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한국투자증권은 전국 112개 지점과 뉴욕, 런던, 홍콩, 일본, 베트남 등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아시아 최고의 금융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은 한국증권의 기업 철학인 ‘고객의 행복을 위한 원칙과 고집´에 대한 고객의 따뜻한 신뢰 때문에 가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항상 금융의 장인처럼 고객을 위한 헌신과 열정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번 광고는 한국투자증권을 한국 전통 범종 재현에 헌신해 온 중요무형문화재 제112호 주철장 원광식 선생의 삶과 접목시켜 원칙·정성으로 고객을 모시겠다는 약속과 다짐을 담아내고 있다.

앞으로도 한국투자증권은 장인의 마음으로 고객을 위한 원칙과 열정을 지켜가며 고객의 행복을 위해 헌신하는 한국의 대표증권사로서 그 역할을 다해가겠다.

노순석 홍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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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필름 제조업체인 일신화학공업은 SK에너지(옛 SK㈜)와 10년 이상 ‘우정’을 지켜 오고 있다.

국내 1위 농업용 필름 제조업체인 일신화학은 1990년 SK 측에 처음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고 1996년 ‘특별한 사이’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SK에너지는 수입에 의존하던 ‘선형저밀도 폴리에틸렌’ 제품을 개발할 상대를 찾았고 일신화학도 신규 사업 진출에 목말라했다.”(SK그룹 관계자)

일신화학은 2년여 SK와의 협력을 통해 국산화에 성공했고 ‘농업용 필름 내수기업’에서 수출업체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해 2001년엔 ‘수출 1000만불 탑’을 수상했다. SK그룹은 2005년 5월 중소협력업체 지원을 위한 ‘3대 상생 원칙과 9대 실천 과제’를 세우고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3대 상생 원칙’은 △중소협력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프로세스 개선 △적극적 정보 공개 △중소협력업체의 애로사항 지원 등으로 요약된다.

이어 SK그룹은 같은 해 11월 좀 더 진전된 ‘행복 동반자 경영’을 선언한다. 협력업체는 단순한 ‘협력자’가 아닌 ‘동반자’라는 경영 철학을 밝힌 것이다.

○아이디어 공모-협력업체 해외진출 독려

SK그룹의 ‘상생경영’은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이에 따른 성과를 사전에 협의한 대로 함께 나누는 ‘성과 공유제’를 특징으로 한다.

SK텔레콤이 올해 4월 개최한 ‘오픈 아이디어 페스티벌’이 대표적인 예다. 이 회사는 벤처기업으로부터 창의적인 사업 아이디어를 공모한 뒤 공동으로 개발해 성과를 나눈다는 계획이다.

이 공모전에는 77개 중소업체가 참가했고 SK텔레콤은 이 가운데 ‘게임어바웃’의 온라인 역할수행게임(RPG)의 캐릭터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박람회’의 국무총리 표창도 SK에너지에 돌아갔다.

SK에너지는 잦은 오작동으로 낭비가 심한 공장의 ‘옥외형 배전반’을 개선하기 위해 세원엔테크㈜와 공동 개발에 나섰고 유지관리비용을 약 79% 줄일 수 있는 ‘조립식 워크인 배전반’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SK그룹은 혼자 힘으로는 해외에 진출하기 어려운 협력업체에 ‘동반 글로벌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SK 측은 “SK건설이 올해 성도이엔지 등 7개 업체와 쿠웨이트의 석유화학 설비를 수주하는 등 올해 상반기(1∼6월)에만 63개사가 SK 계열사와 함께 해외에 진출했다”며 “이들의 매출액은 약 900억 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역량은 키워 주고, 어려움은 덜어 주고…”

SK그룹은 지난해 10월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상생 아카데미’를 개설하고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 △온라인 강좌 △상생 경영개발프로그램(MDP) 등을 마련했다. 최근까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협력사 임직원은 2만여 명에 이른다.

SK그룹 지주회사인 SK㈜의 권오용 전무는 “SK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협력업체의 역량 발전이 선행(先行)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SK건설도 2004년부터 ‘SK건설 파트너’ 제도를 도입하고 중소업체에 노무관리, 인력관리 등 경영시스템 구축을 위한 노하우를 제공한 데 이어 지난해엔 경영지원사이트인 ‘위더스(with-us)’를 열기도 했다.

각 계열사 차원에서 진행돼온 협력업체 지원 프로그램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그룹 차원의 ‘비즈니스관계(BR·Business Relations) 담당 임원회의’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SK는 현금 결제를 통해 협력업체의 ‘원활한 자금 회전’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SK텔레콤, SK에너지, SKC, SK가스, SK해운 등 17개 계열사가 ‘현금결제 100% 제도’를 도입했으며 현금결제 기간도 SK에너지가 기존 평균 14일에서 평균 7일, SK텔레콤이 평균 7일에서 평균 3일로 각각 줄였다. 이에 따라 SK그룹이 중소협력업체에 현금 결제하는 자금은 2005년 2조7000억 원에서 2006년에는 약 3조5000억 원으로 늘었다.

또 SK텔레콤이 신용보증기금에 20억 원의 기금을 내고 이를 보증으로 하나은행이 협력업체에 대출하는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협약보증 제도’를 시행하는 등 현금 결제 이외의 금융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협력사 CEO 100여 명과 함께한 간담회에서 SK그룹 ‘상생경영’ 정신을 이렇게 요약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수직관계라는 기존의 틀을 깨고 협력의 개념을 넘어 동반의 개념으로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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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대담=홍찬선 경제부장, 정리=최태영기자][[머투초대석]정우택 충북지사…취임 16개월만에 13조 투자유치]

충북은 광복 이후 전통적인 농업도(道)였다. 유일하게 해안이 없는 내륙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이었다. 1960-70년대 해안 중심의 압축 성장 개발 축에서 충북은 철저히 소외됐다. 이는 정부 정책의 수혜를 받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서울에서 경부축을 중심으로 내려가다 보면 기업들이 대부분 우회전(?)을 했다. 아산만을 비롯한 서해안으로 빠지기 위해서다. 좌회전 해야 하는 충북은 전혀 주목받지 못한 지역이었다”(노화욱 충북 정무부지사)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런 충북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경제축에서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경기도와 충북 청주시가 자치단체간 사활을 건 하이닉스 반도체 유치전에서 승리하면서부터. 하지만 당시만 해도 국가균형발전정책에 따라 수도권 규제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대어를 낚았다는 정도로 치부됐다. 여전히 국가발전의 중심축이 아니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졌다. ‘충북 뉴딜플랜’이라 할 만큼 불과 16개월여 만에 13조원을 넘는 투자유치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7월 정우택 지사 취임 이후 내건 ‘경제특별도 충북’이 그 중심에 있다. ‘투자 1번지→BUY 충북’을 내걸면서 적극적인 세일즈 활동으로 국내.외 대규모 신규 투자사업을 유치했다.

