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덕 신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감원장이 오늘 취임식을 갖고 정식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금융계는 김 신임위원장이 국제금융쪽 경험이 많고 직전까지 청와대에서 경제 전반을 챙겨왔기 때문에 금융시장 상황을 정확히 읽고 안정적으로 시장을 끌어갈 것으로 믿는 분위기다.

예나 지금이나 금융정책에서 무엇보다도 먼저 고려돼야 할 것은 시장의 안정이다. 주식·외환·채권시장 등을 포괄하는 금융시장의 안정은 금융업의 성장뿐 아니라 나라경제 및 안정적인 국가운영을 뒷받침하는 필수요소다. 어떤 정책보다도 기민한 대응이 필요한 부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시스템적으로 안전장치를 갖췄다고는 하지만 변화무쌍한 금융시장의 생리를 고려하면 시장에 대한 감각 없이 시스템만으로 안정을 꾀하기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금융시장 불안해소를 위한 각별한 노력을 당부한다.

김 신임위원장 체제의 출범을 맞아 특별히 당부하고자 하는 것은 소비자 권익보호에 무게를 둔 금융정책을 펴달라는 것이다. 우리 경제는 이미 시대적인 흐름에 맞춰 많은 부문에서 정책의 우선 순위가 공급자에서 소비자로 전환됐거나 전환되는 과정에 있다. 산업의 보호와 육성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소비자 권익향상과 보호정책이 강화되는 추세다. 하지만 금융부문에서의 이같은 노력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복잡하고 전문적인 금융상품의 특성상 소비자 스스로 권익을 주장하고 위험을 회피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강화돼야 마땅하지만 현실은 실망의 연속이었다. 우리는 이미 자동차보험 개편이나 카드 수수료 분쟁 등의 와중에서 과거와 마찬가지로 소비자보다는 업계 편에 서 있는 금융당국의 모습을 확인한 바 있다. 펀드의 과다한 수수료 문제나 불완전 판매에 있어서도 소비자 보호를 위한 신속하고 적극적인 자세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소비자 권익이 걸린 금융현안이나 정책에 있어 지금까지와 같이 여론에 떼밀려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서는 식이 반복돼서는 안된다.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조의준 기자
좋은 돈벌이를 찾아 투자하는 데는 국적(國籍)이 없는 시대인데, 얼마 전 만난 A증권사 간부는 그렇지 않다고 강변했다.

“같은 나라 금융기관끼리 밀어주고 끌어주는 게 장난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속으로 ‘수익률이 높으면 그만이지, 무슨 국적’ 하면서 웃어 넘겼다.

그런데 그 뒤 한국에서 영업하는 외국계 은행들이 많이 파는 펀드들의 국적을 뽑아본 뒤 생각을 바꿔야 했다. 팔이 안으로 굽는 현상이 실제로 뚜렷했던 것이다.

미국계 씨티은행이 올 상반기에 한국에서 판매한 상위 10개 펀드 중에서 한국계 자산운용사가 관리하는 펀드는 2개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는 모두 미국이나 영국 등 해외 자산운용사의 펀드였다.

영국계 HSBC은행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에서 판매 중인 총 18개의 주식형 펀드 중 한국 자산운용사의 상품은 5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주로 영국계 자산운용사 펀드들이다. 자동차회사가 자국 업체가 만든 부품만 쓰는 꼴이다.

전 HSBC은행 직원 K(37)씨는 “국내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팔고 싶어도 홍콩과 런던의 승인 과정을 거치고 나면 허락이 떨어지는 것은 주로 영국계 상품들이었다”며 “보험 상품도 영국계인 PCA생명 것을 주로 팔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국에 좋은 금융회사가 없으면 돈이 넘쳐도 남 좋은 일만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1%의 수익률을 따지는 투자의 세계이지만 이 속에서도 국적이 작용하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마치 현대차의 중국 진출에 현대캐피탈이 따라가고 부품업체가 함께 가서 공장을 세우는 것처럼. 따라서 훌륭한 토종 금융기관을 키우고 해외로 내보내는 것은 현대차나 삼성전자를 키우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조의준 기자 joyjune@chosun.com]
[☞ 모바일 조선일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하기]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바이넥스트창업투자 기획관리팀 팀장 이환구 과장


