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홍재문기자]서브프라임 위기를 극복하고 미국 다우와 S&P 주가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숱한 금융기관들이 3분기 실적 손실을 기록하고 500대 기업의 이익이 2002년 1분기 이후 처음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주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8월17일 1630선까지 추락했던 코스피지수는 최근 한달간 4개의 갭을 만드는 기염을 토하며 2000대로 안착했다.

9월18일 미 FOMC 금리인하의 여파로 미국 증시가 급등한 다음 날인 19일 첫 갭상승을 이룬 뒤 추석연휴 동안 미증시가 지속 상승하자 27일 2번째 갭을 만들었다. 미국 다우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면서 10월2일 3번째 갭을 만들었고 S&P지수마저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다음날인 10일에 4번째 갭을 형성했다.

미증시에만 꿰맞춘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결론이 변하진 않는다. 조선 철강 중공업 등 중국 성장세 지속에 따른 수혜에 어떠한 변화도 없고 자산운용사, 연기금, 그리고 법인의 주식매수가 지속되는 것도 그대로인 상태에서 4번의 갭이 만들어진 이유를 미증시 영향이 아니라고 부인할 도리는 없으니 말이다.

버냉키 연준리 의장이 재할인율을 2차례에 걸쳐 1%포인트 낮추고 콜금리도 0.5%포인트 인하하면서 전임자인 그린스펀의 철학을 답습했지만 다른 쪽에서는 그 이상의 조치가 취해졌다.

지난 9월7일 4000명 '감소'로 발표됐던 미국 8월 비농업고용자수가 한달 뒤 8만9000명 '증가'로 둔갑했다. 급락하던 증시가 활황세를 회복하자 더 이상 경기침체나 고용악화 같은 비관적인 전망은 불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모기지 사태만으로는 금리인하 단행시 모럴해저드나 무책임한 투자에 대한 구제라는 비난이 고조될 수 있기 때문에 충격적인 8월 고용지표를 터뜨렸다.

주가가 오르면서 모든 사람이 금리인하를 환영하고 금융권에 대한 구제금융도 중앙은행 본연이 책무라는 반응을 얻게 되자 한달 뒤 통계오류라는 변명으로 수정치를 내놓았다.

너무 음모론적인 추론일지는 몰라도 투명성을 강조하는 미국의 입장에서 매년 반복되는 신학기 전후로 변동돼온 신임 교원수를 누락했다는 변명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씨티은행의 경우는 예정을 앞당겨 실적을 발표하고 Q&A 세션도 사전 녹음된 CEO의 발언으로 대체했다고 한다. 다른 은행들의 실적과 비교되면서 쏟아질 질문을 회피하는 술수였다는 비난이 가해졌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향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될 재무제표를 낱낱이 살펴보면 회계장부 조작여부를 포착할 지 모른다는 주장까지 했다.

삼성전자도 깜짝 놀랄만한 실적을 발표했다. 어떤 애널리스트의 전망치보다도 높은 수치였다. 주가가 장기상승추세선인 53만원을 위협하자 어닝서프라이즈를 통해 주가부양을 꾀했다는 지적이 있다.

미국 고용지표, 씨티은행, 삼성전자의 경우 모두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주가가 다시 고공행진을 펼치는 마당에 이러한 의구심 자체가 쓸데없는 것이라도 호도하겠지만 밝혀지지 못하는 진실이라도 존재하는 법이다.

이처럼 온갖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서 주가를 부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달러약세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될 변수로 자리하고 있다.

미국의 달러약세 유도를 단지 무역적자 축소를 위한 조치로 보면 오산이다. 미국 증시 부동산 채권은 모두 달러표시다. 달러가치가 오르든 내리든 미국의 입장에서는 불변가격이다.

달러약세는 다른 통화의 강세를 뜻하는데 여기에 미국의 노림수가 있다. 현재 미국 기업 상당수가 해외로 나가있으며 미국 금융기관의 해외투자 또한 전세계 최고액수다.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이나 외국에 투자된 돈의 달러평가액을 높이는 방법은 투자국 통화의 강세가 가장 용이한 수단이다.

지난 85년 플라자협정이래 미달러는 20년이상 약세를 보여왔다. 블랙먼데이, 닷컴버블 붕괴, 9/11 테러, 이번 서브프라임 위기 등으로 증시에 굴곡이 있던 것처럼 환율에서도 숱한 변화가 있었지만 대세는 여전히 약달러와 주가상승이다.

홍재문기자 j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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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벤처캐피털 회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 도용환 사장(50)에게는 언제나 사람이 몰린다. 깡마른 체구에서 느껴지는 꼿꼿하고 깐깐한 이미지와는 달리 포용력이 남다르다.

주변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기회를 주고 함께하는 동지애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타고난 '보스'라는 소리도 들린다.

주위의 호평 뒤에는 투명성을 강조하는 그의 경영철학이 존재한다. 8년 전 스틱인베스트먼트(옛 스틱IT벤처투자)를 세울 때부터 지금까지 "기업이 투명해야 오래가고 결국 승리한다"는 신념을 고수해오고 있다는 얘기다.

