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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는 수익성과 성장성에 문제가 없는 데도 치솟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나온 회사도 적지 않았다.
이때 발빠른 외국인들은 헐값에 알짜 기업들을 사들였다. 당시 한국 기업들을 사들였던 외국계 자본은 이후 몇 년 만에 천문학적인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최근 세금 과세 논란이 일고 있는 론스타펀드도 그 중 하나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펀드 회장은 기업 가치에 비해 싸게 나온 기업과 자산을 과감하게 사들였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한 적이 있다.
외부 환경 등 이런저런 이유로 기업 내재 가치보다 낮게 평가된 회사를 싸게 사들여 이후 대규모 이익을 챙기는 '저가 매수(바겐헌팅)'에 성공한 것이다.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금융시장이 출렁대자 월가에서 저가 매수가 이슈가 되고 있다.
서브프라임 파문으로 모두가 공포에 떨고 있을 때 '저가 매수'라는 단어를 제시하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나선 사람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다.
그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에 대혼돈이 있을 때 진정한 기회가 온다고 말했다.
또 신용경색으로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금융주 투자를 늘렸으며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컨트리와이드 등 모기지 업체 등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대 규모 채권펀드를 운용해 '채권 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 핌코(PIMCO) 최고투자책임자(CIO)도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 등 투자은행들의 채권을 사들였다.
그로스 핌코는 이제 좀 더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떠안는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사모펀드계 거물들도 저가 매수에 동참하고 나섰다. 부실기업 인수로 유명한 윌버 로스는 세계 신용경색 위기를 활용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그는 늘어난 채무 불이행과 대출업체들로 위기에 처한 서브프라임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칼라일은 미국발 신용위기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지역 투자를 꾸준히 늘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월가에서는 이들 거물이 서브프라임 부실 파문으로 가격이 떨어진 자산 중에서 '알짜 줍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아직 저가 매수에 나서기에 이르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신중론자들은 무엇보다도 시장이 아직 불안하다는 점을 꼽고 있다. 서브프라임 후폭풍이 아직 가라앉지 않은 데다 주택경기 부진이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낙관론을 펼쳐온 전문가들조차 아직 미국 주식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때가 아니라며 조심스런 태도를 보인다.
한 관계자는 어떤 종목을 엄청나게 싼 가격으로 매수하더라도 상당 기간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우량 자산을 더 싼 값에 살 수 있는 기회는 계속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월가 고수들이 저가 매수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데 대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투자자들도 있다.
저가 매수를 선언한 대부분 전문가가 이미 많은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들인 만큼 시장 붕괴를 막기 위한 의도가 다분히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저가 매수 시기에 대한 적정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고수들은 약세장일 때 저가 매수로 수익을 극대화한다.
하지만 저가 매수에 성공하려면 전제돼야 할 것이 있다. 투자 대상 기업이 끝까지 살아남아야 하고 향후 내재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종목을 찾기 위해서는 버핏이 강조하는 것처럼 해당 기업을 잘 알아야 함은 기본이다.
[뉴욕 = 위정환 특파원 sunnywi@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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