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8월 23일자 8면에 실린 기획시리즈 ‘가까워진 이웃 중국’ 중(中)편을 읽었다. 기사는 한·중 수교 15주년을 맞아 한국인의 중국 부동산 및 펀드 구입 열풍과 중국에서의 한류 드라마 인기 등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대(對)중국 투자 실태를 조명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대(對)한국 투자에 대해서도 소개했는데, 그 내용을 보고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전제품은 한국이 중국보다 한참 앞선다고 생각했는데 중국산 제품의 한국시장 점유율이 1위인 품목이 있고 매년 매출이 두 배씩 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한 한국의 부품 및 소재 수입 분야에서도 곧 중국산이 일본산을 제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내가 가장 주목했던 것은 중국의 한국기업 사냥에 관한 것이다. 중국 기업들은 2004년 쌍용자동차 인수 이후 한국의 우량기업들을 인수하기 위해 계속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한다. 선진기술 확보가 주목적이라는 것이다. 사실 기업의 인수합병은 ‘시장의 원리’에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억지로 막을 수도 없으며 막아서도 안 되는 문제다. 하지만 솔직히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외국 기업에 팔려나간다는 것이 유쾌한 일은 아니다. 결국 우리 기업이 팔리지 않도록 스스로 방어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선진 수준의 기술과 경영기법, 노사관계 등이 경쟁력을 이루는 요소들인데 이를 제고하는 방법 중 하나가 선진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미 FTA는 좋은 방안이다. 우리보다 여러 면에서 앞서 있는 미국과의 장벽 없는 무역을 통해 비교우위 상품의 경쟁력은 더욱 발전시키고 열세에 있는 상품은 변화와 혁신을 촉진하게 될 것이다.

최근 한국 경제가 앞서가는 일본과 뒤쫓아 오는 중국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라는 경고가 자주 등장한다. 중국은 이미 우리를 바짝 뒤쫓는 단계를 넘어 우리를 집어삼키려는 수준에 온 것인지도 모른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한·중 경제가 대등한 수평관계가 아니라 종속적인 관계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장현태 충북 제천시 봉양읍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com/center/journalist.asp

[감각있는 경제정보 조인스 구독신청 http://subscribe.joins.com]

[ⓒ 중앙일보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꺾기'라는 게 있다. 요즘 은행권에서 널리 자행되고 있는 대출고객에 대한 펀드 가입 강요 행위가 대표적인 꺾기 사례라고 보면 된다. 꺾기는 물론 불법이다.

대출을 받으러 온 고객의 아쉬운 처지를 빌미로 상품을 강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익원이 줄어드는 은행으로선 꺾기 유혹을 떨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은행들이 올 상반기에 펀드를 팔아 벌어들인 수수료만 1조2000억원. 대출시 펀드 판매 유혹은 마약과도 같다.

꺾기는 너무나 익숙한 금융관행이다. 권하는 측이나 권유받는 측 모두가 불법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기자도 대출 상담 때 펀드 가입을 '은근히' 권유받은 적이 많다.

실제 주변에서 대출받은 사람 대부분은 펀드 한 개쯤은 가입해 있다. 꺾기를 당한 셈이다. 금융당국과 금융기관 간 꺾기 뒤지기와 숨기기 혈투가 매년 벌어지지만 승자는 늘 금융기관이었다.

'강매냐 자발이냐를 구분하기 어렵다'고 변명하지만 감독당국의 마지못한 조사는 꺾기 번식에 훌륭한 면역력만 제공해왔다. 이런 감독당국의 초라한 모습은 28일에도 다시 한번 증명됐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3개월 동안 전국 8개 은행 157개 점포를 대상으로 대출을 미끼로 펀드 가입을 강요한 사례를 조사한 결과 발표에서다. 발표는 28일 김대평 은행담당 부원장이 직접 맡았다. "조사기간에 적발된 꺾기 사례는 모두 358건이며 관련 기관, 관련자를 모두 엄중 조치하겠다."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서슬 퍼렇다는 금융당국이 수만 건에 이르는 3개월간 대출을 샅샅이 뒤져서 나온 꺾기가 고작 358건이라니.

또 다시 금융기관의 교묘한 숨기기에 당국이 패했음을 자인한 발표에 불과했다. 돈이 필요해 대출을 받았고, 피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펀드에 가입해야만 했던 수많은 서민들이 30년 금융감독에 몸담았다는 분의 발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은행들이 금감원 나으리에게는 감히 꺾기를 하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원래 금감원 검사 수준이 고작 이 정도인지 혼란스럽다.

