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화가 작품을 정부나 대기업이 지원하고 나설 경우, 로비 잘하고 서류 잘 만들고 학력위조 잘하는 화가 작품은 팔리고, 작품에만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화가는 홀대받게 돼 인맥을 동원한 화가의 작품에 국민과 공공의 혈세가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같은 맥락에서 정부나 금융기관의 필요 이상의 지원책은 미술계에 악영향을 끼친다. 차라리 무료 전시실을 열어 어느 화가나 선착순으로 전시를 할 기회를 주는 등의 지원책이 합당하다.
아울러 공공건물의 경우 건물비의 1%를 작품으로 구입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불투명하게 운영됨으로써 책정된 예산이 올바르게 사용됐는지에 대한 의문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1000억원 건물이면 10억원의 작품을 구입해야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원로화가 작품도 통상 수백만 원선에서 거래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500만원이라고 200점을 구입해야 한다. 200점의 미술품이 전시된 건물이라면 미술관을 방불케 하는 규모와 수준을 자랑하게 될 것이다. 이런 건물이 국내에 있는가? 주어진 법부터 지키도록 감시 감독하고 철저히 위법을 하는 자들을 색출해 내고 그리고 나서 정부지원을 하건 대기업이 지원을 하건 하여야 한다.
미술품 가격에 형성된 지나친 거품도 미술계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위탁을 받아 김달진 미술연구소가 한국미술협회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6 시각 예술인 실태조사 및 분석’에 따르면 대상 중 58%가 월수입 100만원 미만이고 30.4%는 작품 판매를 통한 수입이 전무한 실정이다. 그 이유는 작품을 팔아주거나 전시할 곳이 없기 때문으로 화랑들은 몇 점 가격 끌어올려서 비싸게만 팔려고 했지, 몇 십만 원짜리 작품은 팔려고 하지 않는다.
앞서 국내 미술계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신정아 사건이 연이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대중들이 손쉽게 작품을 구입하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지원책은 가격별 지원을 넘어 작품 한 점 파는데 얼마가 되었건 국내 작품 판매 수에 따라 판매 업체에 지원을 펼친다면 많은 고객들이 저렴한 가격에 좋은 작품들을 구입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미술품을 판매하면서 작품 가격은 무조건 내려가야 한다는 원칙으로 인터넷 경매를 시작했다. 지금도 이 원칙은 같다. 작품이 모자라서 못 팔 때까지, 가격이 내려가도 무조건 판매한다. 가격이 내려가면 많은 고객들이 작품을 구입할 것이고, 많은 고객들이 구입하면 가격은 다시 올라간다. 때문에 어떠한 작품 몇 점이 낮은 가격에 판매된다고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실제로 이러한 방식으로 포털아트를 통해 하루 70점 이상의 작품들이 판매되고 있으며 10월7일 ‘중국화가초대전’ 이후에는 100점 이상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털아트의 작품선정에 뚜렷한 기준이 없다는 지적이 있지만, 자신의 독창적인 작품 혹은 다른 나라 화가가 하지 못하는 작품을 창작하는 화가라면 우선적인 자격을 갖는다. 글로벌마켓은 온라인의 도움으로 이미 미술계에도 활성화 돼 있기 때문에 포털아트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우즈베키스탄, 몽골, 중국, 북한 작품들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독창성과 목표도 없이 양산된 작품들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실제로 한국화의 거장인 이경모, 우희춘 화백 등의 작품에 나타난 화풍과 철학은 전 세계 누구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는 사례다. 김길상, 정의부, 오태환, 신동권, 신종섭, 차일만, 문상직, 정용규, 박남, 김순겸 등 대부분 화가는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확고히 했으며, 북한 화가들 또한 마찬가지다. 프랑스에서 국내 화가 중 최초로 훈장을 받은 이한우 화백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진리를 완벽하게 증명한 사례이기도 하다.
김범훈포털아트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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