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최준호] 현대가(家)가 자산운용시장에 다시 뛰어든다. 현대해상투자자문의 박종규(사진) 사장은 10일 “지난 주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자산운용사 인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연말까지 국내주식형 공모펀드를 선보이고, 내년 1월에는 해외펀드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현대인베스트먼트는 범(凡)현대가의 유일한 자산운용사로 자리 잡게 됐다.

현대해상그룹의 최대주주는 고 정주영 회장의 7남인 정몽윤 회장이다. 과거 현대가엔 ‘바이코리아’ 펀드로 유명한 현대투자신탁운용이 있었지만, 2004년 푸르덴셜에 인수돼 ‘푸르덴셜자산운용’으로 이름을 바꿨다. 다음은 박 사장과 일문일답.(※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중장기 비전은.

 

“앞으로 5년 안에 자산을 13조원 규모로 불려 회사를 업계 20위권까지 올려놓겠다. 범 현대가의 유일한 자산운용사인 만큼 자금 유치에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애초 ‘현대자산운용’으로 이름을 지으려 했다는데.

 

“고 정몽헌 회장 계열인 현대증권이 이미 ‘현대자산운용’을 등록해 놨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현대증권도 수년 내 자산운용사를 출범할 계획이다.)

 

-현대증권은 물론 현대차그룹도 증권업에 뛰어들겠다고 했다. 범 현대가끼리 경쟁이 되는 것 아닌가.

 

“범 현대계열에서 자산운용업의 적통은 현대해상이 갖고 있다. 제조업 쪽에서 금융 쪽에 뛰어들어 경쟁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마침 운용사를 시작하는 내년 증시전망이 어두운데

 

“작은 운용사로서는 약세장이 차라리 낫다. 강세장에서는 (미래에셋과 같은) 대형사가 구조적으로 잘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어떤 운용사로 키우고 싶나

 

“박현주 회장과 이채원 전무(한국밸류자산운용)의 운용철학을 합친 회사로 만들고 싶다. 박 회장의 미래에셋은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을 고르는 혜안이 있다. 이 전무(운용본부장)가 속한 한국밸류자산운용은 가치주 투자철학을 고수하며 꾸준히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회사다.”

 

-최근 선행매매 소문으로 자산운용업계가 혼란스럽다.

“펀드매니저에겐 고도의 윤리의식이 필요하다. 일부 젊은 펀드매니저들에게 이 부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선행매매가 실제 이뤄지고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일부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선행매매란 펀드매니저가 고객의 펀드자금으로 투자를 하기 전에 개인 돈으로 미리 같은 주식을 사두는 불법행위다.)

 

박 사장은 한국투자신탁운용 출신이다. 외환위기 발생 직후인 1998년 투신업계에서 수익률 1위를 기록한 ‘스타 펀드매니저’다. 이후 LG투신운용과 메리츠투자자문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현대해상투자자문을 이끌고 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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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명훈기자]앞으로 소비자보호 업무 체계와 실적이 우수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소비자 보호 우수마크'가 부여된다.

금융감독원은 소비자 보호 우수마크제도 도입을 12월 금융감독선진화 로드맵 역점 추진과제로 선정했다고 11일 밝혔다.

금감원 이우철 부원장은 "소비자 보호 우수회사를 선정하면 금융회사들이 자발적으로 민원발생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경영진의 철학 및 리더십 △소비자 보호 인적자원 및 조직관리 △상품 및 마케팅 관련 소비자 보호 체제 △민원관리시스템 등을 평가, 우수회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또 원칙중심으로 감독체계를 전환하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영국과 호주 등 주요국의 운영사례도 조사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자공시시스템에 재무정보의 국제표준보고방식(XBRL)을 도입할 예정이다. XBRL이 도입되면 재무제표 접수 즉시 정확성을 검증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금융회사의 업무위탁기준을 명확히 하고 금융시장과 금융산업 관련 통계를 실시간으로 입수하는 등 상시 모니터링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 금융감독 선진화 로드맵 뭘 담았나?



