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코스피지수가 어제 2000선을 돌파한 것은 의미가 크다. 우리 증시가 지수 1000선을 고점으로 급등락을 거듭하던 시대를 마침내 마감하고, 확실히 한 단계 도약을 이뤘음을 상징하는 까닭이다. 그러나 주가는 투자자들이 특정 시점에 기업의 가치를 평가한 ‘가격’일 뿐이다. 상장기업들의 성적표일 수는 있어도, 경제의 성적표는 아니다. 주가가 얼마냐로 경제정책의 잘잘못을 따질 일은 아니다. 최근 몇 해 가계소득 증가는 미진한 가운데, 기업 수익이 급증한 것이 주가를 끌어올린 핵심 동력이었다. 이는 부정적 측면이기도 하다. 가계소득 증가율은 이제 겨우 안정돼 가고 있다. 다시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올해 들어 주가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오르고, 기업 실적에 견줘 이미 과도한 수준까지 올랐다는 우려도 일부에서 나온다. 경기가 하반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이고 기업실적도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기는 하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넘쳐나는 돈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힘이라는 분석에도 투자자들은 귀기울여야 한다. 미국에 이어 유럽과 중국도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유동성 증가에는 한계가 있다. 주식형 펀드로 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처분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불과 일곱 달 만에 40%나 오르는 주식시장을 안정된 시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통화당국은 부동산 거품에 이어 주식 거품이 커지지 않도록 한발 앞서 움직여야 하고, 정책 방향을 투자자들이 예측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우리 증시가 자금조달 창구로서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것도 ‘지수 2000’의 빛을 흐리게 한다. 기업 공개는 몇 해째 지지부진하고, 유상증자도 활발하지 않다. 기업들은 자사주 사들이기에 열을 올린다. 적대적 인수합병 위협을 막는다는 게 구실이나, 주가 관리 성격이 짙다. 현금을 많이 보유한 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이니, 증시의 자금조달 구실이 살아나기 어렵다. 경영권 보호장치를 강화해 투자의욕을 살리자는 의견도 있으나, 부작용이 훨씬 클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 더 급한 것은 투자자 보호 쪽이다. 여전히 난무하는 주가조작을 차단하고, 상장사들이 더 투명하게 경영상황을 공개하도록 하는 것이다.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몰릴 때, 주가조작 세력은 더욱 기승을 부린다.
<< 온라인미디어의 새로운 시작. 인터넷한겨레가 바꿔갑니다. >>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올해 들어 주가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오르고, 기업 실적에 견줘 이미 과도한 수준까지 올랐다는 우려도 일부에서 나온다. 경기가 하반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이고 기업실적도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기는 하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넘쳐나는 돈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힘이라는 분석에도 투자자들은 귀기울여야 한다. 미국에 이어 유럽과 중국도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유동성 증가에는 한계가 있다. 주식형 펀드로 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처분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불과 일곱 달 만에 40%나 오르는 주식시장을 안정된 시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통화당국은 부동산 거품에 이어 주식 거품이 커지지 않도록 한발 앞서 움직여야 하고, 정책 방향을 투자자들이 예측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우리 증시가 자금조달 창구로서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것도 ‘지수 2000’의 빛을 흐리게 한다. 기업 공개는 몇 해째 지지부진하고, 유상증자도 활발하지 않다. 기업들은 자사주 사들이기에 열을 올린다. 적대적 인수합병 위협을 막는다는 게 구실이나, 주가 관리 성격이 짙다. 현금을 많이 보유한 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이니, 증시의 자금조달 구실이 살아나기 어렵다. 경영권 보호장치를 강화해 투자의욕을 살리자는 의견도 있으나, 부작용이 훨씬 클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 더 급한 것은 투자자 보호 쪽이다. 여전히 난무하는 주가조작을 차단하고, 상장사들이 더 투명하게 경영상황을 공개하도록 하는 것이다.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몰릴 때, 주가조작 세력은 더욱 기승을 부린다.
<< 온라인미디어의 새로운 시작. 인터넷한겨레가 바꿔갑니다. >>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아이디어 > 톡톡튀는 핫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설] 금융분야로 확산되는 차이나 쇼크 (0) | 2008.02.08 |
---|---|
[사설] 코스피지수 2000시대 열렸지만 (0) | 2008.02.08 |
[최현만] 주식, 투자자도 선진화 돼야 (0) | 2008.02.08 |
<포럼>주가 2000시대, 경제체질 개선 계기로 (0) | 2008.02.08 |
[편집국에서] 증시 2,000, 긴 파티를 위하여 (0) | 2008.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