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케이티(KT), 기업은행, 삼성화재, 지역난방공사 등이 고객만족경영을 제대로 실천하는 기업으로 뽑혔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은 15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2007 한국의 경영대상 고객만족경영대상’ 시상식을 열어 모두 31개 기업(기관)에 상을 줬다. ‘고객만족경영대상’은 올해부터 ‘한국의 경영대상’으로 통합 운영되는데, 상의 특성은 유지하되 품격을 더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주최 쪽은 설명했다.

종합대상과 3개 부문에 걸쳐 수상대상을 선정한 올해는 종합대상 부문에서 케이티가 5년 연속, 삼성석유화학과 한국지역난방공사, 한화리조트가 4년 연속 대상을 받았다. 또 기업은행, 삼성화재, 우리은행, 우정사업본부, 윤선생영어교실 ㈜현대영어사가 2~3년째 대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특히 지난해까지 고객만족경영대상을 5년 연속 받은 케이티에프(KTF)는 ‘고객만족경영의 상징’으로 인정할 만하다는 심사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올해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지금까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삼성애버랜드와 교보생명, 현대백화점에 이어 네번째다. 케이티에프는 2003년 도입한 ‘굿 타임 경영’을 통해 서비스와 제품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고객 경험의 품질까지 높이기 위한 노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개인상인 최고경영자상은 강권석 기업은행장한테 돌아갔다.

삼성석화·지역난방공사
4년연속 대상에 올라
서비스혁신 SK건설 등 영예


부문별로는 고객가치혁신, 사회가치혁신, 서비스혁신 등 3개 부문에서 모두 21사가 수상했다. 고객가치혁신 부문에서는 메리츠화재, 현대해상이 대상을, 신한카드, 한솔교육, 형지어패럴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사회가치혁신 부문에서는 한국가스안전공사(3년 연속)를 비롯해 부산광역시,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대상을 받았고, 한국공항공사, 한국조폐공사, 용인시가 최우수상을 각각 받았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부문 대상으로 신설된 서비스혁신 부문에서는 에스케이건설, 대통령 경호실, 아주오토렌탈, 킨텍스, 동화자연마루, 예본안과 등 10곳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올해 수상업체 및 기관들의 면면에선, 그동안 대기업과 서비스업종 중심으로 이뤄지던 고객만족경영이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에스케이건설, 경상북도 개발공사, 동화자연마루, 서브원 등 건설·제조업종의 참여도가 높아졌고, 예본안과, 레드캡투어 등 중소형 규모 기업들의 관심도 커졌다. 참여정부의 지속적인 고객중심 혁신활동의 결과로,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의 공공기관과 부산광역시, 용인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성과 또한 우수하게 나타났다. 김희철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시에스(CS)경영본부장은 “많은 기업들이 고객만족경영을 단순히 고객 확보 차원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핵심적인 경영 활동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그 내용도 인적 서비스 일변도를 벗어나 시스템과 프로세스 차원으로 정착시키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사 및 선정을 주관한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은 탁월한 성과를 낸 기업 사례를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다음달 13일 사례 발표회와 콘퍼런스를 열 계획이다. 기조 강연에서는 엘지경제연구원 김주형 원장이 변화하는 고객 요구에 기반한 고객가치경영 방법론을 소개하고, 5년 연속 종합대상을 받은 케이티 남중수 사장은 자사 사례인 ‘원더풀 라이프 파트너’ 전략을 소개한다. 또 부문별 세션에선 제조·건설, 금융, 유통, 통신·교육, 의료·레저, 공공·지자체 등 6개 부문으로 나뉘어 올해 수상 기업들이 각각 핵심적인 성공 사례와 성과를 소개한 뒤 토론을 벌인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어떤 기업 뽑았나 / CEO 철학이 기업문화로 정착




심사위원들은 올해 수상기업(기관)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고객만족경영의 열쇳말로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을 가장 먼저 꼽았다. 수상기업 대부분이, 최고경영자로부터 출발한 고객만족 철학이 모든 조직원들한테 전달돼 고객만족 중심의 기업문화와 시스템이 정착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다.

심사 기준에서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게 바로 최고경영자의 리더십 항목이다. 개인상인 최고경영자상을 받은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나’를 맨 앞에 놓는 은행이 바로 기업은행”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명예의 전당에 오른 케이티에프의 조영주 사장은 “경영자는 고객, 주주, 직원의 충실한 하인”이라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각각 고객중심 문화를 이끌어낸 점이 높이 평가됐다. ‘고객의 소리’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소극적인 고객 정보 수집·관리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고객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고, 그 결과를 내부 시스템과 서비스 개선을 위해 활용하는 사례가 두드러졌다. 케이티의 ‘VOC 종합관리시스템’, 현대해상의 ‘Hi-VOC’ 등이 다양한 고객 요구를 제품·조직의 혁신과 연계시킨 경영 혁신 사례로 선정됐다.

