수도 있다. 그래도 주식투자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하루 평균 6천억원이 증시로 밀려든다. 올 1분기만 해도 하루 평균 5천 건 안팎이던 1억 이상 주식주문 건수가 최근에는 1만5천 건 안팎으로 급증했다. 돈이 증시를 떠받치고 상승 장세가 또 돈을 부르는, 과열로 가는 전형적 모습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물론 이런 유동성 장세가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세계 주요 증시 중 70% 이상이 올 들어 사상 최고가를 돌파했을 정도로 세계적 현상이긴 하다. 그렇다고 위험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오히려 더 위험하다. 세계 거대 시장 중 어느 한 곳에서 거품이 꺼지면 도미노처럼 확산될 위험이 상존한다. 거품 붕괴는 경제에 충격을 준다. 늘 그래왔듯이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큰 낭패를 본다.

지금 거품이 있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거품을 경계해야 할 때인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뭉치로 몰려다니는 과잉 유동성이 큰 문제다. 한국은행이 최근 금리를 인상했지만 아직은 큰 불에 물 몇 동이 부은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을 흔들었던 부동자금이 증시까지 휘젓지 않게 선제적이면서도 일관성 있는 돈 관리가 절실하다. 그러나 시중 부동자금을 한꺼번에 빨아들일 수도 없으니, 단기적으로는 증권당국도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지 않게 적절한 경고와 조처를 적기에 취해야 한다. 투자자들 역시, 마치 눈앞에 큰 장이 펼쳐진듯 보이지만 위험도 큰 만큼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투자하는 등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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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훈·경제부 차장대우
세계 투자업계 4대 거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존 보글(Bogle) 뱅가드 그룹 창립자는 최근 자신의 저서에서 “주식시장은 현대판 원형 경기장”이라고 했다. 주식이 오락처럼 인식되면서 주식시장이 서커스 혹은 카지노로 탈바꿈했다는 것이다. 사실 투자자들이 손가락 움직임 하나로 수천만~수억원을 주식에 베팅하고, 초 단위로 손익을 확인하는 모습은 슬롯머신 앞에 앉은 도박꾼과 다를 게 없다. 하지만 보글은 경고한다. “우리의 서커스(주식시장) 속에 파멸의 씨앗이 들어 있지 않은지 잘 살펴봐야 한다”고.

증권사 사장들이 오히려 증시 과열을 경고할 정도로 투자 열기가 뜨거운 요즘, 이런 대가(大家)들의 말의 무게가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주식시장의 변덕에 대한 충고 중 가장 백미(白眉)로 꼽히는 것이 워런 버핏(Buffett)의 스승으로 유명한 벤자민 그레이엄(Graham)의 비유이다. 그는 주식시장을 ‘주가 아저씨(Mr. Market)’라는 인물로 의인화해 표현한다. 주가 아저씨는 투자자들에게 주가를 흥정하지만 안타깝게도 조울증을 앓고 있어서 기분에 따라 터무니없이 높거나 낮은 가격을 자주 부른다. 따라서 그의 기분에 같이 휘말려 맞장구치다 보면 큰 손해를 보게 된다.

그레이엄은 “현명한 투자자조차도 주가 아저씨의 변덕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대단한 의지력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주가 과열의 징후로 다섯 가지를 꼽았는데, 그 중 네 가지가 요즘 한국 증시와 맞아떨어진다.

①역사적으로 높은 주가 수준(주가지수 2000이 눈앞에 왔는데, 1년 전에 상상이나 했던가?) ②높은 주가수익비율(기업 이익과 비교해 주가가 얼마나 높은가를 나타내는 이 수치가 요즘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 ③많은 신용투기(요즘은 심지어 대통령조차 빚내어 주식 투자하는 신용융자를 경고하고 있다.) ④낮은 배당수익(주가가 오를수록 주가와 비교한 배당금은 쥐꼬리가 된다.)