1990년대 말 벤처 붐이 한창일 때 벤처캐피털 업계에서는 편법이 성행했다. 투자회사가 자체적으로 조성한 자금과 외부 투자금을 고수익 여부에 따라 작위적으로 배분하는 회사가 많았다.

도 사장은 처음부터 자사와 외부 자금을 똑같이 투자하고 똑같이 수익을 배분했다. 고지식하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깨끗하고 투명한 회사라는 큰 자산을 얻게 됐다. 내부 투자결정을 할 때도 도 사장은 일절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개인적 이유로 투자를 밀어붙인 적도 없다. 최종 거부권만 행사한다.

"투명한 것이 항상 이깁니다. 사장이 이런저런 이유로 투자에 관여하면 직원들도 인맥이 없겠습니까. '나도 그래도 되는구나' 하고 사심이 개입되면 투자회사로서 객관성을 잃고 결국은 투자자들이 외면하게 됩니다."

도 사장은 회사를 운영해 오면서 정치와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정치는 권력이고, 권력과 가까이 하면 화를 입기 마련이라는 이유에서다. "정치는 멀리하지만 정책은 가까이 합니다. 정책 하는 사람들과 의견도 조율하고 주장도 하고…. 그러면서 정책에 반영되는 부분도 있죠."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총누적 운용자산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새로 조성된 5000억원 펀드 중 3000억원이 영국 일본 스위스 등지에서 유입된 자금이다. 올해 스틱이 투자한 회사는 게임하이ㆍ조이맥스(게임 개발)를 비롯해 메디코(의료폐기물 처리), NK(조선기자재), JT(반도체장비), 빌포스트(DM발송), IM(전자부품) 등이다.

"그동안 우리가 해온 것은 제대로 된 투명한 기업문화 정립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좋은 인재를 영입하고 브랜드를 세우고 지속적인 투자 경험을 쌓았죠. 해외 투자분이 늘고 있는 것은 그만큼 회사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방증으로 이제는 좋은 투자가 가능한 선순환 구조가 됐어요."

앞으로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알짜 중견기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사업군도 환경, 유통, 서비스 분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올 초 화제를 모았던 금융 정보 콘텐츠 지주회사인 골드파로스는 금융상품 판매회사까지 엮어 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조만간 증자를 할 계획이다. 또한 21세기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떠오른 물 시장에 대한 투자계획도 있다.

도 사장은 벤처기업 인수ㆍ합병(M&A)을 주장해왔던 선구자다.

"우리나라는 단기간 급성장한 나라여서 자본주의 성숙도가 낮죠. 부자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기업을 자기 소유물로 생각해 기업 M&A가 잘 안 됐어요. 그런데 최근 M&A가 국제경쟁력을 키울 수 있고, 기업을 그만하고 싶은 경영자에게 탈출 수단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는 고무적입니다."

도 사장은 인재 욕심이 많다. '금융은 사람이 핵심인 업, 그 다음이 시스템'이라는 평소 지론도 있지만 사람을 워낙 좋아한다. 똑똑하고 열정 넘치는 젊은이들과 회사를 키워가고 업계를 선도하는 일이 그에게 삶의 에너지를 제공한다.

스틱인베스트먼트에는 현재 벤처캐피털리스트만 40여 명(해외 포함)이 있지만 그의 인재 사냥은 계속되고 있다. "최고 인재가 모여야 최고 성과가 나오고, 최고 성과가 나와야 다시 이를 바탕으로 돈과 최고 인재가 모이는 선순환 구조에 들어설 수 있습니다."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시작한 '파트너십 체제'는 국내 벤처캐피털 업체로서는 첫 시도다. 유능한 인재들을 정면에 내세워 스타로 키워내는 작업이다.

◆그는…

고려대 경제학과 학사와 동대학원 경영학과 석사를 마쳤다. 첫 직장은 신한은행 모체인 제일투자금융이며 15년간 신한경제연구소, 신한생명보험 등 신한금융그룹에서 펀드매니저로 활동했다. 1996년 독립해 스틱투자자문을 설립하고 투자자문과 경영컨설팅 업무를 시작했다. 99년에는 스틱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면서 벤처투자에 발을 디딘 후 채 10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한국의 대표적인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됐으며 회사를 업계 1위로 성장시켰다.

[김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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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건의문서 비판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대한상공회의소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과제를 건의하면서 참여정부의 '큰 정부적 규제철학'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대한상의는 15일 공개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환경 개선 과제' 건의보고서를 통해 "개방화.통합화로 요약되는 글로벌 경제환경의 변화와 외국계 자본의 인수합병(M&A)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된 국내기업의 현실 등을 감안해 국내 기업 환경을 개선하고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상의는 각 정당 정책위원회와 규제개혁위원회, 재정경제부 등에 제출한 이 건의보고서에서 △외국과 경쟁할 수 있는 공정한 룰 조성 △불합리한 제도의 개선 △규제개혁 시스템의 선진화 등 3대 전략과제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52개 세부과제를 제시했다.