국내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많은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증권시장 활동계좌수가 1000만개를 넘어섰고, 주식형 펀드 자산총액은 90조원를 돌파했다고 한다. 이제 직장에서도 몇 명만 모이면 주식얘기다. 근래 개인투자자들의 인식과 투자방식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듯하다. 간접투자의 비중이 높아졌고, 직접투자의 경우도 우량기업 대상 장기투자의 중요성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창투사에서 주식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필자에게는, 아직도 일반적인 투자의 정석과 거리가 먼 길을 가고 있는 `개미' 투자자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 다양한 고객들의 문의를 받아 상담하다 보면, 투자판단을 잘못해 손실을 보았으니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게 아니냐는 고객부터, 뭉칫돈을 온갖 투기성 단기투자에 굴리는 고객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투자 행태를 적지 않게 보게 된다.

일례로, 최근 필자의 회사에서는 투자 3년만에 수익률이 3000%에 육박하는 소위 `대박'을 터뜨린 적이 있는데, 이 소식을 접한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은 오직 3000%라는 수익률에만 집중적으로 관심을 보였다. 사실 벤처 투자에서 3년은 비교적 짧은 투자기간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그 정도의 기다림도 참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 주식투자의 공통적인 원칙은 바로 장기투자다. 단기투자로 대박을 노리는 것은 투기다.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 투자인지 투기인지는 누구보다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다.

미국의 거부 워런 버핏에 관해 이런 이야기가 있다. 워런 버핏이 어느 회사 사장과 함께 골프를 치게 되었는데 그 사장이 내기 골프를 제안했다고 한다. "당신이 홀인원을 하면 1만달러를 주겠다, 대신 홀인원을 하지 못하면 2달러를 내라"고. 버핏은 일언지하에 이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단돈 2달러일 뿐이지만, 요행수를 바라고 희박한 확률에 걸지 않겠다는 것. 버핏을 거부로 만든 가치투자의 원칙을 잘 보여주는 일화인 듯 하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는 아직 여러 개선점들이 남아있겠지만, 무엇보다 개인투자자들이 단타매매를 지양하고 장기투자로 전환할 수 있다면 우리 주식시장의 체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우리 개인투자자들 모두의 안목이 조그만 단기차익을 넘어서 회사의 가치와 시간에 투자하게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 모바일로 보는 디지털타임스 3553+NATE/magicⓝ/ez-i >

< Copyrights ⓒ 디지털타임스 & d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000년대 초 닷컴 버블기 이후 침체의 늪에 빠져 있던 벤처캐피털 업계가 최근 들어 깊은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어 그동안 자금난에 허덕이던 국내 벤처업계에 단비가 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벤처캐피털의 투자 활성화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우수기업을 발굴, 지원하고 창업 벤처기업의 자금공급원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차원에서 회복기에 접어든 우리 경제에 또 하나의 청신호임에 분명하다.

실제로 올 상반기 창업투자사들의 신규 투자금액은 4532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투자금액 7333억원의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벤처캐피털들의 투자 규모는 당초 예상치인 1조1000억원을 뛰어넘어 1조2000억~1조3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처럼 최근 벤처캐피털들이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는 국내 시장의 건전성 향상과 투자 인프라 여건의 개선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된 벤처기업 10개사 중 8개사가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은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과 한국벤처캐피털협회가 최근 발간 한 `2007 벤처캐피털 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한 벤처기업 43개사 중 35개 업체(81.4%)가 벤처캐피털 투자기업으로 조사됐다. 특히 올 2분기 코스닥에 신규 상장된 17개 벤처기업 중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은 기업이 14개사(82.4%)에 달했다. 최근 코스닥시장의 활황이 벤처캐피털 투자를 유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벤처기업간 M&A 확대로 투자자금 회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벤처캐피털들의 투자 욕구를 자극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 창투사들의 투자 회수금은 총 6298억원으로 지난 2002년에 비해 50% 가까이 증가했다. 여기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우량 벤처기업들이 지난해 80여개사에 달하고 벤처업계 총 수출액도 100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투자기업들의 실적도 과거 벤처 버블기에 비해 한층 건실해졌다는 평가다.

