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현오·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
웹 2.0을 둘러싼 버블 논쟁이 뜨겁다. 지난 2000~2001년 실속 없이 과대 포장된 인터넷 기업들이 대거 몰락한 것처럼 언제 거품이 꺼질지 모른다는 우려의 메시지가 잇달아 나온다.

웹 2.0이란 양방향 미디어인 인터넷의 속성을 잘 파악해 네티즌이 자유롭게 정보의 생산과 유통에 참여하도록 만든 서비스다. 버블 붕괴를 딛고 일어나 성공을 거둔 아마존, 이베이, 구글 등의 공통점이 바로 웹 2.0 개념을 적극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웹 2.0서비스로는 인맥관리, 블로그, 사진 공유, 동영상 UCC(사용자제작 콘텐트) 등이 있다. 지금도 웹 2.0을 표방하는 많은 회사가 생겨나고 있고, 벤처캐피털의 투자가 활기를 띠는 등 웹 2.0은 인터넷 산업의 중흥을 이끄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 월스트리트 저널, 파이낸셜 타임스 등 주요 언론은 웹 2.0이 제2의 닷컴 버블이 될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최근에 일부 이름있는 웹 2.0 업체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그동안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인가. 과거 닷컴 버블이 붕괴한 것은 수익모델의 부재(不在)가 제일 큰 원인이었다. 수익모델은 뒷전이고, 일단 가입자와 인터넷 접속량(트래픽)을 늘려 투자를 받고 인지도를 높여 고가에 주식을 상장하는 것이 경영 목표였다. 자체적으로 돈을 벌지 못하는 사업구조는 오래 가지 못했다. 버블은 금방 꺼졌다. 장밋빛 전망만 보고 투자한 기관이나 일반 투자자들도 낭패를 겪었다.

버블 붕괴 이후 새롭게 등장한 웹 2.0 기업의 과제는 여전히 안정적인 수익모델이다. 웹 2.0 관련 콘퍼런스의 주요 주제도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다. 최근에 핫 이슈로 떠오른 동영상 UCC분야에서 지배적 사업자인 유튜브도 아직 수익모델이 불확실하다. 유튜브를 흉내 내 생겨난 많은 후발 주자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승자 독식 구조가 지배적인 인터넷 분야에서 엇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투(me-too)기업이 설 자리는 매우 협소하다.

하지만 최근의 사회경제적 환경은 지난 2000년과는 많이 달라졌다. 웹 2.0 기업은 과거의 인터넷 기업과는 다른 조건을 갖고 있다. 우선 저비용 구조를 들 수 있다. 웹 2.0 기업은 값비싼 상업용 제품 대신 리눅스 같은 공개 소프트웨어와 표준화된 기술을 사용해 개발비용과 개발기간을 줄이고, 구전(口傳) 마케팅에 의지해 비용을 절감한다.

또한 성공 가능성과 미래가 불투명한 주식시장보다 대기업에 M&A(인수합병)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 많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독창적인 기술을 개발한 벤처 창업자는 단기간에 큰돈을 벌 수 있고, 구체적인 상품화와 회사 운영은 그 분야 전문가의 몫으로 넘기는 것이다.

만약 버블이 꺼진다고 해도 그 피해는 일반 투자자가 아니라 벤처캐피털과 일부 사모펀드로 제한된다. 2000년에는 너도 나도 인터넷 기업에 ‘묻지마 투자’를 했으나, 웹 2.0 기업은 주로 투자 전문가들을 상대한다.

버블의 붕괴엔 많은 고통이 따른다. 그런데 한편으론 새로운 산업은 늘 붐과 버블의 순환을 통해 발전하는 경향이 있다. 인터넷 붐과 버블 이후의 척박한 환경에서 부흥의 싹을 틔운 것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일구어 낸 혁신적 기업가들이었다.