우리은행의 ‘GREAT 서비스’, 에스케이건설의 ‘VITAMIN 서비스’ 등은 차별화된 ‘접점 서비스’로 고객 만족도를 높인 우수 사례다. 예컨대 우리은행은 ‘밝은 미소, 관심 표현, 고객 눈맞춤, 고객 이름 기억, 감사의 마음’으로 이어지는 서비스를 영업점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핵심 테마로 삼고 있다. 고객만족 활동을 평가시스템에 반영하는 추세도 두드러진다. 고객만족 품질 지표, 정기적인 고객만족도 조사 등을 인사평가는 물론 협력업체 평가에까지 반영하는 곳들도 있다. 케이티에프, 신한카드, 우리은행 등은 고객만족 관련 성과가 개인의 인사평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내부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야 다음 단계인 서비스 전달 프로세스가 향상된다는 차원에서 종업원 만족도(ESI), 부서간 업무지원 만족도(ICSI) 조사 등을 추진하는 곳도 많았다. 부산광역시가 직무성과 계약제와 고객 관점의 공통지표를 도입한 것이 좋은 사례다.




어떻게 뽑았나 / 5개부문 나눠 엄격한 심사뒤 최종선정

‘고객만족경영대상’은 기업들의 고객중시 경영을 확산하자는 뜻으로 능률협회컨설팅이 1993년에 제정한 상이다. 올해부터는 ‘한국의 경영대상’과 통합 운영되는데, 국내 기업(기관)의 고객만족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올해는 크게 전사와 개인 부문으로 나누고, 전사 부문은 다시 종합대상, 부문대상으로 나눠 심사했다. 부문대상은 고객가치혁신, 사회가치혁신, 서비스혁신 등 세 분야로 나눠 평가했다. 서비스혁신 부문상은 올해 처음 신설했다. 종합대상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전사 차원에서 조직·경영시스템을, 부문 대상은 분야별로 차별화 된 고객만족 프로그램의 운영 성과를 각각 평가해 최종 수상기업(기관)을 선정했다.

지난 5~6월 기업(기관)의 신청을 받아 7~9월 서류→현장→종합심사를 했다. 경영학과 교수들로 구성된 전문 심사위원단이 서류심사를 통과한 기업(기관)을 대상으로 엄격한 현장심사와 종합심사를 벌여 모두 31개의 최종 수상기업(기관)을 선정했다.

김회승 기자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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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참여정부는 ‘작은 정부 되기를 거부한 최초의 정부’라는 쓴소리가 재계에서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5일 낸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과제’ 건의문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건의문은 이날 각 정당 정책위원회와 규제개혁위원회, 재정경제부 등에 전달됐다.

상의는 건의문에서 “참여정부는 규제개혁의 근본 철학인 작은 정부를 지향하지 않은 최초의 정부로서 시장 중심적 규제 정책 추진에 근원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무원 수의 증가는 규제 총량의 동반 증가를 가져올 수 있으며 이는 결국 규제비용을 초래하고 규제와 개입의 증가를 불러와 민간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1998년부터 2년여에 걸친 규제 정비로 대폭 감소했던 규제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건의문은 “큰 정부적 규제 철학에서 작고 효율적인 정부 구축으로 인식의 대전환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현행 ‘포지티브 규제 방식’(원칙적으로는 금지하되 예외적으로 허용)도 민간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무시, 하향 평준화를 유도하는 만큼 ‘네거티브 방식’(원칙 허용, 예외 금지)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의문은 법인세율 인하, 상속세 할증과세 폐지,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정책 개선,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수도권 입지규제 완화 등 52개 세부 규제 개선안을 담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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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정동영 후보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경제를 국정 운영의 최우선 순위에 놓겠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그러나 성장과 분배에 대한 시각 등 경제 정책의 철학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정 후보는 이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스웨덴을 언급, 노무현 대통령이 추진한 스웨덴식 복지국가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 후보는 영·미식 시장 경제를 위주로 한 ‘실용주의’를 앞세우고 있다.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는 복지국가 모델(정 후보)과 ‘시장의 기능’을 신뢰하는 성장 모델(이 후보)이 맞서는 셈이다.



◆성장 우선론 vs. 성장·분배 동반론

현재로선 경제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은 기업 CEO 출신인 이 후보 쪽에 더 쏠려있는 듯하다. 반면 정 후보측은 중산층·서민을 위한 경제는 자신이 더 강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 7·4·7’공약으로 대표되는 성장 우선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성장을 해야 국민들이 나눠가질 몫도 늘어난다는 논리다. 10년간 7% 성장을 계속해 2017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7대 경제 강국에 진입한다는 플랜을 제시한다.