'공정한 룰 조성'과 '제도개선' 등에 필요한 과제라고 대한상의가 밝힌 요구사항들은 법인세율 인하, 상속세 할증과세 폐지,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정책 개선,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수도권 입지규제 완화 등 그동안 많은 경제단체들이 틈날때마다 주장해온 것들이다.

그러나 '규제개혁 시스템의 선진화'는 현 정부 규제철학의 근본적 반성과 규제방식의 획기적 변경 등 인식의 대전환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한상의는 "참여정부는 '일 잘하는 정부'와 '신뢰받는 정부'를 지향해 규제개혁의 근본철학인 '작은정부'를 지향하지 않은 최초의 정부로서 시장중심적 규제정책 추진에 근원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대한상의는 특히 "공무원 수의 증가는 규제총량의 동반적 증가를 가져올 수 있으며 이는 결국 규제비용을 초래하고 규제와 개입의 증가를 불러와 민간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고 재정지출 및 세금의 증가를 초래해 민간투자와 소비지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면서 1998년과 1999년 기존규제 일제정비로 대폭 감소했던 규제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대한상의는 "큰 정부적 규제철학을 규제개혁의 기본철학인 '작고 효율적인 정부' 구축으로 방향전환하도록 정책당국자들의 의식전환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또 현재 정부 규제방식이 '원칙적으로 금지, 예외적으로 허용'이라는 포지티브 방식을 택하고 있어 기본적으로 민간에 대한 불신을 전제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규제방식은 시장경쟁을 억제하고 민간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무시해 하향평준화를 유도하므로 '원칙적으로 허용, 예외적으로 금지'하는 네거티브 접근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규제개혁 심사가 정부입법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대한상의는 문제를 제기했다.

대한상의는 "주택법, 개발이익환수법, 방문판매법, 외국인근로자고용법 등 의원입법에 의한 규제가 늘어나고 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방안 마련을 권고한 바 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개선대책으로 "규제개혁위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입법부 규제심사기구를 신설하거나 국회에 규제심사를 위한 전담기구를 설치하는 등 의원입법 신설 규제.심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규제개혁 시스템의 선진화를 위한 그 밖의 과제로 △규제개혁 조직 및 시스템의 개선 △중소기업 규제개혁을 위한 시스템 구축 △입법영향 평가제 도입 △지방정부 규제개혁의 실효성 제고 등을 제시했다.

대한상의 기업애로종합지원센터 황동언 팀장은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글로벌 경쟁력 강화방안을 큰 틀에서도 살펴보고 세부적인 사항도 정리해 봤다"고 건의보고서를 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황 팀장은 '작은정부'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여당과 야당이 논쟁을 벌여왔고 대선 후보들간에도 이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기업환경 개선이라는 측면에서만 바라봤을 뿐 정치적인 문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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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케이티(KT), 기업은행, 삼성화재, 지역난방공사 등이 고객만족경영을 제대로 실천하는 기업으로 뽑혔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은 15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2007 한국의 경영대상 고객만족경영대상’ 시상식을 열어 모두 31개 기업(기관)에 상을 줬다. ‘고객만족경영대상’은 올해부터 ‘한국의 경영대상’으로 통합 운영되는데, 상의 특성은 유지하되 품격을 더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주최 쪽은 설명했다.

종합대상과 3개 부문에 걸쳐 수상대상을 선정한 올해는 종합대상 부문에서 케이티가 5년 연속, 삼성석유화학과 한국지역난방공사, 한화리조트가 4년 연속 대상을 받았다. 또 기업은행, 삼성화재, 우리은행, 우정사업본부, 윤선생영어교실 ㈜현대영어사가 2~3년째 대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특히 지난해까지 고객만족경영대상을 5년 연속 받은 케이티에프(KTF)는 ‘고객만족경영의 상징’으로 인정할 만하다는 심사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올해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지금까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삼성애버랜드와 교보생명, 현대백화점에 이어 네번째다. 케이티에프는 2003년 도입한 ‘굿 타임 경영’을 통해 서비스와 제품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고객 경험의 품질까지 높이기 위한 노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개인상인 최고경영자상은 강권석 기업은행장한테 돌아갔다.