그나마 많은 국내 투자자들이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로 전환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요즘은 펀드 투자조차 과거의 증시 과열 때를 방불케 하는 무모한 열기가 엿보인다. 주부들이 명품 핸드백을 충동구매하듯 펀드를 이것저것 사 모으고, 안 사면 불안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펀드 투자자들은 유명한 연예인에 대해선 잘 알아도, 자신의 돈을 관리하는 펀드매니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미국의 투자 자문가인 케네스 스턴(Stern)은 “펀드는 너무 투자하기 쉽기 때문에 사람들이 오히려 연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엔 전통적인 투자 위험 관리기법인 분산투자조차 약효가 떨어질 수 있다. 예컨대 중국 경제의 위험을 피한다고 해서 중국 외에 미국, 유럽, 한국의 펀드에 분산투자한다지만 요즘 세상에 중국과 관계 없는 지역이나 기업이 어디 있단 말인가?(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또 예금, 부동산, 주식에 3분의 1씩 투자하는 ‘자산 3분법’의 경우도 글로벌 유동성의 힘으로 부동산과 주식이 같이 오르고 내리는 시대엔 의미가 반감된다.

결론은? 비합리적인 열기에 휩싸이지 않도록 스스로 조심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시장이 소란스러울수록 한 발짝 떨어져서 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마치 워런 버핏이 월가에서 2000㎞나 떨어진 시골 마을의, 컴퓨터도 없는 사무실에서 투자 판단을 내리는 것처럼.


[이지훈·경제부 차장대우 jh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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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문 한국증권업협회 상무


우리 금융시장의 빅뱅을 예고하는 자본시장통합법이 마침내 국회를 통과했다.

새로운 법체계하에서는 포괄주의에 의거 금융투자상품의 정의가 대폭 확대되고 자본시장이 주무대인 금융투자업의 업무범위가 획기적으로 넓어지게 된다. 또한 글로벌스탠더드에 입각한 선진화된 규제시스템이 도입되면서 투자자 보호가 더욱 강화돼 전반적인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발전에 큰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투자회사들의 대형화ㆍ전문화를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와 금융소비자들의 편익제고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함께 쫓을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된 것이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국내 자본시장의 도약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법적 근거는 마련됐으나 이것이 국제 경쟁력 확보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우리 금융투자회사들은 돈, 사람 등 갖춰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은 현실이다. 특히 무엇보다도 자본시장의 존재의 이유인 리스크의 인식에 관한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자본시장에서는 모든 비즈니스가 리스크에 연결되어 있다. 현재 국내 증권회사들의 영업용 순자본비율은 적정시정조치 규정의 4~5배, 선진국 수준의 2~3배를 상회해 위험투자에 대해 지나치게 보수적이다. 또한 가계자금도 매우 보수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2006년말 현재 약 47%가 예금에 집중돼 있고 주식과 펀드는 약 25%에 불과, 미국의 예금비중 15%, 주식 및 펀드비중 40%와 비교할 때 대조적이다. 금융기관들은 이러한 보수성향의 자금을 흡수해 위험분산 상품을 개발하고 수익성을 제고함으로써 경제성장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이미 자주 지적돼 왔듯이 지금까지 우리 증권회사들은 주식 위탁수수료 중심의 비차별적인 수익구조를 보여 왔다. 참고로 FY2006년 국내 증권산업에서 위탁수수료 수입이 전체 수익의 56%에 달해 미국의 22%와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제 우리금융기관들이 국내주식 중심의 단순중개업무만 고집해서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 다양한 투자은행 업무를 개발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맞게 됐다. 곧 특정분야에의 확실한 특화 또는 전략적인 외형성장에 성공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전문적인 고급두뇌로 구성된 팀을 확보해야 하는 투자은행 업무의 특성상 좁은 국내시장에서의 경쟁만으로는 도저히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없다. 세계적 투자은행들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익창출비율을 보면, UBS 71%, HSBC 70%, 여기에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맥쿼리도 48%나 된다. 반면 우리의 현실은 수치조차 인용하기 힘들 정도이다.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은 아직은 범세계적인 국제경쟁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므로 우선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호주 맥쿼리가 인프라 투자에 특화해 세계적 투자은행으로 성장한 것처럼, 국내 금융기관도 경쟁력을 갖춘 분야를 골라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이머징 마켓에는 위험은 비교적 높지만 성장잠재력이 큰 분야가 아주 많다고 생각된다. 특히 우리와 문화 정서적인 격차가 크지 않은 아시아 이머징마켓의 진출이 비교적 수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진출 지역에 대한 충분한 전문지식과 창의성을 가진 인재가 필요할 것이다. 국적을 초월해 체계적인 전문인력의 양성과 채용이 필요하다. 증권협회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아시아 이머징마켓 자본시장 인력에 대한 한국자본시장 교육을 실시할 계획으로서 현지 인적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증권업계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다음은 해외사업에 수반되는 리스크 관리능력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이머징마켓의 프로젝트는 국내사업에 비해 리스크가 크지만 수익기회가 큰 반대급부가 있다. 선진 투자은행들의 이머징마켓에서의 고수익은 바로 이 철저한 리스크관리 능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