반면 정 후보는 “성장과 분배는 자전거의 두 바퀴처럼 함께 가는 것”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4000만 중산층 시대’라는 슬로건을 제시한다. 정 후보는 15일 후보 수락 연설에서 “한나라당식 ‘정글 자본주의’를 거부한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한 민간경제연구소 A소장은 “정 후보의 성장·분배 동반론은 현 정부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분배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방법론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감세론(減稅論) vs 용세론(用稅論)

이 후보는 12조6000억원 규모 감세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감세를 통해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주장이다. 법인세 최고 세율을 현행 25%에서 20%로 낮춘다는 공약이 대표적이다. 서민 복지 차원에서 근로자 주택마련과 교육비·의료비 등의 소득공제 확대도 추진키로 했다.

반면 정 후보 측은 “감세냐 증세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세금을 아끼고 적재적소에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용세론’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정부 개혁과 공기업·기금 개혁으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정 후보는 증세(增稅)도 주장한다. 예컨대 파생금융상품 거래세(세율 0.1%) 신설 등을 제시한다. 주식 부자들이 세금을 좀 더 내야 한다는 것이다. 정 후보측 김동렬 정책실장은 “남북 간에 평화 체제가 정착되면 국방비 규모가 줄어들어 그런 자금들을 성장과 복지에 투자할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 후보측 선거대책위원회의 곽승준 정책기획팀장은 “효율적인 작은 정부를 만들면 감세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시장의 기능을 위주로 경제 정책을 편다는 원칙에 따라 ‘작은 정부’를 제시하고 있지만, 정 후보는 ‘통합된 정부’라는 이름으로 복지 등에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역할에 관한 이 같은 정후보의 철학은 노무현 정부의 ‘할 일을 하는 정부론’과 유사해 보인다.

◆대운하 vs. N자형 개발

대운하는 이 후보의 ‘트레이드 마크’다. 향후 4년간 14조원을 투입해 540㎞의 운하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개발시대의 발상이고, 환경 오염의 위험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이 후보측은 “당선되면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 후보는 대운하를 비판하면서도, ‘한반도 N자형 개발’이라는 또 하나의 대규모 개발 계획을 제시한다. 서해안축, 경부축, 동해안축의 세 가지 축을 따라 개발해 영문자 N식으로 개발한다는 것이다. ‘평화경제’라고 이름 붙인 개성공단식 북한 개발에도 중점을 둘 계획이다. 김동렬 정책실장은 “북한 개발은 한국 경제에 블루오션(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은 닮은 듯 달라

현 정부의 ‘세금 폭탄’식 부동산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은 두 후보가 입장이 같다. 1가구 1주택 장기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감면 혜택 공약이 대표적이다. 서민 주택 마련 지원책도 비슷하다.

그러나 종합부동산세에 대해서는 입장이 갈린다. 이 후보는 종부세도 1가구 1주택자 감면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정 후보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 정 후보측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부세 등 현행 부동산 세제의 골격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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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석 기자 islan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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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는 규제개혁의 기본철학인 ‘작은 정부’를 지향하지 않은 최초의 정부로, 시장 중심적 규제정책 추진에 근원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대한상공회의소 보고서)

대한상의와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들이 현 정부의 지난 5년간 경제정책에 대해 싸늘한 평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대한상의는 15일 발표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환경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국내의 규제개혁은 부처중심의 개별적 규제완화나 양적 규제개혁에만 주력하고, 과거 경제구조에 맞춘 규제정책 기조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예로 공무원 증원과 공기업 민영화 유보, 정부산하기관 구조개편 중단 등을 제시했다. 대한상의는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개혁 시스템의 선진화’와 ‘법인세율 인하’ ‘산업자본·금융자본의 분리정책 개선’ 등을 요구했으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각 정당 정책위원회와 재정경제부에 제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이날 각 정당에 전달한 정책건의서에서 “양극화 확산과 고용 없는 성장, 성장 잠재력 저하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이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차기 정부가 지금과는 다른 경제정책을 해야 한다는 경제계의 바람을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훈 기자 inou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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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배성민기자][[30조 쩐의 전쟁 파생상품 트레이더의 세계](3)3인방 투자전략-류혁선 한국證 선물옵션운용부장]

파생상품 트레이더들은 투자자로서의 장수와 장기적인 투자성과의 비결을 투자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우선 꼽았다. 또 잦은 매매 등으로 자신을 소진시키기보다는 중간중간의 휴식과 새로운 목표 설정으로 자신을 재충전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장내파생상품 트레이더의 1세대로 대표적인 투자자로 꼽히는 류혁선 한국증권 선물옵션운용부장(왼쪽 사진)은 트레이딩(매매) 기법 외에도 거래 시스템 구축과 설계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1996년과 1997년 코스피200지수선물(이하 지수선물)과 코스피200지수옵션(이하 지수옵션) 개장이후 줄곧 장내파생상품 트레이더로 활약했고 쌍용투자증권(현 굿모닝신한증권)-동양종금증권-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 등을 거치면서 해당 증권사에서 관련 팀이 신설되거가 확충될 때마다 주역으로 활약했다.

