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네 단계 중 주의해야 할 단계가 2단계이다좋은 발상이 떠오르지 않아 중도에 포기할 수 있는 단계지만어느 단계라도 당신의 잠재의식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대개의 경우 우리들은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는 문제가 생기게 되면 통상적으로 곧바로 아이디어를 내려는 경향이 있다.

 

상투적인 문제나 일상적인 문제라면 이렇게 해도 되겠지만새로운 문제라거나 대하기 어려웠던 문제라면 좀처럼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결국은 포기해야 된다.

 

이것은 외압이 없었거나 기존에 갖고 있던 고정관념이나 선입관 때문에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지 몰라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하는 경우나창조력을 향상 시켜야 할 경우그것은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생기게 되는 것인가 하는 메커니즘을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당신이 멋진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던 경우를 돌이켜 생각해 보자과연 어떠한 과정을 거쳐 당신이 그러한 아이디어를 내놓게 되었는지를 더듬어 보는 것이다.

 

미국의 한 심리학자는 여러 명의 아이디어맨의 경험담을 토대로 연구한 결과발상의 4단계설을 발표했다.

 

1단계는 준비기.

이 단계에서는 문제를 정하고다양한 재료를 모으며본격적으로 생각하는 과정으로의식적으로 노력하는 시기다.

 

2단계는 품고 있는 시기.

아무리 생각해도 기발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서 숨이 막힐 것 같은 답답함을 느끼거나 아예 문제를 던져버리고 싶어하는 등의식적으로 노력을 중단하는 시기이다하지만 본인은 깨닫지 못하더라도 잠재의식이 열심히 활동하는 시기다.

 

3단계는 번득이는 시기.

문제 해결의 힌트가 될 아이디어가 갑작스럽게 번득이는 시점이다이 번득임은 본인의 의식적인 노력 없이 나오는 것으로그 타이밍은 대체적으로 문제를 포기하고 쉬거나 다른 일에 몰두해 있을 때가 많다말보다도 시각적 이미지로 나타나는 경향이 강하다.

 

4단계는 검증기.

번득 떠오른 힌트를 음미하여 구체화하는 과정으로이 시기를 거쳐야 아이디어는 비로소 현실적인 감각을 갖추게 된다현실에 적용시켰을 때에 모순되는 것은 없는지과연 이 아이디어가 최선의 것인지 등을 체크한다.

 

 4단계설은 우리가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때의 경험과도 일치한다예를 들어 새로운 것을 기획할 때이것저것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여도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아서 경우에 따라서 며칠씩 한 가지 문제와 씨름하기도 한다.

 

그래도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는 자포자기하거나 비참한 생각에 빠져 포기하거나잠시 다른 일에 몰두해 보기도 한다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사소한 계기로 기발한 생각이 떠오른다.

 

이렇게 아이디어도 술처럼 발효 기간이 필요하다1단계에서 의식적으로 노력을 할 때 생각나는 것들은 대부분 상식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그런 것들이다.

 

2단계 시기를 거쳐야 비로소 좋은 술이 숙성되는 것처럼 아이디어도 익어 간다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시기를 넘기지 못하고 성급하게 결판을 내려고 덤비다가 종종 실패하기도 한다.

 

당신도 잠재의식의 위대한 힘을 안다면 이 과정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0년째 굴리는 애마와 작별을 준비하며 신차를 살피기 시작했다. 여자 치고 운전 좀 한다고 인정받는 실력임에도 연비, 엔진 토크, 최대출력 등에 대해서는 젬병이다. 수치보다 디자인, 색상, 편의사양에 눈길이 간다. 이렇듯 남자와 여자는 차를 고르는 기준이 확실히 다르다. 여성 운전자 1천만 명 시대,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미 여성 운전자를 공략하기 위한 옵션과 최고 편의사양으로 감성 마케팅에 올인하고 있다. 





여자의 감성을 자극하다 

디자인도 기술이다. 기아는 '디자인 기아'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면서 디자인의 획기적인 변화를 선점했다. 소울, K5, 포르테 쿱 등은 디자인으로 여심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케이스. 여성 운전자들에게 디자인이야말로 돈 들이지 않고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옵션인 셈이다. GM대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기존 차에 여성들이 선호하는 색상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공략, '모나코 핑크' 컬러를 채택했다. 혼다의 CR-V는 SUV임에도 여성 운전자가 짧은 치마를 입고도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전고를 30mm 낮게 설계했다. 아이를 뒷자리에 태운 채 운전하는 일이 잦은 주부 운전자를 위한 편의사양도 눈에 띈다. 르노삼성 뉴 SM5는 뒷좌석의 개별 온도 조절이 가능한 '뒷좌석 독립 풀오토 에어컨(선택사양 80만원)'을 적용했으며, 벤츠 My B는 유아 시트 고정장치와 머리·목 보호용 에어백 등 아이를 위한 안전장치에 신경 썼다. 뉴 SM5는 차 안에 향수를 내뿜는 '퍼퓸 디퓨저(선택사양 45만원)'와 5개의 에어 튜브가 운전자의 허리와 등을 마사지해주는 '마사지 시트(선택사양 25만원)'를 옵션으로 채택했다. 특히 불가리 향수 원액 제조업체에서 만든 퍼퓸 카트리지를 꽂으면 차량 내부에 향기가 은은하게 퍼지는 퍼퓸 디퓨저는 장착률이 70%에 이른다. K5는 세계 최초로 '바이오 케어 온열 시트(선택사양 35만원)'를 장착하여 시트 전반에 원적외선과 함께 열이 균일하게 발생해 운전 중 피로감을 줄여준다. 또한 최적의 연비를 자율 조절하는 '액티브 웰빙 에코 시스템'은 연비 높이는 운전 습관을 모르는 여성 운전자를 위한 배려다. 공기 청정 기능 강화도 눈에 띈다. 차량에 따라 클러스터 또는 플라즈마 이오나이저 등 다양한 방식의 음이온 발생 장치가 곰팡이균의 활동과 에어컨 냄새를 억제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해준다. 뉴 SM5, 스포티지R, 투싼 ix, 올 뉴 인피니티 M 시리즈, 캐딜락 뉴 CTX 등이 대표적. 

손 안 대고 코 푸는 스마트 주차 시스템 

초보 운전자와 공간 지각 능력이 취약한 여자 운전자에게 주차는 늘 곤혹스러운 통과의례다. 하지만 몇 번을 긁혀봐야 주차를 마스터한다는 말도 옛말이 될 듯. 차가 알아서 주차하는 시대가 도래했으니. 폭스바겐 골프 2.0 TDI '파크 어시스트'와 벤츠 My B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는 여자 운전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일렬주차를 자동으로 도와준다. 운전자는 핸들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기어를 통해 전진과 후진만 반복하면 된다. 예약 주문만 2만 대를 넘었다는 신형 아반떼에도 이와 비슷한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선택사양 70만원)'이 국내 최초로 적용됐다. 차량 범퍼의 좌우 측면에 장착된 공간 탐색용 초음파 센서가 주차 영역을 탐색, 음성 안내와 클러스터 LCD 창에 표시된 문구에 따라 기어와 브레이크 페달만 조작하면 된다. 기아 K7은 전방 카메라와 후진 시 사각을 감지하는 후방 카메라를 장착, 주차를 쉽게 도와주는 주차 가이드 시스템과 주차 보조 시스템을 탑재했다. K5는 핸들 각도에 따라 자동으로 점등되는 '스마트 코너링 램프(선택사양 70만원)'가 주차를 돕는다. 측면과 사각지대를 비춰 대형 마트나 백화점 등의 지하주차장에서 뛰어난 시인성을 확보해주는 것. BMW 뉴5 시리즈에는 주차나 폭이 좁은 도로 주행 시 시야를 확보해주는 '서라운드 뷰' 기능을, 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4는 5대의 디지털 카메라를 장착해 터치스크린을 통해 360도에 가까운 시야를 살펴볼 수 있다. 

여성의 생활 패턴과 성향을 반영한 수납공간 

여자 오너드라이버의 특징 중 하나가 차에 물건을 많이 보관한다는 것이다. 구두를 여러 켤레 차 안에 갖다 놓기도 하고, 화장품과 액세서리를 곳곳에 쌓아놓는다. 실용적인 디자인을 선호하는 일본 차량에는 다양한 수납공간이 특히 눈길을 끈다. 혼다 CR-V는 운전석 아래에 신발을 수납할 수 있는 '언더 시트 트레이'를 비롯해 보틀 홀더, 책을 보관하는 도어 포켓 등을 마련했다. 닛산 뉴알티마는 수납하기 어려운 오버사이즈 선글라스를 보관할 수 있는 선글라스 박스, 13ℓ 용량의 큰 글로브 박스, 대형 2단 콘솔 박스, 9개의 컵 홀더 등 실용적인 수납공간에 공들였다. 이에 맞서 국산 차량 중에서는 GM대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만점 수납에 도전한다. '언더 시트 트레이'를 비롯해 수납공간만 27가지에 달한다. 

여심을 사로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쉬운 점도 있다. 어떤 신차에서도 급정거를 할 때마다 바닥으로 떨어지는 가방을 위한 수납공간은 찾아볼 수 없으며, 한여름 강력한 자외선을 완벽하게 차단해주는 배려도 부족하다. 다만 10년 전에 비해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는 점은 앞으로 10년 후, 나의 3번째 애마는 완벽한 우먼 컨셉트 카가 되리라 기대하게 한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샘솟게 하려면?




 

좋은 아이디어를 이끌어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을까우리의 뇌는 우주에서 가장 복잡한 물체이다매초마다 100억 개 이상의 뉴런이 시속 400Km의 속도로 머리 안에서 전기 화학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1. 운동을 하라……가장 위대한 "깨달음의 순간들"은 때로는 우리가 수영하이킹 또는 버스를 타기 위해 달려가는 따위의 활동을 할 때 찾아온다. "운동을 하면 의식을 관장하는 뇌가 마치 명상할 때처럼 긴장을 푼 편안한 상태로 빠져듭니다이런 상태에서 보다 창의적인 뇌의 반구가 활동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2. 침대 옆에 종이와 연필을 준비해 두라……우리가 자고 있거나 반쯤 잠들어 있을 때 기발한 해결책이 떠오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잠들어 있을 때도 우리의 잠재의식은 작동하니까요." 옥스퍼드대학교의 약학 교수 수전 그린필드의 말이다한밤중에 멋진 아이디어가 떠올라 잠에서 깨어났는데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그 자세한 내용이 마치 잊어버린 꿈처럼 사라져버린 경험을 누구나 했을 것이다해결책은 펜과 종이를 곁에 준비해 두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즉시 그것을 기록하는 것이다.




3. 아이디어를 이리저리 굴리라……건설적인 비판은 매우 중요하다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구상에 대해 쭉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그 구상의 강점과 약점을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우리는 흔히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해답을 찾아내곤 합니다."




4. 환경을 바꿔라……어디든 새로운 곳을 찾아가면 비록 그곳이 내가 사는 도시의 어느 지역일 경우라도 아이디어가 문득 떠오르곤 합니다

환경의 변화는 우리를 주위에 대해 더 민감하게 만듭니다이처럼 수용력이 풍부한 상태에서 우리의 뇌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더욱 민감해집니다."




5. 마음을 유랑시키라……아이리스는 구름의 다양한 무늬들을 올려다보았고 또 태양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때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구름은 특이하고 추상적이어서 어떤 특정한 것과 관련되어 있지 않습니다이런 이유로 구름은 경직된 사고방식에서 뇌를 해방시켜 특이한 연상을 하게끔 해줍니다."




6. 어버리라……뇌는 24시간 내내 일한다어떤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어떤 문제를 한쪽으로 밀어놓으면 무의식 속에서 그것이 배양된다고 합니다그러다가 갑자기 아이디어가 톡 튀어나오는 것입니다그러면 그 해답이 완전한 형태로 나타나게 됩니다."




7. 할 수 있다고 믿으라……내가 얻은 교훈은 다른 사람들이 무슨 소리를 하든 자신을 믿고 자기가 시작한 일에 매달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개선될 수 있어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나 발명가입니다." 올바른 환경만 조성된다면 깨달음의 순간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아이의 무한한 창의력


강인숙 전문강사

(부산지역사회교육협의회)



대화법을 배우고 있던 어린이집 선생님이 원생  20명을 데리고 어린이 극장에 갔다. 선생님은 극장 측에서 특별히 원생들을 위해 준비한 사탕을 모두에게 나누어 주었다. 잠시 후  한 아이가 말했다.

“선생님 저 사탕 더 주세요.”

예전 같으면 눈을 약간 흘기며 “안 돼” 라고 했을 것이고 아이는 뽀루퉁해져서 상환 진전없이 끝났을 게다. 선생님은 ‘가만있자, 이럴 때 뭐라고 해야 하나. 그래 대화에 방해되는 말을 빼자. 아이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마음을 읽어 주어야지.’ 결심을 하고

“호섭이는 사탕이 더 먹고 싶은가 보다.! ”

“그래요, 선생님 더 주세요.”

“글쎄, 지금 사탕이 8개 있는데 호섭이에게만 더 주면 다른 아이들도 먹고 싶다고 할 텐데   그땐 어떡하지?”

“그러면 요렇게 몇 명만 주세요.” 하며 자기 주변 아이들 5~6명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래? 그럼 저쪽에 있는 친구들이 먹고 싶다고 하면 어떡할까?”

“선생님 좋은 수가 있어요. 사탕을 부수면 돼요.”

