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넥스트창업투자 기획관리팀 팀장 이환구 과장


국내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많은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증권시장 활동계좌수가 1000만개를 넘어섰고, 주식형 펀드 자산총액은 90조원를 돌파했다고 한다. 이제 직장에서도 몇 명만 모이면 주식얘기다. 근래 개인투자자들의 인식과 투자방식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듯하다. 간접투자의 비중이 높아졌고, 직접투자의 경우도 우량기업 대상 장기투자의 중요성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창투사에서 주식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필자에게는, 아직도 일반적인 투자의 정석과 거리가 먼 길을 가고 있는 `개미' 투자자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 다양한 고객들의 문의를 받아 상담하다 보면, 투자판단을 잘못해 손실을 보았으니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게 아니냐는 고객부터, 뭉칫돈을 온갖 투기성 단기투자에 굴리는 고객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투자 행태를 적지 않게 보게 된다.

일례로, 최근 필자의 회사에서는 투자 3년만에 수익률이 3000%에 육박하는 소위 `대박'을 터뜨린 적이 있는데, 이 소식을 접한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은 오직 3000%라는 수익률에만 집중적으로 관심을 보였다. 사실 벤처 투자에서 3년은 비교적 짧은 투자기간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그 정도의 기다림도 참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 주식투자의 공통적인 원칙은 바로 장기투자다. 단기투자로 대박을 노리는 것은 투기다.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 투자인지 투기인지는 누구보다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다.

미국의 거부 워런 버핏에 관해 이런 이야기가 있다. 워런 버핏이 어느 회사 사장과 함께 골프를 치게 되었는데 그 사장이 내기 골프를 제안했다고 한다. "당신이 홀인원을 하면 1만달러를 주겠다, 대신 홀인원을 하지 못하면 2달러를 내라"고. 버핏은 일언지하에 이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단돈 2달러일 뿐이지만, 요행수를 바라고 희박한 확률에 걸지 않겠다는 것. 버핏을 거부로 만든 가치투자의 원칙을 잘 보여주는 일화인 듯 하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는 아직 여러 개선점들이 남아있겠지만, 무엇보다 개인투자자들이 단타매매를 지양하고 장기투자로 전환할 수 있다면 우리 주식시장의 체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우리 개인투자자들 모두의 안목이 조그만 단기차익을 넘어서 회사의 가치와 시간에 투자하게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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