그는 △상대적 가치투자 △현선물 또는 선물/옵션 차익거래 매매 기법을 개발, 매년 수십억원의 차익을 벌었다. 지난해에만 혼자서 백억원대의 매매수익을 올렸다.

류 부장은 장내파생상품 트레이더로서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을 "코스피지수의 방향성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현물과 지수선물, 지수옵션 시장간의 상대적 가치를 분석, 매매에 응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방향성보다는 변동성의 범위에 주목했다는 것.

방향성만 성급히 전망했다면 9.11 테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급락 등 전율스런 급락의 즈음에도 수억원의 이익을 남기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대학 4학년이던 90년 선물옵션 관련 세미나에서 파생상품과 첫 인연을 맺은 류부장은 대학원에서도 옵션 관련 전공을 선택했다. 그뒤 증권사에 입사한 뒤에는 상품거래소(CBOT)와 상업거래소(CME) 등으로 유명한 미국 시카고에 파생상품 연수를 다녀왔다. 류 부장은 자신의 투자성과에 대해 회사로부터 금전적 대가를 받는 것 대신 외국의 시장을 체험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고 향후에도 자본시장통합법 등 금융 관련 법제에 대한 지식을 추가할 예정이다.

지난 96년 선물시장 초기시절부터 활약한 투자에 나서 막대한 수익을 올린 윤강로씨(KR선물 최대주주)는 투자 성공의 비결에 대해 펀더멘털에 근거한 정석투자와 리스크 관리를 꼽고 있다. '압구정동 미꾸라지'라는 별칭으로도 널리 알려진 그는 서울은행 주식운용부에서 파생상품 투자를 시작했고, 98년 은행을 그만둔 이후 매년 높은 수익률로 시장을 놀라게 했다.

그는 평소 철저한 펀더멘털에 근거한 정석투자를 강조한다. 지표와 차트를 해석하고 응용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주가는 펀더멘털을 투영할 수밖에 없다는 것.

또 이익을 최대화하는 것 못지 않게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도 필수 원칙으로 꼽고 있다. 윤씨는 전체자산에서 일정수준(대략 3분의 1)까지 손실을 허용한다는 원칙으로 자산 관리에 충실했다. 또 잦은 매매를 피하고 유연한 손절매, 추세매매 등을 곁들였고 철저하게 시장이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가면서, 투자 규모를 점차 늘리는 방식도 썼다.

또 개인적으로는 금연과 절주를 실천했고 일반인 앞에 잘 나서지 않은 은둔의 법칙 등도 성공 투자철학의 부수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그는 사회공헌에 대한 관심도 커 장학사업 등을 꾸준히 벌여왔고 장기적으로 왜곡된 해외 유학의 이미지를 바꿀 만한 교육사업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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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민기자 bae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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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서전 성격의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경제경영서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남성호 교보문고 팀장은 “자서전이란 키워드로 찾아볼 때 예년에 비해 특히 두드러진 통계치는 나오지 않지만 경제경영서 중에 저자 경험을 바탕으로 한 책들이 부쩍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마시멜로이야기, 배려, 청소부 밥 등 저자의 상상에 기반을 둔 경영우화가 인기를 끌었던 지난 2005년과 지난해 상황과는 구별되는 새로운 트렌드다.

전문가들은 “언제나 가정과 회사에서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 주인공이 등장하고 어김없이 그를 도와줄 멘토가 나타나는 식의 내용에 독자들이 식상해졌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그 대안으로 등장한 게 저자가 직접 자기 경험을 들려주고 교훈을 주기 위해 멘토로 등장하는 자서전류 책들이다.

최근 베스트셀러 상위에 랭크된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는 물론, 시야를 넓히면 전옥표 전 삼성전자 상무가 쓴 ‘이기는 습관’ 등도 여기에 속한다. 이 책들 외에 요즘 눈에 띄는 자서전 3권을 꼽아봤다.

■ 육일약국 갑시다 ■

오기와 전략이 빚어낸 성공 드라마

김성오 지음/ 21세기북스/ 1만2000원

김성오 엠베스트 사장이 15㎡(4.5평)의 약국을 마산의 랜드마크로 만들어낸 성공신화다. 600만원의 빚으로 시작한 약국에서 시가총액 1조원에 달하는 메가스터디의 공동 CEO가 되기까지 과정이다. 현재 메가스터디 계열사 중 중등교육 전문 교육서비스를 하는 엠베스트의 CEO로 있는 그는 600만원 빚으로 약국을 시작해 지금의 성공 신화를 이뤄냈다.

제목 ‘육일약국 갑시다’는 김성오 사장이 마산에서 처음으로 약국을 개업할 당시 택시기사들에게 무턱대고 자신의 약국인 육일약국으로 가자고 한 데서 비롯됐다. 책에 나온 일화가 재미있다.