삼성석화·지역난방공사
4년연속 대상에 올라
서비스혁신 SK건설 등 영예


부문별로는 고객가치혁신, 사회가치혁신, 서비스혁신 등 3개 부문에서 모두 21사가 수상했다. 고객가치혁신 부문에서는 메리츠화재, 현대해상이 대상을, 신한카드, 한솔교육, 형지어패럴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사회가치혁신 부문에서는 한국가스안전공사(3년 연속)를 비롯해 부산광역시,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대상을 받았고, 한국공항공사, 한국조폐공사, 용인시가 최우수상을 각각 받았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부문 대상으로 신설된 서비스혁신 부문에서는 에스케이건설, 대통령 경호실, 아주오토렌탈, 킨텍스, 동화자연마루, 예본안과 등 10곳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올해 수상업체 및 기관들의 면면에선, 그동안 대기업과 서비스업종 중심으로 이뤄지던 고객만족경영이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에스케이건설, 경상북도 개발공사, 동화자연마루, 서브원 등 건설·제조업종의 참여도가 높아졌고, 예본안과, 레드캡투어 등 중소형 규모 기업들의 관심도 커졌다. 참여정부의 지속적인 고객중심 혁신활동의 결과로,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의 공공기관과 부산광역시, 용인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성과 또한 우수하게 나타났다. 김희철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시에스(CS)경영본부장은 “많은 기업들이 고객만족경영을 단순히 고객 확보 차원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핵심적인 경영 활동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그 내용도 인적 서비스 일변도를 벗어나 시스템과 프로세스 차원으로 정착시키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사 및 선정을 주관한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은 탁월한 성과를 낸 기업 사례를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다음달 13일 사례 발표회와 콘퍼런스를 열 계획이다. 기조 강연에서는 엘지경제연구원 김주형 원장이 변화하는 고객 요구에 기반한 고객가치경영 방법론을 소개하고, 5년 연속 종합대상을 받은 케이티 남중수 사장은 자사 사례인 ‘원더풀 라이프 파트너’ 전략을 소개한다. 또 부문별 세션에선 제조·건설, 금융, 유통, 통신·교육, 의료·레저, 공공·지자체 등 6개 부문으로 나뉘어 올해 수상 기업들이 각각 핵심적인 성공 사례와 성과를 소개한 뒤 토론을 벌인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어떤 기업 뽑았나 / CEO 철학이 기업문화로 정착




심사위원들은 올해 수상기업(기관)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고객만족경영의 열쇳말로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을 가장 먼저 꼽았다. 수상기업 대부분이, 최고경영자로부터 출발한 고객만족 철학이 모든 조직원들한테 전달돼 고객만족 중심의 기업문화와 시스템이 정착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다.

심사 기준에서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게 바로 최고경영자의 리더십 항목이다. 개인상인 최고경영자상을 받은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나’를 맨 앞에 놓는 은행이 바로 기업은행”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명예의 전당에 오른 케이티에프의 조영주 사장은 “경영자는 고객, 주주, 직원의 충실한 하인”이라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각각 고객중심 문화를 이끌어낸 점이 높이 평가됐다. ‘고객의 소리’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소극적인 고객 정보 수집·관리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고객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고, 그 결과를 내부 시스템과 서비스 개선을 위해 활용하는 사례가 두드러졌다. 케이티의 ‘VOC 종합관리시스템’, 현대해상의 ‘Hi-VOC’ 등이 다양한 고객 요구를 제품·조직의 혁신과 연계시킨 경영 혁신 사례로 선정됐다.

우리은행의 ‘GREAT 서비스’, 에스케이건설의 ‘VITAMIN 서비스’ 등은 차별화된 ‘접점 서비스’로 고객 만족도를 높인 우수 사례다. 예컨대 우리은행은 ‘밝은 미소, 관심 표현, 고객 눈맞춤, 고객 이름 기억, 감사의 마음’으로 이어지는 서비스를 영업점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핵심 테마로 삼고 있다. 고객만족 활동을 평가시스템에 반영하는 추세도 두드러진다. 고객만족 품질 지표, 정기적인 고객만족도 조사 등을 인사평가는 물론 협력업체 평가에까지 반영하는 곳들도 있다. 케이티에프, 신한카드, 우리은행 등은 고객만족 관련 성과가 개인의 인사평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내부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야 다음 단계인 서비스 전달 프로세스가 향상된다는 차원에서 종업원 만족도(ESI), 부서간 업무지원 만족도(ICSI) 조사 등을 추진하는 곳도 많았다. 부산광역시가 직무성과 계약제와 고객 관점의 공통지표를 도입한 것이 좋은 사례다.




어떻게 뽑았나 / 5개부문 나눠 엄격한 심사뒤 최종선정

‘고객만족경영대상’은 기업들의 고객중시 경영을 확산하자는 뜻으로 능률협회컨설팅이 1993년에 제정한 상이다. 올해부터는 ‘한국의 경영대상’과 통합 운영되는데, 국내 기업(기관)의 고객만족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올해는 크게 전사와 개인 부문으로 나누고, 전사 부문은 다시 종합대상, 부문대상으로 나눠 심사했다. 부문대상은 고객가치혁신, 사회가치혁신, 서비스혁신 등 세 분야로 나눠 평가했다. 서비스혁신 부문상은 올해 처음 신설했다. 종합대상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전사 차원에서 조직·경영시스템을, 부문 대상은 분야별로 차별화 된 고객만족 프로그램의 운영 성과를 각각 평가해 최종 수상기업(기관)을 선정했다.

지난 5~6월 기업(기관)의 신청을 받아 7~9월 서류→현장→종합심사를 했다. 경영학과 교수들로 구성된 전문 심사위원단이 서류심사를 통과한 기업(기관)을 대상으로 엄격한 현장심사와 종합심사를 벌여 모두 31개의 최종 수상기업(기관)을 선정했다.

김회승 기자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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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참여정부는 ‘작은 정부 되기를 거부한 최초의 정부’라는 쓴소리가 재계에서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5일 낸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과제’ 건의문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건의문은 이날 각 정당 정책위원회와 규제개혁위원회, 재정경제부 등에 전달됐다.