최근 벤처캐피털의 투자분야가 다각화되는 것도 긍정적 신호이다. 과거 IT업종 위주의 투자패턴에서 벗어나 생명공학(BT)은 물론, 에너지ㆍ환경기술로 일컫는 그린테크놀로지 등 이른바 신성장동력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향후 이 분야를 기반으로 `제2 벤처 붐'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벤처기업의 자금 수혈과 벤처 창업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서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게 현실이다. 우선 벤처캐피털 업계의 안정적인 투자활동을 위한 투자규제 완화, 모태펀드 조성을 통한 펀드결성 자금 지원 확대 등 정부가 관련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또한 업계 차원에서도 시장의 투자 수요조사를 확대하고, 우수한 벤처캐피털 리스트 양성을 위한 교육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

"민주주의가 성숙하려면 풀뿌리인 지방자치제도가 잘 뿌리 내려야 하듯이, 경제의 풀뿌리인 벤처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잘 마련돼야 경제 전체가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한 벤처캐피털 대표의 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모처럼 활성화되고 있는 벤처투자의 불씨를 잘 살려 제2의 벤처 붐을 조성하고, 그 벤처들이 싹을 틔어 우리 경제의 기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 업계가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다.

< 모바일로 보는 디지털타임스 3553+NATE/magicⓝ/ez-i >

< Copyrights ⓒ 디지털타임스 & d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용덕 신임 금융감독위원장이 어제 취임했다. 전임 윤증현 위원장이 임기를 다 채우고 물러남에 따라 3년 만에 금감위와 금감원의 사령탑이 바뀐 것이다. 변화무쌍하게 돌아가는 금융시장의 생리를 고려하면 실로 오랜만에 이뤄진 인사다. 리더가 오랜만에 바뀌면 굳어진 조직의 변화를 꾀하고 정책면에서도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좀 이상한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신임 위원장은 새로운 일을 추진하지 말고 조용히 있어달라는 식의 주문이 일부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포장은 ‘정권 말기를 맞아 기존 정책을 마무리하는데 신경 써달라’는 점잖은 표현이지만 속 뜻은 그런 얘기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불신을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지낸 그의 경력에 덧대어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권말기라고 해서 금융시장의 위험요인이 스스로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정책현안이 새 정권 출범 때까지 숨을 멈추지도 않는다. 자신이 단명하리라 예단하고 소극적으로 일을 시작하는 리더는 없으며 그래서도 안된다. 평소에는 경제가 정치에 영향받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던 사람들이 정권말기이니 새 일 벌이지 말라는 모습이 어쩐지 부자연스럽다.

-새 금감위장 조용히 있으라니-

김위원장이 어떤 자세를 보일지는 전적으로 그의 몫이지만, 금융당국 스스로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뜯어고치는데도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하면서 몇 가지 지적하고자 한다. 금융시장 안정이 정책의 최우선 가치가 돼야 한다는 것에는 이론이 없지만 그것이 볼모가 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금융당국은 평상시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의 건전성 관리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금융시장의 안정을 꾀한다. 하지만 금융회사의 부실이 문제가 돼 시장안정을 위협하는 상황이 닥치면 수술이라는 원칙을 포기한다. 상처가 아무는 고통스러운 기간을 감내할 자신이 없을뿐더러 부실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다. 이 때 아이러니하게도 금융시장 안정이 볼모가 된다. 금융시장이 불안에 빠지면 경제가 잘못될 수도 있는데 누가 책임질 거냐고 나온다. 신용카드 사태가 아주 좋은 예다. 시장안정을 위해 벼려놓은 칼을 시장안정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사용하지 않는 모순이다.

금융회사들이 바른 방향으로 경영하지 않고 제살깎기식 과당경쟁을 벌이면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시장에 의해 심판받게 하기보다는 일일이 손을 잡아 끌고 다니며 시시콜콜 관리하려 든다. 이 때도 역시 명분은 시장안정이다. 과당경쟁으로 금융회사가 부실해지면 시장안정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금융회사들은 겉으로는 당국의 간섭이 귀찮다고 손사래치면서도 속으로는 당국이 곧 나서서 교통정리해주겠지 하면서 소모적인 경쟁을 일삼는다. 국내 은행들이 차별성 없는 영업전략으로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외형경쟁을 하는 것은 시장안정을 이유로 튀지 못하도록 길들여놓은 금융당국 탓이 크다.