서명훈기자 mh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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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명훈기자][금감위와 통합문제 빠져 '반쪽', 정권말기 실현가능성 의문]

금융감독원이 마련한 조직개편안은 변화된 금융시장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통합·융합화 경향이 갈수록 뚜렷해지는 금융회사와 금융상품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감독기구도 기능별로 거듭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감원이 기능별 조직으로 전환되면 금융감독시스템의 패러다임도 근본적으로 바뀌게 된다. 지난 99년 통합 금융감독원 출범 이후 약 10년 만에 환골탈태(換骨奪胎)가 이뤄지는 셈.

하지만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의 핵심과제라 할 수 있는 금융감독위원회와의 통합 문제가 빠져 있어 ‘근본적인 처방’으로는 한계가 있다. 특히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는 점은 실현 가능성을 의심케 한다. 신임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이 전혀 반영돼 있지 않아 새 정부 출범이후 조직 개편안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게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원스톱서비스·시장 대응 속도 빨라진다 = 금감원이 기능별로 재편될 경우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생명보험회사가 신탁업을 하기 위해서는 은행감독국에서 신탁업 영위인가를 받고 다시 보험감독국에서 신탁업 겸영인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 인허가 기능이 통합되면 한 부서에서 모든 업무 처리가 가능해 진다.

감독당국 입장에서도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 현재 구조로는 자기가 맡고 있는 업권 외에는 다른 업권의 사정은 알기 힘들다. 하지만 기능별로 통합되면 리스크관리 담당자는 은행과 증권, 보험 등 서로 다른 권역의 리스크관리 제도를 비교해 볼 수 있어 장단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특히 같은 업무임에도 업권별로 규제 수준이 다른 비대칭 규제가 상당 부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직개편안에서 또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과 검사 기능이 통합된다는 점이다.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가 발견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해 지는 셈이다. 또 현장검사를 통해 제도 개선사항이 발견되면 이를 곧바로 실천에 옮길 수 있다. 지금은 검사국에서 제도개선을 발견하게 되면 이를 다시 감독국에 건의하는 구조다.

◇ 정권말기, 실현 가능할까? = 하지만 이번 개편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 금융감독기구 개편 논의의 핵심인 금융감독위원회와의 통합 문제는 논의 대상에서 빠져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금융관련 법개정은 재경부에서, 금융회사 인허가 및 제재는 금감위에서, 금융회사 검사 및 관리감독은 금감원에서 맡고 있다”며 “이렇게 나뉘어 있는 기능을 어떤 식으로 조정할 것인지 하는 것이 오히려 핵심이 가깝다”고 꼬집었다.

감독기구가 기능별로 개편되더라도 자본시장통합법을 제외하면 현행 법체계는 아직 업권별로 나뉘어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법과 감독 시스템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정권말기라는 상황도 실현 가능성을 의심케 한다.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되면 범정부 차원의 조직개편 논의가 진행될 공산이 크다. 이번 개편안은 새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이 반영되지 않은 만큼 백지화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밖에 특정 권역 출신 인사가 조직을 장악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소재를 따지기 어렵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명훈기자 mh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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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대통합민주신당이 이명박 후보의 민생경제 공약에 대해 "수구보수 이미지를 벗기 위한 전략용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김진표 정책위 의장은 12일 "한나라당이 '민생경제 747'로 서민과 중산층을 유인하지만,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결한다기 보다는 시장주의 강화를 위한 '장식품'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경제적 약자를 도우려면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고 고성장을 달성해 일자리와 소득을 만드는 게 최우선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민생경제 747' 공약에는 분배를 위한 공적역할을 강조하는 대목이 많아 중도로 변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김진표 정책위 의장은 "시장경제의 힘을 강조하고 분배를 경시하는 한나라당의 철학은 바뀔 수 없다"며 "이런 한계로 민생공약들은 기존 공약을 부풀리고 재탕하거나 우리의 공약을 베끼게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앞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민생경제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혹자는 대기업을 위한다고 그러지만 경제에는 택시 기사도 있다"며 "거창한 구호보다는 책임감있고 능력있는 당으로서 민생경제살리기를 실천으로 옮기겠다"고 말 한 바 있다.