상의는 건의문에서 “참여정부는 규제개혁의 근본 철학인 작은 정부를 지향하지 않은 최초의 정부로서 시장 중심적 규제 정책 추진에 근원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무원 수의 증가는 규제 총량의 동반 증가를 가져올 수 있으며 이는 결국 규제비용을 초래하고 규제와 개입의 증가를 불러와 민간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1998년부터 2년여에 걸친 규제 정비로 대폭 감소했던 규제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건의문은 “큰 정부적 규제 철학에서 작고 효율적인 정부 구축으로 인식의 대전환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현행 ‘포지티브 규제 방식’(원칙적으로는 금지하되 예외적으로 허용)도 민간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무시, 하향 평준화를 유도하는 만큼 ‘네거티브 방식’(원칙 허용, 예외 금지)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의문은 법인세율 인하, 상속세 할증과세 폐지,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정책 개선,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수도권 입지규제 완화 등 52개 세부 규제 개선안을 담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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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정동영 후보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경제를 국정 운영의 최우선 순위에 놓겠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그러나 성장과 분배에 대한 시각 등 경제 정책의 철학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정 후보는 이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스웨덴을 언급, 노무현 대통령이 추진한 스웨덴식 복지국가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 후보는 영·미식 시장 경제를 위주로 한 ‘실용주의’를 앞세우고 있다.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는 복지국가 모델(정 후보)과 ‘시장의 기능’을 신뢰하는 성장 모델(이 후보)이 맞서는 셈이다.



◆성장 우선론 vs. 성장·분배 동반론

현재로선 경제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은 기업 CEO 출신인 이 후보 쪽에 더 쏠려있는 듯하다. 반면 정 후보측은 중산층·서민을 위한 경제는 자신이 더 강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 7·4·7’공약으로 대표되는 성장 우선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성장을 해야 국민들이 나눠가질 몫도 늘어난다는 논리다. 10년간 7% 성장을 계속해 2017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7대 경제 강국에 진입한다는 플랜을 제시한다.

반면 정 후보는 “성장과 분배는 자전거의 두 바퀴처럼 함께 가는 것”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4000만 중산층 시대’라는 슬로건을 제시한다. 정 후보는 15일 후보 수락 연설에서 “한나라당식 ‘정글 자본주의’를 거부한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한 민간경제연구소 A소장은 “정 후보의 성장·분배 동반론은 현 정부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분배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방법론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감세론(減稅論) vs 용세론(用稅論)

이 후보는 12조6000억원 규모 감세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감세를 통해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주장이다. 법인세 최고 세율을 현행 25%에서 20%로 낮춘다는 공약이 대표적이다. 서민 복지 차원에서 근로자 주택마련과 교육비·의료비 등의 소득공제 확대도 추진키로 했다.

반면 정 후보 측은 “감세냐 증세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세금을 아끼고 적재적소에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용세론’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정부 개혁과 공기업·기금 개혁으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정 후보는 증세(增稅)도 주장한다. 예컨대 파생금융상품 거래세(세율 0.1%) 신설 등을 제시한다. 주식 부자들이 세금을 좀 더 내야 한다는 것이다. 정 후보측 김동렬 정책실장은 “남북 간에 평화 체제가 정착되면 국방비 규모가 줄어들어 그런 자금들을 성장과 복지에 투자할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 후보측 선거대책위원회의 곽승준 정책기획팀장은 “효율적인 작은 정부를 만들면 감세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시장의 기능을 위주로 경제 정책을 편다는 원칙에 따라 ‘작은 정부’를 제시하고 있지만, 정 후보는 ‘통합된 정부’라는 이름으로 복지 등에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역할에 관한 이 같은 정후보의 철학은 노무현 정부의 ‘할 일을 하는 정부론’과 유사해 보인다.

◆대운하 vs. N자형 개발

대운하는 이 후보의 ‘트레이드 마크’다. 향후 4년간 14조원을 투입해 540㎞의 운하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개발시대의 발상이고, 환경 오염의 위험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이 후보측은 “당선되면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 후보는 대운하를 비판하면서도, ‘한반도 N자형 개발’이라는 또 하나의 대규모 개발 계획을 제시한다. 서해안축, 경부축, 동해안축의 세 가지 축을 따라 개발해 영문자 N식으로 개발한다는 것이다. ‘평화경제’라고 이름 붙인 개성공단식 북한 개발에도 중점을 둘 계획이다. 김동렬 정책실장은 “북한 개발은 한국 경제에 블루오션(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은 닮은 듯 달라

현 정부의 ‘세금 폭탄’식 부동산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은 두 후보가 입장이 같다. 1가구 1주택 장기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감면 혜택 공약이 대표적이다. 서민 주택 마련 지원책도 비슷하다.

