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무한한 창의력


강인숙 전문강사

(부산지역사회교육협의회)



대화법을 배우고 있던 어린이집 선생님이 원생  20명을 데리고 어린이 극장에 갔다. 선생님은 극장 측에서 특별히 원생들을 위해 준비한 사탕을 모두에게 나누어 주었다. 잠시 후  한 아이가 말했다.

“선생님 저 사탕 더 주세요.”

예전 같으면 눈을 약간 흘기며 “안 돼” 라고 했을 것이고 아이는 뽀루퉁해져서 상환 진전없이 끝났을 게다. 선생님은 ‘가만있자, 이럴 때 뭐라고 해야 하나. 그래 대화에 방해되는 말을 빼자. 아이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마음을 읽어 주어야지.’ 결심을 하고

“호섭이는 사탕이 더 먹고 싶은가 보다.! ”

“그래요, 선생님 더 주세요.”

“글쎄, 지금 사탕이 8개 있는데 호섭이에게만 더 주면 다른 아이들도 먹고 싶다고 할 텐데   그땐 어떡하지?”

“그러면 요렇게 몇 명만 주세요.” 하며 자기 주변 아이들 5~6명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래? 그럼 저쪽에 있는 친구들이 먹고 싶다고 하면 어떡할까?”

“선생님 좋은 수가 있어요. 사탕을 부수면 돼요.”

“그럼 어떻게 먹지?”

“손가락으로 찍어서 먹으면 돼요.”

그렇구나. 정말 좋은 방법이네. 그런데 지금 손가락으로 찍어 먹으면 혹시 병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데...”

“그러면 어린이집에 가서 손 씻은 다음에 나눠 주세요.”

“그럴까? 호섭이가 그때까지 참을 수 있겠어?”

“예, 선생님 참을 수 있어요.”

호섭이는 신이 나서 큰 소리로 대답했다. 선생님은 그때의 느낌을 이렇게 말했다.

“저는 사탕을 나누어 먹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어요. 5세 아이의 거침없는 상상의 세계를 발견했습니다. 이제 경이로운 눈으로 아이들을 볼 수 있는 마음의 문이 열렸습니다.”

호섭이와 선생님의 대화에서 아이들은 많은 것을 배우는 기회가 되었다. 아이는 자신을 이해해 주는 선생님을 좋아하게 되고 혼자 먹으면 안 되며, 작은 것도 다른 사람과 나누어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참아야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이는 자신을 이해해 주신 선생님, 자존심 상하지 않게 인격적으로 대해 주신 선생님을 통해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도 편안해지고, 참는 일이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임을 배우게 된다.

어른들은 때때로 순수한 아이들의 생각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말문을 닫게 하고, 마음을 닫게 하고, 아이들의 무한한 창의력의 문을 닫게 하는 역할을 해 왔다. 의사이면서 교육자였던 마리아 몬테소리는 “자녀를 키우는 데 첫 번째 피고는 어머니, 두 번째 피고인은 아버지, 그리고 세 번째 피고는 선생님이다.”라고 말했다한다.

과연 나는 어떤 피고로 서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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