그 싹을 웹 2.0이라는 붐으로 발전시킨 것은 미국 실리콘밸리가 갖고 있는 저력이다. 실리콘밸리는 혁신적 기업과 벤처캐피털, 미디어 회사들로 구성된 혁신의 생태계다. 웹 2.0은 진정한 강자와 약자를 구분해 내고, 새로운 혁신을 위한 토양을 제공할 것이다. 우리도 실리콘밸리처럼 건강한 혁신의 생태계를 만드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유현오·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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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금리가 한 자릿수가 된 것은 IMF 구제 금융체제를 극복한 후부터다. 고금리에 젖어 있던 저축 관행이 무너지고 투자의 시대가 도래했다. 저금리는 금융 빅뱅의 신호탄이다.

1999년까지는 어느 금융기관에 맡겨도 1년에 10% 이상의 확정금리 상품이 많았기 때문에 어려운 투자의 길을 택할 필요가 없었다. 세금 공제 후 10%의 금리로 1000만 원을 예치할 경우 7년 정도면 원금의 2배를 받을 수 있었다.

지금 우리나라의 금리는 3%대다. 인터넷전용 적금이나 특판 예금을 제외하고는 어느 금융기관을 가나 1년짜리 정기예금의 금리는 3%대다.

그러면 금리 3%는 어느 정도의 금리일까? 1000만 원을 세금공제 후 3%의 금리로 맡겼다고 가정하자. 몇 년이 지나야 2000만원, 즉 원금의 2배를 받을 수 있을까? 정답은 24년 후다. IMF 전보다 3배 이상 길어졌다.

금리 3%인 상태가 이런데 금리가 1%대인 일본은 어떻겠는가. 최근에 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미국조차도 평균 2%대를 밑돌고 있다. 선진국일수록 금리가 낮아 투자상품이 발달하게 된다.

그러나 투자상품이 발달할수록 일반 투자자들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투자상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투자상품이 다양해질 것이다. 이러한 저금리 시대에는 경기순환주기를 파악해 투자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3년 동안 투자한 국내 주식형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은 연 30% 이상이다. 3년이라는 중기투자였고 이 시기에 주가가 올랐다가 내렸다가 다시 오르는 좋은 투자환경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러한 수익률은 앞으로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의 저자로 유명한 보도 섀퍼는 그의 저서 '돈'에서 "독일의 경우도 5대 주식 펀드의 지난 20년간 평균수익률은 모두 연 20%가 넘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라고 말한다.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 부담도 높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은 상품에 장기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서는 투자자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 편안하고 위험 없는 투자 상품은 3% 대의 확정금리 상품밖에 없다.

제공 ㅣ 더난출판(www.thenanbiz.com)

※글쓴이 오종윤 한국재무설계 이사는 재무설계는 곧 인생설계라는 신념으로 행복한 삶을 위한 조언자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20년 벌어 50년 먹고사는 인생설계'5년만 실천하면 50년 든든한 자산설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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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증시가 전 고점을 경신하며 유동성 랠리를 즐기고 있다. 코스피도 예외가 아니다. 작년 초 1400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지금 2000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물론 증시 활황 자체가 문제 되는 것은 아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허덕이던 국내 우량기업으로선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어서 좋고, 벤처들도 쉽게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니 나쁠 게 없다. 부동산투기 대책과 저금리 기조에서 여유자금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일반인들도 투자자산의 가치가 쑥쑥 늘어나고 있으니 기분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유동성 랠리에는 반드시 끝이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요즈음 국제금융시장 분위기를 보고 있노라면 이 같은 심증은 더욱 굳어진다. 잉글랜드은행은 1년 사이 4번이나 금리를 올린 데 이어 지난 6일 기준금리를 또다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국은행도 지난주 콜금리를 25베이스포인트 인상했다. 일본 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이 금리를 동결한 것이 위안이긴 하지만, 국제적 금리 인상 기조가 정착되거나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미국 FRB(연방준비이사회)의 입장은 아직은 불확실하다. 임금 상승과 경기 둔화 우려 감소 등 인플레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 수익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소비지출 위축과 주택경기 부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문제로 선뜻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한편 신흥시장의 선두주자 격인 중국 증시는 이자소득세 폐지, 금리와 지불준비율 재인상 전망, 2000억달러의 특별국채 발행 등 악재 때문에 조정 국면에 들어간 지 오래다. 5월 29일 4545의 고점을 찍은 상하이 A증시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기술적 반등에도 불구하고 재상승 추세로의 전환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의 과잉 유동성을 흡수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워낙 강력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한국의 일반 투자자들은 글로벌 유동성 축소 가능성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내용도 잘 모르면서 투자 리스크가 큰 중국·인도·베트남·중남미 등 신흥시장 펀드에 너도나도 가입하고 있고, 일부 투자자들은 적금을 깨거나 마이너스 대출을 받아 증시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유동성 축소는 예상치 못한 시기에 갑자기 다가온다. 특히 일본은행이 금리를 연말까지 1%대로 인상하고, 미 FRB가 경기 둔화를 우려해 금리를 인하하기라도 한다면 글로벌 증시는 엔 캐리 트레이드(엔화 차입투자)의 청산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다.