경제부지사 제도도 도입했다. 투자유치단을 신설하고 그동안 없던 서울투자사무소도 개소했다. 공무원들은 기업 사냥꾼이 됐다. 정 지사는 성취의 공로를 공무원에게 돌렸다. “요즘 공무원들 눈에 핏발이 서 있다”고 했다. 공무원이 충북을 바꿨다는 것이다.

그럼 공무원을 바꾼 것은 무엇인가. 정 지사는 “공무원들에 대한 교육이 (경제)마인드를 바꿨다”고 했다. 도지사가 한 일은 “목표를 세우고 이를 향해 밀어붙인 것이 전부”라고 했다. 이처럼 급변하는 동안 도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충북도청 지사집무실에서 만나 들어봤다.

-충북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도에 대한 기업 등 외부의 시각은 어떻습니까.

▶국토의 중심이 변하고 있습니다. 4개의 국토 종단과 3개의 횡단 고속도로가 있습니다. 2010년에는 KTX 오송역도 개통합니다. 경부.호남고속철 및 충북선을 연결하는 X자형 철도망이 구축되며, 청주국제공항도 있습니다. 국가교통망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기업하기 좋은 곳으로 어느 지역보다 호기를 맞고 있습니다. 오송생명과학단지내 외국인투자지역에 대해 세계적인 바이오기업들이 투자의향을 속속 타진해 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취임 이후 늘 ‘경제특별도호(號)’를 외치셨는데.

▶한마디로 ‘잘사는 충북을 건설하자’는 것입니다. 경제활동 여건을 개선하고 기업인을 우대해 최적의 투자환경을 만들면 되지 않겠습니까. 작년에 취임 직후 선포한 뒤 4개월여 지나 여론 조사 해보니 도민의 24%만 경제특별도를 들어봤다고 하더군요. 딱 1년이 지난 올 10월쯤 다시 조사해보니 지금은 76%가 알고 있답니다. 150만 도민에게 자긍심을 높여주는 동기를 부여하자는 게 성공한 셈이죠.

-늘 정부 정책으로부터 소외돼 왔다는 인식이 있는데, 최근 투자유치의 원동력은

▶우선 공무원들에 대한 교육이 큰 효과를 본 것 같습니다. 총 23명으로 구성된 투자유치팀을 신설하는 등 효율적인 조직개편도 힘이 됐습니다. 공무원들은 단 1개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해당 업체를 100번이나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내년에 이런 일화를 모아 ‘에피소드집’도 발간할 예정입니다. 국가교통망의 인프라 구축은 물론 바이오산업에 일찍 눈을 뜬 것도 한몫 했습니다.

-공무원에 대한 교육은 어떻게 진행하시는지.

▶흔히 ‘공무원’ 하면 생산적 활동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죠. 이를 어떻게 경제마인드로 바꿔주느냐 하는 게 관건이었습니다. 작년 취임 이후 곧바로 도청 전직원에 대한 경제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올해부터 민간에 위탁해 월 1회 운영하던 ‘청풍아카데미’를 내년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2시간씩 하기로 했습니다. 저도 직접 노트를 들고 메모하며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직원들이 업무에다 교육 등 과중하다는 불만은 없습니까.

▶아직 없습니다. 경제전문가를 통해 엑기스를 뽑아낸다면 강사료도 아깝지 않다고 봅니다. 공무원들이 생산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하는 게 지사의 리더십이라고 판단했죠.

-그것이 지사님의 도정 철학이신가요.

▶그렇습니다. 그동안 내부의 행정관료 출신 지사들이 많이 배출됐습니다. 따라서 생산적 활동을 하는 분위기가 쉽지 않았겠죠. 이 같은 마인드를 상명하달식 조직문화가 아닌 자율적이며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바꿔줘야 하는 게 제 임무이자 도정 운영방식입니다.

-전국 최고의 투자유치 실적 달성에는 사실상 하이닉스 유치가 큰 몫을 했죠.

▶천운(天運)도 있었습니다. 삼익공장 부지 매각이 수차례 유찰되고 있었죠. 또 당시 경기지역 투자를 고수하던 하이닉스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이 두 가지 모두 시간적 기회가 맞아 떨어졌죠. 제가 아는 지인들을 최대한 동원하기도 했습니다.(이후 하이닉스 청주 증설공장 기공식장에 참석한 경기도 모 인사가 “정 지사의 인맥에 졌다”고 귀띔하기도 했다고 한다)

-기업유치를 위한 인센티브 등 정부의 지원 수준은 어떤지.

▶금융지원을 더 늘려야 합니다. 기업이전을 위해 법인세의 과감한 경감 등 세금제도의 보완도 필요하죠. 특히 산업단지 개발을 위해 가장 중요한 땅값이 너무 올랐습니다. 현 정부의 국토균형발전정책이 전국토의 ‘투기장화’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다만 싼 값의 땅을 갖고 있다는 것이 충북이 갖고 있는 경쟁력이죠.

-2010년쯤 도민 1인당 소득 3만1000달러를 목표로 내세웠는데.

▶저에겐 지도자의 패러다임이 있습니다. 우선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전략의 공감대 형성 및 목표달성을 위해 조직의 힘을 모으고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현 추세라면 내년 7월 이전에 14조2000억원의 투자유치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연평균 경제 성장률이 전국 평균의 1.2배 수준을 유지한다면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울산은 이미 2005년 3만달러를 달성했는데.

▶거제도 모델도 있습니다. 조선소 2개만으로 이미 3만달러를 달성했습니다. 현재 우리는 기업유치를 통한 부의 창출 모델을 찾고 있습니다. 굳이 외국이 아니더라도 울산이나 거제도처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각 지역별 거점 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도 수립, 추진 중입니다.

-최근 투자유치를 위해 관심을 갖는 부분은.