IMF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금융기관들은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했다. 우리가 그동안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이머징마켓 진출에 치밀하게 준비한다면 성공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머징마켓을 방문할 때 우리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한 우리 제조업체들의 상품광고를 많이 접한다. 우리 금융산업도 내로라 하는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해외시장에서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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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합주가지수가 폭등하고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자 참여정부는 자신들이 경제를 잘 운용한 결과인 것처럼 자화자찬하고 있습니다. 주가가 상승하고 올 상반기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높았던 것은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임기 말 정부의 경제운용 방향과 일반 국민의 무분별한 주식 투자 열기를 바로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먼저 최근 주가 급상승의 원인은 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경제가 좋아져서가 아닙니다. 물론 올 상반기 경제가 예상보다 조금 더 성장했고 상장사들의 기업실적이 최근 좋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주가 상승세가 상장사 실적이나 경기회복 속도보다 지나치게 빠르다면 문제입니다.

지난 몇 달간 주가 급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주식시장의 풍부한 유동성 때문입니다. 세계적 햇지펀드, 외국 펀드자금, 국내의 각종 펀드자금의 유입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가들의 주식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주식시장에서의 유동성이 급팽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엔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투자와 묻지마 투자가 급증하여 많은 전문가들과 증권사 경영진들마저 주가가 너무 가파르게 오르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물론 풍부한 유동성 외에도 IMF 경제 위기 이후 우리 기업들이 피나는 구조조정을 한 결과 수익성이 올라간 것도 중요한 원인입니다. 그리고 최근엔 초고강도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 투자되었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주가급등의 요인은 정부의 효율적 경제운용이나 본격적인 경제회복 때문이라기 보다는 유동성 확대가 가장 중요한 요인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유동성 확대는 인플레를 우려한 각국의 금리인상, 외국 헷지펀드들의 철수, 최근 급등한 세계증시의 거품 빠지기, 미국 경제의 침체와 미국 증시 급락 가능성 등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들에 의해 갑자기 축소될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주식가격은 급락할 수 있고 일반 투자가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고, 펀드 환매사태가 발생하면 금융시장에 일대 혼란이 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주가상승을 지나치게 아전인수격으로 자신들의 경제 업적으로 내세우지 말아야 하고, 일반 투자가들 또한 단기적 차익을 노리는 투기에 부화뇌동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경제가 최근 회복하고 있다는 주장은 올 상반기 내수가 살아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치보다 0.1% 포인트 상향 조정 가능하다는 데 기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들어선 것처럼 과장 홍보하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지난 4년간 계속된 경제 침체 이후에 경제가 반등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회복세는 지극히 미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미미한 회복세마저 꺾일 수 있는 위험 요인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우선 대내적으로 정부의 조기 예산집행으로 하반기 정부지축 여력이 별로 없고, 가계부채가 계속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건설 경기가 위축되고 있고, 기업경기실사지수가 최근 하락하고 있습니다.

특히 12월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불안정과 비정규직 문제를 둘러싼 노사관계 불안정은 하반기 경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대외적으로 유가의 지속적인 상승, 달러 환율 하락 등도 주시해야 할 위험 요인입니다.

결론적으로 임기를 불과 6개월 정도 남겨 둔 정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여 차기 정부에 건강한 경제를 넘겨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무리하게 경기 부양책을 쓰기 보다는 적극적인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고,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특히 반시장적 부동산정책을 완화하여 건설경기를 정상화해야 합니다.

반면에 정부는 지나친 복지지출 확대와 균형발전정책, 적자재정을 통한 경기부양과 같이 다음 정부에 부담을 주는 포퓰리즘 정책을 도입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CBS 객원해설위원 나성린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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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신민영]   각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증시 호조는 기업들의 수익성이 양호하고, 경기 전망 역시 밝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주가 상승의 일등공신은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풍부한 유동성일 것이다. 이는 선진국의 자산 가격에 이어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신흥 시장의 자산 가격마저 올려놓았다. 마침 세계 경제의 실물변수뿐 아니라 금융변수까지도 상당한 안정세를 보이면서 투자의 위험도가 크게 줄어들었다. 저금리를 바탕으로 투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과 동유럽 등 신흥국의 세계 경제 편입으로 노동력이 크게 늘어나면서 세계 경기가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이는 기업 수익성이 개선되고 주가가 상승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 경제는 이미 금융 자본주의의 터널로 들어섰다. 세계 경제에서 금융 활동의 비중이 커지면서 이른바 금융 경제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것이다.