국내 증시만 봐도 펀더멘털과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가 4.5%대의 저성장 기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도 북핵 리스크 완화, 국가신용등급 상향 전망, 내수경기 회복 기미를 구실로 거침없는 하이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 기계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하반기 수출과 내수경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더욱이 콜금리가 추가로 인상된다면 달러당 910∼92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으며,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기준으로 74달러를 넘나드는 국제유가도 투자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복병이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지금은 랠리를 즐기기보다는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대비할 때다. 무분별한 해외펀드 가입이나 마이너스대출 투자, 신용투자는 자제해야 한다. 특히 신흥시장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라면 수익률을 재점검해보고 과도한 해외투자 비중을 줄이거나 국별, 업종별 포트폴리오를 조절해야 할 때다.

지금까지는 낙관론자가 승리자였지만 앞으로는 증시 과열을 경계하고 유동성 위축에 대비하는 보수적인 투자가 승리할 것이다.

김익수 고려대 교수·국제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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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온라인 게임업계는 세계최고인가? ‘온라인에 관한 한’이라는 조건을 달면 ‘아직’ 세계 최고다. 세계 게임시장에서 콘솔게임이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올해 비디오 게임 시장 규모가 400억달러인 반면에 온라인 게임은 100억달러에 이르리란 전망이다. 한국 게임산업의 글로벌 전략과 관련한 고민도 새로워져야 할 것 같다.

 지난주 세계적 게임쇼로 급부상한 상하이 차이나조이2007과 전통의 미국 E3쇼의 두 글로벌 행사가 열렸다. 우리 온라인 게임업체 ‘거의 대부분’이 중국으로 몰려갔고 주요 업체로는 엔씨소프트만이 참가한 비디오게임 중심의 E3쇼를 보면서 새삼 글로벌게임의 조건을 생각해 본다. 어느 분야에서도 그렇듯 글로벌 시장의 한국 게임산업계 대표 전사는 앞만 볼 것이 아니라 전 방위를 보며 뛰어야 한다. 당장 짝퉁, 소비자 취향, 글로벌 자본 게임 추세에 대한 대응 등이 시급해 보인다.

 당면한 최대 현안인 온라인 게임 짝퉁 문제는 정부차원의 신중하고도 현명한 매듭풀기가 필요한 국면이다. 우리가 중국에서 벌어들여야 할 매출의 30% 정도를 현지 불법 온라인 서버에 잠식당하고 있다고 하니 심각성은 도를 넘었다. 업계는 중국을 게임인구 4600만명, 온라인게임시장 1조600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와 중국 양국 정부·산업계에는 짝퉁게임 서비스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갈등의 골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문화부 당국자가 최근 설립한 상하이 한국문화원 개소를 계기로 이를 통해 중국 불법서비스 차단활동까지 하겠다고 밝힌 것은 서툴렀다. 정부 당국자의 가슴앓이 끝에 나온 속내지만 중국과의 협력과 상생의 부드러움이 아쉬웠다. 꼬인 매듭은 공식 채널로 풀어야 한다.