“그럼 어떻게 먹지?”

“손가락으로 찍어서 먹으면 돼요.”

그렇구나. 정말 좋은 방법이네. 그런데 지금 손가락으로 찍어 먹으면 혹시 병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데...”

“그러면 어린이집에 가서 손 씻은 다음에 나눠 주세요.”

“그럴까? 호섭이가 그때까지 참을 수 있겠어?”

“예, 선생님 참을 수 있어요.”

호섭이는 신이 나서 큰 소리로 대답했다. 선생님은 그때의 느낌을 이렇게 말했다.

“저는 사탕을 나누어 먹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어요. 5세 아이의 거침없는 상상의 세계를 발견했습니다. 이제 경이로운 눈으로 아이들을 볼 수 있는 마음의 문이 열렸습니다.”

호섭이와 선생님의 대화에서 아이들은 많은 것을 배우는 기회가 되었다. 아이는 자신을 이해해 주는 선생님을 좋아하게 되고 혼자 먹으면 안 되며, 작은 것도 다른 사람과 나누어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참아야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이는 자신을 이해해 주신 선생님, 자존심 상하지 않게 인격적으로 대해 주신 선생님을 통해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도 편안해지고, 참는 일이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임을 배우게 된다.

어른들은 때때로 순수한 아이들의 생각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말문을 닫게 하고, 마음을 닫게 하고, 아이들의 무한한 창의력의 문을 닫게 하는 역할을 해 왔다. 의사이면서 교육자였던 마리아 몬테소리는 “자녀를 키우는 데 첫 번째 피고는 어머니, 두 번째 피고인은 아버지, 그리고 세 번째 피고는 선생님이다.”라고 말했다한다.

과연 나는 어떤 피고로 서게 될까?

 

규칙적인 생활이 창의성을 키운다


흔히들 규칙적으로 생활하면 사고가 딱딱해져서
창작생활을 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창의적인 일은 생활의 방종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규칙적인 생활에서 나온다. 
- 만화가 허영만, (이주형 저, ‘그래도 당신이 맞다’에서)


자유로운 생활에서 창의성이 나온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대가들은 규칙적인 생활과 자기절제, 끊임없는 노력에서 
창의성이 잉태된다고 말합니다.
‘칼의 노래’로 유명한 김훈 선생은 집필실에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는 글귀를 걸고, 천하지사(天下之事) 부진즉퇴(不進卽退),
즉 ‘이미 익힌 재주와 능력이라도 닦지 않으면 
퇴보하게 마련’이라는 사실을 경계하고 있다합니다.

누구든지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다.

 

존시 가이스츠 박사는 40세라는 나이에 제너럴 일렉트릭 사의 연구소장이 되었다그는 “모든 사람에게는 영감이 있다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노력만 하면 이를 더욱 밝게 빛낼 수 있다.” 고 말한다.

유니온 전문학교의 다비트슨 학장과 칼트 전문학교의 카우링 학장의 공동 성명서에서는 “모든 인간은 내부에 창조적인 충동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과학적 발명은 대부분 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훌륭한 창조력에서 시작된다스튜어트 체이스는 “최상의 아이디어는 전문가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로부터 나온다.”라고 말한다.

 

창조적인 재능에는 개인차가 있게 마련이다그것이 유전적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예일 대학의 핸턴트 교수는 청교도 식민의 후예가 취득한 특허 건수와 후대 이민 세대의 그것과 비교해 보고 전자의 혈통이 더 뛰어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아놀드 토인비가 말했듯뉴잉글랜드 사람들의 재간이 뛰어난 것은 유전적인 것보다 그들의 노력 덕분이 아닐까가혹한 환경과 싸운 인디언 조상들의 노력이나 습관이 그 후세들에게 그대로 이어져 왔으리라가장 중요한 것은적절한 시기에 상상력을 잘 활용하는 능력일 것이다.

 

창조력은 시들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만일 내가 상급 학교에 진학을 했더라면 출세할 수 있었을 텐데…’ 라고 생각하다그러나 고등교육이 창조력을 높여 준다는 증거는 없다심지어 대학은 상상이라는 주제를 아예 무시하고 있다.

20세가 되기 전에 자기 직업을 가진 사람은 창조적인 등불에 필요한 좋은 경험을 쌓게 마련이다과학적 검사 결과에 의하면창조적 적성은 학력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수많은 학위를 가지고 있는 윌리엄 이스튼 박사의 말에 의하면“고등 교육을 받아도 어리석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고등 교육을 받지 못했음에도 많은 업적을 남긴 사람들 또한 많다.’고 한다.

 

탁월한 창조력은 그 방면에서 특별한 훈련을 경험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전신기를 발명한 모르스는 직업 초상화가였고증기선을 만들어낸 후루톤 또한 화가였다이처럼 고등 교육을 받지 않고서도 전문적인 지식을 지니게 된 과학자는 얼마든지 있었다그들은 자신의 창조력으로 전문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약점을 극복했다.

네덜란드 어를 모르면서도 영어 강의를 하기 위해 네덜란드로 갔다음악 교육을 받지 못했어도 작곡을 한 사람 또한 많다작가들도 예외는 아니다마크 트웨인은 12세 때 학교를 그만두었으나 훗날 예일 대학에서 명예박사 칭호를 받았다그의 소질은 인생 경험에서 나온 것이었다그는 여러 곳을 여행하며 자신의 정신을 창조적 보물로 가득 메웠고자신의 펜을 통해 그것을 세상에 내놓았던 것이다.

 

두뇌가동률을 높이는 10가지 방법


첫째, 삶의 목표를 또렷이 한다
목표가 또렷하면 추구하는 문제가 분명하게 된다. 

둘째무엇을 하든 어중간하게 할 것이 아니라 완벽한 경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한다. 

셋째문제 해결형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항상 어떻게 개선하고 혁신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부과한다
두뇌는 늘 해결해야 할 숙제를 안게 된다
. 

넷째스펀지처럼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빨아들인다. 
개선과 혁신은 지식과 정보가 충분히 입력되어 있을 때 가능하다
두뇌는 거의 무한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 

다섯째지적 자극에 자신을 노출시킨다. 
호기심을 갖고 주변을 주의깊게 관찰하라. 

여섯째메모광이 된다. 
메모는 호기심의 정도를 나타낸다
끊임없이 문제해결을 위한 새로운 정보를 두뇌 속에 입력해야 한다
. 

일곱째생활을 단순화하여두뇌 속에 여백을 갖는다. 
쓸데없는 일들로 두뇌가 가득차지 않도록 하며
지나친 분주함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
. 

여덟째마감시간을 정하고 일하는 습관을 갖는다. 
폭발적으로 에너지를 투입하게 된다. 

아홉째스스로 성과를 끊임없이 측정하고 평가한다. 

마지막으로두뇌 활동의 피크타임을 철저히 이용한다. 

Creativity and the Role of the Leader...창의성 높이는 리더가 되는 법

 

테레사 M. 아마빌, 묵티 카이레


창의성은 사업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지만 경영자의 최고 의제로 인식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창의성은 독창적이고 적합한 무언가를 창조해 내는 능력, 즉 신규 사업을 실행하거나 거대 기업이 최고 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가 정신에 필수적이다. 그러나 창의성이 측정 불가능하다는 인식 때문에, 여기에만 집중하는 것이 실행 능력을 강화하는 것보다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해 관리자들은 이 부분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창의성은 인류학부터 신경과학에 이르는 다양한 학문에서 오랫동안 집중적으로 연구돼 왔다. 경영학자들도 창의성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치열한 경영전선에서 한 걸음 물러나 기업경영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 보고자 하는 경영자라면 누구든 창의성에 대한 방대한 분량의 연구자료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지난날 일부 경영자들만 하던 이런 고민들을 이제 많은 경영자가 공유하고 있다는 점은 더욱 다행스럽다. 혁신 중심 경제로의 이행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오늘날 많은 임원이 실행 능력을 갖추고 있고 신제품의 수명 주기는 매우 짧아졌다. 최고의 아이디어를 가장 많이 낸 사람만이 살아남을 만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창의성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는 신랄한 질문이 쏟아진다. 창의성은 무엇인가, 창의성은 왜 중요한가, 창의적인 기업의 리더들이 결정을 내릴 때 창의성은 어떤 지침을 제시해 주는가.


이론과 실제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우리는 최근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에서 이틀 동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디자인 컨설팅업체 아이디오(IDEO), 기술 혁신기업 E잉크, 인터넷 거대기업 구글, 제약회사 노바티스 등 창의성이 필수적인 기업의 리더들이 참석해 토론을 가졌다. 저명한 학자들이 자신들의 가장 중요한 최신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총 100명의 참석자들이 조직의 창의성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 기간에 기업 리더십의 새로운 의제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갔다. 처음에는 창의성이 과연 관리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팽배했다. 인튜이트의 공동창업자 스콧 쿡은 관리가 창의성에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토론회가 끝나갈 때쯤 참석자 대부분은 창조적인 프로세스에도 분명 관리나 경영의 역할이 있다는 데 동의하게 됐다. 이는 경영에 대한 기존 연구에서 밝혀진 것과는 다른 사실이다. 이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언급한 바람직한 리더십은 하나의 공통된 견해에 기반하고 있다. 즉 창의성을 관리할 수는 없지만 창의성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경영할 수는 있다는 사실이다.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라

리더십에서 최우선 순위는 창조적인 업무에 적절한 인재들을 적시에, 적정한 수준으로 참여시키는 일이다. 가장 첫 단계는 리더가 직원들의 역할을 다시 설정하는 것이다. 직원들은 위에서 내려온 전략을 무조건적으로 실행하기보다 상상력을 발휘해 조직에 기여해야 한다. 쿡은 “과거 경영자들은 프로젝트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직원들을 배치하는 일에 주력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경영진만이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모든 직급에서 아이디어를 취합하라 쿡은 구글의 깜짝 놀랄만한 혁신 사례를 들려주었다. 구글 창업자들은 경영진이 승인한 아이디어와 윗 선의 지지를 받지는 않았지만 조직 전체에서 실행되는 아이디어의 전개 추이를 살펴본 결과 후자의 성공률이 훨씬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세컨드 라이프로 유명한 린델 랩의 창업자 겸 회장 필립 로젠데일은 직원 대부분에게 상당한 자율권을 부여할 것을 주장하면서 최대 효과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동기와 참여에 의해 나온다고 말했다. 


윌프리드 로리에대 벤슨 호니그 교수와 이스라엘 경영대의 이스라엘 드로리 교수가 내놓은 연구는 조직 전체에 창조적인 책임을 분배하지 않을 경우 어떤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이들이 연구한 한 컴퓨터 그래픽 기업은 1996년 창업한 뒤 7년 만에 무너졌다. 이 기업이 초기의 엄청난 성공에도 불구하고 결국 쇠락의 길을 걷게 된 이유는 여러 차례 수상 경력이 있는 창업자의 능력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조직의 창의성을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었다.

 

협동을 장려하고 촉진하라 리더들이 조직의 모든 레벨에서 아이디어를 구할 경우 IDEO의 파트너인 디에고 로드리게스가 언급한 “아이디어는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다는 잘못된 통념”을 방지할 수 있다. 지난날 여러 혁신은 개인의 머리에서 나온 사례가 많지만 오늘날 현실에서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의 기여가 필요하다. 


로드리게스는 “위키피디아나 이노센티브(과학자집단과 전 세계 주요 기업을 연결해 각종 연구·개발 과제를 해결해 주는 인터넷 비즈니스 회사)의 경우를 생각해 보라”고 조언한다. 그는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이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런 조직의 기본 구조는 중앙 집중적이거나 상명하달식이 아니다. 사람들은 누가 시켜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상호의존적인 네트워크에 각자 기여함으로써 보상을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오늘날과 같이 네트워크가 탄탄한 세상에서도 조직이 인터넷을 활용해 같은 문제에 참여한 인재들의 창의력을 온전히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조직 외부 인재들의 기여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스콧 쿡의 고찰은 ‘기여 혁명’ 참조)


옥스퍼드대 사이드 비즈니스스쿨의 빅터 세이델 교수는 연구를 통해 리더들이 조직의 협력을 이끌 수 있는 방법 한 가지를 발견했다. 신제품을 개념화할 때 ‘협력의 상징물’을 활용하는 것이다. 세이델 교수는 분명한 선례가 없을 경우 하나의 비전을 공유하기 힘들기 때문에 급진적인 혁신에서 협력을 유도하는 방법에 집중했다. 그는 성격이 전혀 다른 3개 업종에서 히트 상품 6개를 분석해 상품개발팀이 아이디어를 조율하기 위해서는 시제품뿐 아니라 상징, 유추 등을 모두 동원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스탠퍼드 공대의 로버트 서턴 교수는 대부분의 기업에서 엄격한 위계질서와 직급간 격차 때문에 아이디어 교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서턴 교수는 오늘날 기업 내에서 직급간 급여에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 부분에서 형평성이 개선된다면 더 많은 직원이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턴 교수는 리더들이 조직 내에서 다른 이를 돕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다른 많은 사람이 문제 해결에 훨씬 더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음에도 영향력 있는 사람들만이 회의를 주도하는 장면을 떠올리며 얼굴을 찡그렸다. 그는 “사람들이 필요할 때 입을 다물도록 하는 것이 경영진의 임무”라고 말했다.