 주식 등 금융자산이 크게 늘어나면서 전 세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금융자산 규모는 1980년 1.1배에서 2005년 3.3배로 증가했다.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금융산업도 눈부시게 성장해 세계적으로 은행과 투자은행·보험 등 금융업종 삼총사가 모두 규모 면에서 전체 18개 산업 가운데 5위 이내에 속해 있다. 10년 전에는 은행만이 5위를 차지했을 뿐이다.

 지금의 증시 호조, 나아가 금융 경제화 현상은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풍부한 유동성의 배경이 되고 있는 글로벌화와 저물가, 미국의 경상수지 확대 등은 일시적이라기보다는 추세적인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부동산 시장 안정에 따른 증시로의 자금 유입과 국민연금기금의 폭발적 증가 역시 주식 수요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할 수 있다. 금융부문이 불균형적으로 확대되면서 자금이 생산적인 곳에 투입되기보다는 머니 게임에만 집중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주식의 수익률은 무위험 자산인 국채의 수익률에 리스크 프리미엄을 더한 정도가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주가 상승 기대가 또 다른 기대를 낳으면서 주가가 지나치게 오르고 있다는 우려가 비등하고 있다. 기업 부문에서는 경영 경험이 없는 헤지펀드 등 투기 자본이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불안정성을 야기하는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 문제를 들 수 있다. 가계부채 증가도 문제다. 물론 가계의 금융자산도 같이 증가하면서 순부채가 증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 문제는 가계의 부채는 고정적으로 갚아야 하지만, 자산은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위험자산이어서 가격이 하락할 경우 부채를 제때 갚지 못하는 미스매치(mismatch)의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단기적으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갑작스럽게 유동성이 축소되는 ‘유동성 충격’의 가능성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몇몇 헤지펀드가 위기에 처하면서 우려가 일부 현실화되고 있고, 투자은행(IB)들의 복잡한 신종 금융상품은 위험도를 측정하기조차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금융위기 사례를 보면 유동성이 감소하면서 자산가격이 떨어지고, 자산군 간의 상관관계가 높아지면서 충격이 확대됐다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사태가 심화될 경우 실물경기 위축이 초래되기도 했다.

  현재의 주식시장은 장기적으로는 유동성을 조정하면서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임금과 물가 상승으로 중국발 디플레이션 압력이 약화될 것이고, 미국 달러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가 약화되면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을 찾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해서 뒷짐 지고 있을 수만은 없다. 우선 경기회복 기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유동성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금융의 국제화가 진전되고 있지만 금융감독은 국가별로 행해지는 만큼 금융안정을 위한 국제공조 역시 시급한 상황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금융재무그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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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현오·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
웹 2.0을 둘러싼 버블 논쟁이 뜨겁다. 지난 2000~2001년 실속 없이 과대 포장된 인터넷 기업들이 대거 몰락한 것처럼 언제 거품이 꺼질지 모른다는 우려의 메시지가 잇달아 나온다.

웹 2.0이란 양방향 미디어인 인터넷의 속성을 잘 파악해 네티즌이 자유롭게 정보의 생산과 유통에 참여하도록 만든 서비스다. 버블 붕괴를 딛고 일어나 성공을 거둔 아마존, 이베이, 구글 등의 공통점이 바로 웹 2.0 개념을 적극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웹 2.0서비스로는 인맥관리, 블로그, 사진 공유, 동영상 UCC(사용자제작 콘텐트) 등이 있다. 지금도 웹 2.0을 표방하는 많은 회사가 생겨나고 있고, 벤처캐피털의 투자가 활기를 띠는 등 웹 2.0은 인터넷 산업의 중흥을 이끄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 월스트리트 저널, 파이낸셜 타임스 등 주요 언론은 웹 2.0이 제2의 닷컴 버블이 될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최근에 일부 이름있는 웹 2.0 업체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그동안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인가. 과거 닷컴 버블이 붕괴한 것은 수익모델의 부재(不在)가 제일 큰 원인이었다. 수익모델은 뒷전이고, 일단 가입자와 인터넷 접속량(트래픽)을 늘려 투자를 받고 인지도를 높여 고가에 주식을 상장하는 것이 경영 목표였다. 자체적으로 돈을 벌지 못하는 사업구조는 오래 가지 못했다. 버블은 금방 꺼졌다. 장밋빛 전망만 보고 투자한 기관이나 일반 투자자들도 낭패를 겪었다.