 외신이 전한 E3쇼에서는 비디오·콘솔게임시장의 트렌드라는 교훈거리가 읽힌다. 현지보도는 올해도 여전히 ‘젊은이의 게임에서 누구나에게 받아들여지는 게임으로의 진화’를 말하고 있었다. 이것이 중요하다. ‘위’로 세계적 선풍을 일으킨 일본의 닌텐도가 넥슨의 카트라이더를 탑재하기로 한 것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받아들여지는 것이 좋은 게임’이라는 정의를 굳혀 주었다. 낭보는 이번 E3쇼에서 소니가 엔씨소프트에 플레이스테이션(PS)용 게임타이틀 개발을 맡겨 전 세계에 배포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앞서의 좋은 게임 정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온라인 게임과 콘솔 게임 간의 결합으로 소비자 중심의 멀티플랫폼 가능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블루오션의 가능성이 읽힌다. 국내에서 2년 전 시작됐으나 빛을 보지 못하다가 최근 빛을 보기 시작한 이른바 내려받기 게임(GoD:Game on Demand)시장의 가능성도 이와 맥락이 닿아 있다. 거치형PC에서는 물론이고 PSP에서도 게임을 내려받아 즐길 수 있다면 그보다 큰 파괴력은 없다.

 마지막으로 글로벌화라는 과제가 있다. 글로벌 협력, 또는 전략적 협력이란 이름 아래 이뤄지는 외국자본과의 제휴는 결코 간단하지도 않고 쉬운 결정도 아니다. 올 초 미국의 EA가 네오위즈 지분의 20% 이상을 인수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절묘한 결합이라는 시각과 먹성 좋은 글로벌 게임 자본의 내습이라는 두 가지 시각이 있지만 자본은 냉정하다. EA가 연이어 웹젠과 한·중 제휴 중인 중국 더나인에도 15%의 자본참여로 발을 걸쳐 놓은 데서 ‘긴장의 끈을 늦추면 끝’이라는 교훈을 읽어야 한다.

 엊그제 NHN이 250억원의 게임펀드를 확보, 우리나라 게임거인 빅3 NHN·넥슨·네오위즈가 약500억원의 자본으로 글로벌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나마 위안을 얻게 된다. 정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다시금 신발끈을 매고 최근 중국 미국시장에서 분전하고 있는 대한민국 문화연금술의 대표주자인 게임업계 전사. 그들이 최근 겪고 있는 중국게임업계와의 갈등·세계 게임시장의 멀티플랫폼 추세, 글로벌 자본의 발호에 발목잡히지 않고 쉴새없이 내달아 명실상부한 글로벌 넘버원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이재구 콘텐츠팀장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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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덕/ 변호사·로드투자자문 대표〉

우리나라 증시가 무서울 정도로 강하다. 코스피가 머지않아 2000포인트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강세 현상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가 14000포인트를 돌파한 데 이어 각 나라의 지수도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거품 아닌 세계경제 흐름-

최근 증시 상승은 세계 경제 여건이 좋아지고 있는 것이 근본 원인이다. 지금 세계는 미국, 유럽, 아시아, 남미를 가리지 않고 모든 지역의 경제가 골고루 상승하고 있다. 세계 역사상 처음이다. 2차대전이 끝났을 때는 미국만이 경제대국으로 살아 남았다. 소련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미국은 유럽과 일본을 회복시키는 정책을 채택했다.

소련은 군비경쟁을 하다가 힘이 부쳐서 무너졌다. 그 과정에서 독일이 통일되고, 통일의 후유증으로 독일을 포함한 유럽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졌다. 같은 시기에 일본도 10년 불황을 맞았다. 유럽과 일본이 침체에 빠지자 미국은 중국과 인도를 세계경영 축으로 삼았다. 중국을 축으로 세계경제가 회복되면서 유럽과 일본도 본격적으로 경제회복을 시작했다.

우리 증시의 상승세는 일시적 거품이라고 할 수 없다. 세계경제의 기운은 워낙 강해서 여러 해 동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는 세계경제 흐름을 그대로 타고 간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중국 성장으로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이다. 증시 흐름은 실물경제 흐름과 같다. 증시의 큰 흐름은 중국 등 해외 여건이 꺾이지 않는 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동성이라고 하는 돈의 흐름도 대세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것은 금리와 관계가 있다. 우리 경제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면서 장기적으로 저성장, 저금리의 순환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0년 이상을 내다본다면 금리는 현재 수준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금리 시대에 갈 곳이 없는 돈은 부동산과 주식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 약하기 때문에 돈이 증시로 집중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본격적으로 주식과 펀드가 재테크의 주된 수단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것 역시 시대적인 변화이다.