▶세계무역센터(WTC) 유치에 현재 인천 청라와 전남 여수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직접 WTC 총재를 만나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뜨는 오송 등에 대한 투자유치 상담도 했습니다. 또 여러 기업들과 투자유치를 위한 물밑 접촉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기업유치도 좋지만 충북 입장에서는 한.미 FTA 체결 이후 농업의 경쟁력 제고가 더욱 시급한 것 아닙니까.

▶‘경제특별도’, ‘교육강도(强道)’와 함께 ‘농업명품도’ 역시 제가 직접 작명했습니다. 최근 도내 농촌지도자 대표들을 프랑스, 스위스 등에 보냈습니다. 다녀온 뒤 한 인사가 “선진국 농촌도 어렵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다”고 전해왔습니다. 자신감을 얻은 거죠. 현재 쌀, 한우, 고추 등 5개 품목을 전략농산물로 선정, 세부실천 방안을 세우고 수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요즘 “가장 신바람 나는 부서가 농정본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업무에 푹 빠져 있습니다.

-‘정관정요(貞觀政要)’를 즐겨 읽으신다는데, 이는 치세술 아닙니까. 경제마인드와는 색깔이 다른 듯 한데요.

▶도내 시.군 등을 포함해 총 1만2000명의 공무원이 있습니다. 리더십 발휘를 위해서 기업이든 정부부처 등 책임자들은 반드시 읽어볼 만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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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홍찬선 경제부장, 정리=최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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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임미진.김상선] 미래에셋증권은 설립된 지 10년이 안 됐지만 펀드 판매금액 면에서 단연 국내 1위다. 9월 말 현재 이 증권사가 판매한 적립식 펀드는 51만1000여 건이다. 올 상반기 펀드 잔고는 14조656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5% 늘었다. 지난해 6048억원이던 영업수익(매출)은 올 상반기에 1조4000억원을 넘겼다. 국내외 증시가 호황을 맞는 가운데 미래에셋의 높은 펀드 수익률 실적이 주목을 받은 것이다. 지점 수가 빠르게 늘고 펀드 수요가 급증하면서 직원 채용도 늘었다. 올해 미래에셋증권은 신입사원을 200여 명 뽑았다. 자산운용· 생명 등 관계사가 있지만 채용 규모는 증권이 압도적으로 많다.

 원래 신입사원 위주로 인력을 충원해 온 미래에셋증권은 2년 새 경력직을 많이 뽑기도 했다. 곧바로 지점에 투입할 만한 영업직이 많이 필요해진 때문이다. 권오만 인사팀장은 “최근 4~5년 새 간접투자 상품에 대한 인기가 급등하면서 증권업에 전보다 고급인력이 더 많이 몰린다”고 설명했다.

 ◆브로커리지 없는 증권사=회사의 주요 업무는 맵스(미래에셋 포트폴리오 서비스팀)라고 불리는 지점 영업직이다. 1900여 명의 직원 중 1000여 명이 지점 영업을 한다. 이 회사의 영업은 여느 증권사와는 조금 다르다.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를 미래에셋증권에선 전혀 하지 않는다. 1999년 출범 때부터 이어진 원칙이다. 고객의 자산을 장기 관리하는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지점에 시황 중계 전광판이 없는 것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을 운용하겠다는 철학을 반영했다. 대신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고 투자 상담을 하는 자산운용 업무가 핵심이다. ‘자산운용 컨설턴트’라는 표현이 가장 정확하다고 권 팀장은 설명한다. 이 외에도 기업 상장을 돕고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중개하는 기업금융 업무, 유가증권이나 지분을 평가하는 업무와 일반적 관리직군 등이 있다.

 ◆사업부별 책임 경영, 실적별 평가 철저히=지난해 11월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처음으로 사업부제로 조직을 전환했다. 리테일사업부·기업금융사업부·경영지원부문·법인사업부 등 4개 사업부의 대표(부사장급)가 업무를 전결하고, 예산을 집행하는 등 재량권을 발휘할 수 있다. 인력 수요나 운용도 사업부 대표가 전권을 발휘한다. 미래에셋증권이 설립될 때도 먼저 지점장을 선발한 뒤에 함께 일하고 싶은 이들을 선발하게끔 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하면서 정작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 주지 않으면 진정한 주인의식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이런 사업부제로 회사 내 의사 결정이 빨라지고, 각 사업부가 책임감 있게 일을 처리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것이다. 보수는 연봉제에 실적급제를 합친 방식으로 지급한다. 영업직 등 소비자를 현장에서 만나는 직원일수록 실적급 비중이 크다.

 ◆휴대전화 문자로 결재 내용 보내 =미래에셋증권에는 사장을 제외하면 별도 사무실을 가진 임원이 없다. 부사장급인 부문장들도 일반 직원들과 한 사무실에 앉아서 얘기한다. 자유롭고 신속한 의사 소통을 위해서다. 이기동 홍보팀장은 “신속히 결재받을 일이 생기면 사장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며 “사원이 사장과 나란히 앉아 보고 내용을 놓고 상의하는 것도 흔히 보기 힘든 정경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취미를 바탕으로 동호회를 만드는 것을 회사가 적극 장려한다. 특히 지난해부터 전 직원이 독서토론 모임 ‘북미팅’에 참여하게끔 유도한다. 팀 단위로 관심 주제 도서를 선정해 읽고 의견을 교환하는 가운데 팀워크를 다지자는 취지다. 학연·지연 관련 모임은 금하도록 한다.

임미진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신입사원 "대학 동아리에서 경영감각 익혔죠"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사업부의 홍승범(29·사진)씨는 지난해 11월 입사 후 서울 여의도 본사 사무실에 앉아 있었던 기억이 별로 없다. 입사하자마자 ‘한국 기업 베트남 증시 상장 프로젝트’에 참여해 다섯 달 동안 베트남 최대 도시인 호찌민·하노이의 금융가를 누볐다. 이달 초부터는 부산의 한 조선기자재 업체의 상장업무를 맡아 한 달에 두세 차례씩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현장을 실사하고 있다.

 인하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영국 런던대 경영대학원에서 ‘돈’을 본격적으로 배웠다. 학부 전공을 산업공학으로 택한 것도 원래 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 경영학에 근접한 전공을 찾은 것. 대학 시절에도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구축하는 동아리에서 기업 활동 전반에 대한 감을 익혔다. 졸업 후 학군장교(ROTC)로 복무하며 유학 준비를 했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런던에서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레 금융 쪽으로 진로를 틀게 됐다. 그는 세계적 자산운용사인 알리안츠에서 아시아 담당 애널리스트로 2년 간 일했다. 그러다 미래에셋의 활약상을 보고 문을 두드렸다.

