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현 산양전기 상임감사 순천향대 겸임교수


세계금융시장은 지금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는가 하면 투자자, 차입자, 금융사 등 모든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파문이 더 큰 신용위기로 치닫지 않고 수습되기를 바라면서 사태의 추이를 예의 주시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문이란 미국의 주택가격의 하락이 비우량주택담보대출업체와 헤지펀드의 부실로 이어지고 그 파장이 금융시장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최근의 사태를 말한다. 지금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이 파장을 수습하기 위해 많은 자금을 투입하는 등 금융시장이 질서 있게 작동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작금의 금융혼돈은 대체 어디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일까?

먼저 금과 불환지폐와의 관계다. 사실 금융혼돈은 1971년 8월 15일 닉슨 미국 대통령이 달러를 더 이상 금으로 바꿔 주지 않겠다는 금태환 중단을 전격 선언하면서 비롯되었다. 이전까지 돈의 가치는 금으로 보증되었다. 닉슨이 금태환 중단을 선언한 1971년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25년이 되던 해이다. 전쟁이 끝나가던 1945년에 태동되어 국제금융질서의 안정을 지켜왔던 브레튼우즈체제가 종말을 고한 것이다. 브레튼우즈체제의 붕괴와 함께 이제 돈은 더 이상 금으로 보증되지 않는 질량과 본질이 없는 상상의 조각물이 된다. 바야흐로 중세 연금술사들이 그토록 갈망해왔던 `쇠를 금으로 바꾸는 연금술의 꿈'이 실현된 것이다.

다음은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금융질서의 관계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금융시장의 효율성을 더해준 것일까 아니면 혼돈을 가져온 것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디지털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금융시장에 효율성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믿어 왔다. 과연 효율성만 가져다주고 있는 것일까? 사람들은 분명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시장에서 더 빠른 채널을 통해 정보를 입수하고 효율적인 판단을 내릴 수가 있게 되었다. 그러나 한편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사람들을 새로운 욕망과 혼돈의 세계로 내몰게 된다. 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탐욕과의 관계를 보자. 정보통신기술의 1세대 혁명이라고 일컬어지는 1세대 일간지가 출현했을 때인 1720년대 영국에서는 남해(South Sea)투기라는 금융혼돈이 일어난다. 이어 철도가 건설되었던 1840년대에는 철도투기가, 또 라디오가 발명된 1920년대에도 미국증시에서의 급등락이 있었다.

또 하나는 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하는 파생금융상품의 혁명이다. 파생금융상품이란 부동산과 주식, 채권 등을 기본자산으로 이 기본자산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가치를 파생시키는 금융상품이다. 파생금융상품은 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한다. 이 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하는 파생금융상품이야말로 또 하나의 연금술의 출현이 아닐 수 없다. 80~90년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금융공학이 결합된 금융파생상품의 혁명이 일어나면서 정크본드투기와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 사태가 발생했고 최근 파문을 야기하고 있는 서브프라임사태도 그 본질은 파생금융상품의 혁명에서 비롯된다.

이렇듯 최근의 금융혼돈은 금으로부터 분리된 돈이 자유주의의 이데올로기로 무장되어 디지털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함께 아무런 장벽이 없이 때로는 변신을 거듭하면서 빛의 속도로 세계를 넘나들고 있는 데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돈의 가치는 이제 더 이상 금으로 담보되지 않고 오로지 신용과 정보의 바탕 위에 현재와 미래를 넘나든다. 금본위제가 아닌 정보본위제가 세계 금융질서의 기초가 된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정보본위제와 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세계금융질서를 지배하는 금융욕망과 혼돈의 시대, 우리 금융소비자와 금융시장참여자, 금융당국 모두는 이 디지털정보본위제의 의미를 성찰하여 혼돈을 막고 금융시장을 질서 있게 작동시키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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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윤창현]  동물을 가축과 맹수로 구분한다면 소는 가축으로, 호랑이는 맹수로 분류된다. 문제는 너구리나 오소리다. 가축도 아니고 맹수도 아니다. 이런 상황이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구분에서 일어나고 있다. 최근 미국 크라이슬러사의 지분을 80% 정도 획득한 서버러스는 소위 사모펀드다. 이 펀드는 지분취득 후 직접 경영에 참여해 인력을 줄이고 설비를 정리해 해외로 이전하는 등 다양한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정상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바이아웃 펀드다. 직접 경영을 하는 것을 보면 산업자본 같기도 하지만 회사가 정상화돼 주가가 오르면 미련 없이 팔고 떠날 것이라는 면에서 금융자본 같기도 하다.