◆잃어버린 10년은 IMF때문

우선 통합신당은 "중산층 비율이 '96년 68.7%에서 '06년 54.6%로 떨어졌다"는 한나라당 주장에 대해 "신한국당이 초래한 IMF환란으로 인한 후유증이 근본원인"이라 반박했다.

"첨단 IT산업, 문화콘텐츠산업, 관광 및 금융산업 등 신성장 동력 산업과 고부가가치 제조업을 중점 육성하겠다"는 공약도 경부운하 등 토목공사와 대기업 위주의 성장을 통한 일자리 정책을 희석시키기 위한 것으로 폄하했다.

"해외 진출 국내기관, 기업 등에 정부지원 인턴십 형태로 10만명을 파견한다"는 공약은 통합신당의 '30만 청년 해외 파견 프로젝트'를 모방한 것이며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이나 가업승계기업 상속세 감면,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대형마트 영업제한" 등도 통합신당 정책과 유사하거나 모방한 것으로 평가했다.

◆막판 선심성 공약 남발

이와함께 통신비 인하 공약이 당초 한나라당 공약집에서 20%로 돼 있다 30%로 확대된 것이나, 기초노령연금도 우리당에서 16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자 2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막판에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택시와 장애인용 차량 LPG특소세, 도시가스 특소세 폐지, 출퇴근시 고속도로 이용료 50% 할인, 약값 20% 이상 인하" 등은 대표적인 인기영합적인 정책이라 평가했다.

◆농가부채동결법, 현실성 없어

한나라당의 '농가부채 동결 및 신탁에 관한 법률' 제정 추진에 대해서는 현실성 없다고 비판했다.

이 법은 농어가 부채 이자를 동결하고 원금은 20년간 분할하여 상환하는 게 골자. 하지만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돼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통합신당은 "농어민이 농협 등에서 빌린 돈은 약 51조원으로 추정되는데 이자를 동결하고 원금을 20년간 분할상환하게 하면 이자차액을 보전하기 위해 약 35조원이 들고 지원대상자가 농지나 어선을 농지은행에 신탁할 경우 신탁관리비용으로 12조원 이상 든다"며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에 정부출연금 4천억원도 추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식으로 법률을 제정해 부채를 동결하면 48조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데, 어렵다는 말이다.

이에따라 통합신당은 "대신 우리는 '농어업 경영회생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부채관련 맞춤형 상시지원시스템을 구축하자고 한다"며 "재원 조달 측면에서 일시에 정부 부담이 집중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연성 확대로 비정규직 고용안정?

특히 통합신당은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로 정규직 고용을 촉진하겠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말도 안된다고 비판했다.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성은 노동시장의 유연화 과정에서 안전성을 높이는 게 핵심인데, 한나라당은 거꾸로 생각한다는말이다.

"비정규직에 대한 직업훈련 참가율을 7%에서 30%로 높인다"는 한나라당 계획도 "14% 내외로 되어 있는 현실을 파악하지 못했고, 참여정부의 '2012년까지 38%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우리는 임기 중 직업훈련 참여율을 현 14%에서 40%까지 개선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한나라당의 "임금체불업체 고시제"에 대해서도 "전혀 실효성 없는 주장이며, 체불이 발생하면 임금의 대리 지급과 임금채권보장제도의 내실있는 운영이 가장 필요하고 유효한 정책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李, 민생위해 "통신비 30%인하·대형마트 영업제한"

李, "대기업 위한다는 건 오해"…민생경제 '747'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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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손해용]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소유한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주당 15만 달러(약 1억4000만원)를 돌파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버크셔A 주식은 이날 오후 장중 주당 15만800달러에 거래됐다. 이 주식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본격화한 8월 이후 36%나 상승해 같은 기간 S&P500 지수의 상승률(8.1%)을 크게 웃돌았다. 버크셔 관계자는 “투자한 페트로 차이나의 주가가 8배가량 급등해 3분기 수익이 64% 증가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뉴욕 증시에서 버크셔에 이어 둘째로 비싼 시보드의 주가는 1520달러로 버크셔가 2위 주식에 비해 100배 가까이 비싼 셈이다.

