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전략기획본부장


지난 10∼11일 양일간 문화콘텐츠 국제 컨퍼런스 `디콘 2007'이 개최됐다. 첫 날인 10일에 기조연설 발표가 3개 있었다. 첫 번째 연설은 팩맨 게임의 성공의 비밀에 대해 일본 동경 폴리텍대학의 토루 이와타니 교수가, 두 번째 강의는 글로벌 경제의 문화콘텐츠 창작이라는 주제로 MTV네트워크의 레오 츄 감독이 강의했다.

마지막 강의는 심형래 감독의 강의였다. 심 감독은 독자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영구아트만이 만들 수 있는 영화 제작 방법을 찾게 됐으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세상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콘텐츠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워'는 그간의 국내 논쟁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개봉해 800만 명이 넘는 전국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최고의 흥행 영화로 자리 잡았고, 14일에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2275개의 스크린으로 미국 전역에서 개봉했다. 개봉 후 첫 사흘간 미국 박스오피스 순위는 4위였다.

일각에서는 재미있는 영화면 충분하다는 의견과 스토리가 빈약하다는 의견이 교차하는 가운데서도 `디워'는 좋은 흥행성적을 기록했고, 이 방향이 한국의 콘텐츠가 나가야 할 방향을 한편으로는 제시하고 있다.

이제 한국의 콘텐츠 산업전략도 변해야 한다. 그간의 콘텐츠산업이 국내시장 성장에 초점이 맞추어 왔다고 한다면, 이제는 세계시장을 공략할 수 있도록 수출위주로 바뀌어야 한다. 특히 한미 FTA의 국회 비준을 앞두고 있는 상황을 생각해볼 때, 미국시장에 더 많이 수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미국시장에 진입을 하는 것이 단순히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세계로 나가기 위해서 미국을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우선 콘텐츠 제작측면에서 보자면 가장 시급한 것이 제작자금, 기술력, 관련 인력이다. 따라서 융자 및 투자펀드의 활성화, 민간자본조달을 위한 콘텐츠가치평가체계의 구축 등도 마련돼야 한다. 특히 자금의 경우 국가차원에서의 자금지원도 필요하지만, 거시적 차원에서는 민간차원에서의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의 가치평가체계를 구축하여 이를 금융권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보다 발전적으로 가기 위해서는 제작기간, 제작 자금의 투명성 확보도 필요한 시점이다.

해외수출을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며, 이러한 면에서는 스토리 등에 못지 않게 이를 구현할 기술력이 중요하다. 이제 스토리와 기술은 별개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기획단계에서 스토리를 구성할 수 있는 기술이 확보되고 그 기술을 사용할 수 없다면 스토리의 재미를 충분히 관객에게 전달할 수 없다.

따라서 스토리를 구성할 수 있는 지성, 감성, 상상력, 창의력 등과 같은 문화적 요소가 융합된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문화산업계 수요를 반영한 핵심기술이 개발되고, 문화콘텐츠 제작업체를 위한 맞춤형 기술 개발의 지원도 더욱 필요하다. 특히 이러한 기술의 민간이전 및 활용촉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력과 관련해서는 수출관련 전문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국제전문가의 문화콘텐츠업계로의 영입을 위한 재교육 등이 필요하다. 또 이를 현지화하기 위한 언어의 활용 그 지역에 맞는 음악, 그리고 그 나라의 문화가 가미된 스토리의 유연성 등 문화콘텐츠의 해외시장 적합성 향상을 위한 현지 전문가 컨설팅 제공 등이 필요하다.

앞으로 기획 자체도 해외를 타깃으로 이뤄지고, 투자 및 제작도 활성화되어 양질의 우리 문화콘텐츠가 더욱 더 많이 만들어지고, 수출되어, 세계적인 제작자와 기업이 탄생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제작자들도 콘텐츠의 해외진출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방향도 설정하고 있다. 이제 좁은 국내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콘텐츠가 아닌 세계를 대상으로 하여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우리 문화콘텐츠를 보고 즐기면서 함께 호흡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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