그러나 종합부동산세에 대해서는 입장이 갈린다. 이 후보는 종부세도 1가구 1주택자 감면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정 후보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 정 후보측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부세 등 현행 부동산 세제의 골격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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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석 기자 islan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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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는 규제개혁의 기본철학인 ‘작은 정부’를 지향하지 않은 최초의 정부로, 시장 중심적 규제정책 추진에 근원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대한상공회의소 보고서)

대한상의와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들이 현 정부의 지난 5년간 경제정책에 대해 싸늘한 평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대한상의는 15일 발표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환경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국내의 규제개혁은 부처중심의 개별적 규제완화나 양적 규제개혁에만 주력하고, 과거 경제구조에 맞춘 규제정책 기조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예로 공무원 증원과 공기업 민영화 유보, 정부산하기관 구조개편 중단 등을 제시했다. 대한상의는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개혁 시스템의 선진화’와 ‘법인세율 인하’ ‘산업자본·금융자본의 분리정책 개선’ 등을 요구했으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각 정당 정책위원회와 재정경제부에 제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이날 각 정당에 전달한 정책건의서에서 “양극화 확산과 고용 없는 성장, 성장 잠재력 저하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이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차기 정부가 지금과는 다른 경제정책을 해야 한다는 경제계의 바람을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훈 기자 inou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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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배성민기자][[30조 쩐의 전쟁 파생상품 트레이더의 세계](3)3인방 투자전략-류혁선 한국證 선물옵션운용부장]

파생상품 트레이더들은 투자자로서의 장수와 장기적인 투자성과의 비결을 투자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우선 꼽았다. 또 잦은 매매 등으로 자신을 소진시키기보다는 중간중간의 휴식과 새로운 목표 설정으로 자신을 재충전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장내파생상품 트레이더의 1세대로 대표적인 투자자로 꼽히는 류혁선 한국증권 선물옵션운용부장(왼쪽 사진)은 트레이딩(매매) 기법 외에도 거래 시스템 구축과 설계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1996년과 1997년 코스피200지수선물(이하 지수선물)과 코스피200지수옵션(이하 지수옵션) 개장이후 줄곧 장내파생상품 트레이더로 활약했고 쌍용투자증권(현 굿모닝신한증권)-동양종금증권-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 등을 거치면서 해당 증권사에서 관련 팀이 신설되거가 확충될 때마다 주역으로 활약했다.

그는 △상대적 가치투자 △현선물 또는 선물/옵션 차익거래 매매 기법을 개발, 매년 수십억원의 차익을 벌었다. 지난해에만 혼자서 백억원대의 매매수익을 올렸다.

류 부장은 장내파생상품 트레이더로서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을 "코스피지수의 방향성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현물과 지수선물, 지수옵션 시장간의 상대적 가치를 분석, 매매에 응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방향성보다는 변동성의 범위에 주목했다는 것.

방향성만 성급히 전망했다면 9.11 테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급락 등 전율스런 급락의 즈음에도 수억원의 이익을 남기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대학 4학년이던 90년 선물옵션 관련 세미나에서 파생상품과 첫 인연을 맺은 류부장은 대학원에서도 옵션 관련 전공을 선택했다. 그뒤 증권사에 입사한 뒤에는 상품거래소(CBOT)와 상업거래소(CME) 등으로 유명한 미국 시카고에 파생상품 연수를 다녀왔다. 류 부장은 자신의 투자성과에 대해 회사로부터 금전적 대가를 받는 것 대신 외국의 시장을 체험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고 향후에도 자본시장통합법 등 금융 관련 법제에 대한 지식을 추가할 예정이다.

지난 96년 선물시장 초기시절부터 활약한 투자에 나서 막대한 수익을 올린 윤강로씨(KR선물 최대주주)는 투자 성공의 비결에 대해 펀더멘털에 근거한 정석투자와 리스크 관리를 꼽고 있다. '압구정동 미꾸라지'라는 별칭으로도 널리 알려진 그는 서울은행 주식운용부에서 파생상품 투자를 시작했고, 98년 은행을 그만둔 이후 매년 높은 수익률로 시장을 놀라게 했다.

그는 평소 철저한 펀더멘털에 근거한 정석투자를 강조한다. 지표와 차트를 해석하고 응용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주가는 펀더멘털을 투영할 수밖에 없다는 것.

또 이익을 최대화하는 것 못지 않게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도 필수 원칙으로 꼽고 있다. 윤씨는 전체자산에서 일정수준(대략 3분의 1)까지 손실을 허용한다는 원칙으로 자산 관리에 충실했다. 또 잦은 매매를 피하고 유연한 손절매, 추세매매 등을 곁들였고 철저하게 시장이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가면서, 투자 규모를 점차 늘리는 방식도 썼다.

또 개인적으로는 금연과 절주를 실천했고 일반인 앞에 잘 나서지 않은 은둔의 법칙 등도 성공 투자철학의 부수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그는 사회공헌에 대한 관심도 커 장학사업 등을 꾸준히 벌여왔고 장기적으로 왜곡된 해외 유학의 이미지를 바꿀 만한 교육사업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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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민기자 baesm@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요즘 자서전 성격의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경제경영서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남성호 교보문고 팀장은 “자서전이란 키워드로 찾아볼 때 예년에 비해 특히 두드러진 통계치는 나오지 않지만 경제경영서 중에 저자 경험을 바탕으로 한 책들이 부쩍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마시멜로이야기, 배려, 청소부 밥 등 저자의 상상에 기반을 둔 경영우화가 인기를 끌었던 지난 2005년과 지난해 상황과는 구별되는 새로운 트렌드다.