 개인 사정으로 한국에 들어와 대형 증권사 5곳에 입사원서를 내 모두 합격했다. 그는 “미래에셋증권의 최종면접은 뭔가 특별하다”고 했다. 사실 그 때문에 더욱 이 회사에 호감을 갖게 됐다고 했다. 최현만 사장은 지원자들에게 질문하는 대신 거꾸로 “내게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고 했다. 홍씨는 면접 때 “매년 11월에 미래에셋이 주최하는 인베스트먼트 포럼의 초대권을 한 장 줄 수 없느냐”고 청하기도 했다. 평소 미래에셋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는 걸 은영 중에 드러내는 효과도 있었다.

 그는 워크홀릭이다. 오전 7시30분에 출근해 보통 오후 11시까지 야근을 한다. “별로 힘든 줄 모르겠다”는 소감. 그는 “신입사원에게 베트남 증시 상장 업무를 맡길 정도로 젊고 진취적인 조직이 흔하겠느냐”며 “열심히 일을 배워 글로벌 금융전문가가 되겠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Q&A 실적급 다른 곳보다 커

-공채 일정과 규모는.

“매년 5, 10월 두 차례 공채를 한다. 공채 규모는 각 사업부 대표와 상의해 결정한다. 최근 공채 규모가 빠르게 늘었다. 서류 전형-실무면접 전형-인성·적성검사-최종 면접이 주요 전형 과정이다. 그동안 면접을 1, 2차로 나눠 봤지만 다음 공채부터는 다면 평가를 통해 더 심층적인 선발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담당 업무는 어떻게 정하나.

“올해부터 본인이 원하는 직무를 선택해 지원하게끔 했다. 특정 직무에 지원자가 몰리면 또 선발 과정을 거친다. 해당 직무에서 주로 경력을 쌓으며 전문성을 키우는 만큼 직무를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 해당 직무에 소질과 역량이 있는지 우선 따져야 한다. 가령 기업금융 부문은 재무 이해도, 리스크 관리 부문은 수리분석 능력이 필요하다. 매년 주요 대학에서 하는 기업설명회에 참가하면 구체적 직무 정보를 들을 수 있다.”

-신입사원 초임 연봉은 어느 정도인가.

“3500만원 정도다. 증권사 평균 초임보다 약간 많다. 해마다 상의해서 연봉을 정하고, 실적급을 얹는다. 실적급 비중이 다른 회사보다 큰 편이다.”

-상경계열 출신이 유리한가.

“신입직원을 뽑으면 열에 여섯 정도는 상경계 출신이다. 그쪽 출신을 우대해서가 아니라 기본적인 금융 지식을 갖춘 인재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경제와 증권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있다는 것을 자기소개서를 통해 밝히고, 관련된 경력을 쌓아왔다면 전공은 중요하지 않다. 공대 출신이나 인문대 출신도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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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주에 공격 투자 하락장서 약점 보여"
따라하기 나섰던 기관 차익실현이 낙폭 키워

국내 증시가 미래에셋 부메랑에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미국발(發) 신용경색과 중국의 인플레 우려 등 해외 악재 탓에 시중 부동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증시 권력'으로 떠오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미래에셋발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펀드 판매사들에 대해 전반적인 조사에 착수한 것도 미래에셋을 위시한 대형사들이 몸집 불리기에만 치우친 나머지 위기관리에 너무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물론 일각에선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자칫 앞만 보고 달리다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견제가 필요한 시점이긴 하나, 미래에셋발 위기론 자체는 상당 부분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래에셋 한달 수익률 꼴찌에서 4번째

27일 한국일보가 운용 펀드수 10개 이상이면서 수탁액 5,000억원을 넘는 14개 자산운용사의 최근 한달 간 수익률(11월 20일 기준)을 살펴본 결과, 미래에셋의 수익률은 -5.19%로 11위를 기록했다.
꼴찌에서 4번째다.

1년과 3년 수익률이 각각 53.26%와 192.10%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단기 분석이라는 한계는 분명 있지만, 미래에셋이 리스크 관리에 취약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특히 이번 조정을 장기 하락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나면서 미래에셋의 부진이 자칫 전체 펀드 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주 미래에셋 펀드매니저의 선행 매매 루머로 우리 증시가 크게 요동친 것은 미래에셋발 충격을 실감하게 해준 계기였다.

A자산운용사 관계자는 "11월 한달간 주식형 펀드 유입액 중 70%가 미래에셋으로 흘러 들어갔다"며 "워낙 덩치가 커지다 보니 이제 미래에셋이 망하면 모두가 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 버렸다"고 우려했다.

물론 미래에셋발 위기는 기우일 뿐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풍부한 실탄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 탓에 대규모 환매 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B증권사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적기가 되면 실탄을 한꺼번에 쏟아 부어 펀드 수익률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에셋 펀드들은 아파트로 치면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같은 상징성을 갖췄을 정도로 브랜드 파워가 막강해 투자자들이 웬만한 손실에는 환매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익률 왜 저조한가?

미래에셋이 최근의 조정장에서 기를 못 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상당수 전문가들은 박현주 회장의 독특한 투자전략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박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미래에셋의 투자기준은 벤치마크가 아니라 기업의 미래"라고 할 정도로 성장성을 중요시한다.

대다수 펀드들이 이런 투자전략에 맞추다 보니 하락장에서도 맷집이 튼튼한 배당주나 가치주보다는 수익률 변동성이 큰 성장주를 편입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미래에셋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을 보면 미래 유망 산업인 태양광(동양제철화학, 소디프신소재)이나 지주사 전환ㆍ예상 기업(삼성물산, 호텔신라, 제일모직, 두산, 한화)이 많다.

결국 성격이 비슷한 종목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붓다 보니 투자 손실을 키울 개연성이 높은 것이다. 미래에셋은 1990년대 후반 성장성이 엿보이는 IT주에 집중 투자하는 '박현주 2호 펀드'를 출시했다가 30~40%의 손실을 보기도 했다.