 미국의 GE는 지주회사 제도를 운영하면서 지주회사 산하에 은행을 제외한 다양한 금융 관련 회사들과 제조업 관련 회사들을 두고 있다. 제조업 쪽 회사가 장비를 생산하고 설치해 주면 금융회사는 리스 서비스를 붙여 고객에게 금융과 제조의 토털 패키지를 제공한다. 또한 신용등급 최우량인 지주회사가 금융자회사에 지급보증을 해 자금을 싸게 조달하도록 도와주고 지원한다. 제조업과 금융업이 한 지붕 아래 동거하면서 도움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 상황은 어떤가. 남들은 은산(銀産)분리 정도를 시행할까 말까인데 우리는 은행에 증권·보험·카드까지 금융의 범주에 포함시킨 후 세계 유례없는 화끈한(?) 금산분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조치라든가 금산법 24조, 그리고 지주회사에 금융회사를 편입시키는 것이 불허되는 등의 정책들은 이를 단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금산분리에 적용되는 기본 논리는 소위 ‘사금고화’ 논리다. 금융은 가축이고 산업은 맹수라는 것이다. 맹수는 남의 돈으로 닥치는 대로 투자해 남의 돈을 약탈하고 자기도 망하는 무서운 존재라는 것이다. 이에 비해 가축인 금융은 얌전하게 제조업의 이익에 봉사하는 서포터스요, 도우미다. 이러니 둘 사이에 담장을 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 논리가 아직도 타당한가.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들의 공격성은 완전히 거세돼 버렸다. 우리나라 유수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동종업의 세계적 기업들보다 훨씬 낮아진 지 오래다. 자본부족경제가 자본잉여경제가 되면서 이제 과거의 맹수들은 온순한 가축으로 변모했다.

 따라서 만일 이들 중 일부가 금융업 진출을 시도할 경우 이를 금융업을 사금고화해 금융업과 제조업이 함께 파산하겠다는 시도로 볼 때는 지났다. 그리고 감독기법도 선진화돼 이런 시도를 보고 그냥 넘어갈 리도 없다. 게다가 금융업 진출을 시도할 정도의 기업이면 자기 이름으로 채권만 발행해도 충분히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최근 중국과 인도가 약진하면서 제조업의 이윤율은 자꾸 줄어들고, 앞날이 불투명한 지금의 시점에서 이들은 금융업 자체를 키워 새로운 이익의 원천 내지는 신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이제 이 처절한 몸부림을 정책적으로 지원해 줘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은행이 신용창출기관이라 부담스럽다면 일단 금산분리 대신 은산분리 정책을 시행하면 된다. 나아가 은행 하나 정도는 복수의 산업자본이 참여한 사모투자펀드에서 인수, 경영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론스타도 은행을 경영하는데 우리나라 펀드는 더 잘할 수 있지 않겠는가.

  금융업은 우리의 미래이자 신성장동력이다. 대기업의 지주회사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글로벌 인수합병(M&A) 활성화, 금융의 탈중개화, 펀드자본주의의 도래, 국부펀드의 출현 등 다양한 움직임 속에서 세계 경제에서 ‘금융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이 흐름을 읽고 동참해야 한다. 현재의 금산분리정책은 재고되어야 하고 이제 박물관으로 보내야 할 때가 왔다.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시점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경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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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 달러 시대에 접근하면서 한국 경제는 도리어 정체기로 진입하는 듯하다. 고유가 고금리 원화강세의 세 악재와 더불어 후계구도에 발목 잡힌 대표 기업의 머뭇거림, 도덕불감증에 푹 빠진 사회 분위기가 이런 우려를 확신으로 바꾸는 듯하다.

