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원 산자부 미래생활산업본부장


로봇의 기원은 언제부터일까. 기원전 8세기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등장하는 `황금의 미녀'가 로봇의 시초가 될 것이다. 대장장이 신(神) 헤파이토스의 조수역할로 그려지고 있다.

로봇의 어원은 강제노동을 의미하는 체코어 `로보타'(robota)에서 유래한다. 1920년 체코슬로바키아의 극작가 카렐 차페크가 희곡 `로섬의 인조인간'(Rossum's Universal Robots)에서 처음 사용해 널리 퍼지게 됐다.

19세기까지 주로 소설의 소재로 간주되던 로봇이 1962년 산업현장에 실제 등장하게 된다. 미국의 유니메이션사가 제너럴모터스(GM) 자동차 부품공장에 제조업용 로봇을 최초로 설치하면서 로봇이 생산성 향상의 주역으로 자리잡게 됐다.

제조업용 로봇이 나온 지 50년이 지난 지금 로봇은 이제 산업현장에서 우리생활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사회적 요구와 첨단기술의 발전에 따라 지능형 로봇 시대가 움트고 있는 것이다. 청소, 교육 등 일상노동을 대체하는 지능형 로봇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더욱 커지고 있다. 향후 로봇이 실버인구를 부양하는 수준에 이르게 되면 인구 고령화 문제의 대안 역할도 하게 될 것이다.

극한 환경에서 로봇의 진가는 더욱 빛난다. 방사능이 높은 원자로 내부에서 작업을 한다든지, 물 속이나 우주환경에서 작업하는 로봇은 인간의 능력을 더욱 확장시킨다.

첨단기술이 융합된 로봇기술을 응용하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이룰 수 있다. 이런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해 선진국은 로봇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은 휴머노이드 개발에 주력하고 있고, 미국은 군사로봇과 우주로봇 등을 주도하고 있다. 유럽은 요소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참여정부 들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의 하나로 로봇산업을 선정했다. 주관부처인 산업자원부에 로봇팀을 신설해 협조부처인 정보통신부와 함께 로봇산업 정책발굴과 업계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국회에서 로봇포럼이 결성돼 활동하기 시작한 것도 우리나라 로봇산업 미래에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로봇산업을 통해 선진경제의 발판을 다지기 위해 정부는 우선 로봇 기술개발사업의 전략적인 투자방향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최근 로봇 전문가와 수요기관으로 구성된 민관 공동 로봇기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대규모 시장창출 정책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로봇 놀이기구, 체험관, 전시장 등이 어우러진 대규모 로봇 테마파크 조성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로봇 기술개발사업에 일반인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로봇펀드도 도입할 계획이다.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시대를 대비한 `로봇윤리헌장' 제정도 추진되고 있다. 로봇 생산자와 소유자, 그리고 로봇이 지켜야 할 기본원칙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내 최대 규모 로봇전문행사인 `로보월드 2007'도 더욱 내실 있게 추진될 것이다. 로봇 구매자는 물론 일반인과 전문가가 함께 만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은 `21세기는 로봇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로봇은 가까운 미래에 우리 생활의 패러다임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다.

산업측면에서도 지난해 국내 로봇산업 매출액은 7660억원으로 2003년 이후 매년 4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시장 주도를 위해 산업체, 연구기관, 학계가 함께 노력한다면 로봇산업은 분명 `제2의 반도체 신화창조'의 주역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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