C증권사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투자철학이나 펀드 특성상 수익률 변동이 큰 편"이라며 "본격적인 하락장이 벌어지면 평균 이하의 성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관과 개인들의 '미래에셋 따라 하기' 행태가 더 문제라고 지적한다. D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미래에셋 보유 종목의 낙폭이 컸던 것은 미래에셋을 따라 이들 종목을 샀던 기관들이 미리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수익률에 급급한 일부 기관이 국내 증시를 좌지우지하는 미래에셋에 무임 승차해 얌체 짓을 벌이는 게 수익률 악화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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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에 의한, 고객을 위한' 감동경영 대가
전국 우체국 돌며 현장 목소리 청취...개선점 직접 체크
역동적 조직 강조 郵政=友精 슬로건...서비스 질 높여
대담= 김동원 정보과학 부국장
 
 
정경원 우정사업본부장(50)은 얼마전 중국의 우정사업책임자들과 회의를 하면서 중국측 본부장이 명함을 받아들자 마자 90도 각도로 깍듯이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해 깜짝 놀랐다고 한다. 알고본즉 중국측 책임자가 정경원(鄭卿元)이라는 한자 이름이 '정나라 벼슬의 으뜸'인 왕을 뜻한다며 자신도 모르게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즉시 "저는 고객을 하늘처럼 왕처럼 받들며 우정사업을 합니다"라고 응대했다고 한다. 덕장(德將) 스타일의 정 본부장은 친화력이 뛰어나며, 현장을 누비면서 부하직원들을 가슴으로 품으며 업무를 추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날씨 체크로 하루 일과 시작 

      지난 4월 우정사업본부장 취임 후 매일 아침 7시40분에 집무실로 출근하는 정 본부장은 첫 번째 일과가 오늘의 날씨를 검색하는 것이다. 비가 내리면 집배원들이 하루 종일 빗속에서 일해야 하고, 날씨가 맑으면 온종일 땡볕에서 근무해야 하므로 이래저래 걱정이라고 한다. 정 본부장은 날씨 검색을 한 뒤 곧바로 우체국 임직원들이 보내준 이메일을 빠짐없이 읽고 일일이 답신을 보내준다. 비서실에 맡겨도 될 일을 왜 굳이 직접 하느냐고 물었다. 짤막하지만 확신에 찬 답변이 돌아왔다. "직원들에 대한 사랑없이 어떻게 고객감동 경영을 펼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정 본부장은 "고객의 소리, 직원들의 소리를 직접 듣고 정책에 반영하고 피드백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본부장, 즉 CEO가 솔선수범해야 한다"면서 "우선 상하간에 벽을 허물고 창의력이 맘껏 발휘될 수 있도록 직장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이 출근하고픈 직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감동 행보를 잠시도 멈춰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정 본부장이 취임 후 총 165차례에 걸쳐 일선 배달현장과 우편 집중국 등을 방문한 것도 이 처럼 확고한 의지가 없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는 지금도 빠뜨리지 않고 전국 방방곡곡의 우체국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현장의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고 개선해나가는 일을 해오고 있다. 

정 본부장 취임 후 우체국 방문 풍경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본부장이 우체국을 방문한다고 하면 체신청장이나 고위 간부들이 영접을 한 후 현황보고를 받고 돌아오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정 본부장은 지방 우체국을 방문할 때마다 반드시 하위직 직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특히 우체국 창구 직원들과 대화를 즐기며 자신을 손님으로 간주하고 보험상품을 팔아보라는 짓궂은 미션을 주기도 한다. 그는 우체국 보험상품의 장점 등을 잘 설명해주는 직원에 대해서는 즉석에서 해당 상품에 가입하는 식으로 직원들을 격려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정본부장이 가입한 우체국 보험이 벌써 수십개에 이를 정도다. 

이러한 시도는 딱딱한 보고형식 보다 자유토론을 즐기는 정 본부장의 취향과도 잘 어울릴 뿐 아니라 현장의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전언이다. 

정 본부장은 "50~100명의 실무 직원들과 미팅을 하면서 고객의 욕구가 어떻게 변화하는 지, 또한 직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듣고 또 들으며 개선점을 발굴해낸다"면서 "이러한 현장경영에 나서다 보니 단 한 번의 만남으로 이메일로 고민을 주고받는 친구같은 집배원도 여럿 생겼고, 결혼식 주례는 물론 이혼 위기에 처한 집배원 부부들 설득해 다시 행복한 가정을 찾아준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고객이 찾지 않는 우체국은 필요 없다" 

정본부장의 경영철학은 '고객만족' 넉자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는 "고객이 이용하지 않는 우체국, 고객이 찾아오지 않는 우체국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한다. 고객감동 경영은 고객이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 마음을 읽는 감성 경영과 고객과 눈높이를 맞추려는 배려 경영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정 본부장의 생각이다. 

그는 "한번 우체국을 찾았던 고객이 다시 우체국을 찾고 한번 우정서비스를 이용했던 고객이 다시 우정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무르익을 때 비로소 우정조직과 우정사업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면서 "고객의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우체국 이용환경과 상품, 제도, 절차 등을 고객위주, 고객중심으로 개선해 국민에게 사랑과 신뢰를 받으면서 발전하는 선진 우정기업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고객만족 경영 실현을 위해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콜센터, 인터넷우체국, 휴대전화를 통한 배달결과 단문메시지 제공, 전자우편서비스, 열차승차권 배달서비스 등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객접점별 서비스품질지표 개발, 6시그마경영기법을 활용한 우편물류 프로세스 혁신과 서비스 아카데미 운영을 통해 고객체감서비스의 질을 개선해나가고 있다.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장애인 등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 정본부장의 설명이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10월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주관의 '2007년도 한국의 경영대상'에서 고객만족경영부문과 경영품질부문에서 종합대상을 받았으며, 공공행정서비스부문 9년 연속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민영화 대세지만 중장기적으로 나가야 

우정사업본부는 우정사업이라는 기본 업무에 이어 물류와 금융사업을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물류사업의 경우, 전국 3600여개의 우체국과 25개의 우편집중국, 국제물류센터와 대전교환센터 등을 중심으로 1524여개의 운송망으로 이어진 탄탄한 물류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우체국 택배와 국제특급우편(EMS)을 핵심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접수에서 배달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우편물류시스템(PostNet)을 고도화하고, e-비지니스 사업 확대 및 IT기술과 우정사업을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역점을 둠으로써 머지않은 장래에 초일류 종합물류기관으로의 도약한다는 것이 정본부장이 포부다. 