후진국에서는 높은 이자로 이자를 받는 것을 선호하고 개발도상국에서는 부동산이 개발에 편승하여 수익을 크게 주게 되지만 선진국에서는 저금리로 펀드와 같은 금융상품이 인기를 끌게 된다. 현재 개인 투자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부동산이 80% 이상, 주식은 10%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앞으로 10여년 지나면 부동산이 40% 밑으로 떨어지고 주식은 30%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투자자는 세계경제의 흐름과 금융시장의 동향을 이해하고 움직이기는 어렵다. 확신을 가질 때쯤이면 이미 한 단계가 마무리된 후일 것이다. 일반 투자자로서는 눈에 보이는 흐름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흐름 그대로 타고 가는 전략이 낫다.

-3년 이상 내다보는 투자를-

실물경제와 금리 방향은 증시의 대세 상승을 뒷받침하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증시 상승률이 조금 지나친 점은 있다. 이것은 거품이라기보다는 증시가 본래 실물경제보다 빨리 움직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실물경제가 회복된다고 생각하면 미리 주식을 사기 시작한다. 단기에 승부를 걸려고 급하게 빚을 내어 주식을 샀다가는 짧은 조정을 버티지 못하고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장기로 분산투자하면 손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장기투자란 3년 이상을 내다보는 투자이다. 우리 경제의 방향을 확신한다면 증시의 출렁거림에 개의치 않고 꾸준하게 투자하고 보유하는 것이다. 당장 좋다고 하는 종목이나 펀드보다는 누구나 무난하다고 하는 우량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대세 상승기에 편안하게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투자가 어려운 시기가 아니다. 주식을 공부하고 이해하기보다는 큰 흐름을 타고 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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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노동자의 희생이 얼마나 크든 기업의 수익 극대화가 구조조정의 핵심 목표라 한다면,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기업 구조조정의 성과가 최고조에 이른 것은 2004년일 것이다. 몇 해째 가계 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기업 이익이 급증해온 가운데, 그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전체의 순이익은 50조원을 넘었다. 그 전 몇년간 평균치의 갑절을 넘는 이런 실적 향상은 주가를 상대적으로 아주 싸게 만들었다.

발빠르고 눈치빠른 외국인 투자가들은 2004년 한햇동안 무려 10조5천억원어치나 주식을 순매수했다. 그해 주가는 9% 올랐지만 증권선물거래소가 2005년 4월이 되어 2004년 상장사 경상이익을 당시 시가총액으로 나눠보니 8배가 채 되지 않았다. 과거 10~12배 하던 것에 견주면 주가는 여전히 쌌다. 국내 투자자들은 인터넷 거품 붕괴와 대우사태로 놀란 가슴을 아직 쓸어내리고 있었고,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2004년 기업 실적 폭증이 당국의 적극적인 외환시장 개입 덕이라 지속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을 가진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기업 실적은 2005과 2006년에 조금 나빠졌을 뿐이다. 이런 실적에 바탕을 두고 주가는 이후에도 쉼없이 올랐다.

코스피지수는 어느새 2000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 상장사 실적에 견줘보면, 시가총액은 경상이익의 15배에 이른다. 싸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을 넘어선 지 꽤 됐음에도 주가 상승세는 아직 멈출 줄 모른다. 주가가 오른 이유를 설명할 근거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증권 분석가들이 애써 눈감는 것이 있다. ‘기업들의 주식 사재기’다.

경영진들이 주가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지는 오래됐다. 보유 현금이 풍부한 가운데, 적대적 인수합병을 막는다는 구실은 주식 사재기의 좋은 핑곗거리다. 매입한 자사주 값이 오르면 실적도 더 좋게 ‘포장’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액은 2004년 6조원, 이듬해엔 4조5천억원, 지난해엔 6조6천억원에 이르렀다. 올 들어서는 더욱 열기가 더해, 지금까지 벌써 5조원어치 넘게 사들였다. 상장사야말로 최근 몇년간 우리 증시의 일관된 최대 순매수 세력이다. 기업들의 주식 사재기는 시장 유통물량을 점차 줄여, 신규 설정 펀드가 조금씩만 우량종목을 사도 주가가 오르기 쉬운 구조를 만들었다.