“나는 택시를 잡는 순간부터 입속으로 ‘육일약국 갑시다’를 되뇌었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도 않는 15㎡의 영세한 약국. 다른 사람도 아닌 그곳의 주인인 내 입으로 ‘육일약국을 가자’고 말해야 하는 낯간지러운 상황이었지만 용기를 냈다.”

저자는 택시를 탈 때마다 일단 ‘육일약국을 가자’고 얘기한 후, 그곳이 어디냐고 물으면 약국의 위치를 부연 설명했다. 그렇게 3년 정도 지나자 한 택시기사가 이렇게 말했다.

“마산, 창원에서 택시기사 한 달하고 육일약국 모르면 간첩이라 안합니꺼.”

그야말로 오기와 치밀한 노력 끝에 얻은 평가다. 저자는 발전된 내일을 위해 전국 유명 약국을 찾아다니고, 성공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남몰래 노력했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겠다’는 의지가 성공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큰 도전이 두렵다면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먼저 자신을 가두는 게으름을 멀리하고 성실함과 열정으로 사소한 습관부터 바꾸라는 것이다. 또 한두 번 실패했다고 절망하지 말고 그 안에서 뭔가 배울 점을 찾으라고 주장한다.

■ 글로벌 광대 김덕수, 신명으로 세상을 두드리다 ■

옛것을 오늘에 되살린 ‘거인’

김덕수 지음/ 김영사/ 1만2000원

국내 최초로 사물놀이를 창시한 사람은 누굴까. 바로 광대 김덕수다. 그는 5살 때 아버지를 따라 무대에 선 이후 50년간 6500회 공연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 전통음악에 재즈, 힙합, 클래식 음악까지 융합시키며 세계를 놀라게 한 전설적 인물인 그가 최근 자서전을 냈다.

‘글로벌 광대 김덕수, 신명으로 세상을 두드리다’는 가장 한국적인 사물놀이란 소재로 세계의 귀와 눈을 사로잡은 글로벌 문화 비즈니스 성공비결을 책에 녹였다.

광대라고 하면 전통적인 한국 사회에서 가장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낱말 중 하나다. 김덕수씨는 어릴 때부터 자신이 광대로 불리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대신 타고난 끼를 제대로 살리는 데 힘썼다.

5살에 조치원 장터에서 ‘새미(무동놀이에서 사미승복을 입고 어른들의 어깨를 올라타고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는 아이)’로 데뷔한 그는 지난 59년 전국농악경연대회에서 7살의 나이에 대통령상을 거머쥐며 천부적 재능을 보였다. 이때 그를 눈여겨봤던 서울국악예술학교의 기산 박헌봉 교장이 그를 불러들인다. 체계적으로 이론과 실기를 가르치고 싶다는 뜻이었다.

김덕수의 서울 생활은 처절했다. 고독감과 배고픔이 함께 그를 괴롭혔다. 한겨울 추위를 이기려 난로를 끌어안고 잠들었다가, 이불을 태우기도 한 일화도 등장한다.

김덕수가 창안해낸 사물놀이는 김덕수의 이런 고생이 빚어낸 작품이다.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우리 전통예술이 근대화와 함께 사라져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전통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지는 않았다. 그에겐 시대를 읽는 눈이 있었다.

당시 많은 전문가가 사물놀이는 전통을 무시한 형태라고 폄하했지만 김덕수는 시대가 변하면, 전통도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는 철학으로 맞섰다. 결국 그는 글로벌 광대로 승리했다.

저자는 옛것과 새것이 충돌하면서 문화가 발전한다고 믿는다. 그의 자서전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읽을 수 있다.

■ 일본을 이긴 한국인 ■

극적으로 성공한 재일동포 이야기

장훈 지음/ 평단문화사/ 1만원

 

일본 프로야구에서 3000안타라는 대기록을 올린 바 있는 장훈 선수의 자서전이다. 이 책은 일본에서 한국인으로 살아야 했던 한 사람의 인생과 그에 얽힌 일본 프로야구 신화를 담담하게 그려냈다.

장훈은 어릴 때 화상을 입어 오른손에 장애를 느꼈고 그래서 왼손잡이로 전향하기도 했다. 그의 투혼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남들과 달리 자기 위치가 특히 불리하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내용이다.

 

【 자서전, 어떻게 쓰나 】

◆ 자신이 직접 쓰거나 구성작가 활용 가능

= 한때 유명인이 쓴 책이 죄다 대필로 이뤄졌다는 소문에 출판업계 전체가 술렁인 적이 있다. 그러나 사실 업무에 바쁜 사람들이 자기 시간을 쪼개 자서전을 A부터 Z까지 직접 완성하는 경우는 현실 제약상 거의 없다. 유명인과 대필작가를 연결해주는 일을 하는 한 출판기획자는 “철저히 비밀리에 작업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그는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국내 최고의 드라마작가가 수억원을 대가로 대필했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는 소문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자서전이라면 실질적으로 타인의 손을 무조건 거쳐야 출판이 가능할까.