조직이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도록 하라 메디치 효과의 저자인 프란스 요한손은 여러 분야의 창의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과의 인터뷰에 기반해 혁신은 각기 다른 영역, 배경, 전문성을 지닌 사람들이 각자의 생각을 공유할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어떤 문제들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해소를 위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브라운대의 한 두뇌과학 프로그램에서는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컴퓨터 커서를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수학자, 의사, 신경과학자, 컴퓨터 과학자 등으로 팀을 구성했다. 한 분야의 방법이나 사고 방식을 다른 분야의 문제 해결 과정에 접목해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경우는 이 밖에도 많다.


미시간대의 제프리 산체즈-벅스 교수와 피오나 리 교수, 컬럼비아대의 청지잉 교수는 한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다양성도 창의성을 증진시킨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시아계 미국인이나 여성 엔지니어와 같이 여러 개의 사회적 정체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사회적 정체성으로 인해 특정한 지식을 갖출 수 있고 자신이 가진 다양한 정체성을 조화시키는 정도에 따라 각각의 지식을 생산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다.


실제 이들이 실시한 두 건의 실험에서 다양한 지식을 동원해야 해결이 가능한 문제에 당면했을 때 ‘정체성 결합’ 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더 뛰어난 창의성을 보여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는 새로운 아시아계 미국식 퓨전 요리를 만들어 볼 것을, 여성 엔지니어들에게는 여성을 위한 새로운 휴대전화 기능을 고안해 볼 것을 요청했다.


이 연구는 상당히 흥미롭기도 하지만 기업 경영에도 어떤 지침을 제공할 수 있다. 즉 경영자들이 직원들의 정체성 가운데 일부를 억압한다면 이들이 지닌 창의성의 소중한 원천이 충분히 발현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반대로 경영자들이 직원들의 정체성 결합을 촉진할 경우 혁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여성 엔지니어들에게 남성과 같은 복장을 강요하지 않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경영진은 또 조직 외부에서 창의성을 찾음으로써 다양성을 높일 수 있다. 로드리게스가 지적한 대로 협력을 기업이라는 경계 내에서만 국한해 생각할 필요는 없다. 사실 많은 사람이 최근 나타나고 있는 오픈 소스 현상을 혁신의 미래라고 생각하고 있다.


오픈 소스를 통한 혁신이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만 통한다며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을 위해 미국 노동통계국의 피터 메이어 이코노미스트는 좀 더 거시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비행기 발명도 오픈 소스 혁신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행의 상업적 활용 가능성을 사람들이 인지하기 이전 라이트 형제는 비행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는 열렬한 애호가들 가운데 일부였다. 라이트 형제와 같은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한 것은 부자가 되겠다는 욕망이 아니라 기술적인 도전의식과 날고 싶다는 열정이었다.


메이어는 이러한 네트워크의 개방성이 비행기 개발에 크게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라이트 형제는 1900∼1902년 적극적으로 비행기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라이트 형제는 상용 및 군용 항공기 개발에서 자신들의 혁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된 후부터 특허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돈을 버는 방법에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협력자는 잠재적 경쟁자가 됐고, 모든 일을 서로에게 비밀로 했다.


이 연구는 두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 준다. 오픈 소스 혁신은 사람들의 열정과 독창성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엄청나게 창의적인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으며, 여기에서 독점 또는 기밀 기술을 보유한 산업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에 오픈 소스 절차는 특정한 종류의 노력을 통해서만, 제한된 시간 안에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프로세스를 신중하게 축소하라

창의성을 측정할 수 있을까. 이 의문을 제기한 사람은 구글에서 애드센스, 더블클릭, 유튜브의 온라인 영업 및 운영 담당 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킴 스콧이다. 스콧은 조직 내 창의성은 기업 규모가 커지면 약화되게 마련인 활기차고 지속적인 협력과 자유로운 아이디어 전달에 달려 있다고 믿고 있다.


스콧은 구글에 합류하기 전 3개 기업의 창업에 관여한 적이 있다. 경영진의 직급 체계가 복잡해지면서 조직이 관료주의적으로 변하고 이로 인해 기업가 정신, 도전 정신, 시행착오를 통한 학습 등이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조직 구조가 너무 수평적이어서 관리자들이 수십 개의 직접보고 체계에 시달리는 것도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스콧은 “직급을 늘리면서도 조직이 무거워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물으면서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대대적으로 확대해 협력이 용이하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통상 조직 운영의 규모가 확대되면 프로세스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진다. 즉 ‘일하는 방식’을 표준화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토론회 참석자 상당수는 창의성을 획일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바티스 바이오메디컬 연구소 소장인 마크 피시먼은 “식스 시그마만큼 혁신을 파괴하는 장치는 없다”고 말했다. 서턴 교수 역시 같은 견해를 보이며 조직이 프로세스 개선에 지나치게 집중할 경우 장기적으로 혁신이 저해된다는 연구 결과를 예로 들었다.


서턴 교수는 “디지털 사진으로의 전환보다 화학 필름 제조 및 유통 프로세스 효율화에 집중한 코닥이 대표적인 예”라면서 “다시 말해 코닥은 잘못된 것을 점점 더 잘하게 된 셈”이라고 비꼬았다. 킴 스콧은 경영자들이 효율성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일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을 피하려고 하는데, 바로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스콧은 “창의적인 일을 할 때는 하나의 문제에 대해 각기 다른 각도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의 단계도를 그려라 피시먼은 창조적인 일을 할 때 어떤 단계에서는 프로세스 관리가 필요하지만 어떤 단계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리더는 혁신 단계를 면밀히 나누고 각각의 단계에 필요한 프로세스, 기술 및 기술 지원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효율성에만 집중하는 경영자들에게는 “발견의 단계가 없다”고 그는 지적했다.


피시먼은 연구개발(R&D)에 따른 결과가 예측 가능하기를 바라는 제약업계에 노벨상 수상자인 피터 메더워의 말을 인용해 “아이디어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를 내라”고 조언했다. 다음 번 혁신이 무엇인지를 미리 아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약 혁신의 발견 단계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최악은 식스 시그마와 같은 모델들은 편차를 최소화하고 하나의 표준에 맞추는 데 집중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피시먼은 “혁신의 혼란스러운 초기 단계에서는 사람들이 정규분포의 끝에서 일해야 한다. 효율성 모델들은 초점이 발견에서 통제와 신뢰도로 넘어가는 혁신 프로세스의 중간이나 마지막 단계에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의성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리더가 해야 할 일에 대한 세 가지 조언을 내놓았다. 우선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파악하고, 직원들 사이에 창의성이 각기 다름을 인정한 뒤 각자에게 적합한 단계를 찾아야 한다. 기존 체제에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

 

아이디어 창출과 상용화 사이의 시기를 관리하라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이를 상용화하는 능력은 다르다. 때문에 많은 대기업은 통상 2개 기능을 분리해 별도의 부서로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혁신이 결국 이를 시장에 팔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의 손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그러나 아이디어에 대한 열정은 이를 창조한 사람들에게서 가장 강하게 나오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이들의 손을 떠나면 탄력을 잃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경영진은 아이디어가 창출된 뒤 상용화 단계로 가는 시기를 적절하게 관리함으로써 모멘텀이 약해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혁신을 요하는 상황에서 아이디어를 낸 사람들은 원치 않더라도 아이디어 상용화 활동에 관여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미국의 기업가 정신을 지지하는 카우프만 재단의 연구정책 담당 부사장인 밥 리탄은 이런 상황이 아이디어 고안자들에게 얼마나 큰 제약이 되는지를 지적했다. 그는 카우프만 재단이 실시한 한 프로그램을 예로 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디어 고안자들에게 아이디어의 상용화 기회를 감지하는 방법을 가르치기보다 박사 과정을 마친 연구진과 상용화 담당자들을 연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아이디어 고안자들이 성공적으로 사업을 성장시켰다.(구글의 예를 생각해 보자) 이 모델들은 창의적인 인재들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항상 존재하는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즉 개개인의 기술을 획일화시킬 것인지, 이들이 자신만의 강점을 고수하도록 한 뒤 보완적인 재원들과 균형을 맞출 것인지 사이에는 항상 충돌이 생긴다.

 

관료주의 타파의 길을 마련하라 토론회 참석자들은 관료주의에 대해 모두 똑같은 견해를 내놓았다. 그것은 바로 관료주의가 창의성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의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교수는 그 이유를 흥미로운 비유를 통해 설명했다. 대기업 환경 내에서 아이디어의 생명은 의회에 상정되기 전 법안의 생명과 같다는 것이다. 어떤 아이디어가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구미에 맞게 다양한 시점에서 변형되는 과정을 거친다.


그는 “영업이나 재무부서로부터 아이디어를 그들이 원하는 대로 바꾸지 않을 경우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받기 2주 전에는 아이디어가 온전히 도출되기 어렵다”면서 “기업 내에서 영향력이 있는 이들은 아이디어를 시장의 기회보다 기존의 사업 모델에 더 가까운 형태로 변형시킨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크리스텐슨 교수는 경영진이 이러한 절차가 아이디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인지하고 일부러라도 이러한 절차를 배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콧은 경영자들이 양치기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익스텐드 퍼틸리티의 창업자인 크리스티 존스 역시 같은 비유를 들었다. 두 사람 모두 경영자들이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을 적대적인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이들이 장애물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길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실 스콧은 토론회에 참석한 관리자들에게 부서간 협력을 원활히 돕는 새로운 구조를 구축하면서 그들이 본의 아니게 다른 형태의 관료주의를 양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떤 절차든 도입하면 “딜버트(미국 코믹 만화 주인공)가 방으로 들어온다”고 경고했다. 이 밖에 많은 경영자와 연구진은 창의성이 활성화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창의성이라는 토양에 아이디어라는 묘목을 심는 정원사와 같은 역할을 강조했다.

 

옥석을 구분하는 장치를 마련하라 어떤 일에서든 후퇴나 실패는 불가피하다. 정원에는 잡초가 있게 마련이며, 경영자들은 물과 비료를 줄 뿐 아니라 제대로 자랄 가능성이 없는 것들을 솎아 내야 한다.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가 하나 있으면 버려야 할 아이디어는 수십 개다. 그렇다면 이러한 결정은 언제, 누가 내려야 할까.


일부에서는 아이디어에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이러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한다. 다만 여기에는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 실제로 거대 제약업체 머크는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 비즈니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머크의 R&D 책임자 피터 킴은 ‘실패 일로에 있는 프로젝트를 살려내는 과학자’에게 스톡옵션을 주고 있다. 그러한 인센티브 없이 사람들에게 어려운 결정을 떠맡기기는 힘들다. 실제로 스콧은 “구글에서 우리는 올해 프로젝트의 비율을 줄인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는데, 이는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좋은 아이디어를 선별하는 방법에 대한 토론에서 요한손은 옥석을 구분하는 주체가 다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이 각기 다른 배경, 기능, 견해를 대표하지 않을 경우 현명한 판단이 도출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E잉크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러스 윌콕스는 이러한 옥석 구분의 과정이 조직 외부에서도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광범위한 시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은 시장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평가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접근법은 기업의 창업자들이 참석한 상황이어서 더욱 설득력을 얻었다. 한 사람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제 세상에 내보내고 그 아이디어가 기업 내 위원회가 아니라 실제 세상에서 살아남거나 소멸할 때 기업가로서 전율을 느낀다. 위원회는 창의성 측면에서 죽음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DBR TIP] 혁신 촉진을 위해 관리자가 할 일

 

창의성을 증진하고자 한다면…

혼자만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아님을 명심하라

- 감식안 있는 관객이 되라.

- 진취적인 질문을 하라.

-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개진하도록 하라.

협동을 촉진하라

- 아이디어는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다는 잘못된 통념을 극복하라.

-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돕는 사람들이 ‘슈퍼 스타’라는 인식을 확산시켜라.

- 은유, 유추와 같이 ‘협력의 상징물’을 활용해 조직이 함께 개념화하도록 도와라.

다양성을 확대하라

- 각기 다른 배경과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하도록 하라.

- 개개인이 창의성 향상을 돕는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장려하라.

- 외부의 창의적인 기여자들에게 조직을 개방하라.

창의성의 단계도를 만들어 단계마다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

- 혼란스러운 초기 단계에는 프로세스 관리를 자제하라.

- 아이디어를 생각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재원을 제공하라.

- 아이디어 창출과 상용화 사이의 시기를 관리하라.

실패의 불가피성과 유용성을 인정하라

- 실패를 통한 학습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라.

- 실패의 종류가 각기 다름을 인지하고 각각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

- 수많은 아이디어 가운데 옥석을 구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체계를 구축하고, 비전이 없는 프로젝트는 과감히 버려라.

지적인 도전으로 동기를 부여하라

- 초기 단계에는 상업적 압박을 가하지 마라.

- 창의적 아이디어가 관료주의를 극복하고 활성화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라.

- 직원들이 ‘선한 일’을 하도록 하라.

- 가능할 때마다 프로젝트의 더 높은 목표를 제시하라.

- 가능한 한 많은 독립성을 부여하라.


동기를 부추겨라

사람들이 최선을 다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창의적인 일에서 필수적이다. 문제에 집중할 의욕이 없는 사람이 새로운 해결책을 도출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이 창의성을 촉진하느냐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견해가 엇갈려 왔다.