자사주 매입 열기는 미국에서도 뜨겁다. 지난 18일치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보면, 미국 증시의 에스앤피500 소속 종목들은 올해 1분기에 1180억달러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였고, 2분기에는 그보다 더 많은 1574억달러어치의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6분기 연속 1000억달러어치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상장사들이 자사주를 사들여 주가를 끌어올리고, 자사주 가치가 올라 기업 실적이 좋게 포장되고, 이를 구실로 또 주가가 오르는 것은 금융 피라미드처럼 언젠가는 무너지게 마련인 ‘폰지 게임’이다.

우리 증시가 외국인들에게 개방된 뒤, 상승기의 초기엔 외국인이 사고, 그 다음엔 기관투자가가 사고, 마지막에 개인투자자들이 다투어 주식을 사들이면서 상승 주기가 끝나고 폭풍이 일곤 해왔다. 이번 상승장에서도 외국인들은 2004년에 10조원어치를 사고, 기관투자가들은 2005~2006년 18조원어치를 샀다. 관망세를 보이던 개인 투자자들이 올해 4월부터 주식형 펀드로 돈을 쏟아붓다시피 하고 있는 것은 불길하다. 주가가 더 오르지 말란 법은 없으나, 기업들의 주식 사재기 열풍이 키워가고 있는 파괴력을 투자자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

정남구 논설위원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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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욱원 정경과학부장


30대 중반의 회사원 A씨. A씨가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것은 컴퓨터를 켜고 자신이 투자한 주식의 가격동향을 체크하는 것이다. 올초 지난해 소득공제 환급금으로 조금의 여윳돈이 생긴 A씨는 주식시장의 활황에 편승 과감히 직접투자에 나섰다. 코스피 1650선에서 조선주와 증권주에 분산 투자한 A씨는 코스피가 2000선에 육박하는 요즘 표정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투자한 주식이 단기간에 급등에 급등을 거듭, 쏠쏠한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동료들과 잠깐의 커피타임에서도 주제는 단연 주식이야기다. "오늘은 얼마나 올랐어?" "오늘 종합지수는 어때?" "과연 2000을 돌파할 수 있을까?" "이제 오를 만큼 오른 것 아냐… 팔고 나와야 할 때 아닌가?…" 주식관련 이야기는 그칠 줄 모른다. 자리로 돌아온 A씨는 요즘 업무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 업무 중간중간에도 동료들의 눈을 피해 증권사 사이버 트레이딩에 접속, 주가동향을 점검하며 이때다 싶으면 과감히 매수ㆍ매도 주문을 낸다. A씨는 주식투자에 빠져 있다 보니 회사업무에는 소홀한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는다.

20대 후반의 여성 직장인 B씨. B씨는 얼마전 퇴근 후 오랜만에 친구들과 저녁모임을 가졌다. 친구들 중에는 결혼한 주부들도 있고 아직 미혼인 친구들도 있다. 처음 만났을 때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남편 얘기, 직장 얘기, 아이 얘기로 수다를 떨기 시작했지만 화제는 어느새 주식이야기로 돌아가 있었다. "너 요즘 주식 하니?… 요즘엔 증권 계좌 하나쯤 안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다던데…" "어 난 새가슴이라 직접투자는 엄두도 못내고 펀드에 조금 묻어 뒀어" "나도 펀드에 조금 투자했는데 아직 수익률은 별로야…" 이날 자리에 모인 5명 중 4명은 직접투자든, 펀드투자든 주식투자를 하고 있었다.

요즘엔 어디를 가나 화젯거리는 단연 주식이야기다. 연초 1435에서 시작한 코스피지수가 `거침없는 하이킥'을 지속해 지난주에는 1983으로 장을 마감하며, 코스피 2000시대의 기대감을 한층 부풀렸다.