지난해 실적 美의 6300분의 1 불과

한국 경제의 성장은 초기에 국가가 주도한 면이 있으나 1980년대 이후에는 격변하는 세계 환경 속에서 먹을거리를 찾아 고단한 생존을 유지해 온 우리 기업의 덕이었다. 기업이 1970, 80년대에는 수출, 1990년대에는 현지화로 승부를 걸었다면 2000년대 이후에는 좀 더 장기적으로 유효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일본이 동남아 현지 생산법인을 본국으로 회귀시키는 이즈음 우리 기업도 아시아에 국한된 현지화 전략이 능사가 아님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우선 아시아에 편중된 현지화 전략을 동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으로 확대해야 한다. 또 기술 및 네트워크를 보유한 해외 기업을 인수해 세계의 다양한 고객 요구에 맞춰 생산하고 유통시키는 제조 및 서비스 제공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현지화는 초기 자금이 적게 들고 번 돈으로 재투자해 확장하는 장점이 있으나 시장 진입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고 현지 시장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기업 인수를 통한 진출은 초기에 큰 자금이 들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 생산 능력을 즉시 확보할 뿐 아니라 이를 인수 기업의 보유 기술력과 융합시켜 목표 고객에게 즉시 유통시키는 장점을 가진다. 이 전략을 타 지역으로 점차 확산해 나갈 경우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다국적기업(MNC)으로 발돋움하는 기반이 되는 것이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은 해외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이다. 2006년 실적을 보면 미국의 6300분의 1, 일본의 38분의 1, 중국의 47분의 1 규모이다. 실패율이 높을 뿐 아니라 실패를 감수하면서까지 추진할 인센티브가 경영자에게 없기 때문이다. 해외 M&A를 추진할 능력을 보유한 대기업은 대부분 창업 2세가 경영권을 행사하거나 민영화된 공기업이다. 실패율이 높은 해외 M&A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지배구조다.

해외 M&A의 실패율은 무려 70∼80%에 이른다. 돈 들인 만큼 알짜 자산이 된 경우가 흔치 않다는 얘기다. 실패 요인을 보면 양사 간 시너지를 너무 낙관적으로 보았다든가, 과도한 값을 지급한 것이 큰 원인이지만 인수 후 조직통합과정(PMI)에서 범한 실수가 이유의 50%를 넘는다.

해외 M&A를 성공적인 전략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우선 국내 M&A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 국내에서 M&A 게임을 안 해 본 사람이 해외에서 성공하기란 실제로 불가능하다. 최경주나 박세리 선수처럼 국내에서 닦은 기량이 기본이 되는 것이다.

국내 M&A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거래 관련 세금 부담을 줄이고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판단이 세계 시장 규모에 근거하되 예측 가능해야 한다. 또 투자은행과 대형 사모투자펀드(PEF)의 육성이 필요하다. 기업에 좋은 짝이 될 만한 매물을 중개하고 적정한 가격과 인수 전략을 구사할 인력을 양성하고 해외 매물에 공동 투자할 다양한 형태의 PEF를 육성해야 한다.

국내 M&A 시장부터 활성화를

기업은 국내외 M&A를 주도할 실무진과 경영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중앙에 M&A 전략팀을 구축하고, 사업본부에는 통합 과정에서 문화적 갈등을 해소시킬 인력을 양성하며, 피인수 기업에 적용할 통합관리 및 재무회계 시스템을 국제 수준에 맞춰 구축해야 한다. 유창한 영어는 기본이다. 새 성장 동력으로서 해외 M&A에 적극 관심을 가질 시점이다.

선우석호 홍익대 경영대 교수 한국재무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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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 동부증권 리서치팀장


증시에서 가치주(Value Stock)와 성장주(Growth Stock) 분류 논의는 이미 흔한 주제다.

