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합주가지수가 폭등하고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자 참여정부는 자신들이 경제를 잘 운용한 결과인 것처럼 자화자찬하고 있습니다. 주가가 상승하고 올 상반기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높았던 것은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임기 말 정부의 경제운용 방향과 일반 국민의 무분별한 주식 투자 열기를 바로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먼저 최근 주가 급상승의 원인은 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경제가 좋아져서가 아닙니다. 물론 올 상반기 경제가 예상보다 조금 더 성장했고 상장사들의 기업실적이 최근 좋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주가 상승세가 상장사 실적이나 경기회복 속도보다 지나치게 빠르다면 문제입니다.

지난 몇 달간 주가 급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주식시장의 풍부한 유동성 때문입니다. 세계적 햇지펀드, 외국 펀드자금, 국내의 각종 펀드자금의 유입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가들의 주식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주식시장에서의 유동성이 급팽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엔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투자와 묻지마 투자가 급증하여 많은 전문가들과 증권사 경영진들마저 주가가 너무 가파르게 오르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물론 풍부한 유동성 외에도 IMF 경제 위기 이후 우리 기업들이 피나는 구조조정을 한 결과 수익성이 올라간 것도 중요한 원인입니다. 그리고 최근엔 초고강도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 투자되었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주가급등의 요인은 정부의 효율적 경제운용이나 본격적인 경제회복 때문이라기 보다는 유동성 확대가 가장 중요한 요인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유동성 확대는 인플레를 우려한 각국의 금리인상, 외국 헷지펀드들의 철수, 최근 급등한 세계증시의 거품 빠지기, 미국 경제의 침체와 미국 증시 급락 가능성 등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들에 의해 갑자기 축소될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주식가격은 급락할 수 있고 일반 투자가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고, 펀드 환매사태가 발생하면 금융시장에 일대 혼란이 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주가상승을 지나치게 아전인수격으로 자신들의 경제 업적으로 내세우지 말아야 하고, 일반 투자가들 또한 단기적 차익을 노리는 투기에 부화뇌동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경제가 최근 회복하고 있다는 주장은 올 상반기 내수가 살아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치보다 0.1% 포인트 상향 조정 가능하다는 데 기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들어선 것처럼 과장 홍보하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지난 4년간 계속된 경제 침체 이후에 경제가 반등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회복세는 지극히 미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미미한 회복세마저 꺾일 수 있는 위험 요인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우선 대내적으로 정부의 조기 예산집행으로 하반기 정부지축 여력이 별로 없고, 가계부채가 계속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건설 경기가 위축되고 있고, 기업경기실사지수가 최근 하락하고 있습니다.

특히 12월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불안정과 비정규직 문제를 둘러싼 노사관계 불안정은 하반기 경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대외적으로 유가의 지속적인 상승, 달러 환율 하락 등도 주시해야 할 위험 요인입니다.

결론적으로 임기를 불과 6개월 정도 남겨 둔 정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여 차기 정부에 건강한 경제를 넘겨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무리하게 경기 부양책을 쓰기 보다는 적극적인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고,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특히 반시장적 부동산정책을 완화하여 건설경기를 정상화해야 합니다.

반면에 정부는 지나친 복지지출 확대와 균형발전정책, 적자재정을 통한 경기부양과 같이 다음 정부에 부담을 주는 포퓰리즘 정책을 도입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CBS 객원해설위원 나성린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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