절대 아니다.

자신이 직접 쓸 수도 있고 일부 작업만 구성작가로 불리는 전문가 손길을 빌릴 수 있다.

우선 첫 번째로 자신이 직접 자서전을 쓰기 위해선 평소 자신의 삶을 꾸준히 기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매일경제신문사에서 낸 신간 ‘나를 기록하라’에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돼 있다. 저자인 현혜수 생활칼럼리스트는 “하루에 원고지 석 장만 쓴다면 1년 안에 1000장 원고지를 채워 책 한권을 낼 수 있다”면서 “일단 시작만 하면 특별한 사람만 책을 쓰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감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책은 구체적으로 어떤 형식으로 자기 삶을 재미있게 글로 담을 수 있는지를 예시를 통해 잘 보여준다.

두 번째로 언급된 구성작가를 통한 방법은 대필이 사회적 문제가 된 이후 각광을 받았다.

대필작가와 구성작가는 일반인에게 헷갈리는 개념이다. 브랜드매니지먼트사 HNC의 대표 컨설턴트자 CEO독서경영포럼 ‘학사재’를 운영하고 있는 심상훈 작은가게창업연구소 소장은 “대필작가는 인세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음지에서 일하지만 판권 정보에 등장하는 구성작가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인세 대신 원고지 장당 대가를 받는 대필작가와는 달리 구성작가는 나름의 명예와 인세 수입을 챙길 수 있다. 잘나가는 CEO 자서전이라면 수고 명목으로 1000만원 이상은 기본으로 받는다는 부연설명이다.

[이윤규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26호(07.10.17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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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안혜리] “신임 위원장이 큰 정책과 포부를 가진 것 같은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데 대해 연민의 정을 느낀다. 앞으로 임기가 4개월밖에 남지 않았는데 실무자급에서 할 수 있는 얘기 말고 철학이 무엇인지 밝혀 달라.”

 8월 취임해 3년 임기 중 3개월을 갓 넘긴 김용덕 금감위원장에 대해 김중웅 현대증권 회장이 “임기가 4개월 남았다”는 돌출 발언을 했다. 김 회장은 17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경밀레니엄포럼에 강연자로 나선 김 위원장에게 “(정책과 포부를) 성공적으로 펼칠 시간이 많지 않으니 남은 기간 과제의 우선 순위를 명확히 해 달라”고 주문했다. 순간 행사장이 술렁였고, 예상 밖 질문에 김 위원장도 당황했다. 김 위원장은 답변 대신 “제 임기는 3년”이라며 “3년간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막강한 감독 권한을 가진 금융감독과 금융회사의 관계를 감안할 때 감독 당국 수장을 향해 금융회사 CEO가 이처럼 도발적(?) 발언을 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러나 김 회장은 “포럼 참석자들 사이에서 김 위원장이 과도기 수장이니 뭐니 하는 얘기가 나오기에 격려 차원에서 얘기한 것”이라 고 해명했다. 같은 부서에서 일한 적은 없지만 김 회장은 김 위원장의 재무부 시절 선배다. 1976∼80년 재무부 국제협력관, 외화자금과장, 금융정책과장을 지냈다. 이후 학계와 언론계, 현대경제연구원을 거쳐 올초 현대증권 회장에 취임했다. 베스트셀러인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번역자이기도 하다.

안혜리 기자 ▶안혜리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hye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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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교육도 역동성에 도움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모험적이고 혁신적인 투자자들이 많아야 경제의 역동성이 커집니다"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에드먼드 펠프스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18일 매일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서 강연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역동성이 많은 경제가 좋은 경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펠프스 교수는 미시경제학의 분석기법을 거시경제학에 적용한 현대 거시경제학의 선구자로 불린다.