최근의 주식시장 강세는 무엇보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과 2분기 기업실적의 호재, 3분기의 낙관적인 경기전망이 힘을 보태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하는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전문가들은 향후 증시에 대해 단기급등에 따른 몇 차례의 조정은 거치겠지만 대세상승 기조에는 이견이 없다. 또한 국내의 주식시장 여건이 많이 성숙했다는 평가다. 주식시장이 2000에 육박할 정도로 단기급등하며 과열양상을 보이고는 있지만, 이것이 2000년대 초반 IT버블기에 너도나도 뛰어들던 `묻지마 투자'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아직까지 펀드 투자가 주를 이루고 있고 직접투자에 나서는 경우에도 소액위주로 분산투자 하는 보수적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주가 2000시대에 앞서 국내 주식시장에는 내재적 불안요소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중 하나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는 신용융자의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증시는 외풍에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미국 경제의 침체와 미국 증시 급락 가능성, 중국의 금리인상 등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들에 의해 급락할 위험성은 상존하고 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도 단기 수익을 노리는 단타매매 보다는 장기투자 관점에서 주식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식투자는 재산증식을 위한 건전한 재테크의 수단이지 투기의 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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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욱원



▲ 이영해 한양대 교수·정보경영공학
한국의 통상교섭본부장과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지난달 말 워싱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합의문에 공식 서명했다. 이로써 지난해 2월부터 17개월 간 지루하게 진행돼 온 협상은 완전히 종결됐다. 그러나 미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 지도부가 며칠 전 FTA 반대 성명을 발표함으로써 미 의회 비준은 난항이 예상된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했던 빌 클린턴 대통령과 달리 힐러리 의원은 한미 FTA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FTA와 세계화는 일부만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은 지난 20년 간 미국 경제성장의 절반이 상위 1%의 부유층 주머니로 들어갔다며 사모펀드와 헤지펀드에 대한 세금 인상을 통해 부를 재분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도 유세 과정에서 “세계화된 경제에 적응했다는 전문직 인력마저도 부지기수로 일자리를 잃고 있다”며 이런 기류에 동참하고 있다. 이렇게 미국 민주당의 대선주자들이 세금 인상을 통한 부(富)의 재분배, 각종 복지정책의 강화, 자유무역주의 반대, 국내 일자리 보호 등을 외치며 포퓰리즘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포퓰리즘 정책을 통해 노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인식 아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중이다.

법적으로나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한미 FTA 내용 개정까지 주장하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의회의 신통상 정책까지 반영해준 자동차 협상에 트집을 잡고, 쇠고기 생산 벨트인 몬태나 네브래스카 등 중부권 지역 민주당 의원들은 주민 불만을 앞세워 한미 FTA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한미 FTA 반대파 목소리가 갈수록 우세해지면 한미 FTA가 미국 의회에서 통과되겠느냐는 비관론도 높아지고 있다. 양국 통상장관 서명식까지 한 한미 FTA에서 주도적 역할은 행정부였다. 그러나 이제 양국 의회로 공이 넘어갔다. FTA가 효력을 얻으려면 양국 의회에서 통과돼야 하기 때문이다. 의회 승인을 못 얻으면 협정문은 무용지물이 된다.

따라서 이제 국익을 위해 우리 국회의원들이 나서야 할 때다. 정부가 비준을 요구하면 그때 가서 보자는 식의 소극적 자세로는 안 된다. 각 당이 대선을 향한 후보 경선과 정파적 이합집산에 함몰돼 외면하고 미룬다면, 어렵게 추진해온 한미 FTA는 물거품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 국회에서 미 의회보다 먼저 한미 FTA 협정안을 통과시켜, 미 의원들의 추가 협상 요구에 쐐기를 박고 미 의회의 동의를 유도할 수 있는 압박카드로 활용해야 한다. 시간이 별로 없다. 지금이야말로 국민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국회의원들이 나서야 할 때다.


[이영해 한양대 교수·정보경영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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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규모가 급팽창하면서 세계 경제에 대한 영향력도 막강해지고 있다. 그 영향력을 '쇼크'에 비유한다면 1단계 쇼크는 제조업 쇼크, 2단계 쇼크는 원자재 쇼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산 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급속히 확대돼 다른 국가 제품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이 제조업 쇼크이고, 고도성장을 배경으로 중국이 원자재를 빨아들여 국제 원자재 가격을 급등시키고 있는 것이 원자재 쇼크다.

