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기금 금리를 연 4.75%에서 4.5%로 내리면서 원-달러 환율 달러당 900원선이 위협받고 있다. 환율 800원대 진입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원자재값도 폭등해 지난달 3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원유가격은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94.53달러, 금값은 27년 만의 최고치인 온스당 800.8달러까지 치솟았다.
수출 호조와 달러화의 가치 하락으로 환율 800원대를 바라보고 있지만 우리 경제의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미국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사태로 금융회사들의 도산을 막고자 금리를 내리고 있고, 세계 경제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해 온 중국과 인도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거듭 인상하고 있지만 물가상승세를 억누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이 지난달 18일 금리를 인하한 뒤 한 달여 만에 중국과 인도로 쏟아져 들어온 돈이 9천억달러에 육박한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또다시 거대한 거품을 불러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리는 두 가지 도전에 대비해야 한다. 먼저 원-달러 환율이 800원대 초중반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 정도면 채산성 악화로 수출 제조업체들이 거의 이익을 낼 수 없는 수준이다. 일본은 엔-달러 환율이 1980년 220엔대에서 95년 79엔까지 하락했는데도 경제구조를 고도화하면서 위기를 견뎌냈다. 우리도 기업 체질을 개선해 가격 경쟁력이 아닌 기술 경쟁력으로 겨뤄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추가 환율하락에 대처할 방법이 없다.
세계적인 과잉 유동성이 거품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과 인도의 인플레는 심각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 2~3년 안에 거품이 터질 수도 있다. 그러면 외국 자본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연쇄적인 신용경색으로 큰 혼란에 빠진다. 우리도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주가가 폭락하고 금리가 급등하면서 외환위기에 준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 펀드 열풍은 크게 우려되는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보수적인 투자에 나서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가 차원에서 금융회사들의 자산운용 실태와 금융시스템의 안전성을 점검해야 할 때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늦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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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두 가지 도전에 대비해야 한다. 먼저 원-달러 환율이 800원대 초중반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 정도면 채산성 악화로 수출 제조업체들이 거의 이익을 낼 수 없는 수준이다. 일본은 엔-달러 환율이 1980년 220엔대에서 95년 79엔까지 하락했는데도 경제구조를 고도화하면서 위기를 견뎌냈다. 우리도 기업 체질을 개선해 가격 경쟁력이 아닌 기술 경쟁력으로 겨뤄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추가 환율하락에 대처할 방법이 없다.
세계적인 과잉 유동성이 거품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과 인도의 인플레는 심각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 2~3년 안에 거품이 터질 수도 있다. 그러면 외국 자본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연쇄적인 신용경색으로 큰 혼란에 빠진다. 우리도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주가가 폭락하고 금리가 급등하면서 외환위기에 준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 펀드 열풍은 크게 우려되는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보수적인 투자에 나서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가 차원에서 금융회사들의 자산운용 실태와 금융시스템의 안전성을 점검해야 할 때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늦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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