버블 붕괴 이후 새롭게 등장한 웹 2.0 기업의 과제는 여전히 안정적인 수익모델이다. 웹 2.0 관련 콘퍼런스의 주요 주제도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다. 최근에 핫 이슈로 떠오른 동영상 UCC분야에서 지배적 사업자인 유튜브도 아직 수익모델이 불확실하다. 유튜브를 흉내 내 생겨난 많은 후발 주자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승자 독식 구조가 지배적인 인터넷 분야에서 엇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투(me-too)기업이 설 자리는 매우 협소하다.

하지만 최근의 사회경제적 환경은 지난 2000년과는 많이 달라졌다. 웹 2.0 기업은 과거의 인터넷 기업과는 다른 조건을 갖고 있다. 우선 저비용 구조를 들 수 있다. 웹 2.0 기업은 값비싼 상업용 제품 대신 리눅스 같은 공개 소프트웨어와 표준화된 기술을 사용해 개발비용과 개발기간을 줄이고, 구전(口傳) 마케팅에 의지해 비용을 절감한다.

또한 성공 가능성과 미래가 불투명한 주식시장보다 대기업에 M&A(인수합병)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 많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독창적인 기술을 개발한 벤처 창업자는 단기간에 큰돈을 벌 수 있고, 구체적인 상품화와 회사 운영은 그 분야 전문가의 몫으로 넘기는 것이다.

만약 버블이 꺼진다고 해도 그 피해는 일반 투자자가 아니라 벤처캐피털과 일부 사모펀드로 제한된다. 2000년에는 너도 나도 인터넷 기업에 ‘묻지마 투자’를 했으나, 웹 2.0 기업은 주로 투자 전문가들을 상대한다.

버블의 붕괴엔 많은 고통이 따른다. 그런데 한편으론 새로운 산업은 늘 붐과 버블의 순환을 통해 발전하는 경향이 있다. 인터넷 붐과 버블 이후의 척박한 환경에서 부흥의 싹을 틔운 것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일구어 낸 혁신적 기업가들이었다.

그 싹을 웹 2.0이라는 붐으로 발전시킨 것은 미국 실리콘밸리가 갖고 있는 저력이다. 실리콘밸리는 혁신적 기업과 벤처캐피털, 미디어 회사들로 구성된 혁신의 생태계다. 웹 2.0은 진정한 강자와 약자를 구분해 내고, 새로운 혁신을 위한 토양을 제공할 것이다. 우리도 실리콘밸리처럼 건강한 혁신의 생태계를 만드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유현오·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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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금리가 한 자릿수가 된 것은 IMF 구제 금융체제를 극복한 후부터다. 고금리에 젖어 있던 저축 관행이 무너지고 투자의 시대가 도래했다. 저금리는 금융 빅뱅의 신호탄이다.

1999년까지는 어느 금융기관에 맡겨도 1년에 10% 이상의 확정금리 상품이 많았기 때문에 어려운 투자의 길을 택할 필요가 없었다. 세금 공제 후 10%의 금리로 1000만 원을 예치할 경우 7년 정도면 원금의 2배를 받을 수 있었다.

지금 우리나라의 금리는 3%대다. 인터넷전용 적금이나 특판 예금을 제외하고는 어느 금융기관을 가나 1년짜리 정기예금의 금리는 3%대다.

그러면 금리 3%는 어느 정도의 금리일까? 1000만 원을 세금공제 후 3%의 금리로 맡겼다고 가정하자. 몇 년이 지나야 2000만원, 즉 원금의 2배를 받을 수 있을까? 정답은 24년 후다. IMF 전보다 3배 이상 길어졌다.

금리 3%인 상태가 이런데 금리가 1%대인 일본은 어떻겠는가. 최근에 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미국조차도 평균 2%대를 밑돌고 있다. 선진국일수록 금리가 낮아 투자상품이 발달하게 된다.