우체국 금융자산 운용 규모는 우체국예금사업 39조3000억원, 우체국보험사업 22조3000억원을 합해 총 61조6000억 원에 달한다. 우정사업본부는 60조원이 넘는 운용자산을 금융기관예탁(31조원), 국ㆍ공채 매입(20조원), 공자기금예탁(5조원) 등에 분산해 운용하는 금융계의 큰 손으로 통한다. 정 본부장은 우체국 금융사업은 우정사업과 마찬가지로 보편적 금융서비스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역설했다. 정본부장은 "일반금융기관은 대부분의 점포가 도시지역에 위치한 반면 우체국은 2800여개의 우체국 중 55%가 군 단위 이하 지역에 위치해 자칫 선진 금융 서비스의 혜택을 받지 못할 지도 모르는 이들에게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우체국 보험도 국영보험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1995년부터 무의탁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모ㆍ부자 가정 등 사회소외계층을 위한 공익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의 다각화를 통해 우정사업본부는 이제 4만3000여명이 속한 거대 조직이 됐다. 당연히 우정사업본부의 위상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정 본부장은 "현재 세계 주요국가 우정시스템의 추이를 살펴보면 점차 정부조직에서 공사화나 민영화 방향으로 이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러한 민영화 추진은 공적기능 수행에 따른 만성적인 적자 누적이나 고객 만족도 하락에 따른 것으로 경영위기로부터의 탈출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9년 연속 경영수지 흑자를 기록해온 우정사업본부가 굳이 해외사례를 빗대 민영화 트렌드를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국민에게 최저수준의 요금으로 최고 품질의 우정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우정사업의 급격한 체제 전환은 보편적 서비스의 지속적인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면서 "우정사업의 민영화는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미치는 파급효가가 매우 크므로 경영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한 '우정청'으로 우선 개편해 서비스 수준과 재정자립도를 높여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번 우정(郵政)은 영원한 우정(友情)" 

27년 공직생활의 3분의 1을 우정사업에 헌신해 온 정 본부장은 지난 수년간 추진해온 재무성과나 외형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균형 성장을 추구하는 내실 위주의 경영으로 우정사업본부의 체질을 바꿔가고 있다. 

정 본부장은 "그동안 외형 성장을 강조하다 보니 직원들의 몸과 마음에 피로가 누적된 것 같다"면서 "이러한 조직을 살아서 움직이는, 활력이 넘치는 역동적인 조직으로 바꿔야 선진 우정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 본부장은 우정사업본부 임직원들에게 기본에 충실할 것을 역설하고 있다. 

직원 각자가 기본에 충실하고 창의성을 발휘할 때 조직의 역량은 높아지고, 이미지는 강화되며, 서비스 질은 더 높아져 고객의 변함없이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 본부장은 "1884년부터 근대 우정업무를 시작한 이래 국민과 애환을 함께 하면서 벌써 우정사업의 역사가 124년이나 됐다"면서 "우리는 이 같은 우정사업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유비쿼터스 우체국'에서 찾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최고 강점인 IT기술과 우편ㆍ금융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개념의 우체국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이 '오케이' 할 때까지 서비스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간다는 정 본부장의 의지는 더없이 확고하다. 마치 '한번 우정(郵政)은 영원한 우정(友情)'이라는 멋진 슬로건에 깃든 고객만족 경영관 처럼.... 

정리= 채명석기자 oricms@newsva.co.kr
사진=김희수 기자 ironshutter@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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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두바이 - 수입통관 3일 · 정책의 연속...비즈니스가 최우선
싱가포르 - 무세금 · 무제한 외환거래...경제 자유로움의 극치
아일랜드 - "공무원은 주식회사 직원" 친기업 서비스 마인드



두바이 지도자 셰이크 무하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은 군화를 신고 건설현장을 누비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는 그의 철학은 두바이를 10여 년 만에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두바이의 마술사'라 불리는 그는 금융허브의 토대가 된 '노 택스(no tax)'정책, 항공운항 편수를 무제한 허용해 물류ㆍ관광 허브를 가능케 한 '오픈 스카이 정책'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외국계 은행에 단 두 시간 만에 등록증을 내주는 효율적인 행정시스템도 도입했다. 

두바이에선 기업들이 무세금, 무제한 외환거래, 무노동 쟁의 등 상상을 초월하는 경제의 자유로움을 만끽한다. 그는 비즈니스 천국을 꿈꾸는 '두바이 주식회사'의 최고경영자(CEO)라는 칭송을 듣고 있다. 

전 세계 국가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규제를 풀고 최고 기업환경을 만들기 위한 불꽃 튀는 무한 경쟁이 한창이다.

많이 알려져 있지만 두바이가 벤치마킹한 곳은 싱가포르와 홍콩이었다.

지난해 한국은 아시아의 조그마한 섬나라에 밀려 국내 굴지의 기업의 대규모 투자유치를 뺏기는 수모를 겪었다. 바로 삼성전자가 독일회사와의 합작공장을 국내가 아닌 싱가포르에 짓기로 결정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국내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으나 싱가포르가 월등히 훌륭한 투자환경을 제시하면서 방향을 돌렸다.

싱가포르 공무원은 '비즈니스 마인드'로 무장돼있다. 기업들이 도와 달라고 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공무원이 스스로 도와줄 거리를 찾아다닌다. 

'요청할 때 도와주면 된다'는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 기업에 대한 지원을 자신의 비즈니스로 생각하는 유연한 생각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마음을 바꿀 수 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가 조사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에서 싱가포르가 당당히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IFC는 "싱가포르는 철저히 비즈니스 친화적인 경제"라고 평가했다. 우선 일처리 속도가 신속하고 간결하다.

필요한 물품의 수입 통관에 3일이면 충분하다. 아시아 지역 평균은 3주다. 싱가포르에선 면허 취득에서부터 세금을 내는 것까지 많은 일을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다. 

수년째 외자유치 1등인 영국, 척박한 자연환경에도 불구하고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에 이르는 아일랜드의 비결도 정부의 친(親)기업정신과 함께 공무원의 서비스 마인드로 무장됐기에 가능했다.

특히 아일랜드의 정부는 공무원들에게 아일랜드 정부가 아닌 주식회사 직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일해 달라고 주문할 정도다. 

이규성 기자 bobos@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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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강권석 IBK기업은행장
강권석(姜權錫·57) IBK기업은행장이 30일 오전 7시 25분 지병으로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별세했다. 강 행장은 올 초 구강 인두암 진단을 받고 3월에 수술을 받은 이후 항암 치료를 계속 받아오다 병세가 다시 악화돼 지난 24일 중환자실에 입원했었다.