그러나 증시가 존재하는 한 가치주와 성장주에 대한 고민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대체로 가치주는 안정적인 사업 모델을 갖고 있으나 성장잠재력은 낮아 증시에서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 돼 거래되는 종목군을 말한다. 통신, 유틸리티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성장주는 업황 호황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미래의 성장잠재력이 뛰어나고, 이같은 성장잠재력을 실현시켜나가는 기업군을 일컫는다. 과거 IT업종이나 최근 놀라운 주가상승을 보여준 조선업종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런 기준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산업에는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라 성장주가 가치주로, 가치주가 성장주로 변신하는 예는 빈번하다. 한때 가치주로 평가받던 한국가스공사는 현재 성장주로 재평가되는 반면 와이브로(WiBro)ㆍHSDPAㆍIPTV 등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통신주는 가치주 중에서도 가장 성장잠재력이 낮은 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가스공사는 E&P(해외자원탐사 및 개발) 사업이 성과를 거두면서 성장잠재력이 부각된 반면 통신업종은 경쟁심화에 따른 마케팅비 급증과 요금인하 압력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통신업계 최대 고민거리인 요금인하 논쟁은 통신주를 가장 매력없는 가치주로 전락시키고 있다. 일단 주가에 대한 평가를 떠나, 인하를 요구하는 시민단체나 인하에 인색한 통신사업자의 방어논리들은 단편적이라는 점에서 세련미가 떨어진다. 시민단체는 요금인하를 통한 가계부담 완화를 주장한다. 하지만 사회는 그리 간단한 시스템이 아니다. 통신시장과 증시를 함께 놓고 보자. 현재 적립식펀드 개수는 830만개를 넘어 가구당 0.53개에 이르고 있다. 올해 국민연금 주식투자 규모는 5조7000억원에 달한다. 국민연금은 KT의 국내 단일 최대주주(2.3%)이다. 통신업체가 큰 폭의 요금인하를 하면 증시에서 통신업종 주가는 상당한 하락압력을 받을 것이고, 여기에 투자된 가계자산은 직간접적 손실을 보게 된다. 현재 통신업체의 증시 영향력은 감소했으나 여전히 시가총액 상위에 있다. 통신업종의 주가 부진은 코스피 지수에도 부담을 준다. 소비자들이 매달 내는 요금은 줄지만 한편으로는 자산감소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통신업체의 요금인하 방어논리도 궁색하기 짝이 없다. 요금인하가 이뤄지면 차세대 서비스 투자여력이 감소한다고 뒤에서 주장한다. 하지만 통신업체들의 설비투자 사이클은 올해를 정점으로 감소하게 돼 있다. HSDPA 망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고, 망 고도화 투자 등의 감소로 내년은 올해 대비 14% 가까운 설비투자 하락이 예상된다. 설비투자 감소는 4세대 통신 투자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2011년 또는 2012년까지 지속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통신업체들은 드러내놓고 정부 규제와 요금인하 압력 때문에 향후 설비투자가 감소할 것이란 점을 떳떳이 말하지 못하고 있다. 설비투자가 줄면 당장 이익이 늘지는 않지만 사내 현금은 쌓인다. 결국 요금인하 여력이 생기는 것은 자명하다.

통신요금 인하가 가계의 부(富)에 어떠한 도움이 되는지 시민단체들도 정교한 변수들로 설명해야 한다. 통신서비스 업체 역시 통신요금 인하압력 이슈 때마다 설비투자를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해선 안된다. 필자는 통신요금 논의가 좀더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전개되기를 바란다. 저소득층, 노인 등에 대한 요금인하를 통신업체들이 좀더 파격적으로 진행하는 반면, 기업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통신시장의 부(富)를 사회적인 부(富)로 재전환하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통신업체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통신업종 발전과 사회적인 활력 증진에 좀더 과감하게 투자되게끔 통신업체와 시민단체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런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선거철만 되면 제기되는 반짝 이슈 차원을 벗어나 시민단체와 통신업계가 상시적인 대화창구를 만들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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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전략기획본부장


지난 10∼11일 양일간 문화콘텐츠 국제 컨퍼런스 `디콘 2007'이 개최됐다. 첫 날인 10일에 기조연설 발표가 3개 있었다. 첫 번째 연설은 팩맨 게임의 성공의 비밀에 대해 일본 동경 폴리텍대학의 토루 이와타니 교수가, 두 번째 강의는 글로벌 경제의 문화콘텐츠 창작이라는 주제로 MTV네트워크의 레오 츄 감독이 강의했다.

마지막 강의는 심형래 감독의 강의였다. 심 감독은 독자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영구아트만이 만들 수 있는 영화 제작 방법을 찾게 됐으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세상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콘텐츠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워'는 그간의 국내 논쟁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개봉해 800만 명이 넘는 전국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최고의 흥행 영화로 자리 잡았고, 14일에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2275개의 스크린으로 미국 전역에서 개봉했다. 개봉 후 첫 사흘간 미국 박스오피스 순위는 4위였다.

일각에서는 재미있는 영화면 충분하다는 의견과 스토리가 빈약하다는 의견이 교차하는 가운데서도 `디워'는 좋은 흥행성적을 기록했고, 이 방향이 한국의 콘텐츠가 나가야 할 방향을 한편으로는 제시하고 있다.