전문가들은 “언제나 가정과 회사에서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 주인공이 등장하고 어김없이 그를 도와줄 멘토가 나타나는 식의 내용에 독자들이 식상해졌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그 대안으로 등장한 게 저자가 직접 자기 경험을 들려주고 교훈을 주기 위해 멘토로 등장하는 자서전류 책들이다.

최근 베스트셀러 상위에 랭크된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는 물론, 시야를 넓히면 전옥표 전 삼성전자 상무가 쓴 ‘이기는 습관’ 등도 여기에 속한다. 이 책들 외에 요즘 눈에 띄는 자서전 3권을 꼽아봤다.

■ 육일약국 갑시다 ■

오기와 전략이 빚어낸 성공 드라마

김성오 지음/ 21세기북스/ 1만2000원

김성오 엠베스트 사장이 15㎡(4.5평)의 약국을 마산의 랜드마크로 만들어낸 성공신화다. 600만원의 빚으로 시작한 약국에서 시가총액 1조원에 달하는 메가스터디의 공동 CEO가 되기까지 과정이다. 현재 메가스터디 계열사 중 중등교육 전문 교육서비스를 하는 엠베스트의 CEO로 있는 그는 600만원 빚으로 약국을 시작해 지금의 성공 신화를 이뤄냈다.

제목 ‘육일약국 갑시다’는 김성오 사장이 마산에서 처음으로 약국을 개업할 당시 택시기사들에게 무턱대고 자신의 약국인 육일약국으로 가자고 한 데서 비롯됐다. 책에 나온 일화가 재미있다.

“나는 택시를 잡는 순간부터 입속으로 ‘육일약국 갑시다’를 되뇌었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도 않는 15㎡의 영세한 약국. 다른 사람도 아닌 그곳의 주인인 내 입으로 ‘육일약국을 가자’고 말해야 하는 낯간지러운 상황이었지만 용기를 냈다.”

저자는 택시를 탈 때마다 일단 ‘육일약국을 가자’고 얘기한 후, 그곳이 어디냐고 물으면 약국의 위치를 부연 설명했다. 그렇게 3년 정도 지나자 한 택시기사가 이렇게 말했다.

“마산, 창원에서 택시기사 한 달하고 육일약국 모르면 간첩이라 안합니꺼.”

그야말로 오기와 치밀한 노력 끝에 얻은 평가다. 저자는 발전된 내일을 위해 전국 유명 약국을 찾아다니고, 성공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남몰래 노력했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겠다’는 의지가 성공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큰 도전이 두렵다면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먼저 자신을 가두는 게으름을 멀리하고 성실함과 열정으로 사소한 습관부터 바꾸라는 것이다. 또 한두 번 실패했다고 절망하지 말고 그 안에서 뭔가 배울 점을 찾으라고 주장한다.

■ 글로벌 광대 김덕수, 신명으로 세상을 두드리다 ■

옛것을 오늘에 되살린 ‘거인’

김덕수 지음/ 김영사/ 1만2000원

국내 최초로 사물놀이를 창시한 사람은 누굴까. 바로 광대 김덕수다. 그는 5살 때 아버지를 따라 무대에 선 이후 50년간 6500회 공연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 전통음악에 재즈, 힙합, 클래식 음악까지 융합시키며 세계를 놀라게 한 전설적 인물인 그가 최근 자서전을 냈다.

‘글로벌 광대 김덕수, 신명으로 세상을 두드리다’는 가장 한국적인 사물놀이란 소재로 세계의 귀와 눈을 사로잡은 글로벌 문화 비즈니스 성공비결을 책에 녹였다.

광대라고 하면 전통적인 한국 사회에서 가장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낱말 중 하나다. 김덕수씨는 어릴 때부터 자신이 광대로 불리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대신 타고난 끼를 제대로 살리는 데 힘썼다.

5살에 조치원 장터에서 ‘새미(무동놀이에서 사미승복을 입고 어른들의 어깨를 올라타고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는 아이)’로 데뷔한 그는 지난 59년 전국농악경연대회에서 7살의 나이에 대통령상을 거머쥐며 천부적 재능을 보였다. 이때 그를 눈여겨봤던 서울국악예술학교의 기산 박헌봉 교장이 그를 불러들인다. 체계적으로 이론과 실기를 가르치고 싶다는 뜻이었다.

김덕수의 서울 생활은 처절했다. 고독감과 배고픔이 함께 그를 괴롭혔다. 한겨울 추위를 이기려 난로를 끌어안고 잠들었다가, 이불을 태우기도 한 일화도 등장한다.

김덕수가 창안해낸 사물놀이는 김덕수의 이런 고생이 빚어낸 작품이다.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우리 전통예술이 근대화와 함께 사라져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전통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지는 않았다. 그에겐 시대를 읽는 눈이 있었다.