버크셔의 주당 가격이 이처럼 천문학적 액수로 뛰어오른 것은 버핏의 고유한 투자철학 때문이다. 버핏은 그간 버크셔 주식의 액면 분할을 거부하고 유통 물량을 극소화해 왔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꾼들 대신 장기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주식으로 만들겠다는 그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지난 10년간 버크셔 주식을 보유해 온 T2 파트너스 관계자는 “금융시장이 혼란할수록 버핏의 투자 수완이 빛을 발한다”고 평가했다.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버크셔A 주식은 113만 주(버크셔B 주식은 1240만 주)에 불과하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인 엑손모빌의 주식 수(59억4000만 주)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규모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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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영암기자][[박영암의 돈되는 펀드] 신영투신 '마라톤주식A형' 펀드]

"장기투자자들에게 인내력에 상응하는 양호한 수익률로 보답하고 싶다."

국내증시를 대표하는 '가치주 펀드'중 하나인 신영투신의 '마라톤주식(A형)펀드'(이하 마라톤펀드)의 이헌우 수석 펀드매니저는 13일 "국내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저평가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가치주펀드의 진가는 더욱 더 각광받을 것"이라며 "적어도 5년에 2배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향후 운용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마라톤이라는 펀드명처럼 한국경제와 한국기업의 장기성장성을 확신하는 투자자들과 궁합이 잘 맞는다고 주장했다.

'연 15%, 5년에 두배' 운용목표

이 수석의 주장은 결코 허언이 아니다. 2002년4월25일 설정된 마라톤펀드의 장기운용성과는 투자자들을 흡족케 하고 있다. 설정이후 누적수익률은 272.30%이다. 이는 같은기간 벤치마크(코스피지수*90%+CD*10%)를 166.68%포인트 초과 달성하는 양호한 성적이다. 연초이후 수익률도 50.01%를 기록했다(모두 12일기준). 현재까지 나타난 운용성과만 놓고 본다면 '5년에 2배 수익률'이라는 운용목표를 무난히 달성하고 있는 셈이다.

안정성 측면에서도 투자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모닝스타코리아에 따르면 13일기준으로 코스피지수 대비 베타계수는 0.81로 나타났다. 국내증시가 10%하락할때 -8% 하락에 그쳐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돋보였다는 게 안상순 모닝스타코리아 펀드평가팀장의 설명이다. 베타계수는 코스피지수(베타계수=1)가 1% 움직일때 펀드수익률의 등락폭을 보여주는 지표로 클수록 변동성이 확대된다는 의미다.

수익률과 안정성이 모두 뛰어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설정액도 꾸준히 증가했다. 연초 2703억원에서 12일현재 5899억원으로 3196억원 증가했다. 펀드운용철학과 편입종목은 유사하지만 수수료 등이 다소 상이한 '범 마라톤 펀드'를 모두 합친 설정액은 1조600억원으로 가치주 펀드로서는 국내 최대규모다를 자랑한다.

'장기' 저평가''저가' 등이 운용전략의 핵심

마라톤펀드의 운용전략은 얼핏보면 매우 단순해 보인다. 이 수석은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졌듯이 저평가 종목을 발굴, 서브프라임 이슈 등 시장충격으로 급락할 때 싸게 매수해서 시장이 적정가치를 인정해줄 때가지 보유하는 게 운용전략의 알파요 오메가"라고 설명한다.

먼저 마라톤펀드는 저평가 종목을 △ 경영진의 자질 △ 재무적 안정성 △ 시장지배력 등을 감안해서 선정한다.

이렇게 분류한 종목들을 대상으로 △ 과거가치(자산) △ 현재가치(수익) △ 미래가치(성장)라는 잣대로 분기당 300개를 추려낸다.