강 행장은 73년 연세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14회)에 합격한 뒤, 재무부 기획관리실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금융감독위원회 증권선물위원,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을 지냈다.

2004년 3월 기업은행장으로 선임됐으며, 공격적인 경영 성과를 인정 받아 올 3월 국책은행장으로선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강 행장은 재임 중 IBK기업은행의 순이익과 총자산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려 놓았다. 지난해 창립 46년 만에 최초로 연간 순익이 1조원을 돌파했다.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린 다른 은행들과는 달리, 자력으로 100조원까지 총자산을 늘렸다.

그가 주창한 ‘비오는 날 (중소기업의) 우산을 빼앗지 않겠다’는 우산론(論), ‘은행은 기업의 종합병원이고 은행원은 기업의 주치의’라는 기업주치의론(論) 등은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철학을 재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불경기였던 2004년과 2005년에도 중소기업 대출을 큰 폭으로 늘렸다. 강 행장은 사회공헌에도 관심이 커 재작년부터 수익의 1% 이상(지난해엔 116억원)을 사회에 환원했고, 올해 9월엔 본지의 스쿨업그레이드 캠페인을 통해 지방 공립고교 4곳에 학교발전기금 10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IBK기업은행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자기 몸 돌보지 않고 혼신을 다해 일한 행장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강 행장은 지난 26일 직원들에게 ‘CEO 편지’를 보냈다. 우연하게도 그는 이 마지막 편지에서 ‘죽음’을 얘기했다. 그는 편지에서 미국 철도회사 직원이 냉동열차에 갇힌 뒤 열차의 냉동시설이 고장난 줄도 모르고 스스로 몸이 언다고 느껴 동사(凍死)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긍정적인 생각과 부정적인 생각이 생(生)과 사(死)를 갈라놓을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난다”며, 어려워져 가는 영업여건에서 힘을 내라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두 딸이 있다. 발인은 12월 3일 오전 7시 서울아산병원. (02)3010-2631




[이경은 기자 div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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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강권석 기업은행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직원들은 물론 금융계 인사들은 안타까움을 넘어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강 행장은 지난 3월 국책은행장으로 연임이후 지병이던 편도종양을 약물 치료를 받고 병세가 호전된 바 있어 더욱 주의의 안타까움을 싸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은행연합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건강과 관련 "두달 동안 통원치료을 받고 열흘정도 입원했다"며 "주의에서 많이 걱정해 준 덕분에 이제 건강이 회복됐다"며 주의의 건강 이상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강 행장은 지난달부터 다시 병세가 악화되자 곧바로 휴가를 내고 입원 치료에 들어갔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달초까지만 해도 병세가 호전됐지만 갑자기 치료 부위에 다시 종양이 재발해 병원에 입원했다"고 말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가 평소 업무 추진력과 함께 원만한 대인관계로 직원들은 물론 금융계 인사들에게 높은 덕망을 쌓아왔다는 것. 더욱이 과거 재무부 시절 공보관을 거쳐 기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관가와 시장을 모두 이해하는 인인물이라는 인물이라는 평가도 얻었다.

그는 이러한 인간관계와 함께 기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업무 추진력에서도 높은 평가를 얻었다. 지금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비오는 날에 (중소기업의) 우산을 뺏지 않겠다'는 우산론은 물론 `비오는 것을 미리 알려 비를 피하게 하겠다'는 일기예보론, `은행은 기업의 종합병원이고 은행원은 기업의 주치의'라는 기업주치의론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냈다.

강행장은 이러한 자신만의 철학을 앞세워 지난 2004년과 2005년에 중소기업대출을 큰 폭으로 늘려 기업은행을 4대 시중은행에 버금가는 규모로 키워냈다. 지난해 기업은행을 순익 1조 클럽에 가입시킨 것도 그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향후 종합금융그룹화 전략에 따른 증권사 인수는 물론, 민영화를 앞두고 개인영업점 확충 등 개인금융을 강화한 것도 그의 작품이다.

강행장은 지난 73년 행정고시에 합격(14회), 이듬해 재무부 기획관리실 사무관으로 관계에 입문해 이재국ㆍ증권국ㆍ보험국 등을 거쳤으며 금융감독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을 지낸 후 2004년 기업은행장으로 취임했다. 강 행장은 부인 민선희 여사와의 사이에 딸 둘을 두고 있다.

송정훈기자 rep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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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훈


1997년 11월 21일 임창렬 당시 경제부총리와 미셸 깡드쉬 IMF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정부가 IMF 구제 금융을 요청했음을 공식화한다. 한국전쟁 이후 최대 사건으로 일컬어지는 IMF 구제금융 이후 우리 사회는 미증유의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이로부터 10년…CBS와 데일리노컷뉴스는 외환위기 10년을 맞아 지나간 10년이 담긴 명암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10년을 준비하자는 차원에서 13회에 걸쳐 특집기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1부: 1997년 외환위기 왜 왔나?
1-1. 다시 써 본 외환위기
1-2. IMF 융단폭격, 그 상처는 깊었다
1-3. 쓰러진 대한민국, 다시 일어서다

2부: 2007년, 무엇이 달라졌나?
2-1. 뒤바뀐 산업 지형
2-2. 기사회생한 한국금융
2-3. 거품위에 쌓은 부동산 왕국
2-4. 잃어버린 일터. 다시 찾은 이성
2-5. 주식회사로 재탄생한 대한민국

3부: 2017년, GNP 4만$의 조건은?
3-1. 4만불시대 기업 아이콘 '존경받는 기업'
3-2. 중소기업…이젠 강소기업으로
3-2. 금융강국으로 가는 길
3-4. 제주도를 팔아라
3-5. 패자 부활을 꿈꾸며


▣ 세계 최고 기업에 도전장

지난 2000년 당시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의료전자사업부 책임연구원으로 있던 아이리텍(Iritech) 김대훈 사장은 홍체인식부문에서 유일하게 세계 특허를 보유한 미국 '이리디안'사의 대표 앞으로 한통의 편지를 보냈다. "이리디안의 홍체인식기술은 동공이 변화지 않는 것에 기반을 하는데 제 연구에 따르면 홍체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한 홍체인식기술이 보다 정확하지 않겠는가"라는 내용이었다.