시장안정을 내세워 금융을 무슨 성역시 하는 일종의 권역 이기주의도 깨야 한다. 부동산 값 폭등으로 온 나라가 열병을 앓을 때 금융당국은 부동산 대출 규제를 계속 반대했다. 부동산 정책 때문에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이유였다. 은행이 부동산 중개업소에 대출알선 수수료를 지급하면서까지 대출 세일에 혈안이 되고, 새로 산 아파트를 담보잡혀 다시 아파트를 사는 투기광풍의 실체를 외면했다. 권역 이기주의에 빠진 저항이었다. 좀더 빨리 돈줄을 조이는 정책이 나왔더라면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훨씬 앞당겨졌을 것이다. 고의성 있는 회피에 의해 정책의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책의 타이밍 놓쳐선 안돼-

소비자 관련 제도를 개선할 때도 소비자 권익보다는 금융회사의 경영수지를 더 고려하는 듯한 자세를 취한다. 금융회사의 수지가 악화되면 시장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논리가 등장한다. 그래서 소비자가 손해를 볼 만큼 보고 여론의 질타를 받을 만큼 받고서야 마지못한 듯 개선책을 내놓는다. 펀드 수수료가 터무니없다는 여론이 들끓은 지 1년반이 넘어서야 인하 유도 대책을 내놓은 것은 작은 예에 불과하다. 국민들은 금융당국의 이런 자세가 금융회사와의 공생 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서배원/논설위원〉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차학봉 부동산팀장
“론스타, 정말 바보 아니야?”

론스타라는 미국 자본이 2001년 서울 테헤란로에 있는 강남 파이낸스센터빌딩(옛 스타타워)을 6000여억원에 사들였다는 발표를 하자 한국의 부동산 전문가들이 보인 반응이다. 한국의 전문가들과 건설업체 임원들은 “론스타가 돈이 되지 않는 오피스(사무실) 빌딩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한 것은 한국의 현실을 전혀 모르기 때문”이라고 비웃었다. 그런 비웃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맥쿼리·싱가포르 투자청 등 외국 자본의 서울 대형 빌딩 매집 행진은 이어졌다.

외국 자본에 퍼부은 비웃음은 결국 칼날이 되어 한국 기업에 되돌아왔다. 2~3년도 지나지 않아 오피스 빌딩 가격이 폭등, 한국 기업들은 땅을 치고 후회했다. 올 들어서는 가격이 너무 올라 서울 오피스는 투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단언하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지만 외국 자본은 또 한 번 우리를 놀라게 했다. 미국계 자본 모건스탠리가 최근 서울역 앞 대우빌딩을 1조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사들인 것이다.

외국 자본이 대형 빌딩을 매집하고 있는 이유는 몇 가지 요인으로 분석할 수 있다. 첫째, 주식에 편중해 투자했던 외국의 대형 펀드들이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낼 수 있는 오피스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 둘째, 서울의 오피스 빌딩이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외국 자본이 서울 대형 오피스를 고가에도 계속 사들이는 것은 우리 기업과 정부의 ‘아파트 지상주의’에 근본 원인이 있다. 우리 기업들은 건물을 짓기도 전에 미리 분양하는 선(先)분양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아파트에 대한 집착이 유독 강하다. 그러다 보니 오피스를 지어야 하는 상업용지에도 주상복합이라는 ‘편법 아파트’만 줄기차게 지어 경제 규모에 비해 오피스 공급이 크게 부족하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오피스 임대료와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미 서울 테헤란로 주변 등 주요 업무지역 대형 빌딩 공실률(空室率·빈 사무실 비율)이 1%대로 떨어졌다. 외국 대도시의 5~10%에 비하면 턱없이 사무실이 부족, 임대료 폭등과 사무실 대란이 불가피하다. 일자리와 주거가 함께하는 자족 도시를 표방했던 분당 등 신도시의 업무용지도 오피스 대신 고층 아파트로 가득하다. 일자리가 있는 서울로 출·퇴근, 교통난이 시간이 갈수록 심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우리 정부는 경제특구의 초고층 건물에 대해 사무실 대신 일정 정도 아파트를 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또 사실상 아파트이지만 사무실로 포장한 오피스텔이라는 변종상품을 장려하고 있다. 서울시도 강·남북 균형발전을 강북에 초고층 아파트를 짓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도시에 아파트와 같은 주거시설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처럼 상업용지까지 아파트로 가득 차서는 곤란하다. 오피스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산업 인프라이다. 과거 산업은 공장 위주의 제조업이었지만 이제 사무실이 공장 역할을 하는 금융·IT·디자인·서비스와 같은 도심형 산업이 중심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비싼 임대료와 사무실 부족은 일자리 창출과 국가 경쟁력을 가로막는 암초가 될 것이다. 선진국 대도시인 런던·도쿄·파리·뉴욕이 요지의 상업지역을 오피스 중심으로 개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파트로 가득 찬 도시에는 미래가 없다.