펠프스 교수는 "전문가들이 한국 경제에 역동성이 많다고 평가한다"면서 "경제에 역동성이 많으면 많을 수록 좋고 한국 경제가 더 역동적이 되려면 금융분야에서 모험적이고 혁신적으로 투자하는 벤처 캐피털리스트 등 선의의 투자자들이 많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려면 인문.역사.철학 분야의 지식을 가진 인재가 늘어나야 한다"며 "지식 추구나 자기 실현을 위해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경향은 좋은 경제를 만드는 기반"이라고 인문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의 역동성은 혁신의 경향을 뜻한다"며 "역동성은 기업가들이 얼마나 유망한 상업적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마케팅을 하느냐, 소비자들이 얼마나 호기심이 있고, 실용 정신이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펠프스 교수는 "경제에 역동성이 없어도 성장할 수 있지만 고차원으로 발전할 수 없다"며 "그냥 따라가기만 하면 기업은 생산성을 높일 수 없고 마케팅.혁신.연구개발 쪽의 고용이 감소하며, 소비자들도 신기한 상품을 찾아볼 수 없어 쇼핑의 질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역동성이 적지만 외국인 투자나 외국회사 매수.합병, 외국의 기술.라이선스 구입 등으로 따라하기를 잘하는 국가들도 있다"며 "따라하기를 할 때는 기술을 받아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이 민간지식을 전수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적으로 발달해도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바로 이런 차원에서 지식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자본주의의 역동성에 대해 펠프스 교수는 "자본주의가 원활하게 기능을 하면 역동성이 형성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서 "우호적인 여건이 주어지면 자본주의는 사회주의나 조합주의보다 고용 만족도, 생산성이 모두 높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해서는 "지식 이전의 프로세스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관련 법이 국회에서 잘 통과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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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영암기자][김상환 서울자산 주식본부장 "자기색깔 분명하게 운용"]

30대중반의 주식운용본부장이 탄생했다. 40대중반이 다수인 주식운용본부장에 90학번이 처음 배출됐다.

주인공은 김상환(사진) 서울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서울대 경영학과 90학번인 김 본부장은 10월초 코스모투자자문에서 서울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본부장은 "아직 배울게 많은 연배이지만 유진그룹차원에서 자산운용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고 서울자산운용의 권호진 대표를 신한BNP투신에서 모셨던 인연으로 본부장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또한 "기존 조직원이 모두 나가고 사실상 모든 것을 원점에서 출발하는 만큼 앞으로 자기 색깔이 분명한 운용사로 키우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다소 독특한 경력의 소지자. 공인회계사 생활을 하다가 펀드매니저로 변신했다. 안진회계법인에서 기업합병 관련 실사와 신규사업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던중 뉴밀레니엄을 앞두고 불어닥친 뮤추얼펀드 열풍에 진로를 수정했다. 1999년말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입사, 김영일 팀장(현 한화투신 주식운용본부장) 밑에서 펀드매니저 훈련을 받았다.

김 본부장은 "2000년들면서 IT거품의 붕괴로 시장이 급락하자 대다수 펀드매니저들이 운용원칙을 잃고 우왕좌앙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당시 김영일 팀장은 자기의 운용철학을 굳건히 지키면서 시장에 대응하는 것을 보고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받은 감명은 이후 본인의 운용철학에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김 본부장은 인정했다.

'용장밑에서 약졸없다'고 엄격한 펀드매니저 수업을 마친 김 본부장은 2001년 한국경제신문이 주관하는 펀드대상에서 '혼합형'부문의 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신한BNP투신과 코스모투자자문에서 각각 3년과 1년씩 근무했다. 운용철학이 상이한 3개사를 거치면서 '일시적인 시장유행에 편승하기 보다는 펀더멘털에 근거한 색깔있는 운용이 양호한 성적을 가져온다'는 운용철학을 확신하게 됐다.

그는 "일시적인 시장유행에 편승하는 펀드를 출시하기 보다는 3년이상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는 가치주펀드를 간판펀드로 키우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또한 가치주 펀드와 다소 성격이 다르지만 계량적 분석에 근거한 롱/숏 펀드와 전환사채(CB) 등을 편입하는 펀드 등첨단 금융공학을 접목한 상품을 일반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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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암기자 pya8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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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 CEO / 금융 실크로드 개척자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에 대해 물질만능주의의 대명사 격인 증권업계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 워낙 부드럽고 '의리'를 중시하는 그의 성격 때문이다. 그러나 유 사장을 개인적으로 잘 아는 사람들은 이런 평가에 쉽게 수긍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치밀함과 추진력을 몰라서 하는 소리"라는 반론을 내놓는다.

올 4월 한국증권 사장에 오른 그는 지난해 베트남 펀드 열풍의 주역으로 여의도 증권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런던에서 7년 가까운 영업활동을 한 때문에 '국제통'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리더십에 대한 경쟁력을 더 높이 평가받고 있다. 옛 동원증권과 옛 한투증권이 통합된 한국증권을 이끌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뜻이다.

유 사장에 대한 평가는 부드러움과 강함, 전문성(스페셜리스트)과 통합성(제너럴리스트) 등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그냥 '프랙티컬(practical)'한 사람"이라고 했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라는 것. 그는 이어 "원래 주식투자의 첫째 덕목은 장기 투자고 둘째는 위험관리 아닙니까"라면서 "저도 이 두 가지 원칙에 맞춰 오버하지 않고 또 무리하지 않고 살아 왔습니다"라고 덧붙였다.

1985년 옛 한일은행에 입사해 금융권에 첫발을 내디딘 유 사장은 이후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증권맨'으로서 삶을 시작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증권업계에 입문할 당시 세웠던 목표가 바로 '증권사 사장'이라는 것이다.