이제 한국의 콘텐츠 산업전략도 변해야 한다. 그간의 콘텐츠산업이 국내시장 성장에 초점이 맞추어 왔다고 한다면, 이제는 세계시장을 공략할 수 있도록 수출위주로 바뀌어야 한다. 특히 한미 FTA의 국회 비준을 앞두고 있는 상황을 생각해볼 때, 미국시장에 더 많이 수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미국시장에 진입을 하는 것이 단순히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세계로 나가기 위해서 미국을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우선 콘텐츠 제작측면에서 보자면 가장 시급한 것이 제작자금, 기술력, 관련 인력이다. 따라서 융자 및 투자펀드의 활성화, 민간자본조달을 위한 콘텐츠가치평가체계의 구축 등도 마련돼야 한다. 특히 자금의 경우 국가차원에서의 자금지원도 필요하지만, 거시적 차원에서는 민간차원에서의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의 가치평가체계를 구축하여 이를 금융권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보다 발전적으로 가기 위해서는 제작기간, 제작 자금의 투명성 확보도 필요한 시점이다.

해외수출을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며, 이러한 면에서는 스토리 등에 못지 않게 이를 구현할 기술력이 중요하다. 이제 스토리와 기술은 별개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기획단계에서 스토리를 구성할 수 있는 기술이 확보되고 그 기술을 사용할 수 없다면 스토리의 재미를 충분히 관객에게 전달할 수 없다.

따라서 스토리를 구성할 수 있는 지성, 감성, 상상력, 창의력 등과 같은 문화적 요소가 융합된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문화산업계 수요를 반영한 핵심기술이 개발되고, 문화콘텐츠 제작업체를 위한 맞춤형 기술 개발의 지원도 더욱 필요하다. 특히 이러한 기술의 민간이전 및 활용촉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력과 관련해서는 수출관련 전문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국제전문가의 문화콘텐츠업계로의 영입을 위한 재교육 등이 필요하다. 또 이를 현지화하기 위한 언어의 활용 그 지역에 맞는 음악, 그리고 그 나라의 문화가 가미된 스토리의 유연성 등 문화콘텐츠의 해외시장 적합성 향상을 위한 현지 전문가 컨설팅 제공 등이 필요하다.

앞으로 기획 자체도 해외를 타깃으로 이뤄지고, 투자 및 제작도 활성화되어 양질의 우리 문화콘텐츠가 더욱 더 많이 만들어지고, 수출되어, 세계적인 제작자와 기업이 탄생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제작자들도 콘텐츠의 해외진출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방향도 설정하고 있다. 이제 좁은 국내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콘텐츠가 아닌 세계를 대상으로 하여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우리 문화콘텐츠를 보고 즐기면서 함께 호흡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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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오락가락하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에 내놓은 지방 아파트 미분양 대책 역시 허점투성이라는 점에서는 이전의 대책들과 하나도 다를 게 없다. 재정과 민간 자금을 활용해 미분양 주택 2만5천 가구를 내년까지 매입하고 대전 등 지방 도시를 투기지역에서 해제해 주택자금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다는 게 정부 대책의 주요 내용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황당하기 짝이 없는 처방들이다.

미분양 아파트 매입이 지방 주택건설업체들의 줄도산을 막아 보려는 고육지책인 것은 이해하겠지만 정책의 타당성이나 실효성은 극히 의심된다. 지난 7월 말 현재 9만8천여 가구에 이르는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 가운데 우선 5천 가구를 공공기관이 사들여 전용면적 60㎡ 이하는 국민임대주택, 60㎡ 초과는 비축용 임대주택으로 각각 활용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한마디로 부동산정책 실패에 따르는 책임을 재정으로 메우겠다는 것이니 말도 안 된다. 문제는 그러고도 기대되는 효과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국민임대주택 건설단가와 감정가격 중 낮은 가격이 적용되므로 시세보다 20-30% 가량 낮을 수밖에 없는데 아무리 사정이 어렵더라도 이미 준공된 아파트를 '떨이'로 팔아 치울 업체가 얼마나 있겠는가.