[차학봉 부동산팀장 hbcha@chosun.com]
[☞ 모바일 조선일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하기]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시중 유동성이 가파른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광의 유동성’이 지난 6월 중 34조원이나 증가해 1995년 한국은행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전달보다도 10조원 정도 더 많은 규모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12.7%가 늘어 4년4개월 만의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통화 당국의 ‘돈줄 조이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이후의 유동성 증가세가 한층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협의의 통화증가율이 안정적으로 마이너스인 것을 보면 금융기관 쪽에서 유동성 증가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형 펀드로 돈이 몰리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고 중소기업 대출과 주식투자를 위한 대출 등도 늘면서 유동성 팽창을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화당국은 일시적 요인이 크다고 말하지만 유동성 과잉 상태가 확대되면 자산가격 거품으로 이어지고, 외부 충격에 노출될 경우 급격한 거품 붕괴에 따른 경제 불안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시중 유동성이 크게 느는 한편으로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에 영향 받아 주식시장은 크게 출렁이는 모습이다. 아직은 주식시장 외에는 직접적인 충격이 없지만 경우에 따라 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이 초래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동성 팽창을 걱정하는 한편으로 신용경색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통화당국으로서도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굳이 구분하자면 과잉 유동성 문제는 당장 심각성을 드러내는 현안인 데 비해 서브프라임 모지기 부실 파문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당장 발등의 불은 아니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정책의 무게 중심은 계속 과잉 유동성 흡수에 두면서 만일의 신용경색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챙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세를 의식하기보다는 금융시장의 불안이 초래되지 않도록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중앙일보 홍승일]   5·16 군사정권이 4·19 정신을 계승(?)한 것이 있다. 국산품 애용이다. 1960년 4·19 직후 대학가에는 사상·노선 투쟁 못지않게 ‘신생활 운동’ 이라는 실사구시 캠페인이 활발했다. 국민계몽대 같은 시민단체들도 합세해 ‘망국 사치품, 건국 국산품’ ‘한 개비 양담배에 불타는 조국’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극장·다방을 돌았다. 양담배 수천 갑을 서울 광화문에 쌓아 놓고 불태우기도 했다. 일제시대 물산장려운동의 60년대 판이었다. 자립경제 기반을 속히 닦으려면 좀 조악하더라도 우리 물건을 많이 써 주자는 자생적 민간 운동이었다. 이듬해 5·16으로 들어선 박정희 정권은 이를 힘으로 밀어붙였다. 외제품 단속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실이나 길가에 ‘국산품 애용’이라는 표어를 붙여 오가며 보게 했다. 사무실 서랍에 무심코 넣어둔 양담배 몇 갑이 암행 감찰반에 적발돼 잘나가던 고위 관료가 옷을 벗던 시절이었다.

 기성세대에 ‘애국심 마케팅’이 꽤 잘 통하는 건 이렇게 국산품 애용이 체질화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경제주권을 잃은 97년 외환위기 직후에 ‘콜라독립 815’란 토종 콜라가 등장해 반짝 인기를 끌었다. 외환보유액을 늘리자고 국민적 ‘금 모으기’ 운동이 번지고, 자본시장을 살리자는 ‘바이 코리아’ 구호에 해당 증권사의 펀드가 대박을 쳤다. 쌀 시장 개방 파고가 높아지자 ‘우리 농촌 살리기’를 내세운 쌀 음료가 잘 팔렸다.