 

지적인 도전 기회를 제공하라 듀크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헨리 사우어만은 이 대학 웨슬리 코언 교수와의 공동 연구에서 설득력 있는 분석을 내놓았다. 연구진은 창의적 생산성을 이끄는 원동력을 알아내기 위해 미국 국립과학재단이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제조업 및 서비스 기업 내 R&D 인력 1만1000여 명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스스로가 독립성 및 지적인 도전과 같이 자체적인 동기를 부여하는 직원과 급여, 복리후생, 직업 안정성 등 외부 요소에 의해 동기를 부여 받는 직원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연구진이 혁신의 결과를 나타내는 지표로 응답자 개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를 살펴본 결과 지적인 도전에 의해 동기를 부여 받는 초기 단계 연구진의 생산성이 더 뛰어났다. 흥미로운 사실은 연구가 막바지 단계에 다다랐을 때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독립에의 강한 열망 역시 높은 생산성과 상관성을 보였다. 외부 동기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급여를 중시할 경우에도 생산성은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적인 도전에의 열망이 훨씬 더 높은 생산성으로 연결됐다.

 

직원들이 스스로의 열정을 따르도록 하라 정말로 지적인 도전과 독립성이 창의적인 결과를 이끄는 열쇠라면 경영진은 이를 제공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개인의 관심사와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스콧 쿡은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비해 생각이 더욱 혁신적이어서 급진적인 프로젝트에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원하면서도 새로운 프로젝트에 착수할 때는 기존의 프로젝트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던 사람들을 다시 쓰는 경향이 있다. 그 사람들로부터 대대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를 바란다면 오산”이라고 덧붙였다. 


어떤 프로젝트에 적합한 인재들을 배치했다면 이들에게 독립성을 부여하는 것이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이상적으로 볼 때 창의적인 인재들이라면 최소한 부분적으로라도 스스로의 목표를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고성장기에 3M이 연구진에게 스스로 선택한 프로젝트에 상당 부분의 시간을 투자하도록 한 것은 유명한 사례다. 구글 역시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했고 이는 학술 전문 검색엔진 구글 스칼라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 개발로 연결됐다. 피시먼은 노바티스 연구진에게 ‘틈새’ 질병 치료를 위한 약 개발에 일정 시간을 할애할 것을 장려했다. 이러한 연구는 지적 보상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프로젝트에 대한 판단 기준은 두 가지다. 과학적으로 실행이 용이한가, 지금까지 충족되지 못한 의학적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가. 중요한 것은 ‘시장이 어디인가’가 아니라 ‘오늘날의 지식으로 치료될 수 있음에도 고통을 받고 있는 환자가 있는가’이다.

 

감식안 있는 관객이 되라 창의적 인재들이 스스로 동기를 부여한다고 해서 관리자들의 행동이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훌륭한 리더는 창의적인 업무가 진행되는 동안 이를 자극하고 촉진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제너럴밀스의 최고마케팅책임자 마크 애딕스는 “직원들이 프로젝트에 대한 경영진의 노력이나 태도에 큰 영향을 받는다”며 “리더가 질문하는 방식 하나만으로 팀 분위기를 매우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잉크의 윌콕스 역시 감식안 있는 관객으로서 경영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회사의 가장 위대한 발명들은 모두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자 하는 동기에서 시작됐다”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베릴리틱스의 CEO인 쉬카르 고쉬는 리더가 부정적인 영향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관리자의 잘못된 행동이나 단순히 부주의한 태도가 직원들의 의욕을 엄청나게 저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은 금전적인 보상보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인정해 주는 것과 같이 겉으로 보기에는 사소해 보이는 관리자의 행동에서 더 큰 동기를 부여 받는다고 주장했다.

 

실패를 적극 수용하라 창조적인 일에 참여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관리자의 행동은 실패에 대한 반응이다. 토론회 참석자 가운데 대부분은 관리자들이 실패의 두려움을 극복해야 하며, 끊임없이 도전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그 과정에서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배우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스콧은 창의성을 관리하는데 가장 애를 먹은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결과적으로 가장 성공했다는 역설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이들 기업의 실패 회피 성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향은 어떻게 발생하는가. 


에머리대의 채드 내비스 교수와 보스턴대의 매리 앤 글린 교수가 한 신생 산업 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한 결과 이해관계자들은 특정한 시기에 실패 가능성에 대해 더 민감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위성 라디오 산업의 첫 15년을 XM과 시리우스 두 기업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았다. 처음 몇 년 동안 두 기업은 위성 라디오의 유용성을 알리는 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따라서 이 시기에 이들은 실행 가능한 모델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는 동안 업계 외부에서는 이들이 얻는 이익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위성 라디오가 ‘실질적’으로 개발되면서 고객, 분석가, 광고주들이 업계를 인정하기 시작하고 두 기업이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자 이들의 성패 하나하나에 대한 외부의 관심도 높아졌다. 업계 전체적으로 이뤄지던 성과 평가는 개별 기업 단위로 실시됐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업이 어떤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확립하면 외부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결국 기업들의 실패에 대한 민감도와 실패 회피 성향이 강해질 수 있는 것이다.


기업의 규모가 확대될수록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역시 커진다. 기업들은 성장할수록 더욱 보수적으로 변하며, 관리자들은 두려움 때문에 실패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그 기억을 모두 지우려 한다.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의 에이미 에드먼슨 교수는 이러한 태도로는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부단히 실험하는 기업들은 실패를 경험할 수밖에 없는데 모든 실패는 창의적인 문제 해결, 팀 학습, 조직 성과를 개선시키는 방향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직이 어떻게 실패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까. 에드먼슨은 무엇보다 직원들이 심리적으로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디어나 의문점, 우려를 거리낌 없이 개진하거나 실수했을 때 불이익을 받거나 망신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전반적인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에드먼슨은 “실패에 대해 좀 더 세밀하고 꼼꼼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직에서 나타나는 실패는 성공적이지 못한 시도, 시스템 붕괴, 프로세스 이탈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첫 번째 유형의 실패는 실험을 저해하는 실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타파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창의적인 학습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실패를 통한 학습에 대한 고찰은 HBR 2008년 3월 호의 ‘여러분의 조직은 학습하는 조직인가’-데이비드 A. 가빈, 에이미 C. 에드먼슨, 프란체스카 지노 참고)


‘선한 일’을 활성화하라 하버드대 교육대학원의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사람들이 일 자체를 고귀하다고 생각할 때 일에 열정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스탠퍼드대 윌리엄 데이먼 교수 등과 공동으로 ‘선한 일’에 대한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진은 ‘선한 일’을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참여자들에게 의미가 있으며, 윤리적인 방식으로 이뤄지는 일로 정의했다.


앞의 두 가지는 관리자들이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인 반면에 마지막 요소는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기업가들이 비윤리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 아니다. 윤리는 통상 어떠한 일이 직업으로 발전하는 영역에서 비슷한 교육 수준의 사람들이 기업이나 개인의 경계를 넘어 일련의 기준에 동의할 때 가장 잘 지켜진다. 그러나 이러한 ‘영역의 원칙’이 자리를 잡고 있더라도 시장의 힘이 지배적인 상황에서는 원칙이 쉽게 바뀔 수 있다. 가드너는 “그러나 다른 조직이 본받고 싶을 정도로 모범적인 윤리 기준을 갖고 있는 조직은 항상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이는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드너가 특정 조직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참석자들은 그러한 모델 조직이 나타날 것이라는 희망적인 신호를 보았다. 벤처캐피털 클라이너퍼킨스의 파트너 랜디 코미사르는 클라이너퍼킨스 사업의 일부가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페루에서 실시된 한 실험도 엄청난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페루의 이코노미스트인 마틴 발디비아와 예일대 이코노미스트 딘 칼런은 한 마이크로파이낸스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이 업체가 지원하는 여성 기업가들의 사업적 수완 향상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과 자본을 연계했다. 연구진은 무작위 대조군 시험을 실시하고 이러한 교육이 벤처기업의 성공, 나아가 빈곤 완화에 상당히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다양한 주체를 조화시켜라

토론회에서 참석자 대부분은 새로 떠오르는 관리 모델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러한 모델이 창의적인 일에 대해 논의하는 상황에서 바람직한 리더십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학자는 이 모델을 리더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주의를 환기시켰다. 뉴욕대의 테레사 란트는 “관리자로서 ‘중재자’의 역할을 할 때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그러한 역할을 기꺼이 하고자 하는 실제 사람으로 이뤄진 경영진을 어떻게 구성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밴더빌트대 엘리자베스 롱 링고는 이에 대한 한 가지 해답을 제시했다. 링고는 자신의 연구(캘리포니아대의 시오반 오마호니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내슈빌에서 컨트리음악이 만들어지는 것에 빗대 설명했다. 음반업계에서는 작곡가, 발매업체, 가수, 레코드 회사 등 같은 기업(또는 같은 팀) 소속이 아닌 여러 주체가 함께 모여 작업을 해야 한다. 이를 모두 취합하는 사람이 프로듀서로, 프로듀서는 결과물을 평가할 분명한 기준이 없고 결과물의 통제 주체에 대한 원칙도 없는 상당히 모호한 상황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뛰어난 프로듀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이 자기 자신만의 전문성을 발휘하도록 하면서도 공통의 목표를 이끌어낸다. 예를 들어 스튜디오에서 프로듀서는 ‘좋지 않은 음악’과 ‘좋은 음악’ 샘플을 제시함으로써 공통적으로 추구해야 할 작품의 수준을 설정하면서도 각각의 전문가들이 자기 자신의 창작물을 만들어보고 프로젝트에 기여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이러한 프로듀서들은 튀지 않으면서도 폭풍의 중심에서 제 역할을 하며, 다른 사람들을 과도하게 통제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전문가와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한다. 관리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지닌 재능을 깨닫고 공동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존스는 자신이 운영하는 기업 역시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데 다양한 목표를 가진 다양한 주체와의 협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스는 “일단 비전이 필요하며 이를 열정적으로 추구하는 사람, 즉 그 비전을 이끌고 다른 사람들이 이를 최우선순위로 둘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론을 실제와 결합시켜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토론회에서 창의성 관리와 관련한 문제들이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 스쿨의 피오나 머리가 전했듯이 토론 참석자들은 시장 기반 인센티브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일부는 간섭이 창의성의 적이라고 지적하면서 관리자들이 창의적인 일에 관여하는 직원들을 압박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아이디오는 시제품을 지속적으로 실제 세계에 노출시키는 등 시장의 힘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흥미로운 주제가 많았지만 상당수는 적극적으로 논의되지 못했다. 라이스대 존스 경영대학원의 저우징은 “창의성을 관리하는 데 문화적 차이가 있는가. 미국과 같은 서방 국가에서 적용되는 접근법이 한국 등 동양에서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이론과 실제가 점점 함께 가면서 기업 내 창의성에 대한 이해를 향상시킬 것이라는 데 동의하며 토론회를 마쳤다. 스탠퍼드대의 짐 마치 명예교수는 “우리가 창의성 관리 방법을 쉽게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새로운 것을 대하는 원칙이 확고하게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느긋함, 자기과신, 낙천주의 등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직 환경 아래에서의 느긋함이란 숙고할 충분한 시간과 재원을 의미한다. 자기과신이 강할 경우 진취적인 관리자들은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감수하려 할 것이다. 낙천주의는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어떤 것에 대한 비전이 현재 상태보다 훨씬 유망할 때 뿌리를 내릴 수 있다.


마치 교수는 그는 자신의 이론이 “유용할 수 있으며 심지어 미적으로 뛰어날 수도 있지만, 유용성보다는 미적인 요소가 더 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듣는 우리는 그 이론이 정말 유용하다고 판단했다. 연구가 실제 경영 관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실제 문제들이 연구의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원활한 협력을 위해 협력의 상징물이라고 부를 수도 있는 틀과 이론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공통적인 대화의 장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테레사 M. 아마빌(tamabile@hbs.edu)과 묵티 카이레(mkhaire@hbs.edu)는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의 경영학 교수로 ‘미래의 창의성, 기업가 정신, 조직’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토론회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의미 있는 싸움, 혁신을 낳는다  
딕 펄드가 1994년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의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했을 때 사내에는 경쟁적인 조직 문화가 만연했다. 주식 거래 담당자들과 투자은행 업무 담당자들은 회사 이익보다 자기 이익을 앞세웠다. 아이디어를 공유하지 않았고, 사업 기회를 얻기 위해 서로 경쟁했다. 펄드가 2007년 와튼스쿨의 온라인 매거진 <Knowledge @ Wharton>에 기고한 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초기 리먼 브러더스는 해서는 안 될 일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모든 직원들은 자기 자신, 자신이 맡은 일, 자신의 부하 직원, 자신의 급여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1990년대 중반이 되면서 금융 서비스 업계에 통합 판매 모델이 자리 잡기 시작했고, 팀워크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태도가 더는 용인되지 않았다. 펄드는 단결과 협동을 리먼 브러더스의 우선순위로 정하고, 이 2가지 요소를 직원 인센티브에 반영했다. 리먼 브러더스는 2008년 몰락 당시 월스트리트에서 팀워크와 충성심이 가장 강한 문화를 갖고 있는 기업 중 하나로 알려져 있었다. <포춘>은 2006년 4월 “펄드는 어울리지 않게 리먼 브러더스를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화목한 기업 중 하나로 탈바꿈시켰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사내 불화를 없애려는 노력이 오히려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했다. 리먼 브러더스의 이사회와 경영진은 서로에 대해 지나치게 긍정적이었다. 충성심도 컸다. 심지어 자신들이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도 상대방의 의견을 찬성하고 따랐다. 2007, 2008년 무렵, 리먼 브러더스가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많은 신호가 감지됐다. 하지만 이 신호를 주목하고 있던 내부자들조차도 이를 외면했다. 조직 구성원 모두가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고 있는 껄끄러운 문제를 공론하길 원하지 않았다. 리먼 브러더스의 전(前) 직원에 따르면 이들이 보였던 충성심은 회사가 아닌 펄드에 대한 충성심이었다. 펄드에게 지나치게 충성했던 리먼 브러더스의 경영진은 거의 의도적으로 이 문제에 눈을 감았다. 그 누구도 평화를 깨뜨리기를 원치 않았다.
 