정부는 민간 자금을 활용해 미분양 아파트 2만 가구를 소화하겠다며 구체적인 방안으로 ▲건설임대자금 융자 ▲매입 임대주택자금 융자 ▲리츠.펀드 등 민간 자금 조성 ▲일반 기업의 사원임대주택 활용 등을 제시했지만 누가 봐도 하나같이 현실감이 떨어진다. 주택경기가 싸늘하게 식어 버린 상황에서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 매입에 선뜻 나설 `눈먼 돈'이 어디에 있겠는가. 재정과 민간 자금으로 미분양 주택을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려고 해도 가뜩이나 임대주택 수요가 없어 빈집이 쌓이는 터에 수요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도 의문이고 불을 보듯 뻔한 기존 입주민들의 반대도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지난 7월과 이달 부산, 대구, 충청권 등 일부 지역의 투기과열지구 해제에 이어 후속 대책으로 내놓은 대전 중구 등 11개 지역에 대한 투기지역 해제도 마찬가지다.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전매 제한이 없어졌지만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금융 규제가 여전한 탓으로 별 효과가 없다고 보고 투기지역 해제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주택수요자들의 매수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약발이 먹히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온 것은 오로지 정부의 탓이다. 정부는 집값을 잡으려고 무리수를 남발하면 설령 목적을 이룬다 하더라도 엄청난 부작용에 시달릴 것이라는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무지막지한 부동산정책을 쏟아냈다. 연초 이래 집값은 마침내 안정되는 모습이지만 부동산시장이 아예 죽어 버리고 지방 주택건설업체들의 도산이 잇따르는 등 참담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까지 시행에 들어갔으니 앞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주택 공급이 위축되고 지방에서는 미분양이 쌓이는 한심한 상황이 연출될까 우려된다. 정부는 이제라도 고집을 버리고 순리를 좇아야 한다. 규제를 풀고 과도한 세금 부담을 줄여 필요한 곳에 주택 공급이 이뤄지고 거래가 되살아나게 해야 한다. 특히 미입주 임대주택이 늘어나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데도 막대한 예산을 들여가며 임대주택 건설을 계속하는 융통성 없는 주택정책은 하루 속히 지양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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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14년 연속 미국 최고의 갑부 자리를 지켰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20일 선정한 '미국의 400대 부자' 순위에 따르면 그는 590억달러의 재산으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세계 최고의 부자는 아니다. 그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호 자리에 오른 사람은 멕시코의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 영국 BBC방송이 지난 7월 보도한 슬림의 재산은 678억달러에 달한다.



그는 남미 최대 통신사인 아메리카 모바일, 전화회사 텔멕스, 무선전화 텔셀 등으로 남미의 통신업계를 주름잡고 있는데 최근 주식값이 급등하면서 세계 최고부호로 떠올랐다.



▦ 하지만 그의 이름은 일반인에겐 생소하다. 지명도로 치면 빌 게이츠에 전혀 상대가 되지 않는다. 여기엔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세계 최고 기부 왕으로 꼽히는 게이츠와는 달리 남을 위해 돈을 쓰지 않는 것도 한 이유일 듯하다.



기부가 사람들을 유복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철학 때문이라나. 그런 그도 최근 남미의 빈곤층을 위한 의료원 설립에 5억달러를 내놓아 거액 기부자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돈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사업가는 산타클로스가 아니다. 기부활동보다는 기업을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 사회에 공헌하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 추석을 앞두고 나라 안팎에서 가슴 뭉클한 기부 이야기가 줄을 잇고 있다. 미국에서는 가치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의 대학 스승의 딸인 바버라 도드 앤더슨(75)이 1억2,800만달러(1,186억원)를 자신이 다녔던 고교에 기부했다.



버핏의 펀드에 투자해 갑부가 된 그녀는 현재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데 버핏이 지난해 370억달러(34조2,879억원)를 빌 게이츠 부부가 운영하는 재단에 기부한 것을 보고 이런 결정을 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73세 재미사업가 박병준씨가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쾌척한 1,000만달러(93억원)는 해외 교포의 모국 기부로는 최고 액이다.



▦ 미국에서는 수십억에서 수백달러에 이르는 기부금을 내는 갑부들이 수두룩한데, 우리 사회는 삯바느질이나 힘든 장사로 돈을 모은 할머니들의 아름다운 기부가 기부문화의 주류를 이룬다. 죄를 지은 일부 재벌들의 '속죄성 기부'는 예외로 치고. 하지만 최근 우리사회도 자녀들에게 유산 안물려주기 운동 등 다양한 기부문화가 활성하고 있다.



기부는 신뢰와 함께 우리 사회를 튼튼하게 받쳐주는 중요한 사회적자본이며, 날로 심해지는 양극화의 한 해법이 될 수도 있다. 올 추석은 가족들과 함께 기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이계성 논설위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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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 로봇 특별법을 둘러싸고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가 갈등을 빚고 있다고 한다. 산자부가 주도해 추진하고 있는 `지능형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안`에 정통부가 이의제기를 하고 나선 것이다.

정통부는 지난주 국회 산업자원위원회가 개최한 `지능형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안에 관한 공청회'에서 법안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시하며 올 회기내 처리를 유보하자는 의견을 냈다. 정통부가 이의를 제기한 것은 국무총리 산하에 로봇산업위원회 설치, 모든 로봇정책업무에 대해 산자부가 관할하는 것, 정부 특혜성 로봇랜드, 로봇연구기관 신설, 1조원에 달하는 과도한 예산 책정 재검토, 로봇펀드 발행에 정부의 과도한 예산지원 등 6가지의 법안 내용이다.