[경제부 = 장광익 기자 paldo@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무슨소리야, 이 펀드는 선취형만 있다던데?"

평소 펀드투자에 관심이 많았던 지인이 항의 전화를 해왔다. 추천해준 펀드를 후취형(보수가 매일 나눠 결산되는 것)으로 가입하려고 했는데 은행 판매직원이 선취형(가입시 보수를 일정 부분 내는 형태)밖에 없다고 설명해 할 수 없이 선취형으로 가입했다는 것이다.

물론 직원이 잘못 설명한 것이었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확인해 보니 판매직원이 잘못 알고 있었던 것 같다며 다양한 보수체계에 대한 설명을 늘어놨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얼마나 많은 투자자들이 잘못된 정보를 듣고 펀드에 가입할까 하는 생각에 씁쓸하기만 하다.

펀드 판매에 대한 불만은 여기저기서 끊이지 않고 들린다. 펀드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도 부족하거니와 어설픈 상품 설명으로 운용보수에 비해 두 배 가까운 판매보수를 계속해서 떼간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판매사들이 담합해 판매보수가 이렇게 높은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린다.

물론 판매사들도 할 말은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받는 판매보수 대신 판매수수료로 바꾸면 판매사들이 수수료를 벌기 위해 판매 환매를 부추겨 소비자들에게 오히려 피해가 갈 것이라고 했다. 다른 판매사 관계자는 온종일 고객 문의 전화를 받고 애쓰는 것을 생각하면 현행 보수는 그리 높은 게 아니라고까지 했다.

반드시 틀린 말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을 향한 은근한 협박으로 들리는 것은 왜일까.

한때 사라진 것 같았던 펀드업계가 다시 살아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업계 노력뿐만 아니라 펀드를 믿고 투자한 소비자들이 있었다.

이제는 그런 투자자들을 위한 서비스에 고민해야 할 때다.

직원 교육을 강화하는 등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 모색에 강제적인 규제보다는 판매사 스스로 앞장서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는 건 어떨까.

[증권부 = 박준형 기자 pioneer@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환경부와 경기 과천시가 얼마전 의미있는 협약을 체결했다. 과천을 ‘기후변화 대응 시범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과천시는 201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환경부는 정부 차원에서 관련 기술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우리 지자체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더이상 남의 일로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환기시켜준 사례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특히 이번 협약에서는 국내에서 개념조차 생경한 개인배출권 할당제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개인배출권 할당제는 개인별로 온실가스의 상한선을 할당해주고 사용후 남거나 모자라는 부분은 개인간 거래를 통해 충당하도록 하는 제도다. 영국에선 자발적 참여자에게 할당량을 주고 이를 초과해 배출할 경우 탄소펀드에 출연금을 내도록 하는 제도가 민간차원에서 시행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향후 10년내에 여왕에서 최극빈층까지 모든 국민에게 똑같은 배출량을 할당하고 탄소은행을 통해 거래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논의되는 갖가지 아이디어 가운데 가장 급진적인 방안이 개인배출권 할당제인 것이다.

과천시는 우선 냉·난방을 아끼는 등의 방법으로 할당량을 남긴 사람에게 시민회관 시설사용할인권 같은 인센티브 제공을 검토중에 있다고 한다. 처음부터 높은 단계를 시행하면 자칫 반발을 부를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사실 개인배출권 할당제를 통해 온실가스를 실질적으로 감축하겠다는 발상은 현실적으로 이른 감이 있다. 우선은 시민 개개인에게 ‘나도 온실가스 배출에 책임이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로 삼는 게 바람직하다. 과천시의 도전이 의미있는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박정훈 경제부장
‘와타나베 부인(Mrs. Watanabe)’을 아시는가. 당신이 재테크와 담쌓았다면 몰라도, 주식 투자를 한다거나 혹은 펀드 환매 타이밍이라도 재고 있다면 그녀를 몰라선 곤란하다.