얼마 뒤 이리디안 측으로부터 답장이 왔다. "흥미롭지만 당신의 주장은 틀렸다"는 내용이었다. 자신의 연구에 확신을 가지고 있던 김사장은 오기가 났다. 내친김에 홍체인식기술 회사 '아이리텍'을 설립하고 '이리디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 제 2의 마이크로소프트를 꿈꾸며

미국 워싱턴에 본사를 설립한 김 사장은 2001년 6월 미국특허를 받았다. 한국의 LG와 미국의 IBM, 그리고 일본의 대기업들이 수년 동안 뚫지 못한 이리디안 독점특허의 철옹성을 깨뜨린 것이다.

올 3월에는 미 국립표준연구소(NIST)가 실시하는 국제표준심사 테스트에 통과했고 지난달에는 미국 최대의 군수업체인 '록히드마틴'과 홍체인식 사업에 대한 전략전 제휴를 맺었다.

김 사장은 "이번 계약으로 당장 2008년부터 1000~2000만불의 매출이 예상된다"며 "오는 2010년까지 1억 4천만불의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홍체인식기술 시장은 시장규모를 예상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현재는 이 기술을 채택한 제품들이 워낙 고가라 아직은 일부 기업이나 재력가들만이 사용하고 있지만 아이리텍은 휴대전화 같은 소형제품에도 홍체인식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저가의 홍체인식 카메라모듈을 개발하고 있다. 상용화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김 사장은 "카메라모듈이 개발되면 우리는 삼성이나 LG, 노키아 같은 업체에 기술사용료를 받고 기술을 이전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앞으로의 매출은 기술개발 이외에는 모든 것이 그대로 수익이 되는 셈이죠"라고 밝혔다.

▣ 찾아보면 널려있는 중소기업 지원책

가진 건 기술 밖에 없는 아이리텍이 미국에 본사까지 차릴 수 있었던 건 중소기업진흥공단의 '해외인큐베이터' 프로그램 덕분이다. 중진공의 해외인큐베이터 사업은 해외거점 도시에 한국 중소기업들이 상주할 수 있는 공간을 저가에 제공하고 각종 행정적 편의와 법률지원까지 제공한다.

김 사장은 "이리디안의 특허를 깨뜨리기 힘든 가장 큰 이유가 자신들의 독점특허를 침해한다 싶으면 바로 소송을 걸기 때문이고 이 과정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나가떨어지게 된다. 저희도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해외인큐베이터의 법률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에는 7000여가지의 중소기업지원정책이 있어 이를 적절히 활용만 하면 사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중소기업연구원 이준호 연구위원은 "한국의 중소기업정책은 그 규모면에서는 OECD 국가 가운데서도 최고의 수준"이라며 "각 기관별로 따라 노는 지원책을 적절히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한계기업의 퇴출을 막는 지원책은 과감히 없앤다면 세계 일류 중소기업 탄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역 수입되는 수출품

지난 10월 28일 오전, 홍콩국제조명전시회에 참가하기 위해 인천공항 출국장에 들어선 필룩스(Feelux) 노시청 회장. 노회장은 공항면세점에 들러 진열대를 비추고 있는 소형 형광등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인천공항 면세점 조명이 대부분이 저희 필룩스 제품이다. 공항 개항당시 각 면세점들이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면서 수입 조명제품을 썼는데 알고 보니 저희가 유럽에 수출한 제품이었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필룩스는 전체 생산량의 55%를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데 오슬람 등 세계적인 조명회사들이 필룩스의 특허제품들을 사겠다고 제의하고 있다.

▣ "문화를 팔아라"

우리나라 최초의 조명박물관을 운영하는 기업,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만 5곳의 공장을 둔 기업, 해외법인을 포함해 연 매출 1000억원을 바라보는 기업. 왠지 필룩스에게는 중소기업이라기보다 강소기업이라는 명칭이 더 잘 어울리는 이유들이다.

필룩스는 세계최초로 '감성조명'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필룩스가 지난 2004년 아직 생소한 '감성조명'을 알리기 위해 경기도 양주에 조명박물관을 지을 당시에만 해도 주주들의 반발이 거셌다. 연매출 500억원 수준의 중소기업이 굳이 100억원이나 들여 박물관을 지을 필요가 있느냐는 것.

끈질긴 설득끝에 조명 박물관을 설립한 노회장은 "기술보다 중요한게 문화이다. 조명박물관 설립은 물론 저희가 소비자체험단을 모집해 감성조명 제품을 사용을 권하고 해외바이어들을 초청해 감성조명 아래서의 생활을 체험해보도록 하는 이유도 바로 감성조명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라며 필룩스의 감성조명 철학을 설명했다.

▣ 새로운 시도로 돌파구 찾아

필룩스는 국내 규제와 그릇된 기업문화로 손해를 입은 뒤 해외로 눈을 돌려 성공한 사례다. 지난 1984년 설립당시 필룩스의 생산제품은 조명이 아닌 TV 등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이었다. 하지만 전자부품 생산은 결국 대기업의 원가입하 압력이나 종속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한계를 인식한 필룩스 경영진은 과감하게 조명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특히 필룩스가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데는 한국의 왜곡된 한국의 기업문화도 큰 영향을 줬다. 노 회장은 "사업을 하면서 이게 술장사지 제조업이 아니라는 생각을 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술접대 문화에다 구매담당자가 '자기 몫을 얼마 떼 주면 수 십억원치를 팔아주겠다'는 검은 제의를 해 올 때도 자주있죠."라며 한국에서 사업하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게다가 국내의 온갖 규제들은 필룩스가 해외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던 또 다른 이유다. 실례로 이미 지난해 상용화를 마쳐 올 초부터 유럽에 판매된 'Slim Line' 제품들이 한국에서 안정인증을 받은데 1년이나 걸려 올 10월에나 공식적으로 판매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 상무이사는 "신제품을 내놨는데 규격이 없다고 1년이나 안정인증을 안 내주는 거예요. 국내에서는 누가 안정인증도 없는 제품을 사겠습니까"라며 규제중심의 기업정책을 꼬집었다.

외환위기 이후 10년 동안 독보적인 영역 구축에 성공한 중소기업들의 공통점은 독자적인 기술 보유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 기업을 강소기업이라 부른다. 많은 기업들이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세월이라고 하지만 강소기업들에게는 다시 태어난 10년이다.

CBS특별취재팀 성기명/권민철/임진수/박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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