직원 참여도 심층조사 전문 컨설팅업체인 이이펄스는 “기업 관점에서는 평화롭고 화목한 직장 분위기가 최악의 요소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한다. 사실, 현실 안주는 부실한 기업 성과를 예측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척도다. 그렇다면 두 번째 요소는 무엇일까? 바로 ‘직원들이 압도당하는 환경’이다. 현실에 안주하는 조직에서는 직원들은 괜한 풍파를 일으키는 일을 피하게 된다. 후자처럼 직원들이 압도당하는 조직에서는 직원 만족도가 낮고 득보다 실이 큰 부정적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두 사례 모두에서 직원들의 낮은 의욕과 정치적 역풍에 대한 두려움으로 조만간 닥칠 위기에 대한 예방 행동이 억눌리게 된다. 리먼 브러더스 출신 사람들은 곤란한 문제를 제기하는 일은 사내에서의 자신의 미래를 포기하는 일이나 다름없었다고 재직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대부분의 리더십 전문가들은 최고의 변화 관리 방법은 직원들을 한마음으로 정렬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필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대적인 변화나 혁신을 위해서는 건강한 수준에서 의견 차이를 용납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쟁과 긴장을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의견 차이가 구성원의 두뇌를 활성화시키고 더 많은 생각과 창의적인 활동을 자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람들을 특별하고, 혁신적이며, 열정적으로 만드는 요소가 작동하게 된다는 뜻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성공적인 기업들이 스트레스가 많은 환경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창기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국에서 가장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긴장 강도가 크며, 빠르게 일을 처리하는 기업 중 하나였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는 직원들 면전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는 버릇이 있었다. 동종 업계의 여러 소기업을 인수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성장한 식품 유통업체 시스코는 연간 생산성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구역 관리자를 해고시킨다. 운영 마진이 높지 않은 기업에서 생산성 목표를 달성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도 말이다. 시장을 선도하는 골드만삭스, 맥킨지 등의 기업도 치열한 경쟁과 가혹할 정도의 업무량으로 악명이 높다. 모든 사람들을 똑같이 존중해주는 고상한 직장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결코 갈 곳이 못 되는 회사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최고경영자나 경영진 대상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 기업에서 이 같은 현상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것을 확인했다(필자들은 이 논문에 등장하는 일부 기업들을 위해 컨설팅 업무를 담당해왔다). 이제는 경영진과 직속상관에게 보고할 내용을 듣기 좋게 포장하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 갈등이 없는 팀워크가 조직의 핵심이라는 가식도 버릴 때가 됐다. 경쟁과 조율이 균형을 유지할 때 개인들과 그룹들이 각각 최선을 다한다는 진실에 이제는 눈을 떠야 한다. 직원들이 올바른 싸움을 하도록 격려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하나만 분명히 짚고 넘어가자. 조율은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목적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조화로운 합의가 돼서는 곤란하다. 진정으로 중요한 목적을 위해 싸우고 싸움이 해결된 이후 모든 사람들이 다시 모여 하나가 되도록 조직 역량을 보전하는 일이 그 목적이 돼야 한다.
 
HBR TIP 당신은 얼마나 싸움을 잘하는가?
 
획기적인 팀 훈련법
임원들이 갖고 있는 ‘싸움의 기술’의 취약점을 찾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 중 하나가 다음과 같은 훈련 방법이다. 실무 팀이 중요한 의제나 전략을 논의할 때 ‘누가 어떤 얘기를 하는지’ ‘언제 얘기를 하는지’ ‘특정한 대화가 얼마나 오랫동안 진행되는지’ ‘구성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구성원들의 행동을 관찰한다.
 
관찰 대상 그룹의 동태를 파악했다는 생각이 들면 회의를 중지시키고 그룹 구성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리끼리 얘기를 나눈다. 필자들은 상대적으로 명확한 용어로 그룹 구성원들이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를 평가한다. 해당 그룹의 규범에 대해 논의하고 구성원들이 규범을 준수하는지 여부에 대해 토론을 한다. 불리한 상황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택한 비공식적인 영향력 행사 방법이나 노력 등에 대한 근거도 적어둔다. 리더를 포함한 개별 팀 구성원의 공헌 내용, 강점, 약점 등을 언급한다. 팀 구성원의 이름과 그룹에서 보여준 구체적인 반응을 언급하며 되도록 객관적이고 사실에 입각한 내용을 전달한다.(예를 들어, ‘한스가 재정 목표가 비현실적이라는 점을 지적할 때 헬레나가 눈을 부라리는 모습을 봤느냐’고 질문을 던진다.)
 
이 훈련을 통해 얻은 피드백은 비즈니스 그룹이나 문화권 등을 막론하고 놀라울 만큼 일치한다. 필자들은 사전에 예고하지 않고 갑자기 이 훈련을 진행한다. 사람들은 처음에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놀란다. 하지만 침묵은 곧 사라지고 참가자들은 안도감을 느끼고 미소를 지으며 기분 좋게 동의한다. 객관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분을 지적하는 방법은 사람들이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행동을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런 훈련을 한 차례 진행하고 나면 조용한 사람들이 의견을 얘기하고, 새로운 사람이 펜을 집어 들고 차트를 넘기며 발언하기 시작한다. 또 참가자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버릇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자제하며, 한바탕 웃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하지만 회의의 생산성은 높아진다.
 
이 훈련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유일한 불만은 일부 참가자들이 피드백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필자도 해법을 찾아냈다. 필자는 참가자 명단을 작성해 피드백을 제시할 때 단 1명도 빼놓지 않도록 신경을 쓴다. 이 방법은 누구라도 자신이 속해 있는 그룹에 적용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다. 때론 그룹 구성원들의 행동에 대해 악의가 없으면서도 신랄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외부인을 1, 2명 초청하는 방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떤 싸움을 선택할 것인가
모든 갈등이 기업 환경을 성공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동안 위험할 정도로 지나치게 정치적인 조직을 많이 보아왔다.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얼마든지 이성적으로 행동할 사람들이 동료를 방해하기 위해 극단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거나 자기 뜻을 거스른 동료에게 보복을 했다. 직접적인 공격으로 승산이 없다고 느낄 때는 지저분한 싸움을 걸어오는 이들도 많다. 이런 싸움은 파괴적일 뿐이다. 권할 만한 경쟁이 아니라는 얘기다. 건강한 갈등은 사람들의 에너지를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실행하도록 만들 때 나온다. 물론 모든 문제를 싸움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올바른 전투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3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①의미 있는 싸움을 벌여라.싸움을 시작하기 전에 직원들의 전투 의욕을 불어넣을 만한 전리품이 걸려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만한 잠재력이 있는 문제가 걸려 있을 때에만 싸움을 벌여야 한다는 얘기다. 갈등을 회피하는 사람조차도 자신들의 신념을 위해서는 기꺼이 전투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 영원히 변치 않는 가치를 창출하고, 현재 상황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대안을 내놓으며, 쉽게 해답을 찾기 힘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싸움이야말로 의미 있는 싸움이 될 수 있다.
 
1990년대 중반 프리토레이의 전 최고정보통신책임자(CIO)인 찰리 펠드는 정보기술(IT) 컨설팅업체를 설립했다. 창업 이후 그는 첫 번째 주요 고객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싸움에 나섰다. 펠드의 첫 번째 주요 고객은 1995년 합병 이후 버링턴노던산타페(BNSF)로 이름을 바꾼 버링턴노던(BN) 철도회사였다. BN을 방문한 펠드는 BN의 스케줄 시스템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펠드는 당시 충격을 이렇게 표현했다.
 
“나는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도리토스(역자 주: 프리토레이의 과자 브랜드) 한 봉지가 어디에 있는지도 정확하게 얘기할 수 있었다. 그런데 BN은 기관차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기관차는 과자보다 덩치가 훨씬 크고 고약한 냄새도 난다. 어디 그뿐인가? 기관차는 철로 위만 달릴 수밖에 없는데, 철로가 뻗어나갈 수 있는 방향은 뻔하지 않은가.”
 
가장 큰 문제는 BN이 당시 석탄과 곡물 운송에 적합하도록 설계된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이용해 기관차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석탄이나 옥수수를 운반하기를 원하는 고객들은 기차가 이번 주 월요일에 나타나든 다음 주 월요일에 나타나든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당시 BN 회장이자 CEO였던 제리 그린스타인은 원대한 비전을 품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는 이런 차이를 중요하게 받아들였다.
 
그린스타인은 여러 교통수단을 하나로 통합해 운영하는 ‘협동 일관 수송’ 사업을 확대하고, 국제 화물 컨테이너를 항구에서 내륙으로 수송하는 일을 따내기 위해 트럭들과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국 경제의 수입 의존도가 점차 높아질 것이라는 점을 간파한 그는 BN을 아시아를 위한 관문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을 마련했다. 하지만 부두에서 컨테이너를 인수하고 공장까지 배송하려면 정해진 스케줄을 준수해야 했다. 늘 모든 기차가 어디에 있고, 앞으로 몇 주나 몇 달간 모든 기차가 어디에 있을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했다. 석탄과 곡물을 철도로 운송하는 고객들은 운송 시간을 예측할 수 없어도 철도를 애용했다. 운송비용이 저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종 수송 기관을 통합 운용하는 해운업체는 달랐다. 그들 관점에서 본다면 BN의 시스템은 심각한 단점을 갖고 있었다. BN은 결국 성장에 방해가 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싸움에 나섰다. 이는 회사로서 매우 중요! 한 일이었다.
 
펠드는 기존 시스템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 펠드가 선택한 첫 번째 해결 방안은 부서별로 분리된 BN시스템을 하나로 통합된 중앙 집중 방식으로 재편하는 일이었다. 기존 철도 노선 시스템을 설계한 IT 전문가들은 분리 시스템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하고 격렬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펠드가 제시한 프로그램을 내놓지 않거나 내놓을 능력이 없는 전문가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펠드는 90일 만에 BN의 최고 IT 관리자 중 80% 이상을 갈아 치웠다.
 
펠드와 그린스타인에게는 두 번째 거대한 전투가 기다리고 있었다. 새로운 기술 인프라 구축을 위해 18개월간 1억 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을 보수적인 BN 이사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했다. 이를 위해 이사회를 설득하는 일이 남았다. 1억 달러의 투자는 BN의 연간 IT 예산의 2배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펠드와 그린스타인은 효과적인 스케줄 시스템 수립과 구축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기로 했다. 철도에 대한 지식은 일천하지만 IT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실력자들을 영입하기 위해 또 다른 싸움을 치러야 했다.
 
펠드와 그린스타인은 올바른 싸움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BNSF의 기관차에는 이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추적 장치가 탑재된다. 역무원들은 GPS를 이용해 열차 위치, 방향, 속도를 감시하고 있다. 10년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한 끝에 BNSF의 ‘협동 일관 수송’ 사업 규모는 부쩍 커졌으며, 수익성도 한층 높아졌다. 게다가 트럭 운송업체들이 점유했던 UPS의 크리스마스 시즌 배송 물량부터 아시아 조립 라인에서 생산된 도요타자동차 운송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 시장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BNSF는 자사 전략을 근본적으로 수정하고 가장 큰 경쟁 회사인 유니언 퍼시픽 레일로드와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1994년 BNSF와 유니언 퍼시픽의 주가는 거의 비슷했다. 이후 BNSF의 주가는 약 3배로 올라 현재 유니언 퍼시픽의 주가보다 40% 정도 높다.
 
②미래에 초점을 맞춰라.이미 역사가 된 과거와 권력 투쟁은 잊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릴 필요도 없다. 성장 가능성이 크고 활력이 넘치는 조직의 리더들은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 대부분을 과거가 아닌 미래를 전망하는 데 할애한다.
물론 말처럼 행동으로 옮기는 일이 쉽지는 않다. 필자의 연구 결과 전 세계의 최고 경영진은 전체 시간의 85%를 잘못된 싸움에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들은 과거 기록을 들춰가며 무엇이 문제였고 어떤 일을 잘했는지를 분석한다. 이 결과 누가 무슨 잘못을 했고, 누가 훌륭한 일을 했는지를 따진다. 이런 일에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논의에는 사실상 단 1초도 투자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미래 수익에 투자해야 할 에너지, 인재,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다. 리더들이 대화 방향을 바꾸고 사람들이 전체 시간 중 절반만이라도 미래를 논의하는 데 할애하게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기업 성과는 놀라울 정도로 개선될 것이다.
 
리더들이 저지르는 가장 흔한 실수는 흘러간 과거인 ‘이번 분기 목표 달성 실패’라는 사실에 매달려, 가치 있는 미래를 만들기 위한 고민조차 하지 않고 ‘부족한 마진을 채우기 위해 비용 절감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하는 일이다. 이런 식의 접근 방법은 종종 기업 성과를 급격히 떨어뜨린다. 물론 경영진이 단기적인 성과 개선을 위해 적당한 싸움을 시작하는 일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다만, 단기 업적을 개선하기 위한 싸움을 시작할 때 반드시 장기적인 성공 계획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더 나은 미래를 여는 싸움에는 다음과 같은 3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무엇이 가능한지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이미 일어난 일보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논의할 수 있다. 둘째, 사람들이 관련 비용 및 논쟁 등을 통해 얻고자 하는 실질적이고 달성 가능한 이득에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셋째, 미래를 위한 싸움에는 불확실성이 수반된다. 만일, 모든 것이 확실하다면 싸움을 벌일 이유도 없다.
 