"장기 목표를 세우고 장기 투자를 시작한 셈이지요. 80년대 말엔 신입사원이 증권사 사장이 되기까지 25년 넘게 걸렸는데요. 전 그때 20년 안으로 시간을 단축해 보자, 이런 생각을 가졌어요. 19년 만에 사장이 됐으니까 '목표수익률'은 달성한 것 아닙니까."

유 사장은 이 19년간을 리스크 관리의 연속이라고 했다. 그는 "같은 대리였지만 마음 속으로 '난 사장이 될 거야'라고 생각하는 대리는 다르다"며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으면 순간의 행동들은 분명 남들과 다르게 된다"고 말했다.

런던 시절은 더 큰 리스크 테이킹이었다. 1992년 국내 증시가 외국인에게 개방됐을 때 그는 바로 런던행을 결심했다. 선진 금융기법을 현장에서 배워 보자는 목표도 있었고 최고경영자가 되기 위한 도전이기도 했다.

" '고위험 고수익' 아닙니까. 외국인 상대로 한국 주식을 세일즈했던 그 시절, 힘들긴 했지만 많은 걸 배웠어요. 97년 아시아 금융권이, 98년 러시아가 넘어지는 것을 외국에서 지켜보면서 더 냉철해질 수도 있었고요. 특히 계산에만 능숙한 외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여 한 명씩 내 고객으로 만드는 그 순간의 감동과 자신감은 큰 힘이 됐습니다."

'레전더리(Legendary) 제임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유 사장은 무려 6년간 공들여 쿠웨이트투자청을 고객으로 끌어온 사건은 아직도 유명한 일화다.

그는 "일부 외국 펀드매니저는 휴가를 떠나면서 자신의 '북(bookㆍ주식자산)'을 내게 맡기는 경우도 있었을 정도"라면서 "세일즈는 시간은 걸려도 결국 마음을 사로잡는 게 최고"라고 강조했다.

1999년 귀국한 유 사장은 바로 대우증권을 떠났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참 많은 고민과 갈등을 했던 시기였다"면서 "하지만 다른 증권사에서도 이만큼의 열정을 쏟아부으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후 메리츠증권을 거쳐 옛 동원증권으로 자리를 옮겼고, 2005년 6월 옛 한투증권과의 통합으로 한국증권의 일원이 됐다. 이어 바로 기다렸다는 듯 베트남 프로젝트를 터트렸다.

"2000년 7월이었죠? 베트남에 호찌민거래소가 개장했다는 뉴스에 무릎을 쳤죠. 저곳에 먼저 가야겠다고요. 이후로 5년간 리서치를 더 했습니다. 그리고 베트남 증시와 부동산시장 공략에 나선 것입니다. 금융도 이젠 글로벌화에서 승패가 납니다. 우리도 속속 나가야 합니다."

최근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과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 쪽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펀드, 부동산 직접투자 등 방법은 다양하다. 올해 순익 목표인 4600억원 달성이 무난한 터라 해외 사업에 더 많은 자신감이 붙은 것도 사실이다.

유 사장과 관련해 빠지지 않는 평가 중 하나는 바로 '술'이다. 주량 파악이 안 될 정도라는 후문. 유 사장은 "한국증권에서 김남구 부회장 다음으로 잘 마신다고 보면 된다"며 웃었다. 아예 '임원 회식을 하면 모든 임원들이 다 쓰러질 때까지 마시다가 중요한 이야기는 마지막에 유 사장과 김 회장 두 명이 나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올 정도다.

요즘엔 신입사원을 뽑느라 매우 바쁘다고 했다. 증권업계가 호황이라 정말 좋은 인재가 많이 몰려온다고도 했다. 그럼 유 사장이 생각하는 증권사 인재상은 어떤 모습일까.

"개인적으로 미국 베어스턴스의 'PSD' 기준을 좋아합니다. 가난하고(Poor), 똑똑하며(Smart), 부자가 되고자 하는 강한 욕망(Deep desire to become rich)을 가진 사람을 선발한다는 것이죠. 여기에 반드시 CEO가 되겠다는 신념까지 갖고 있으면 최상입니다."

10여 년 후 증권사 CEO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새겨들을 만한 충고다.

■ He is…

'최고의 국제통' '금융 실크로드 개척자' '최연소 증권사 CEO' 등 다양한 수식어가 유상호 사장을 대변한다. 유 사장은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메리츠증권, 옛 동원증권을 거쳤고 1992~1999년 런던에서 국제영업 및 국제금융 업무를 담당했다. 그의 경영철학은 '행복경영'이다.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은 무조건 행복해야 한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1960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와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MBA)을 졸업했고 현재 부인 김소연 씨와의 사이에 딸 한 명을 두고 있다.

[정철진 기자 / 사진 = 김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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