정통부는 내부적으로 산자부가 협력부처와 사전 조율없이 혼자 로봇정책을 독점하려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정통부의 반발이 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산자부측은 의원입법으로 법안이 발의되기 전에 부처와 협의하는 것이 아니라, 발의된 이후 관계부처와 협의하는 게 관례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지능형로봇 관련 특별법안을 독자적으로 추진했다는 것이다.

산자부가 협력부처인 정통부의 의견을 묻지 않고 독자적으로 로봇 특별법안을 추진한 사안에 대해 정통부는 섭섭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감정적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 공청회를 통해 제시한 정통부의 반대 의견에는 다소 격앙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로봇법안을 둘러싸고 벌이는 산자부와 정통부의 마찰은 `U시티건설지원법'을 놓고 행정자치부와 건설교통부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행자부와 건교부의 주도권 다툼으로 U시티관련 법안은 현재 표류하고 있는 상태다. 법안 통과가 지연되면서 일부 U시티 사업은 차질을 빚고 있다.

IPTV관련 산업도 마찬가지다. IPTV 법안이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 문화관광부의 입장차이로 수년간 처리가 지연되면서 관련 사업에 투자했던 기술인력, 개발비 등 국력이 낭비되고 있다. 더욱이 국제표준화 경쟁에서도 뒤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정 사안을 놓고 관련 부처간 갈등을 빚을 수는 있다. 그러나 자신의 입장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부처간 양보할 부분이 있으면 양보해야 한다. 로봇산업도 예외일 수 없다.

로봇산업은 참여정부의 차세대 성장동력사업 분야 중 하나이다. 참여정부 들어 그만큼 로봇산업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말이다. 로봇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차질없이 육성하기 위해서는 부처간의 긴밀한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로봇 특별법안은 로봇산업 육성을 위한 기본 인프라를 담고 있어, 로봇수요를 촉발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부처간 갈등은 자칫 법안을 표류시킬 수도 있어 로봇산업 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로봇법안은 로봇산업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세부 법안은 관계 부처와 협의를 통해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

산자부와 정통부는 더 이상 명분없는 로봇 주도권 다툼을 그만둬야 한다. 지나치게 밥그릇 싸움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는 듯하다. 부처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 로봇산업에 이로울 게 없다. 두 부처는 로봇산업 성장에 초점을 맞춰 양보와 정책협조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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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대학 및 공공연구기관의 연구개발(R&D) 특허 성과가 여전히 ‘외화내빈’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이 분석한 ‘2007년도 국가 R&D 특허성과 조사·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 1년 동안 발생한 국가 R&D 특허 출원건수는 7670건으로 전년보다 40% 정도 늘었다. 특히 등록 건수는 같은 기간 2687건에서 5062건으로 88%나 증가해 외형적으로는 풍성한 수확을 거두었다. 하지만 질적으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1999년부터 2006년까지 국가 R&D로 발생한 등록 특허의 기술 이전율은 평균 6.3%에 불과했는데 공공기관은 이보다도 훨씬 낮은 1.9%에 그쳤다. 반면에 대학은 공공기관 보다 양호한 15%의 기술이전율을 기록해 평균보다 두 배 정도 높았다. 이는 대학이 최근 들어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는 등 기술이전에 적극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의 기술 이전이 부진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예컨대 기업과 매칭펀드로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많아 자연히 다른 기업에 기술 이전하는 것이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공공기관의 기술이전율이 평균 2%도 안 된다는 것은 문제다. 사업과 상업화로 연결되지 않는 기술개발은 큰 의미가 없다. 사실 대학과 공공기관의 연구개발 성과가 도마에 오른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불과 2년 전에도 정부는 대학이 우리나라 R&D 투자의 10%를 점하고 있음에도 전체 특허 출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5%밖에 안 된다며 문제점을 제기했다. 공공기관도 전체 R&D 투자의 14%임에도 특허 출원은 전체의 2.9%에 불과했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대학과 공공기관의 연구개발 특허 성과가 외화내빈에 그치고 있다니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더욱 강도 높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지난 5월 국가 R&D 사업으로 창출된 연구성과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범 부처차원의 ’국가 R&D 성과관리 방안’을 마련,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방안에 따라 과기부는 국가 R&D사업을 통해 창출된 연구성과를 유형별로 표준화해 관리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추적평가 등 연구성과 활용실적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직 성과가 나오기 이른 시점이지만 당시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지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철저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또 대학·출연연·연구관리 전문기관·성과물 전담 관리기관 등과 함께 전담팀을 구성해 연구성과를 관리하겠다는 약속도 지켜져야 할 것이다.