롤프 클라손은 처음으로 의료회사의 CEO로 취임했다. 그는 곧바로 약 400억 달러 규모의 한 기업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요한 전투의 한복판에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클라손이 맡은 회사는 특정 시장에 갓 진출한 상태였고, 이 분야에서 꽤 규모가 큰 기업 인수를 고민하고 있었다. 전 CEO와 경영 팀은 인수 타당성 조사를 이미 마친 상태였다. 인수가 성사되면 해당 분야 전체를 압도할 만한 새로운 기업이 탄생할 터였다. 클라손이 CEO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위 임원 1명이 그를 찾았다. 그 임원은 이번 인수 건이 올바른 선택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클라손은 이 얘길 듣고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 임원이 용기를 내 솔직한 의견을 얘기했다고 생각한 클라손은 인수 제안을 재고해보기로 결정했다. 이 건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는 기존 의견을 합리화하기보다는 솔직한 견해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했을까. ! 娩 인수 작업을 추진한 임원이 소외되는 일을 어떻게 피했을까. 클라손은 가장 먼저 솔직한 의견을 전해준 몇몇 임원들과 상의한 결과 경영진 일부가 인수 제안에 개인적인 의문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자신이 행동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이사회는 클라손을 지지했다. 임원진은 몇 주에 걸쳐 난상토론을 벌였다. 인수 작업을 담당한 부서장은 분노했다. 오랜 기간 인수에 공을 들여온 만큼 인수 성사 여부가 자신의 경력에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었다. 클라손은 이 부서장이 이번 싸움에서 자신의 뜻을 밝히고, 기존의 보고 체계를 거치지 않고 이사들과 직접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이사회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하는 용단을 내렸다. 그는 또 많은 의견을 구했고 결론이 나오기 전에 섣불리 한쪽 편에 서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 스스로가 철저하게 공정한 심판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기업 인수는 재무적 측면에서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전략적인 목표와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싸움은 공정했다. 클라손은 임원들이 그동안 추진했던 인수 작업을 정리하는 일보다 미래 가능성에 집중하도록 격려했다. 클라손은 인수 작업을 담당했던 부서장에게 다른 중요한 부서를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이 같은 결정은 도움이 됐다. 클라손이 부서장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인수 작업의 중단이 부서장에 대한 신뢰와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는 계기가 됐다.
 
이 싸움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었다. 회사의 전략 방향에 대한 임원진의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질적이고 필연적인 불확실성 속에서 싸움이 진행된 점도 특징이다. 클라손은 갓 취임한 CEO였고, 회사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았다. 필요한 조사를 진행하고 해당 조직에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까지 불과 몇 주의 시간이 있었을 뿐이었다. 클라손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순수한 호기심과 불협화음으로 가득 찬 대화에 귀를 기울이는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자세, 전략적인 목적을 지속가능한 현실로 바꾸기 위해 집중하는 태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싸움 결과는 꽤 훌륭했다.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전략적으로 더 의미가 있는 훨씬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만약 첫 번째 인수 기회를 선택했다면, 장기적인 측면에서 건강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밑거름이 된 두 번째의 인수 기회를 실행에 옮길 만한 현금 여력을 확보할 수 없었을 것이다.</! div>
 
③숭고한 목적을 추구하라.예를 들자면, 고객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 혹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싸움을 벌여야 한다. 올바른 싸움은 이기심을 넘어서, 목적의식과 관련한 심오한 집단적 상상력과 능력을 자유롭게 펼치도록 만든다. 좋은 싸움이란 단지 돈이나 이익에 관한 것이 아니다.
 
더그 코넌트는 2001년 나비스코 사장 자리를 떠나 캠벨 수프의 CEO를 맡으면서 잘못된 싸움에 발을 들였다. 캠벨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부실한 성과를 내는 식품업체 중 하나였다. 캠벨의 관리자들은 누구에게 책임을 떠넘길지 싸우느라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했다. 그들은 과도하게 현재에 집중했다. 이 회사는 실적이 지속적으로 나빠지자 공격적인 비용 절감에 나섰다. 이는 브랜드 명성의 하락으로 이어졌고, 심지어는 닭고기 수프에서 닭고기를 빼는 일까지 벌어졌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이와 같은 비용 절감 노력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 덕분에 캠벨의 수입은 늘었고, 월스트리트 투자자의 압력도 조금이나마 줄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과도한 비용 절감은 치명적인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다. 한때 존경받는 브랜드였던 캠벨의 매력도는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판매 실적은 크게 휘청거리더니 참담한 나락으로 떨어졌다.
 
코넌트는 직원들의 사기를 근본적으로 끌어올리고, 회사 내외부의 긴장을 관리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코넌트는 취임 후 90일간 회사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조직 내 모든 구성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기대 목록(tapestry of expectations)’을 만들었다. 코넌트는 임원진과 함께 캠벨의 목적을 ‘매년, 어느 곳에서든 사람들의 삶에 자양분을 주는 일’로 정의하는 사명 선언문을 작성했다. 코넌트가 취임할 때나 지금이나 매출과 마진이 여전히 회사 사업의 최우선 순위에 놓여 있긴 하지만 이런 숭고한 목적이야말로 캠벨이 진정으로 지향하는 목표가 됐다.
 
코넌트는 회사가 새로운 목적을 깨닫도록 조직을 가다듬고 건설적인 논의를 장려해야 했다. 첫 단계는 캠벨의 조직 자체를 매트릭스 구조로 재배열하는 것이었다. 코넌트는 이를 위해 △한 명의 리더가 특정한 부서에 대한 전적인 통제권을 갖지 못하도록 막고(경영진이 부정한 방법으로 개인적인 영달을 추구할 때 다른 사람들이 알아차릴 수 있도록) △모든 직원들이 한 명 이상의 상사와 함께 일을 할 수 있도록(좀 더 쉽게 반대 뜻을 밝힐 수 있도록) 조직 구조를 변경했다. 고객 및 직원들과 함께 캠벨이라는 브랜드의 명성을 되살리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임원들에게 각자 담당하고 있는 부서 범위를 넘어서는 계획을 작성해볼 것을 요구했다.
캠벨 사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불안감을 느꼈고 주가는 30%나 떨어졌다. 코넌트는 고위 관리자 350명 중 300명을 교체했다. 당시, 코넌트가 교체한 관리자는 대부분 새로운 규칙을 따를 능력이나 의사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코넌트는 변화에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을 내보낸 후에도 변화 속도를 두고 내부 갈등을 겪었다. 일부 최고 경영진은 코넌트가 신속하게 움직이지 않는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하지만 캠벨의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던 캠벨 가(家)는 코넌트 의견에 동의했다. 캠벨 가 사람들 역시 일시적인 이익을 위해 조직과 사람을 쳐내는 일보다는 브랜드 자체를 재건하기를 희망했다.
 
코넌트의 투자는 느리지만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품질은 나아졌고, 품질 개선과 함께 정상적인 가격 책정이 가능해졌다. 캠벨은 다시 혁신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했다. 캠벨은 원대한 목표를 수립하고 저칼로리 수프 ‘셀렉트 하비스트 라이트 수프’, 통밀로 만든 빵 ‘페퍼리지 팜’ 등 새로운 제품 라인을 내놨다. 소비자들은 다시 캠벨 브랜드와 우수한 품질, 편의성, 뛰어난 영양 성분 등을 연관지어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후, 캠벨의 재무성과는 6년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캠벨은 2009년 10월 다우존스 지속가능성 지수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캠벨은 또 직원들의 사기 부문에서 <포춘>이 선정한 500개 기업 중 상위 25%에 포함되어 있다. 코넌트의 싸움은 숭고한 일이었으나 남을 돕는 자선사업은 아니었다.
 
HBR TIP 싸움의 가치를 평가하기
 
싸움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
특정한 문제가 싸움을 벌일 만한 가치가 있는지 여부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싸움을 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궁금하다면 임원진과 함께 관련 문제를 가능한 구체적으로 기술한 다음 ‘올바른 싸움’에 관한 원칙에 대한 다음 질문을 던져보자. 이 과정을 모두 통과한다면 올바른 싸움이라고 볼 수 있다.
 
1. 의미가 있는 싸움을 하라
 
가치: 다음과 같은 잠재력이 있는 무언가와 관련된 싸움인가?
- 연간 15% 이상 자원이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잠재력
- 지금보다 10% 이상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잠재력
- 판매나 고객 점유율이 시장 평균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
 
위 항목 중 최소한 1개 이상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면, 그 싸움은 가치 시험을 통과한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과감하게 새로운 싸움에 임하거나 분기별 계획과 같은 전통적인 조정 도구를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복잡성: ①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 일상적인 과정 및 공통된 기술에 의존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 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가를 초빙하는가?
- 각기 다른 개인, 혹은 조직 내 부서에 각각 다른 책임을 맡겨 전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위 질문 중 최소한 1개 이상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으면, 그 문제가 복잡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며 올바른 싸움인지를 고민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다음 질문 중 하나라도 단정적으로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면 복잡성 시험을 통과했다고 볼 수 있다.
 
복잡성: 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 요소들이 필요한가?
- 다양한 관점을 적절하게 조화시키기 위한 노력
- 각기 다른 시기에 각기 다른 사람들이 공정을 지휘할 필요성
- 대답에 대한 공동 책임
 
특정한 문제가 가치 시험은 통과했지만, 복잡성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면 일상적인 방법으로 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편이 낫다.
 
변화: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해 다음 요소들이 필요한가?
- 조직이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움직일 필요성
- 전문화된 특정 지식과 포괄적인 관점을 통합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
- 조직 내 여러 부문 사이를 실시간으로 이동하는 새로운 정보
 
최소한 1개 이상의 항목에 ‘그렇다’고 답했다면 변화를 위해 싸움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모든 항목에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면 싸움을 시작하기보다는 특별 대책 팀을 신설하는 방법이 더욱 적합할 수도 있다.
 
2. 미래에 초점을 맞춰라
 
가능성: ①해당 문제가 다음과 관련 것인가?
- 과거에 일어난 일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 분류
- 조직의 현재 상황에 대한 비난이나 책임 소재 판단
 
2개 항목 중 1개라도 ‘그렇다’로 답했다면 위험 신호로 볼 수 있다. 올바른 싸움은 ‘이미 지나간 것’이 아니라 ‘가능한 것’에 대한 것이다.
특정 문제가 가능성 시험을 통과했는지 궁금하다면 다음 질문을 던져보자.
 
가능성: ②다음과 같은 기회가 있는가?
- 과거의 실수를 피하고 현 상황을 개선할 기회
-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 선택
- 비전을 현실로 바꾸기 위한 최고의 방법 발견
 
카리스마: 그 기회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고 있는가?
- 중요한 혁신의 필요성
- 사람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변화를 받아들이도록 만들 수 있을 만큼
 
자극적인 비전 제시
단 1개 항목이라도 ‘그렇다’고 답을 했다면 사람들이 올바른 싸움으로 인한 비용과 논란을 견뎌야 한다고 요구할 수 있을 정도로 실익이 있다는 뜻이다.
 
불확실성: 쟁점이 되는 문제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고 있는가?
- 새로운 규제, 급진적인 경제 변화 등 예측할 수 없는 요인에 대응할 필요가 있는가?
- 고객 선호도나 파괴적인 기술, 경로 등과 관련된 예상치 못한 변화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가?
- 전진하기 위한 최선의 해법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택을 요구하는가?
 
위 질문 중 1개 이상에 ‘그렇다’고 확답했다면 올바른 싸움을 시작하기 적절한 상황이다. 하지만 앞으로 나갈 길이 분명한 상황에서 논쟁을 벌인다면 진행 속도만 느려질 수 있다.
 
3. 숭고한 목적을 추구하라
 
기업 가치관: 그 도전이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고 있는가?
- 돈을 버는 것보다 중요
- 조직의 사명에 중추적인 영향을 끼치는 원대한 대의를 반영
- 조직의 가치관과 직접적인 관련
 
위 항목 중 단 1개라도 확실하게 ‘그렇다’고 답을 하지 못한다면 영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목표를 좀 더 숭고하게 만들도록 고민해야 한다.
 
긴급성: 도전을 해결하는 과정이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고 있는가?
- 직원들이 일상적인 책임을 넘어서 더 노력하도록 자극하는가?
- 조직 내 모든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계획을 수립했는가?
- 사람들이 기꺼이 이의를 제기할 정도로 중요한가?
 
각 항목마다 확신을 갖고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면 그만큼 모든 조직 구성원들이 최고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존중: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고 있는가?
- 반대 세력을 포함한 조직 외부의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존경과 감탄을 얻을 수 있는 기회
- 일반 직원들이 친구와 함께 얘기를 나눌 수 있을 만한 결과 도출
- 외부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거나 인정을 받는 데 유리함
 
적어도 1개 이상의 항목에 ‘그렇다’라고 응답했다면 숭고한 목적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까지 통과했다면,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바른 싸움을 시작하기에 충분하다.
 