물론 당신은 그녀의 얼굴조차 본 일이 없다. 와타나베 부인이란 특정인이 아니라 일본 주부 전체를 지칭하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치면 ‘김씨 부인’쯤 되겠다. 어찌 됐건 당신은 아주 실질적인 이유로 그들을 주시해야 한다. 그들이 당신의 투자 수익률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와타나베 부인들은 엔화 투기자금의 큰손이다. 일본의 저금리에 실망한 나머지 남편 월급을 외화(外貨)로 바꿔 해외에 투자해 왔다. 그러던 중 미국발(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대출) 사태가 터졌다.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이들은 해외 투자자금을 빼내 일본으로 되갖고 갈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만약 이들이 자금을 회수해 간다면 또 하나의 폭탄이 터지는 셈이다. 각국 주가가 떨어지고, 환율이 요동치게 된다. 당연히 당신의 투자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별 생각 없이 해외펀드에 가입한 당신, 안방 PC로 주식 투자하는 당신이 얼굴조차 모르는 일본 주부들 심리까지 신경 써야 할 이유다.

그러나 이것은 맛보기에 불과하다. 이제부터 당신은 세계 곳곳에 잠복한 오만 가지 변수를 피해가며 험난한 ‘재테크의 정글’을 헤쳐가야 한다. 당장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등의 불로 떨어져 있다.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엔 투기자금)’의 폭탄도 언제 터질지 모른다.

얼마 전 ‘파리바은행’의 환매보류 조치 때 실감하지 않았는가. 수천㎞ 떨어진 프랑스 은행의 간단한 행동이 순식간에 지구를 돌아 서울 증시를 직격하고 당신의 투자 수익률을 흔들어 놓았다. 세계 금융은 스크럼 짠 럭비선수처럼 한 묶음으로 움직이고 있다.

‘편한 투자’에 익숙해진 당신으로선 잘 적응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지난 4년간 재테크는 참 수월했다. 세계적 저(低)금리로 마구 풀린 뭉칫돈이 온갖 곳을 휘젓고 다니며 주식과 부동산 값을 올려 놓았다. 어디에든 투자하기만 했다면 대체로 돈을 벌었다.

모르긴 몰라도 그동안 당신의 주식 투자 수익률은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이름조차 생소한 동유럽이며 남미 펀드에 ‘묻지마 투자’를 해도 그럭저럭 돈을 벌었다.

4년간 무려 400%의 수익률을 낸 펀드도 있다(미래에셋증권 ‘디스커버리펀드’). 석 달 새 주가가 1500에서 2000으로 폭등하고, 주식해서 돈 번 ‘대박’ 스토리가 곳곳에서 탄생했다. 그러니 당신은 한 자릿수 수익률 정도로는 직성이 안 풀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눈높이를 낮출 때가 됐다. 풍성했던 ‘재테크의 잔치’가 막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유럽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올려가며 유동성(돈)을 빨아들이는 정책으로 돌아섰다. 세계의 자산가격을 올려 놓았던 엔화 투기자금의 일본 복귀도 시간 문제다.

서브프라임 사태는 글로벌 자산 버블(거품)의 조정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주식·부동산이 폭락할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이나, 적어도 지난 몇 년 같은 수직 상승세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이제부터 재테크의 주제는 ‘리스크(손실위험)’와의 격투가 될 것이다. 안개 자욱한 불확실성 속을 당신의 판단력 하나에 의존해 헤쳐가야 한다. 목표 수익률도 좀 낮춰 잡는 편이 안전하다. 비행기로 치면, 자동항법장치를 끄고 고도를 낮춰 육안(肉眼) 저공비행 모드로 전환하는 것이다.

버블이란 반드시 꺼지는 법인데 호황에 취한 당신은 이 사실을 잊고 있었을 것 같다. 이제 잔치가 끝났으니, 당신도 나도 ‘피곤한 재테크’의 계절을 준비해야 한다.



[박정훈 경제부장 jh-park@chosun.com]
[☞ 모바일 조선일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하기]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국 와이오밍주의 세계적 국립공원인 옐로스톤으로 가는 길목엔 또 하나의 명소가 있다. 빼어난 풍광과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는 그랜드티턴 국립공원이다.

이 안에 있는 작은 휴양도시 잭슨홀은 매년 8월 말만 되면 갑자기 부산해진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 총재와 명망 높은 경제학자 등 100여명의 유명인사들이 모여 1박2일 동안 연례 심포지엄을 열기 때문이다.

이른바 '잭슨홀 미팅'이다. 원래는 머리를 식히며 정책 현안과 새로운 연구동향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친목 모임이지만, 그들의 언행은 늘 뉴스가 된다.