과거가치는 과거 영업활동의 산물로 기업이 보유중인 자산대비 현주가수준(PBR), 현재가치는 기업이 현재 벌어들이고 있는 이익대비 현주가수준(PER) 그리고 미래가치는 신규사업 등 향후 신규사업을 통해 기업이 벌어들일 미래현금흐름 대비 현주가수준 등을 의미한다.

이 수석은 "미래가치보다 과거와 현재가치에 좀 더 많은 비중을 두기 때문에 미래 성장성과 수익성이 과도하게 부각되는 종목은 편입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태양광 사업의 최대 수혜주인 동양제철화학을 한주도 편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국내증시 급등으로 전통적인 개념의 '저평가 가치주'를 발굴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이 수석은 하소연한다. 그는 "워렌 버핏이 최근 '한국주식이 일방적인 저평가 상태에서는 벗어났다'고 언급한 것처럼 국내증시에서 두드러지게 저평가된 주식을 찾기 힘들다"고 인정했다.

국내증시의 투명성과 효율성이 증대하고 있고 해당기업도 주가관리에 적극 나서는 등 저평가 요인이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다 자산운용시장이 급증하면서 펀드매니저들이 경쟁적으로 저평가 종목을 발굴하고 있는 점도 과거와 다른 저평가 잣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시장변화를 반영해서 이 수석도 "PBR과 PER를 중시하면서도 미래성장성도 감안해서 저평가 종목을 발굴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즉 코스피지수가 2000대에 접어들면서 일방적인 저평가 상태가 상당부분 해소됐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가치투자의 잣대를 다소 확장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펀드안정성 제고위해 100 여개 종목 편입

마라톤펀드는 펀드운용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100여개에 달하는 종목을 편입하고 있다. 10월1일 현재 104개 종목을 편입하고 있다. 같은날 기준으로 국내 성장형펀드의 대명사인 미래에셋자산의 '디스커버리펀드'가 48개를 편입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편입상위 10개종목을 보면 삼성전자(6.16%) 한국전력(3.82%) POSCO(3.63%) KT(3.19%) 롯데쇼핑(2.59%) SK텔레콤(2.33%) 롯데제과(1.82%) SK(1.81%) 국민은행(1.56%) 우리금융(1.55%)의 순이다. 이들 상위 10개종목이 펀드내 비중은 28.46%에 달한다. 나머지는 중소형 가치주들로 채워져 있다.

이중에서 눈길을 끄는 종목은 바로 한국전력과 KT. 정부의 가격통제 규제 등으로 올 상승장에서도 시세를 내지 못했던 두 종목을 대량 편입하고 있다.

이 수석은 "이들 종목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인 평가를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 악재를 감안하더라도 배당이나 향후 규제완화시 예상현금흐름 등을 감안할 경우 현주가도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즉 최근 KTF와 합병설이 흘러나오는 KT의 경우 두 회사가 시가총액비중대로 합병할 경우 KT의 시가총액은 30%이상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합병으로 자사주와 KTF주식이 소각되면서 주당순이익과 주당자산가치가 증가할 것이란 설명이다. 물론 실제 합병이 성사되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이를 묵묵히 인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전력은 정부의 전력요금 규제로 고전하고 있지만 배당이나 민영화 재료 등을 감안할 경우 충분히 보유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미래에셋 '디스커버리'와 찰떡 궁합

김휘곤 삼성증권 상품관리파트 과장은 "강세장에서 선전하는 미래에셋의 '디스커버리펀드'와 마라톤펀드는 운용스타일이 상반되기 때문에 상호 단점을 보완해 주는 찰떡궁합"이라고 추천했다. 미래가치에 역점을 두고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미래에셋과 과거와 현재가치 대비 저평가 종목을 대량 편입하는 신영투신의 운용철학이 상호보완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이슈로 코스피지수가 1630대까지 추락했다가 2085까지 반등하는 동안 미래에셋 펀드는 수익률 상위권을 독차지했다. 하지만 같은기간 마라톤펀드 등 신영투신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올렸다.