무엇이 올바른 싸움의 방식인가?
올바른 싸움을 선택하는 일은 전투의 절반에 불과하다. 올바른 싸움을 선택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싸움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다음 3가지 원칙을 기억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①전쟁이 아닌 스포츠로 만들어라.비즈니스와 관련한 싸움은 거칠고 상황에 따라 추악해질 수도 있다. 좋은 리더는 스스로 심판 역할을 맡고, 상황이 손쓸 수 없게 악화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싸움에는 규칙이 있어야 하며, 그 규칙이 변해서는 안 된다. 서로 반대쪽에 서 있는 사람들은 합리적으로 싸움에 임해야 한다. 리더는 모든 사람들이 참가 방법과 승리에 필요한 요소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매개 변수를 정확하게 정의해야 한다.
 
스포츠로서 싸움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제너럴일렉트릭(GE) 전 회장인 잭 웰치가 후계자를 찾는 과정에서 택한 싸움을 꼽을 수 있다. 잭 웰치의 뒤를 이을 3명의 최종 후보였던 로버트 나르델리, 제임스 맥너니, 제프리 이멜트는 모두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후계자 결정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웰치는 선택에 어려움을 느꼈다. 그는 3명에게 각각 GE의 사업부 중 1개를 맡겼다. 여러 업체가 관련된 중요한 전략의 지휘 책임을 맡겨 서로 경쟁을 붙였다. 이는 후임자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웰치는 지저분한 정치적 행동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쟁이 시작되자 경영진에서 비롯된 긴장감이 회사 전체로 퍼져나갔다. 3명 후보는 CEO 자리를 얻기 위해 새로운 전략적 제휴를 하거나 사안을 숙고하면서 6개월에 걸쳐 공개적으로 깨끗한 승부를 벌였다.
 
후보들 간 경쟁은 공정한 싸움이었을까? 각기 다른 강점과 약점을 지닌 3명의 당사자들에게는 이 싸움이 공정하게 느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멜트가 단 1명의 승자 자리에 올랐고, 나머지 2명은 곧바로 다른 회사의 영입 제안을 수락했다. 그렇다면 싸움이 진행되는 동안 회사 자원이 적절하게 활용되었을까? 물론이다. GE는 웰치의 뒤를 이을 만한 가장 뛰어난 후계자를 필요로 했으며, 3명이 경합을 벌이는 동안 후계자를 찾는 일을 멋지게 해냈다. 이보다 더 나은 방법이 있을까? 필자들은 GE의 접근 방법이 수많은 면접으로 이루어진 전통적이고 소모적인 방식보다 더 효과적이며 뛰어난 성공 지표라고 생각한다. 웰치는 의식적으로 긴장감을 조성했으며, 긴장으로 나타날 수 있는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게임 규칙을 만들었다. 이는 회사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으며, 훌륭한 싸움을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②공식적인 구조를 만들되 비공식적으로 움직여라.대부분의 직원들은 자사의 공식적인 조직, 즉 ‘누가 누구에게 보고를 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복도에서 나누는 비공식적인 대화, 개인적인 호의, 공식적인 경계를 넘어서는 관계 등 비공식적인 과정이 공식적인 구조로 얻을 수 없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성공적인 리더들은 공식적인 조직을 중심으로 싸움을 구성하지만, 싸움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조직도에 등장하지 않는 개인적인 인맥을 활용하거나 직업적으로 알게 된 전문가의 도움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좋은 싸움을 위해 비공식적인 구조를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2005년 영국과 네덜란드의 합작 소비재기업 유니레버 그룹의 CEO로 취임한 패트릭 세스카우의 첫 행보를 들 수 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유니레버는 식품 사업과 생활용품 사업 등 2개 지주회사로 운영되고 있었으며 회장도 2명,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조직도 2개였다. 각 지주회사는 손익 계산서를 따로 관리했으며, 독립적으로 브랜드를 키우기 위한 노력을 했다. 당시 서유럽 시장에서만 유니레버의 이름을 달고 팔리는 신제품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종류가 무려 50가지가 넘을 정도로, 유니레버 시스템은 매우 비효율적이었다.
 
세스카우가 시작한 첫 번째 싸움은 글로벌 브랜드와 상품군에 맞춰 조직 구조를 변화시키는 일이었다. 세스카우의 목표는 글로벌 본부는 규모가 크고 대담한 혁신을 추구하되 각국의 현지 시장에서는 브랜드 구축 및 전달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일이었다. 새롭게 도입한 운영 방식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직원 17만 명이 일하는 조직 전체에 엄청난 긴장감이 형성됐다. 세스카우는 싸움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개도국에서 활동하는 여러 명의 리더들에게 공식적인 임무 변화의 세부 사항을 실행에 옮기되, 국가나 브랜드에 대한 우선순위와 관련해서는 필연적으로 다른 견해를 가질 수밖에 없는 임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세스카우는 사실상 전면에 서서 비공식적인 싸움을 조장했다.
 
빈디 반가의 사례를 생각해보자. 반가는 인도 주주들과 유니레버 주주들이 함께 설립한 합작 기업인 힌두스탄 레버를 운영한 경험이 있으며, 이후 유니레버의 글로벌 생활용품, 글로벌 식품군 사업을 맡게 됐다. 세탁용 세제, 비누, 방취제 등 생활용품의 수요에는 잠재적인 세계적 트렌드가 있지만 식품 사업은 본질적으로 현지 시장 중심이라는 게 일반적 통념이었다. 이 통념을 바꿔놓으려면 한판 싸움을 벌여야 했다. 반가는 자신의 뜻을 밀어붙이기 위해 전면전 대신 풍부한 인맥을 활용했다. 글로벌 식품 팀 회의를 진행하던 중 마케팅 예산을 2000만 유로 삭감할 필요가 있었다. 식품 사업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이지만 개별 카테고리를 담당하고 있는 리더들은 자청해서 할당된 예산을 줄이겠다고 나서지 않았다. 반가는 회의 참가자들에게 저녁식사를 하면서 생각해보고 다음날 아침에 삭감 결과를 통보하겠다고 말했다. 반가는 자신이 굳이 결정을 내리지 않더라도 ! 각 카테고리와 브랜드를 담당하고 있는 리더들이 저녁 때 술 한 잔 하면서 스스로 해결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비공식적인 구조가 완벽한 역할을 해낸 것이다.
 
③고통을 결실로 바꿔라.모든 싸움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다. 모든 아이디어가 좋은 것은 아니며, 모든 전략이 통하는 것도 아니다. 패자에게 결과를 통보하는 건 힘든 일이다. 관계가 나빠질 수도 있다. 좋은 리더는 실망스러운 소식을 개인의 성장을 위한 기회로 바꾸는 방법을 찾는다.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고통을 결실로 바꾸는 최선의 방법이 있긴 하다. 이는 사람들에게 관리가 가능한 범위의 과제를 안겨줘서 역량을 충분히 펼치도록 도와주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일이다. 잭 웰치가 자신의 후계자를 뽑기 위해 3명을 골라 경쟁을 붙인 일화를 생각해보자. 이멜트가 CEO가 되자 나르델리와 맥너니는 겉으로는 의연하게 대했다. 하지만 기분은 꽤 좋지 않았을 터였다. 웰치는 처음 경쟁이 시작될 때 GE의 CEO가 되지 못한 나머지 2명은 다른 회사의 CEO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그 약속을 지켰다. 나르델리와 맥너니는 6개월간 고통스러운 싸움이 끝나자마자 각각 홈디포와 3M의 CEO가 되었다(이후, 나르델리와 맥너니는 다른 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물론, 패자를 또 다른 최고 자리에 앉혀줄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 리더는 드물다.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충격을 완화시켜줄 수는 있다. 예를 들어, 패자들이 그동안 반대했던 전략에 적응하도록 돕는 방법을 찾거나, 그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일자리를 구하도록 도와줄 수도 있다. 사람들이 성과를 내고 최선을 다해 올바른 싸움에 임했다면 실질적이고 가치 있는 무언가를 얻는 게 당연하다. 패자가 됐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기꺼이 위험을 감수할 용기를 내는 직원들을 만들고 싶은가. 그렇다면 성공적인 결과가 아니라, 위험을 감수했다는 사실 그 자체를 보상하라.
 
화합은 매우 매력적이다. 하지만 좋은 리더들은 ‘어떻게 하면 이 조직이 더 나은 일을 해낼 수 있을까’에 관한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위대한 리더들은 끊임없이 자신이 믿는 것을 얻기 위해 싸운다. 올바른 싸움을 위해 투쟁하는 일은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철저히 몸에 밴 기율과 같은 것이다. 최고의 리더들은 한바탕 싸움이 끝나면 다른 싸움을 찾아 나선다. 그렇다고 해서, 끊임없이 혼란으로 가득 찬 업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훌륭한 리더는 언제 사람들에게 휴식을 줘야 할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훌륭한 리더는 조직이 감내할 수 있는 적절한 긴장 강도를 유지하면서 직원들의 에너지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한다.
 
HBR TIP 싸움의 규칙
 
싸움에 얼마나 잘 임하고 있는지 판단을 내리고 싶다면 자기 자신에게 다음 질문을 던져보기 바란다.
 
교범
- 행동과 태도에 대한 명확한 경계가 정해져 있는가?
-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가?
- 전문적인 차원에서 토론을 진행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존재하는가?
 
심판
- 리더가 서로 다른 관점에 중립적이거나 진심으로 열린 태도를 취하는가?
- 리더가 논의를 진행하고 규칙을 따를 것을 강요하는가?
- 리더가 ‘경쟁은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공정해야 한다는 인식’을 만들어내는가?
 
운동장
- 논의에 참여하는 양측 모두에게 이길 수 있는 현실적인 기회가 주어지는가?
- 상부 결정, 다수결, 합의 등 어떤 식으로 결정을 내릴지 분명하게 정해져 있는가?
 
활용할 수 있는 차이점
- 각 그룹들은 각자 역할을 기반으로 각기 다른 문제를 갖고 있는가?
- 각 그룹은 각자 다른 특정한 목표를 지지하는가?
 
관계
- 개개인이 약속을 이행하고 정직하게 행동할 거라는 신뢰가 형성되어 있는가?
- 조직 내 리더들은 다양한 직급의 직원들에게 질문을 던져 자신의 견해를 시험할 것인가?
 
에너지 수준
- 최적의 성과를 장려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수준의 긴장감이 형성되어 있는가?
- 사람들이 어떤 것을 신경 쓰는지, 성과를 자극하기 위해 사용되는 열정이 어떤 것인지 리더들이 잘 알고 있는가?
- 리더들이 주기적으로 조직 내 열기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긴장감의 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목표와 과제를 주기적으로 수정하는가?
 
결과
- 리더가 인간관계를 망치지 않고도 사람들에게 나쁜 소식을 전할 수 있는가?
- 패할 때에도 위엄을 지킬 수 있으며, 위험을 감수하면 보상이 주어지는가?
 
번역 |김현정 jamkurogi@hotmail.com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12월 호에 실린 비즈니스 전략가 사즈-니콜 A 조니와 부즈 앤 컴퍼니의 수석 경영진 고문 데이먼 베이어의 글 ‘How to Pick a Good Fight’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사즈-니콜 A 조니(saj@camix.com)는 비즈니스 전략가로 세계 각국에서 최고 경영진에게 조언을 제공한다. 조니는 메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케임브리지 인터내셔널 그룹의 최고경영자(CEO)이며 <제3의 의견: 성공적인 리더들이 뛰어난 결과를 만들기 위해 외부의 의견을 활용하는 방법(The Third Opinion: How Successful Leaders Use Outside Insight to Create Superior Results)>(포트폴리오, 2004)의 저자이기도 하다. 데이먼 베이어(damon.beyer@booz.com)는 휴스턴에 위치한 부즈 앤 컴퍼니의 수석 경영진 고문이며 조직 혁신을 장려하는 카첸바흐 센터의 창립 멤버이다.

 

 

출처: 동아비즈니스리뷰

조직 창의성을 가로막는 6가지 편견




조직 창의성 발현을 위해서는 평가, 보상, 인재 확보 등 제도나 자원 면에서 적절한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제도나 환경 구축 이전에 창의성의 본질적 속성과 발현 동인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먼저 중요하다.


조직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극복해야 할 몇 가지 편견과 유의점에 대해서 정리해 본다.


우리 기업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왔다. 우리 기업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독창적 고객 가치로 시장을 주도하는 ‘이노베이션 선도 기업(Innovation Leader)’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한 변화의 핵심은 창의성 기반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최근 창의성이 중시되면서 경영자나 구성원들이 창의성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조직 창의성 발현을 위해서는 평가, 보상, 인재 확보 등 제도나 자원 면에서 적절한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제도나 환경 구축 이전에 창의성의 본질적 속성과 발현 동인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먼저 중요하다. 조직 창의성 제고를 위해 극복해야 할 창의성에 관한 몇 가지 편견과 유의점에 대해서 정리해 본다.



1. IQ 좋은 사람이 많아야 조직 창의성이 높다?


창의성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편견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아마도 IQ와 창의성의 관계에 대한 생각일 것이다.


통상, 창의성이 뛰어난 사람은 IQ가 높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예컨대, 창의성 하면 의례히 음악가 모짜르트나 화가 피카소, 물리학자 아인슈타인과 같은 소위 천재 예술가나 과학자들을 연상하게 된다.


