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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금융시장이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으로 한동안 휘청거렸다. 다행히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큰 폭의 금리 인하와 재할인율 인하를 단행하면서 사태는 일단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 듯하다. 그러나 실물경제에 어느 정도의 타격을 주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느 정도 타격이 발생할지는 현재로서는 낙관하기 힘들다.
그러면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이자 제1의 해외직접투자 대상지인 중국은 안전한가. 1차적 파장만을 보면 그리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건설, 공상, 교통, 초상, 중신 등 6개 은행을 다 합쳐도 서브프라임 투자 손실 규모가 49억위안(약 6000억원)에 불과하고, 이 정도는 중국이 충분히 감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실 규모가 이렇게 작은 것은 해외 모기지 투자액(1075억달러) 중 서브프라임의 비중이 낮은 데다가 자본시장의 대외개방도나 모기지론의 증권화 수준이 아직은 국제수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2차 충격까지 감안하면 안심하긴 이르다. 만일 서브프라임 위기로 미국 실물경기가 둔화되고 달러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한다면, 전체 수출의 21% 이상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도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미국으로서도 중국과 2325억달러의 무역적자(2006년 기준)를 보고 있으므로 위안화 절상압력을 강화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중국에 진출한 기업뿐만 아니라 부품과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 철강, 유화, 자동차 업종의 기업에게도 결코 득이 될 게 없다.
더 심각한 것은 중국 부동산 시장 내에 ‘자산 버블(asset bubble)’이 조용히 축적되는 점이다. 수차례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도시민들은 20% 정도의 현금만 있으면 쉽게 모기지론을 빌려 아파트를 살 수 있다. 향후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 낮은 실질금리,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 자산 폭락 경험의 부재, 상업은행들 간의 대출 경쟁, 동일 물건에 대한 중복융자(발주업체, 시공사, 입주자) 등도 버블 형성에 각기 한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위험은 항상 예기치 않게 다가온다. 금리인상 기조가 세계적으로 확산돼 경기가 둔화되고, 베이징올림픽을 전후하여 가격상승 기대심리가 꺾이게 되면 버블이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 자산가치 하락에 대한 공포, 원리금 상환의 어려움 때문에 매물이 늘어나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아도 부실 국유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들은 모기지론의 부실화로 재무 건전성이 더욱 악화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당장 금융 외환위기에 휘말린다는 얘기는 아니다. 금융당국의 위기관리능력이 뛰어나고 외자유입액과 외환보유고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다만 긴축기조의 강화에 대비할 필요는 있다는 얘기다.
중국 부동산 관련 펀드에 가입하려는 개인은 보다 신중해야 할 것이고 중국 부동산을 직접 개발·구입하려는 기업은 현지 중개업자의 설명만 믿고 아파트나 부동산을 섣불리 구입해서는 안 된다. 불법·편법적인 투자는 막대한 투자 손실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강력한 세제 법규상의 제재를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조정기임을 감안, 중국 정부의 통화·금리 및 부동산 정책 동향을 보다 면밀히 점검하고, 토지사용권 획득 시에는 지방정부의 말만 믿지 말고 구입희망 토지가 매각(出讓) 대상이 되는 적법 국유토지인지, 그리고 진출희망 지역이 합법적인 개발구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건설교통부 산하 기관과 코트라 등도 중국 정부의 부동산 정책 동향, 지역별·분야별 가격 추이와 투자 리스크 등을 점검하여 정기적으로 공표해 주는 서비스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김익수 고려대 교수·국제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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