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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현 산양전기 상임감사 순천향대 겸임교수
세계금융시장은 지금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는가 하면 투자자, 차입자, 금융사 등 모든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파문이 더 큰 신용위기로 치닫지 않고 수습되기를 바라면서 사태의 추이를 예의 주시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문이란 미국의 주택가격의 하락이 비우량주택담보대출업체와 헤지펀드의 부실로 이어지고 그 파장이 금융시장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최근의 사태를 말한다. 지금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이 파장을 수습하기 위해 많은 자금을 투입하는 등 금융시장이 질서 있게 작동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작금의 금융혼돈은 대체 어디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일까?
먼저 금과 불환지폐와의 관계다. 사실 금융혼돈은 1971년 8월 15일 닉슨 미국 대통령이 달러를 더 이상 금으로 바꿔 주지 않겠다는 금태환 중단을 전격 선언하면서 비롯되었다. 이전까지 돈의 가치는 금으로 보증되었다. 닉슨이 금태환 중단을 선언한 1971년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25년이 되던 해이다. 전쟁이 끝나가던 1945년에 태동되어 국제금융질서의 안정을 지켜왔던 브레튼우즈체제가 종말을 고한 것이다. 브레튼우즈체제의 붕괴와 함께 이제 돈은 더 이상 금으로 보증되지 않는 질량과 본질이 없는 상상의 조각물이 된다. 바야흐로 중세 연금술사들이 그토록 갈망해왔던 `쇠를 금으로 바꾸는 연금술의 꿈'이 실현된 것이다.
다음은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금융질서의 관계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금융시장의 효율성을 더해준 것일까 아니면 혼돈을 가져온 것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디지털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금융시장에 효율성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믿어 왔다. 과연 효율성만 가져다주고 있는 것일까? 사람들은 분명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시장에서 더 빠른 채널을 통해 정보를 입수하고 효율적인 판단을 내릴 수가 있게 되었다. 그러나 한편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사람들을 새로운 욕망과 혼돈의 세계로 내몰게 된다. 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탐욕과의 관계를 보자. 정보통신기술의 1세대 혁명이라고 일컬어지는 1세대 일간지가 출현했을 때인 1720년대 영국에서는 남해(South Sea)투기라는 금융혼돈이 일어난다. 이어 철도가 건설되었던 1840년대에는 철도투기가, 또 라디오가 발명된 1920년대에도 미국증시에서의 급등락이 있었다.
또 하나는 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하는 파생금융상품의 혁명이다. 파생금융상품이란 부동산과 주식, 채권 등을 기본자산으로 이 기본자산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가치를 파생시키는 금융상품이다. 파생금융상품은 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한다. 이 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하는 파생금융상품이야말로 또 하나의 연금술의 출현이 아닐 수 없다. 80~90년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금융공학이 결합된 금융파생상품의 혁명이 일어나면서 정크본드투기와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 사태가 발생했고 최근 파문을 야기하고 있는 서브프라임사태도 그 본질은 파생금융상품의 혁명에서 비롯된다.
이렇듯 최근의 금융혼돈은 금으로부터 분리된 돈이 자유주의의 이데올로기로 무장되어 디지털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함께 아무런 장벽이 없이 때로는 변신을 거듭하면서 빛의 속도로 세계를 넘나들고 있는 데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돈의 가치는 이제 더 이상 금으로 담보되지 않고 오로지 신용과 정보의 바탕 위에 현재와 미래를 넘나든다. 금본위제가 아닌 정보본위제가 세계 금융질서의 기초가 된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정보본위제와 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세계금융질서를 지배하는 금융욕망과 혼돈의 시대, 우리 금융소비자와 금융시장참여자, 금융당국 모두는 이 디지털정보본위제의 의미를 성찰하여 혼돈을 막고 금융시장을 질서 있게 작동시키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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