이 때문에 그런지, 창의적인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머리 좋은 사람, 기질적으로 튀는 사람들로 조직을 가득 채워야 된다고 생각하는 관리자들이 많다. 물론, 지능 지수가 높은 사람이 창의적일 수 있다. 창의성도 지능의 한 요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 창의성은 지능보다는 노력에 좌우


그러나 머리 좋은 수재, 번뜩이는 천재, 개성 넘치는 괴짜들이 많아야만 조직의 창의적 역량이 높아진다는 생각은 조직 창의성을 개개인의 지능이나 기질적 속성으로 국한시키는 경직된 발상이다.


왜냐하면, 창의성은 타고난 지능 보다는 어떤 목표를 향한 도전과 집념 어린 노력에 의해 더 많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창의성 관련 연구들을 보면, 지능과 창의성 간에는 그다지 큰 관계가 없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예컨대, 지능 지수와 창의력간의 상관 관계는 미약(약 0.2 수준)하다고 한다.


지능과 창의성간 관계에 대해서는 ‘역치 이론(threshold theory)’이라는 것이 있다. 즉, 지능 지수가 일정 수준만 넘으면, 지능이 창의성 발현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이론이다.


아더 잰슨이라는 학자는 IQ가 대략 115 정도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지능보다는 성격이나 노력이 창의성을 좌우한다고 한다. 평범한 지능을 가진 보통의 사람이라도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교육 심리학자 아킨슨은 “개인간 창의성의 차이는 타고난 지능의 차이에 의한 것이 아니라 노력하는 힘의 차이에 달려 있다”고 하였다.


캐나다 맥길대의 다니엘 레비틴 교수는, 어느 분야에서든 세계적 수준의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 1만 시간의 연습이 요구된다고 하였다.


1만 시간은 하루에 3시간씩 훈련을 한다고 가정할 경우, 약 10년에 해당하는 기간이다. 위대한 스포츠 선수, 예술가, 문학가 등 어느 분야에서든 1만 시간 보다 적은 시간의 연습으로 세계적 수준의 전문가가 된 경우는 없다고 한다.


천재 음악가 볼프강 모짜르트도 신이 내린 타고난 재능보다는 혹독한 노력의 결과로 탄생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심리학자 마이클 호에에 따르면, 모짜르트의 어린 시절 곡은 아버지 레오폴드 작곡이거나 다른 음악가의 곡을 모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모짜르트의 진정한 작품(피아노 협주곡 8번)은 21세부터 나왔는데, 이는 18년간 아버지나 입주 과외 교사의 엄한 지도를 통한 훈련의 결과라는 것이다.


결국, 타고난 지능보다는 목적 의식을 가지고 얼마나 치열하고 집요하게 노력하느냐가 창의성 발현에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 창의적 잠재력을 발현시키는 것이 더 중요


창의성이 지능과 같은 타고난 재능 보다는 무엇인가를 성취하고자 하는 의욕과 노력에 의해 좌우된다면, 조직 창의성을 높이기 위한 핵심은 IQ 높은 사람, 튀는 인재의 확보에 있는 것이 아니다. 구성원 개개인의 창의적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동기부여 능력이 휠씬 더 중요한 요인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능이나 개성이 강한 인재를 뽑는 창의적 인재 채용 노력이 무용하다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직원들은 평범하고 창의성이 낮은 사람이라는 고정 관념을 가지고, 새로운 사람들로 대체해야 한다는 발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창의성과 지능간의 역치 이론을 따른다면, 대학을 졸업하고 경쟁적 선발 과정을 거쳐 기업에 들어온 사람이라면, 구성원 누구라도 창의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창의성이 넘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 개개인이 가진 창의적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는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


또한, 이렇게 창의적인 업무 환경,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창의적인 인재를 뽑는 것이 용이해지고, 그런 인재의 활용도 가능하다.



2. 나이 든 직원이 많으면 조직 창의성이 떨어진다?


창의성과 관련한 인적 특성 요인 중, 또 하나의 편견이 있을 수 있는 부문은 나이와 창의성간의 관계다.


즉, 나이가 많으면 창의성이 떨어진다는 고정 관념이다. 이런 생각이 강하면, 40~50대 나이의 중년층 구성원들을 창의성이 떨어지는 집단으로 간주한다든지, 조직 창의성을 위해서는 20~30대의 젊은 사원들을 많이 뽑아야 된다고 단정해 버릴 수 있다.


그러나, 나이는 창의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이 아니다. 일본 과학기술청이 일본과 미국의 국책 및 민간 연구소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구원의 연령이 많다고 해서 연구 업적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물론 연구원들 중에는 연구 성과가 정체되고, 능력이 한계에 달했다고 생각되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특정의 연령 대와 관계가 없다고 한다.


특히, 미국의 연구소에는 50세 이상의 중고령의 연구자도 많은데, 연구 업적(특허 출원, 논문 발표, 포상 등) 면에서 60대 연구원이 40대나 40대 미만의 연구원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는 생물학적 생존 연수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기업에서는 특정 업무 분야에 얼마나 오랫 동안 일 했는가 하는 경험의 깊이나 전문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특정 분야에서 어떤 가치 있는 발견이나 발명을 하려면 그 분야에서 상당한 지식과 전문성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조직 창의성 분야의 권위자인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테레사 아마빌 교수는 창의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의 하나로, 관련 분야에서의 경험과 지식에 기반한 전문성을 꼽고 있다. 따라서 조직 성과에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창의성은 일정 연령의 성숙기에 이르러서 발휘될 수 있다.


음악이나 미술 분야의 대가들도 나이가 들어 위대한 작품을 창조한 경우가 많다. 예컨대, 베어토벤이 걸작 중 하나인 9번 교향곡(합창)을 완성할 때, 그의 나이가 50대 중반이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나리자를 그리기 시작한 때도 그의 나이 50세가 넘어서였다. 이렇게 보면, 나이가 많은 사람이 어떤 면에서는 젊은 사람보다 오히려 더 창의적일 수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조직을 나이 많은 사람들로 채우라는 의미는 아니다. 조직의 활기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젊은 사원들을 뽑아야 된다.


또, 젊은 사원일수록 기존의 고정 관념이나 조직의 관행에서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발상을 할 가능성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구성원들의 창의적 잠재력이 떨어진다는 선입관을 가지고, 젊은 사람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편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3. 높은 업무 강도와 엄한 규율은 조직 창의성을 저해한다?


지능이나 나이 등 구성원의 인적 특성이 아닌 업무 환경에 관련된 편견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구성원들의 창의성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자유롭고 시간적 여유가 많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반대로, 일이 많아서 시간적 여유가 없고, 규율이 강하면 창의성이 발현되기 어렵다는 생각도 편견일 수 있다.


창의성은 자유롭고, 시간적 여유가 많다고 해서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창의성은 어떤 목적을 향한 책임 의식과 고도의 몰입이 있어야 발현되는 것이다.


따라서 조직 창의성 발현을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몰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적절한 자극과 긴장감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후지츠의 전 회장 고바야시는, “안락한 곳에서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는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


지혜라는 것은 벼랑 끝에 서있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어 살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는 사람에서 나온다”고 했다. 1965년 노벨상 수상자인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 리차드 파인만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고등연구소의 과학자들에게는 최대한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이 주어졌다… 생각하고 연구만 해도 되는 꿈 같은 환경, 강의 부담도 없고, 어떤 의무 조항도 없는… 모든 기회가 주어 졌는데 좋은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짐 콜린스도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 도약한 기업들의 특징의 하나로 ‘규율의 문화’를 꼽고 있다.


위대한 기업들은 구성원들이 업무를 소신껏 처리하도록 자율성을 주기도 하지만, 회사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와 원칙 준수, 목표 달성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묻는 규율과 시스템도 동시에 갖추고 있다고 하였다.


단순히 시간적 여유나 자율을 많이 주는 것이 창의적 업무 환경의 본질은 아니다. 구성원들의 생각의 힘과 몰입을 최대한 이끌어 내도록 하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도록 업무 목표 및 성과 관리를 적절히 해 나갈 필요가 있다. 다만, 구성원들이 과도한 스트레스나 긴장으로 탈진되지 않도록 재충전할 기회를 주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


또한, 무조건으로 일을 많이 하는 ‘워크 하드(work hard)’가 아니라, 생각을 많이 하는 ‘씽크 하드(think hard)’의 업무 환경이 조성되도록 해야 한다.



4. 금전 보상이 가장 중요한 창의성 촉진 요인이다?


창의성 유발을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금전적 인센티브 장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 하기 쉽다.


동기부여 요인은 일에 대한 흥미, 호기심, 도전감 등 일 자체에서 오는 내재적 동기 요인과 보너스, 성과급, 승진과 같은 일 외적인 동기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테레사 아마빌 교수는 창의성에는 금전 보상과 같은 외재적 동기보다는 내재적 동기 요인이 훨씬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사람들은 돈 보다는 자신이 하는 일에 가치를 느낄 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가장 창의적이라는 것이다.


지식 경영과 R&D 분야의 저명한 학자인 노나카 이쿠지로 교수에 따르면, 세계적인 제품 개발 등 어떤 독창적인 이노베이션이 성공한 배경에는 항상 열정적인 개발 주역들이 있었고, 이들을 움직인 진정한 힘은 금전적 보상이 아니었다고 한다.


예컨대, 후지쯔가 세계 최초로 벽걸이용 컬러 PDP TV를 개발할 당시, 그 성공 동인은 간염에 걸릴 정도로 연구에 몰두한 평범한 연구원의 집념 어린 노력이었다.


그리고, 그런 몰입을 유발한 진정한 동기 요인은 돈과 같은 물질적 보상이 아니라, ‘벽걸이용 TV를 만들고 싶다’는 꿈과 개척 정신이었다.


다양한 독창적인 게임 개발로 성공하고 있는 닌텐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닌텐도에서는 히트 게임 상품을 개발했다고 해서 개인에게 큰 인센티브가 주어지지는 않는다.


대신, 게임 개발에 필요하다면, 예산을 큰 제약 없이 쓸 수 있도록 하는 등 구성원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하는 지원 환경이 잘 구축되어 있다.


물론, 금전 보상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특히, 어떤 인재를 유치하고, 붙잡아 두기 위해서는 금전적 보상의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구성원의 창의적 잠재력을 이끌어 내는 인재 활용 면에서는 금전 보상만으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금전 보상 장치를 강화하기 이전에 일의 가치, 꿈과 비전, 성장감 등 내재적 동기 요인을 갖추는 것이 휠씬 더 중요하다.



5. 효율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창의성을 강조해서는 곤란하다?


조직 창의성에 대한 또 다른 편견은 생산 부문과 같이 효율성, 일사 분란한 실행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창의성이 강조되어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창의성은 R&D, 마케팅 등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특정 부분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창의성이 요구되는 정도 면에서는 분야별 직무 특성에 따라 다를 수는 있다. 그러나 전체 조직의 진화·발전을 위해서는 모든 분야의 모든 구성원이 창의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창의성은 기발한 발상, 획기적인 발명과 같은 급진적인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간단한 문제 해결, 원가 절감이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개선 아이디어 제안도 중요한 창의성 발현이다.


어떤 분야이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그 나름의 창의성을 발휘할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생산 부문의 경우도, 품질, 원가, 납기 측면에서 창의성을 발휘할 여지가 있다. 예컨대, 도요타의 JIT, 캐논의 셀 생산 방식 등은 전형적인 생산 부문의 창의성 발현 사례이다.


관리 부문도 마찬가지다. 각 기능 내에서 발상의 전환을 하면 조직 변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창의성은 조직의 모든 부문, 모든 계층에서 발현되어야 한다.



6. 성공한 혁신은 아이디어가 처음부터 뛰어난 것이다?


창의적인 발상으로 성공한 상품이나 사업의 경우, 그 아이디어는 처음부터 확신이 들 만큼 독창적이고 훌륭한 것이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는 환상이다. 제품 혁신이든 관리 혁신이든 어떤 이노베이션이 이루어지는 창조 과정은 수 많은 시행착오를 동반하는 블랙 박스이다.


처음에는 다소 막연하고 숙성되지 않은 아이디어로 시작해 끊임없는 실험과 실패를 통해 학습하면서 구체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는 예상치 못한 많은 문제들을 접하게 되고, 그러한 것을 극복해 나가면서 점진적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픽사의 CEO 애드 캣멀에 따르면,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첫 시작 단계에서부터 아이디어 자체의 질에 집착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것도 창의성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영화 제작은 통상 4~5년이 걸리는 길고 힘든 일인데, 마치 고고학적 탐사와 같이 무엇을 찾는지도 모르고, 무엇을 발견할지조차 알 수 없는 매우 불확실한 과정이라고 한다.


그 과정에서 초기 단계의 아이디어는 통상 ‘상위 콘셉(high concept)’이라 하는데, 이는 시작을 위한 가이드 라인에 불과하다고 한다.


‘창의성은 숫자 놀이’라는 말이 있다.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창안하는 창조의 과정에서는 수 많은 실험과 실패를 경험한다. 그 과정에서는 어떤 것이 성공할지 알 수 없다.


가능한 빨리 실패해 보고 다음 아이디어로 가는 길 밖에 없다. 예컨대, 에디슨은 전구 발명에 성공할 때까지 약 3000번의 실험과 실패를 경험했다고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보면, 창의성이란 단번에 어떤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아니다. 조직 창의성이란,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협력하면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길고 고단한 탐구 활동이다.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이끌어내고 이노베이션으로 연결하는 조직 창의성 발현을 위해서는, 처음부터 확실한 아이디어를 원해서는 안 된다. 다소 거칠고 덜 숙성된 아이디어라도 실험하고 학습하면서 진화시켜나가도록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출처]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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