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학기에 문을 연 건국대 서울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2,000여명의 학생들이 낸 기숙사비는 학교가 아니라 '펀드'로 들어간다. 건립비용 400억원을 댄 '기숙사펀드'가 13년6개월 동안 운영권을 갖고 투자금을 회수하기로 계약했기 때문이다. 평균 운용수익률은 7.73%선. 대한민국은 펀드대국이다.
펀드 수가 9,000개를 넘어 세계 1, 2위를 다툰다. 상장ㆍ등록된 주식 종목(1,754개)보다 5배나 많으니 과잉이라 할 만하다. 투자 대상도 주식 채권 부동산에서 선박 영화 한우 그림 고철로까지 번식한다.
▦ 펀드는 다수의 투자가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투자하는 방식으로, 연ㆍ기금 뮤추얼펀드 헤지펀드 사모펀드가 대표적이다. 연ㆍ기금과 뮤추얼펀드는 공개적으로 운용되고 장기투자를 하는 반면, 헤지펀드나 사모펀드는 소수 투자가 중심으로 폐쇄적으로 운용되며 단기 고수익을 노린다.
국내 펀드의 역사는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이 98년 12월 자신의 이름을 건 최초의 뮤추얼펀드를 판매하면서 시작됐다. 운용기한이 정해져 있고, 투자자가 주주가 되는 낯선 간접 투자방식이었지만, 불과 발매 2시간 30분만에 500억원 한도를 채웠다.
▦ 창립 10년 만에 국내 최대의 자산관리회사로 성장한 미래에셋이 내놓은 펀드 하나가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운용에 들어간 인사이트 펀드로 당일에만 1조5,797억원이 몰렸다.
지난 2일까지 다른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5,800억원이 빠져나가 인사이트가 블랙홀처럼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는 양상이다. 이 펀드는 투자지역이나 투자자산을 사전에 정하지 않고, 운용사에 투자 전권을 주는 '스윙 펀드'.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고수익을 추구하는 국내 투자가 들의 입맛에 맞춘 것이 인기비결로 보인다.
▦ 펀드 번성은 세계적 현상이다. 2000년 11조8,000억 달러 규모이던 세계 펀드의 순자산액은 지난해 21조8,000억 달러로 불어났다. 전세계적 저금리 현상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펀드로의 자금이동을 재촉했다.
펀드의 위세는 금융시장은 물론 기업경영을 좌우하는 새로운 경제권력으로 떠올라 '펀드 자본주의'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아직도 여진이 만만치 않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싼 자금을 빌려다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위험성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고수익에 가려진 그늘도 살펴야 한다.
배정근 논설위원 jkpae@hk.co.kr
펀드 수가 9,000개를 넘어 세계 1, 2위를 다툰다. 상장ㆍ등록된 주식 종목(1,754개)보다 5배나 많으니 과잉이라 할 만하다. 투자 대상도 주식 채권 부동산에서 선박 영화 한우 그림 고철로까지 번식한다.
▦ 펀드는 다수의 투자가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투자하는 방식으로, 연ㆍ기금 뮤추얼펀드 헤지펀드 사모펀드가 대표적이다. 연ㆍ기금과 뮤추얼펀드는 공개적으로 운용되고 장기투자를 하는 반면, 헤지펀드나 사모펀드는 소수 투자가 중심으로 폐쇄적으로 운용되며 단기 고수익을 노린다.
국내 펀드의 역사는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이 98년 12월 자신의 이름을 건 최초의 뮤추얼펀드를 판매하면서 시작됐다. 운용기한이 정해져 있고, 투자자가 주주가 되는 낯선 간접 투자방식이었지만, 불과 발매 2시간 30분만에 500억원 한도를 채웠다.
▦ 창립 10년 만에 국내 최대의 자산관리회사로 성장한 미래에셋이 내놓은 펀드 하나가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운용에 들어간 인사이트 펀드로 당일에만 1조5,797억원이 몰렸다.
지난 2일까지 다른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5,800억원이 빠져나가 인사이트가 블랙홀처럼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는 양상이다. 이 펀드는 투자지역이나 투자자산을 사전에 정하지 않고, 운용사에 투자 전권을 주는 '스윙 펀드'.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고수익을 추구하는 국내 투자가 들의 입맛에 맞춘 것이 인기비결로 보인다.
▦ 펀드 번성은 세계적 현상이다. 2000년 11조8,000억 달러 규모이던 세계 펀드의 순자산액은 지난해 21조8,000억 달러로 불어났다. 전세계적 저금리 현상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펀드로의 자금이동을 재촉했다.
펀드의 위세는 금융시장은 물론 기업경영을 좌우하는 새로운 경제권력으로 떠올라 '펀드 자본주의'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아직도 여진이 만만치 않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싼 자금을 빌려다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위험성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고수익에 가려진 그늘도 살펴야 한다.
배정근 논설위원 jkp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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