▦ 지난달 30~31일 열린 회의가 유달리 관심을 모은 것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초래된 금융시장 불안과 신용위기 우려 상황과 시점이 1998년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 해 8월 러시아의 모라토리엄(채무 불이행) 선언에 따라 미국의 헤지펀드인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가 순식간에 파산사태에 이르고 이로 인해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던 경험과 거의 닮았다는 것이다.

당시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은 때마침 잭슨홀 회의에 참석한 인사들과 많은 얘기를 나눈 후 9월부터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씩 3차례나 낮춰 위기를 조기 수습했다.

▦ 올해 그 자리엔 벤 버냉키 의장이 있다. 그린스펀의 뒤를 이은 지 1년 6개

월 만에 '모기지 부실 폭탄'을 떠안은 그를 향해 월가는 이미 '초보자의 실수(rookie's mistake)'라는 딱지를 붙였다. 또 직관과 현실을 앞세운 그린스펀이 '시장적(street-smart)'이라고 평가되는 것과 달리, 통계와 이론을 중시하는 그에겐 '학구적(book-smart)'이라는 수식어가 따른다. 이런 표현이 유쾌할 리 없다.

더구나 금융계는 "유동성 긴급지원이나 재할인율 인하는 임시방편이고 결국 금리를 낮춰야 한다"며 그가 전임자의 해법을 따를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 그러나 버냉키는 잭슨홀에서 큰 힌트를 주지 않았다. 우선 "금융시장의 혼란이 초래할 수 있는 경제 전반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차단하고 시장의 정상적 작동을 위해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여러 여지는 남겼다.

반면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의 선택의 결과로 인한 손실을 보호하는 것은 FRB의 책임이 아니다"며 시장의 도덕적 해이를 직설적으로 경고했다.

시장은 일단 18일 FRB가 금리를 인하하는 쪽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서브프라임'의 충격은 컸으되, 버냉키와 시장이 벌이는 게임에서 얻는 학습효과도 적지 않다.

이유식 논설위원 yslee@hk.co.kr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아이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부동산시장을 선도하는 매일경제신문사는 메리츠증권과 함께 최근 부동산시장 동향과 전망, 부동산 금융시장 변화상을 주제로 '2007 매경-메리츠 부동산금융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이번 세미나는 리츠(부동산펀드)ㆍABS(자산담보부증권) 등 간접투자상품 투자동향은 물론 패러다임 변화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시장과 부동산 금융시장 방향을 가늠해볼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관심 있는 분은 많이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일시=9월 10일(월) 오후 3~7시

◇장소=JW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5층)

◇세션1=부동산시장 동향과 전망(강민석 메리츠증권 부동산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 ◇세션2=부동산 금융시장 변화와 시사점(고성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세션3=부동산 개발금융의 변화 방향(서후석 명지전문대 부동산경영학과 교수)

◇참가비=없음(참가등록 필수, 자료집ㆍ만찬ㆍ경품 제공)

◇참가신청=메리츠증권 부동산금융연구소 (02)6309-4822, 4886

■주최 = 메리츠증권  

■후원 = 매일경제신문사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헐값 매각 논란 등에 휩싸여 장기 표류해온 외환은행 재매각 문제가 새 국면을 맞았다. 한 달여 전부터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국 언론들이 영국계 은행인 HSBC를 유력한 새 인수자로 지목하더니, 어제 HSBC는 미국계 펀드인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51%를 63억 달러에 산다고 전격 발표했다. 거래 완료일로 설정한 내년 1월말까지 한국 금융당국의 승인을 비롯한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단서도 달았다.

외환은행 매각 및 재매각의 적법성을 둘러싼 재판의 진행상황과 우리 정부의 태도, 국민감정 등을 탐색해오던 유럽 최대 은행이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은 여러 가지로 유추할 수 있다. 우선 아시아영업망 확대를 노리는 HSBC 입장에선 뛰어난 인적 자원과 네트웍을 가진 외환은행이 더없이 좋은 매물인 데다, 자신들의 이미지라면 한국인들의 거부감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울러 올해 말로 예상되는 1심 판결에 대한 나름의 판단을 바탕으로 매물을 선점하는 효과도 노린 것 같다.

그러나 HSBC의 의도와 판단이 어떻든 우리 정부는 엄정한 태도와 공정한 잣대를 유지해야 한다. 지난 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이 법원에서 인정돼 당국의 주식취득 승인이 떨어지는 것’을 조건으로, 국민은행이 론스타와 맺은 계약이 결국 파기된 사유와 상황은 하나도 바뀐 게 없다.

