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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 관심 속에 진행된 제17차 중국 공산당 전체대회 개막연설에서 후진타오 주석은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표현을 무려 10차례 이상 사용하면서 21세기 초강대국을 향한 의지를 보여 주었다.
공산당 대회 직후에는 세계 세 번째로 달 탐사위성 '창어(嫦娥)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함으로써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지금까지 중국이 양적 경제성장을 목표로 숨가쁘게 달려왔다면 이제는 내부 결속을 다지고 과거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대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대내적으로는 계층 간, 도농 간, 지역 간 통합을 통한 안정을 도모하고 대외적으로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0년 상하이엑스포를 활용한 국제적 위상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중국의 변화는 개혁ㆍ개방 이후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되고 있다.
비록 1인당 GDP는 2000달러 수준이지만 이미 외환보유액은 세계 1위이며 올해 말에는 GDP 세계 3위, 교역 규모 세계 2위 국가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상위 10개 기업 중 4개가 중국 기업이며, 2000억달러 규모 국부펀드도 지난 9월 출범했다. 중국 증시 움직임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증시에 시시각각 반영되고 있다.
중국의 변화는 한ㆍ중 관계 지형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주로 경제적 관점에서 중국을 '기회의 땅'으로 인식해 왔다. 중국 진출기업은 1만6000여 개로 우리나라 대외투자 건수 중 47%를 차지했다. 연간 200억달러 이상 무역흑자를 수년째 누려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기술추격 가속화, 무역흑자 축소, 진출기업 경영난 등으로 인해 중국에 대한 우리 사회 인식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아울러 북핵 문제 등 정치적 이슈부터 제품 안전 등 국민 일상생활까지 중국의 영향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면서 전문가부터 일반인까지 많은 사람이 중국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그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심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국의 변화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21세기 글로벌 시대를 규정짓는 역사적 물결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단편적이고 피상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중국과 협력ㆍ경쟁 패러다임 자체를 철저히 바꿔나가야 한다.
첫째, 역지사지 관점에서 중국이 우리에게 협력을 원하는 분야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상생의 블루오션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특히 중국의 지역균형개발, 서비스산업 육성, 에너지절약, 환경보호 분야는 상대적으로 우리 관심은 낮으나 장기적으로 유망한 분야이므로 이들 부문에서 새로운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둘째, 중국의 성장에 대한 공포증(Chinaphobia)에서 벗어나 중국과 경쟁이 우리 발전의 원천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우리의 성장 경험과 앞선 노하우를 십분 활용해 중국의 발전과 선진화를 유도해야 한다. 지난 5월 매일경제가 개최한 베이징포럼에서 나타났듯이 중국도 우리의 외환위기 경험과 올림픽 이후 사회관리 능력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대중국 국가전략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각계각층 대응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지원시스템을 준비해 나가야 한다.
미국은 이미 2001년부터 의회 산하에 '미ㆍ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ㆍChina Economic and Security Review Commission)'를 설치해 국가적 차원에서 대중국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반면 우리의 대응은 여러 면에서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11월 5일 각계 인사가 참여해 민ㆍ관 공동으로 '차이나 포럼'을 발족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의미가 크다. 이 포럼이 국가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소중한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 또한 향후 대중국 국가전략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싱크탱크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오영호 산업자원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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