그러나 투자상품이 발달할수록 일반 투자자들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투자상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투자상품이 다양해질 것이다. 이러한 저금리 시대에는 경기순환주기를 파악해 투자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3년 동안 투자한 국내 주식형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은 연 30% 이상이다. 3년이라는 중기투자였고 이 시기에 주가가 올랐다가 내렸다가 다시 오르는 좋은 투자환경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러한 수익률은 앞으로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의 저자로 유명한 보도 섀퍼는 그의 저서 '돈'에서 "독일의 경우도 5대 주식 펀드의 지난 20년간 평균수익률은 모두 연 20%가 넘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라고 말한다.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 부담도 높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은 상품에 장기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서는 투자자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 편안하고 위험 없는 투자 상품은 3% 대의 확정금리 상품밖에 없다.

제공 ㅣ 더난출판(www.thenanbiz.com)

※글쓴이 오종윤 한국재무설계 이사는 재무설계는 곧 인생설계라는 신념으로 행복한 삶을 위한 조언자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20년 벌어 50년 먹고사는 인생설계'5년만 실천하면 50년 든든한 자산설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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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증시가 전 고점을 경신하며 유동성 랠리를 즐기고 있다. 코스피도 예외가 아니다. 작년 초 1400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지금 2000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물론 증시 활황 자체가 문제 되는 것은 아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허덕이던 국내 우량기업으로선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어서 좋고, 벤처들도 쉽게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니 나쁠 게 없다. 부동산투기 대책과 저금리 기조에서 여유자금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일반인들도 투자자산의 가치가 쑥쑥 늘어나고 있으니 기분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유동성 랠리에는 반드시 끝이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요즈음 국제금융시장 분위기를 보고 있노라면 이 같은 심증은 더욱 굳어진다. 잉글랜드은행은 1년 사이 4번이나 금리를 올린 데 이어 지난 6일 기준금리를 또다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국은행도 지난주 콜금리를 25베이스포인트 인상했다. 일본 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이 금리를 동결한 것이 위안이긴 하지만, 국제적 금리 인상 기조가 정착되거나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미국 FRB(연방준비이사회)의 입장은 아직은 불확실하다. 임금 상승과 경기 둔화 우려 감소 등 인플레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 수익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소비지출 위축과 주택경기 부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문제로 선뜻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한편 신흥시장의 선두주자 격인 중국 증시는 이자소득세 폐지, 금리와 지불준비율 재인상 전망, 2000억달러의 특별국채 발행 등 악재 때문에 조정 국면에 들어간 지 오래다. 5월 29일 4545의 고점을 찍은 상하이 A증시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기술적 반등에도 불구하고 재상승 추세로의 전환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의 과잉 유동성을 흡수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워낙 강력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한국의 일반 투자자들은 글로벌 유동성 축소 가능성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내용도 잘 모르면서 투자 리스크가 큰 중국·인도·베트남·중남미 등 신흥시장 펀드에 너도나도 가입하고 있고, 일부 투자자들은 적금을 깨거나 마이너스 대출을 받아 증시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유동성 축소는 예상치 못한 시기에 갑자기 다가온다. 특히 일본은행이 금리를 연말까지 1%대로 인상하고, 미 FRB가 경기 둔화를 우려해 금리를 인하하기라도 한다면 글로벌 증시는 엔 캐리 트레이드(엔화 차입투자)의 청산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다.

국내 증시만 봐도 펀더멘털과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가 4.5%대의 저성장 기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도 북핵 리스크 완화, 국가신용등급 상향 전망, 내수경기 회복 기미를 구실로 거침없는 하이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 기계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하반기 수출과 내수경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더욱이 콜금리가 추가로 인상된다면 달러당 910∼92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으며,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기준으로 74달러를 넘나드는 국제유가도 투자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복병이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지금은 랠리를 즐기기보다는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대비할 때다. 무분별한 해외펀드 가입이나 마이너스대출 투자, 신용투자는 자제해야 한다. 특히 신흥시장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라면 수익률을 재점검해보고 과도한 해외투자 비중을 줄이거나 국별, 업종별 포트폴리오를 조절해야 할 때다.

지금까지는 낙관론자가 승리자였지만 앞으로는 증시 과열을 경계하고 유동성 위축에 대비하는 보수적인 투자가 승리할 것이다.

김익수 고려대 교수·국제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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