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동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요즘 일간신문에 모 증권사 주식이나 펀드가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모 경제신문의 일면을 장식하더니, 묻지마 매입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 비즈니스에서도 단연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이 있는데, 바로 구글(Google)이다.

인터넷이 참 빨리도 진화되어서 몇 년 단위로 주도 기업이 변화해 왔다. 인터넷 접속 사업의 AOL, 포털업체의 선두주자 Yahoo, 경매 시장의 사업 모델을 개척한 eBay, 세계에서 가장 큰 서점 Amazon. 이들 기업들은 뛰어난 아이디어와 신화적인 전략으로 현재의 성공을 이끌며 인터넷 비즈니스의 전형으로서 독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인터넷 비즈니스를 이해하려면 바로 구글의 전략을 이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얘기할 수 있겠다. 현재 구글의 성적은 엄청나다. 시장가치 144조 정도의 규모로 타임워너, 비아콤, CBS, 뉴욕타임즈 등을 합친 규모보다 더 크다. 검색엔진 조회의 56%가 구글을 통하여 수행되고 있고, 검색 엔진을 통한 키워드 광고 수익의 31%를 차지하고 있다. 구글의 위력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첫째는 구글이 사용자들에게 심어준 구글 검색 엔진의 성능이다. 검색 엔진의 생명은 적합성이 높은 내용을 검색해주는 데 있다. 구글 검색 엔진의 알고리즘이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지는 못하지만 웹 페이지의 제목이나 표현된 단어들을 찾기보다 사용자들의 링크를 바탕으로 실재 인기도를 반영함으로써 사용자나 특히 광고주들이 검색 결과에 무한 신뢰를 보낸다는 데 있다.

둘째는 구글이 소유한 서버와 데이터의 용량이다. 광통신망으로 연결된 자체 서버망의 꾸준한 확장으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내장되어 있고 또한 빠르게 검색된다. 특히 관심을 끄는 내용은, 구글이 자체적으로 확보하여 내장된 서적이나 논문들의 양이다. 지적재산권 문제가 아직 해결되고 있지는 않지만, 웬만한 대학이나 연구 전용의 DB보다 원하는 구절이나 내용을 정확히 찾는 데는 훨씬 성능이 높다.

셋째는, 네트워크 경제의 원리에 충실하여 모든 가입자가 혜택받는 수익 모델을 갖고 있다. 배너 광고의 효율성이 거의 전무하다는 지적은 누구나 아는지라, 구글에는 배너광고를 볼 수 없다. 광고주는 자신의 사이트가 구글 검색엔진으로 검색되고 클릭될 때만 광고비를 지불하는데, 효과를 확인할 수 없는 대중매체 기반의 광고보다 비용이 50%정도 저렴하다고 한다. 사용자들도 보다 적중률 높은 검색 결과를 얻음으로써 검색 결과에 만족해한다. 특히, 연계광고(syndicated ad)를 통하여 자신의 사이트에 링크된 구글로 사용자가 검색 및 클릭을 한다면 연계광고 게재자에게 광고 수익이 배분됨으로써 중간 유통자까지 가담시키고 있다.

넷째, 시대의 적응력이 뛰어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앞서나간다. 유튜브를 인수하여 인터넷상의 멀티미디어 대중화 시대를 열었고, 내년 초에 무선통신 주파수 대역을 경매로 구입하여 무선통신사업에도 진입하여, 특유의 검색력을 기반으로 한 맞춤 광고 제공 대가로 아주 싼 값(혹은 무료)의 단말기 및 통신 사용료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섯째, 구글이 지향하는 가치가 사용자들의 후생과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사악하지 말자(Dont be evil)는 기업 가치는 독점적 지위 기업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와 반감을 너무도 잘 이해하는 데서 나오는 슬로건이다.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배력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구글에 대해서는 찾아볼 수 없다. 그 이유는 구글의 세력이 확장될수록 소비자들은 더 편하고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믿음과 도한 그에 맞는 구글의 실천이다.

그 외에도 많은 이슈들이 현재의 구글의 성과와 잠재력을 설명해 줄 수 있어서, 구글을 재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학기용 과목으로 구글학 이라는 과목이 창출되어야 할 판이다. 인터넷 세상은 참 빨리도 변해서 이 분야 과목을 강의하는 교수님들은 매학기 강의 자료를 새로 만들어야 하지만, 몇 년 간격으로 이러한 굴지의 기업들이 탄생되는 인터넷 세상은 참 경외롭기만 하다. 인터넷은 기술이자 미디어이다. 우리는 미디어로서 인터넷에 대하여 얼마나 많은 그리고 창의적인 고민과 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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