국민은행 자리에 HSBC가 들어섰을 뿐이다. 금융감독위가 “외환은행 매각과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재판에 따른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는 승인절차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도 당연한 자세다.

그렇다고 몇 년이 더 걸릴지 모르는 최종심까지 마냥 손 놓고 있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금융기관의 생명은 신뢰성과 지속발전성이라는 관점에서 책임 있는 주인을 찾아주는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최소한 1심 판결은 지켜봐야겠지만, 그 결과와 외환은행의 장래, 재매각 조건, 국내외 반향 등을 세심하게 고려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그 동안의 정책 실패를 만회하는 길이다.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아이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영국계 은행 HSBC가 외환은행의 새 주인이 되겠다고 나섰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 주식 51.02%를 63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HSBC가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사실은 얼마 전 언론보도를 통해 기정사실화한 바 있다. 당시 금융감독위원회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인수 의혹과 관련한 법원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매각승인 절차를 밟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런데도 이들이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은 우리 정부의 입장을 무시한 결정이다. 이 문제가 외국자본에 대한 부당한 차별인 것처럼 국제여론을 환기시켜 주권국가의 금융당국을 압박하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금감위의 입장은 합리성을 결여한 것이 아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자체가 원천무효될 수도 있는 사안이 법원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매각 승인을 진행할 경우 문제를 꼬이게 할 수 있다. 또 지난해 국민은행이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조건부 인수계약을 했다가 파기됐던 상황과 달라진 것이 없어 자칫 국내 은행을 역차별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애초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인수 의혹이 불거져 법원으로까지 간 배경은 복합적이다. 단순히 천문학적인 이익을 남기고도 세금을 내지 않는 외국자본에 대한 반감 차원이 아니다. 외환위기 이후 쏟아져 들어온 외국자본들의 투기적 행태를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된다는 반성과 의식 전환의 필요성, 과세 문제 등 법·제도의 허점에 대한 여론의 질책 등이 반영된 것이다. 이들이 외국자본이라는 이유로 특별대우를 받아서는 안된다는 국민적 여론에 기반한 것이다.

금감위는 앞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헐값 매각 관련 1심 판결도 앞두고 있다. 어떤 경우든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둘러싸고 일었던 이 같은 사회적 파장과 그 의미가 퇴색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결정하기 바란다.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영국계 대형 은행인 HSBC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51.02%를 63억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함으로써 외환은행 매각에 다시 세인들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환은행 매각은 그동안 론스타의 '먹튀' 논란이 빚어지면서 우리나라에 마치 반(反)외자 정서가 있는 듯이 비춰지게 한 측면이 있다. 더구나 외환은행은 국내 은행으로서는 가장 광범위한 국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 은행에 경영권이 넘어가면 국내 은행의 대형화와 국제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염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견해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수적인 시각에서 외국계 자본이라고 해서 외환은행 인수를 막는 것은 글로벌 경제체제를 무시한 시대착오적인 발상일 뿐이다. HSBC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

사실 우리가 더 걱정하는 것은 국내 은행에 대한 역차별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외환은행 인수 계약을 체결한 후 론스타의 먹튀를 도왔다는 비난여론이 들끓자 인수작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국내 은행들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의혹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는 재매각을 승인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밝힌 정부 눈치를 보며 발목이 잡혀 있는 사이 외국계 은행인 HSBC가 어부지리를 한 셈이다.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HSBC의 외환은행 인수가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내년 4월 말까지 정부 승인이 나지 않으면 계약이 해지되는데 현재 1심이 진행 중인 론스타 헐값 매각 사건이 대법원까지 올라가면 3~4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매각이 마냥 시간을 끌고 표류하는 것은 우리 측에도 결코 득될 게 없다. 론스타는 올해 들어 3500억여 원을 배당금으로 챙겨갔으며 6월엔 외환은행 주식 13.6%를 팔아 1조1927억원을 회수했다. 매각 차익을 한꺼번에 회수하는 것보다는 못 해도 론스타가 야금야금 돈을 빼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실리적인 측면뿐 아니라 한국이 마치 외자에 대해 배타적인 국가인 양 이미지가 훼손됨으로써 입는 손실은 훨씬 더 클 것이다.

외환은행 매각은 국민적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국내와 외국계 은행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 조속히 매듭짓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 점에서 정부의 정책적 결단과 론스타의 호응을 기대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