 대학과 공공기관의 기술이전을 보다 촉진하기 위해서는 국가 R&D 사업 특성을 반영한 평가 체계가 시급하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인력 양성·연구기반 조성 같은 그 목적상 특허가 발생하기 어려운 곳에서도 다량의 특허가 출원된 것은 그만큼 현행 평가가 정량적 성과에 치우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R&D 사업 목적에 맞는 평가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특허 성과를 질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 개발도 요구된다. 국가 연구개발의 질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현실에서 더 이상 국가 R&D 성과가 양적으로만 성장하는 기형적인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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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금융시장이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으로 한동안 휘청거렸다. 다행히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큰 폭의 금리 인하와 재할인율 인하를 단행하면서 사태는 일단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 듯하다. 그러나 실물경제에 어느 정도의 타격을 주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느 정도 타격이 발생할지는 현재로서는 낙관하기 힘들다.

그러면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이자 제1의 해외직접투자 대상지인 중국은 안전한가. 1차적 파장만을 보면 그리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건설, 공상, 교통, 초상, 중신 등 6개 은행을 다 합쳐도 서브프라임 투자 손실 규모가 49억위안(약 6000억원)에 불과하고, 이 정도는 중국이 충분히 감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실 규모가 이렇게 작은 것은 해외 모기지 투자액(1075억달러) 중 서브프라임의 비중이 낮은 데다가 자본시장의 대외개방도나 모기지론의 증권화 수준이 아직은 국제수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2차 충격까지 감안하면 안심하긴 이르다. 만일 서브프라임 위기로 미국 실물경기가 둔화되고 달러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한다면, 전체 수출의 21% 이상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도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미국으로서도 중국과 2325억달러의 무역적자(2006년 기준)를 보고 있으므로 위안화 절상압력을 강화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중국에 진출한 기업뿐만 아니라 부품과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 철강, 유화, 자동차 업종의 기업에게도 결코 득이 될 게 없다.

더 심각한 것은 중국 부동산 시장 내에 ‘자산 버블(asset bubble)’이 조용히 축적되는 점이다. 수차례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도시민들은 20% 정도의 현금만 있으면 쉽게 모기지론을 빌려 아파트를 살 수 있다. 향후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 낮은 실질금리,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 자산 폭락 경험의 부재, 상업은행들 간의 대출 경쟁, 동일 물건에 대한 중복융자(발주업체, 시공사, 입주자) 등도 버블 형성에 각기 한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위험은 항상 예기치 않게 다가온다. 금리인상 기조가 세계적으로 확산돼 경기가 둔화되고, 베이징올림픽을 전후하여 가격상승 기대심리가 꺾이게 되면 버블이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 자산가치 하락에 대한 공포, 원리금 상환의 어려움 때문에 매물이 늘어나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아도 부실 국유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들은 모기지론의 부실화로 재무 건전성이 더욱 악화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당장 금융 외환위기에 휘말린다는 얘기는 아니다. 금융당국의 위기관리능력이 뛰어나고 외자유입액과 외환보유고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다만 긴축기조의 강화에 대비할 필요는 있다는 얘기다.

중국 부동산 관련 펀드에 가입하려는 개인은 보다 신중해야 할 것이고 중국 부동산을 직접 개발·구입하려는 기업은 현지 중개업자의 설명만 믿고 아파트나 부동산을 섣불리 구입해서는 안 된다. 불법·편법적인 투자는 막대한 투자 손실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강력한 세제 법규상의 제재를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조정기임을 감안, 중국 정부의 통화·금리 및 부동산 정책 동향을 보다 면밀히 점검하고, 토지사용권 획득 시에는 지방정부의 말만 믿지 말고 구입희망 토지가 매각(出讓) 대상이 되는 적법 국유토지인지, 그리고 진출희망 지역이 합법적인 개발구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건설교통부 산하 기관과 코트라 등도 중국 정부의 부동산 정책 동향, 지역별·분야별 가격 추이와 투자 리스크 등을 점검하여 정기적으로 공표해 주는 서비스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김익수 고려대 교수·국제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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