 충무로와 평단의 싸늘한 시선 속에 개봉된 ‘디워’가 6일 만에 300만 관람객 돌파라는 대단한 돌풍을 일으키면서 해묵은 ‘애국심 마케팅’을 다시 도마에 올렸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 흥행 성공을 기원하는 애국적인 팬들이 졸작 괴수 영화를 심정적으로 밀어 준 결과라는 이야기다. ‘어느 시대라고 애국심 갖고 영화 봐주느냐’ ‘기성 영화인들 정신차려라’는 거센 반론이 쏟아진다. 애국심은 보편적이고 유용한 미덕임에 틀림없지만 ‘깡패들이 마지막으로 기대는 곳’(새뮤얼 존슨)이란 비아냥도 있다. 분파와 갈등의 소지를 염려하는 말이다. 국가기록원은 우리 현대사에 등장하는 대표적 풍속도로 보리 혼식, 미니스커트·장발 단속과 함께 국산품 애용을 꼽았다. ‘기록으로 보는 생활사’(가칭)에 담겠다고 한다. 좋은 영화인지를 따지는 공론의 장에서는 작품성이니 줄거리니 하는 말들로 결판을 내야 옳을 것이다. 박제화돼 가는 ‘국산품 애용’ 수준의 갑론을박은 좀 허전하다.

홍승일 경제부문 부장 ▶홍승일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ex123/

[감각있는 경제정보 조인스 구독신청 http://subscribe.joins.com]

[ⓒ 중앙일보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 돈굴리기(재테크)를 안 하면 바보 취급을 받는 세상이다. 주식이나 부동산, 아니면 펀드라도 하나 사둬야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노후가 불안하지 않으냐”는 속삭임은 우리의 불안심리를 부추겨 ‘투자’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자산 거래’에 나서게 한다. 자산 가격이 쑥쑥 오르기만 할 때는 다들 행복할 수 있다. 그러나 부의 이전을 가져올 뿐, 부의 증식과는 무관한 자산 거래에서는 반드시 누군가 상투를 잡기 마련이다. 재테크 강박증은 우리를 눈멀게 하여, 이런 평범한 이치를 잊게 한다.

미국 비우량 주택 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업체들의 부실 여파로 최근 세계 금융시장이 한바탕 요동을 쳤다. 투자자들이 투자위험이 높은 자산을 버리고 안전자산으로 옮겨가는 탓이다. 모기지론 부실과 직접 관련이 없는 코스피지수는 다우지수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사람들의 눈길은 여전히 주식시장에 쏠려있다. 그러나 눈밝은 사람이라면, 이번 사태가 미국의 집값의 하락에서 비롯한 일임에 주목할 것이다. 사실, 모든 사태를 한눈에 보여주는 열쇠는 금리다.

본격적인 저금리 시대는 2001년 들어 막이 올랐다. 아이티 거품 붕괴로 말미암은 경기 후퇴에 대응해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2000년 말 연 6.5%이던 기준금리를 11차례나 연속 내렸고, 1.0%까지 떨어뜨렸다. 저금리 물결은 온세계로 퍼져 나갔다. 경기침체는 완화됐다. 하지만, 저금리 대출을 등에 없고 집값을 비롯한 자산가격도 폭등하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주택기업감독청(OFHEO) 통계로 보면, 미국 집값은 지난해 말까지 최근 6년 동안 67% 올랐다. 캘리포니아주와 플로리다주에서는 갑절 넘게 뛰었다. 물론 영국 등에 견주면 많이 오른 편도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집값 상승에 취해 있는 동안 저금리 시대는 서서히 막을 내렸다. 물가 상승을 억제하려고 미국은 2004년부터 금리를 되올려 지난해 7월에는 5.25%까지 끌어올렸다. 유럽은 미국의 뒤를 따르고 있다. 오랫동안 제로금리로 국제 금융시장에 돈을 풀어온 일본도 곧 금리를 올릴 듯하다. 집값을 끌어올렸던 금리의 지렛대는 이제 거꾸로 집을 사려고 돈을 빌린 사람들에게 큰 짐이 돼 가고 있다.

대출금 연체가 늘면서, 미국의 집값은 올해 들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많이 오른 곳일수록 하락폭은 크다. 미국의 6월 기존주택 판매는 5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주택 차압이 늘어 판매 대비 재고 비율도 사상 최고 수준이다. 바닥이 어딘지는 알 수 없으나, 산이 아주 높았던 것만은 분명하다. 금리의 오르내림 폭이 가장 컸던 미국에서 집값 하락의 충격파가 먼저 나타나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이는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먼저 보여줄 뿐이다.