당시 많은 전문가가 사물놀이는 전통을 무시한 형태라고 폄하했지만 김덕수는 시대가 변하면, 전통도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는 철학으로 맞섰다. 결국 그는 글로벌 광대로 승리했다.

저자는 옛것과 새것이 충돌하면서 문화가 발전한다고 믿는다. 그의 자서전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읽을 수 있다.

■ 일본을 이긴 한국인 ■

극적으로 성공한 재일동포 이야기

장훈 지음/ 평단문화사/ 1만원

 

일본 프로야구에서 3000안타라는 대기록을 올린 바 있는 장훈 선수의 자서전이다. 이 책은 일본에서 한국인으로 살아야 했던 한 사람의 인생과 그에 얽힌 일본 프로야구 신화를 담담하게 그려냈다.

장훈은 어릴 때 화상을 입어 오른손에 장애를 느꼈고 그래서 왼손잡이로 전향하기도 했다. 그의 투혼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남들과 달리 자기 위치가 특히 불리하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내용이다.

 

【 자서전, 어떻게 쓰나 】

◆ 자신이 직접 쓰거나 구성작가 활용 가능

= 한때 유명인이 쓴 책이 죄다 대필로 이뤄졌다는 소문에 출판업계 전체가 술렁인 적이 있다. 그러나 사실 업무에 바쁜 사람들이 자기 시간을 쪼개 자서전을 A부터 Z까지 직접 완성하는 경우는 현실 제약상 거의 없다. 유명인과 대필작가를 연결해주는 일을 하는 한 출판기획자는 “철저히 비밀리에 작업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그는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국내 최고의 드라마작가가 수억원을 대가로 대필했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는 소문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자서전이라면 실질적으로 타인의 손을 무조건 거쳐야 출판이 가능할까.

절대 아니다.

자신이 직접 쓸 수도 있고 일부 작업만 구성작가로 불리는 전문가 손길을 빌릴 수 있다.

우선 첫 번째로 자신이 직접 자서전을 쓰기 위해선 평소 자신의 삶을 꾸준히 기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매일경제신문사에서 낸 신간 ‘나를 기록하라’에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돼 있다. 저자인 현혜수 생활칼럼리스트는 “하루에 원고지 석 장만 쓴다면 1년 안에 1000장 원고지를 채워 책 한권을 낼 수 있다”면서 “일단 시작만 하면 특별한 사람만 책을 쓰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감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책은 구체적으로 어떤 형식으로 자기 삶을 재미있게 글로 담을 수 있는지를 예시를 통해 잘 보여준다.

두 번째로 언급된 구성작가를 통한 방법은 대필이 사회적 문제가 된 이후 각광을 받았다.

대필작가와 구성작가는 일반인에게 헷갈리는 개념이다. 브랜드매니지먼트사 HNC의 대표 컨설턴트자 CEO독서경영포럼 ‘학사재’를 운영하고 있는 심상훈 작은가게창업연구소 소장은 “대필작가는 인세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음지에서 일하지만 판권 정보에 등장하는 구성작가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인세 대신 원고지 장당 대가를 받는 대필작가와는 달리 구성작가는 나름의 명예와 인세 수입을 챙길 수 있다. 잘나가는 CEO 자서전이라면 수고 명목으로 1000만원 이상은 기본으로 받는다는 부연설명이다.

[이윤규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26호(07.10.17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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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안혜리] “신임 위원장이 큰 정책과 포부를 가진 것 같은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데 대해 연민의 정을 느낀다. 앞으로 임기가 4개월밖에 남지 않았는데 실무자급에서 할 수 있는 얘기 말고 철학이 무엇인지 밝혀 달라.”

 8월 취임해 3년 임기 중 3개월을 갓 넘긴 김용덕 금감위원장에 대해 김중웅 현대증권 회장이 “임기가 4개월 남았다”는 돌출 발언을 했다. 김 회장은 17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경밀레니엄포럼에 강연자로 나선 김 위원장에게 “(정책과 포부를) 성공적으로 펼칠 시간이 많지 않으니 남은 기간 과제의 우선 순위를 명확히 해 달라”고 주문했다. 순간 행사장이 술렁였고, 예상 밖 질문에 김 위원장도 당황했다. 김 위원장은 답변 대신 “제 임기는 3년”이라며 “3년간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막강한 감독 권한을 가진 금융감독과 금융회사의 관계를 감안할 때 감독 당국 수장을 향해 금융회사 CEO가 이처럼 도발적(?) 발언을 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러나 김 회장은 “포럼 참석자들 사이에서 김 위원장이 과도기 수장이니 뭐니 하는 얘기가 나오기에 격려 차원에서 얘기한 것”이라 고 해명했다. 같은 부서에서 일한 적은 없지만 김 회장은 김 위원장의 재무부 시절 선배다. 1976∼80년 재무부 국제협력관, 외화자금과장, 금융정책과장을 지냈다. 이후 학계와 언론계, 현대경제연구원을 거쳐 올초 현대증권 회장에 취임했다. 베스트셀러인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번역자이기도 하다.

안혜리 기자 ▶안혜리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hye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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