최근에는 중국이 막대한 무역 흑자와 외환보유액, 지나칠 정도로 많은 유동성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3단계 쇼크 파장을 미치기 시작했다. 얼마 전 외환보유액 중 30억달러를 미국 사모펀드인 블랙스톤 지분 인수에 투입했던 중국이 이번에는 영국 바클레이스은행 지분 3.1%(22억유로 상당)를 확보하고 이 은행과 함께 네덜란드 최대 은행인 ABN암로 인수전에 뛰어들겠다 한다. 투자 주체인 중국개발은행은 바클레이스와 ABN암로 합병이 성사되면 추가로 76억유로를 투입해 합병은행 지분 7.7%를 확보할 계획인 만큼 이러한 중국 움직임에 세계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의 대형 외국은행 지분 확보와 인수ㆍ합병(M&A) 시도는 과잉 외화공급에 따른 위안화 절상 압력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사실상 고정환율제에 가까운 엄격한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한 넘쳐나는 외화를 해소하는 일이 큰 과제이며, 이런 차원에서 외국기업 사냥에 막대한 외화를 투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상 국제 기관투자가라 할 수 있는 중국정부와 정부계 은행의 외국기업 M&A 시도는 이제 시작일 뿐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이 틀림없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블랙스톤을 통해 그런 것처럼 에너지, 자원 등 국가 전략산업에서 중국이 글로벌 지배력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이는 점이다. 그러기에 미국 등 선진국들이 중국의 이러한 야심에 경계의 눈초리를 보냄과 함께 방위책 마련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움직임은 우리로서도 강 건너 불이 결코 아니다. 우리 알짜배기 은행이나 기업도 얼마든지 중국의 M&A 대상이 될 수 있다. 세계가 환율제도 개선을 통해 과잉 외화공급을 해소하도록 중국당국에 촉구해야 하겠지만, 당장에는 금융투자가로서의 중국 야심에 대처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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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 2000시대가 개막했다. 주식시장에서 올해 들어 거침없는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가 그제 장중 2000선을 처음 넘어서더니 마침내 어제는 종가 기준으로도 2000선을 돌파하는 신기원을 이룩한 것이다.

지금 증시는 온통 낙관적인 분위기 일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중 유동성은 넘치는데 부동산시장 침체로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기업 실적 향상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 세계 증시 동반 상승도 국내 주식시장의 뜨거운 투자 열기를 뒷받침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국가신용등급까지 상향 조정됐으니 시장 분위기가 더욱 달아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무리 주가가 오를 만한 이유가 있다고 해도 코스피지수가 별다른 조정없이 3개월 사이 무려 500포인트 넘게 상승한 것을 예사로운 일로 보기는 어렵다. 특히 최근 활황장세에서 비중이 크게 높아진 개인투자자들은 분위기에 편승한 투자를 자제해야 할 것이다.

실적 장세라고 하지만 원화값 상승에 따른 수출 기업 채산성 악화와 고유가 부담은 기업 실적을 악화시켜 주식시장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중국의 긴축조치로 차이나 쇼크가 언제든지 우리 경제와 증시에 복병으로 등장할 위험이 있다. 주가가 일단 하락세로 반전되면 그동안 빨리 오른 만큼 낙폭이 깊어질 수 있음을 투자자들은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코스피지수 2000시대라는 외형적 성장에 걸맞은 질적 성장도 시급한 과제다. 증시 활황을 틈타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가 기승을 부릴 조짐이 나타나는 것은 국내 증시가 투명성과 투자자 보호에 여전히 미흡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증권사 직원들이 고객 동의없이 임의로 매매하는 고질적인 병폐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증권사 주가 전망이 틀려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쳤다고 책임을 지는 것도 아니다.

증권당국과 업계는 주가 상승에 환호만 할 것이 아니라 이런 부끄러운 모습부터 하루빨리 고쳐야 한다.

우리 증시도 이제 개인투자자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후진성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주식형 펀드 잔액이 70조원을 넘어섰다고 하지만 아직 더 성장할 여지가 많다. 간접 투자를 유도할 수 있도록 펀드 판매 수수료 인하 등 유인책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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