우리나라의 아파트값은 최근 6년 동안 서울 130%를 비롯해, 전국 평균 84.4%(국민은행 조사) 올랐다. 310조원이나 늘어난 저금리 가계대출이 지렛대 구실을 했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면서, 2004년 26조8천억원(한국은행, 국민계정)이던 가계의 이자 지출은 지난해 40조7천억원으로 급증했다. 14조원의 추가 부담은 그 사이 늘어난 국민 순처분 가능소득의 3분의 1에 이른다. 금리는 올 들어 더 오르고 있다. 물가가 꿈틀거리는 가운데 시중에 돈이 풀려나가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 통화 당국으로선 금리를 더 올려야 할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금은 주식시장이 아니라 주택시장을 봐야 할 때다.

정남구/논설위원

jeje@hani.co.kr

<< 온라인미디어의 새로운 시작. 인터넷한겨레가 바꿔갑니다. >>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송정환 산업은행 경제연구소장


국부펀드는 통상 일정 부분의 외환 보유액을 별도의 전문 투자인력으로 구성된 국가기관을 통해 운용하는 펀드를 일컫는다.

최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과 산유국인 중동지역 국가들, 러시아 등의 외환보유액이 급증함에 따라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해 왔던 이들 펀드들이 주식, 부동산과 같은 고수익 자산을 찾아 움직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의 자금규모를 감안할 때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대형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국부펀드의 규모는 약 2조500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전체 외환보유액 규모 5조달러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는 2011년 이후에는 각 국의 중앙은행 외환보유액 총액보다 국부펀드 운용자산액이 더 커지고 2015년까지 12조달러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테마섹은 가장 성공적인 국부펀드 모델로 손꼽힌다. 테마섹은 지난 1974년에 설립돼 현재 정부잉여자금의 60%에 해당하는 1000억달러를 운용하며 18%에 달하는 연평균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테마섹은 아시아와 선진국 등의 머니마켓, 채권, 주식, 외환, 헤지펀드 등 다양한 영역에서 투자하고 있다. 규모면에서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는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투자공사(ADIA)이다. ADIA의 자산규모가 무려 8750억달러로 미국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790억달러)의 10배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ADIA는 원유나 원자재 수출에 따른 이익을 관리하기 위한 펀드로 최근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그 영향력이 급속히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 일본, 대만 등도 국부펀드 설립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액 1조3000억달러를 자랑하는 중국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올해 9월 외환보유액 가운데 2000억~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투자공사(CIC)를 설립할 예정이다. 중국은 이미 사모펀드인 미국의 블랙스톤에 30억달러를 투자했다. 세계 5위의 외환보유국인 우리나라도 2005년 7월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를 설립하고 200억달러의 자금을 바탕으로 운용중이다. 아직 그 규모나 투자 영역 면에서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향후에도 국내 수출 호조에 따른 외환 보유액 누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어 KIC의 운용규모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부펀드가 세간의 화제로 등장한 것은 중국개발은행이 영국계은행 버클레이의 지분 3.1%를 인수하고 버클레이가 ABN-암로은행 인수에 성공할 경우 지분을 최대 10%까지 추가 인수하기로 합의한 데서 시작됐다. 중국개발은행이 국부펀드가 아니지만 중국개발은행의 투자 방식이 국내 인프라금융을 전담하는 국가기관에 의한 해외투자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만, 세계적인 국부펀드의 확장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우선 이들 펀드들의 투자 다변화는 달러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일으킬 수 있고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국부펀드의 영향력이 커진데 반해 자금흐름을 추적하기 어려워 작은 소문에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뿐만 아니라 국부펀드는 성격상 경제논리를 벗어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움직일 수 있으므로 세계자본의 흐름을 정치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이미 독일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은 국부펀드가 자국의 기간산업을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의 국부펀드인 KIC도 투명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제도 마련을 검토할 때다.

< 모바일로 보는 디지털타임스 3553+NATE/magicⓝ/ez-i >

< Copyrights ⓒ 디지털타임스 & d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