반면 11월중순이후 최근까지 중국관련주들의 약세로 미래에셋펀드가 부진한 반면 마라톤펀드는 KT와 한국전력 SK텔레콤 등의 선전으로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마라톤펀드은 또한 비용이 저렴해 장기투자에 유리하다. 운용과 판매보수 등 전체 비용이 1.55%에 불과하다. 통상 2.30%대의 주식펀드 보수보다 0.75%포인트 적다. 1000만원을 투자할 경우 연간 7만5000원의 보수가 절감된다는 얘기다. 신영투신측은 "적어도 5년이상 장기투자를 요구하는 만큼 펀드보수를 낮춰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마라톤펀드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비롯해서 신영 삼성 우리투자 동양종금 하나대투증권 등에서 판매중이다.

박영암기자 pya8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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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623억원. 이달 초 한 연구기관이 발표한 삼성생명의 브랜드 가치다. 산업자원부 산하인 산업정책연구원은 지난 10일 ‘기업 브랜드 자산평가’에서 삼성생명이 금융회사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은행권 1위와도 무려 1조5000억 원 차이가 났다. 삼성생명 총자산이 100조원으로 은행권 1위의 절반에 불과한 데도 브랜드 가치가 높게 평가된 것은 전사적인 ‘브랜드 경영’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삼성생명은 회사의 중요한 축이 되는 브랜드 두 가지를 선보였다. ‘브랜드 파워가 미래 경쟁력’이란 생각에서다. 그래서 첫 번째로 나온 결실이 바로 올 상반기 보험업계 흐름을 주도한 ‘Future 30+’(퓨처서티플러스)다. 하반기에는 연금상품 대표 브랜드로 ‘Freedom 50+’(프리덤피프티플러스)를 출시했다.
우선 ‘퓨처서티플러스’는 통상 가장이 되는 시점인 30세 전후부터 보장 자산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일반 사망 보험금을 높여야 한다는 게 골자다.

‘프리덤피프티플러스’에는 고객이 은퇴 이후 자녀의 독립과 더불어 찾아오는 제 2의 인생 황금기를 미리 준비해서 자유로운 인생을 누릴 수 있도록 돕겠다는 브랜드 철학이 깃들어 있다.

삼성생명 측은 “세계적인 금융회사들은 강한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성공했다”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다양한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퓨처서티플러스

삼성생명이 올초 생보업계에서 처음으로 특정 상품에 붙인 마케팅 브랜드. 가족의 미래를 위해 가장이 되는 30세 전후부터 보장자산을 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경은 기자 diva@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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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PR컨설팅 기업 에델만의 CEO 리처드 에델만(Richard Edelman·50)은“한국 기업들은 해외 홍보에서 지나치게 광고에 의존하는 면이 있다”며“블로그처럼 현지의‘보통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PR에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이번주에 중동 두바이에 다녀왔습니다. 뉴욕에서부터 13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공항에 내리니까, 막상 뭘 배우고 가야 할지 잘 모르겠더군요. 실내 스키장과 아쿠아리움 식당 같은 초현실적인 이미지에 더해, 무역과 관광에 기반한 성장 전략,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봤습니다.(중략) 한 두바이 공무원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두바이의 이미지는 완전히 파편화 돼 있다. 서로 연결되는 건 하나도 없다. 하나의 비전이 필요하다….’ 호화로운 빌딩과 경제 발전을 넘어선 무언가가 두바이에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바이의 이미지와 현실. 2007년 9월 14일.

“시카고에 있는 피트니스 센터 ‘이스트뱅크클럽’ 탈의실에서 아내와 아이들이 나오기를 기다리다가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을 우연히 만났습니다. 우리는 30분 동안 서브프라임 사태에 대해 토론을 했습니다. 잭슨은 이번 금융 위기로 집을 처음 장만한 이민 2세대 젊은이들의 삶의 기반이 무너졌다고 말했습니다….” ―우연한 만남. 2007년 11월 26일.



■중년의 스타 블로거 CEO

리처드 에델만(Richard Edelman·50) 회장 블로그에는 자기 회사나 고객기업들의 자랑이 넘쳐날 줄 알았는데, 실은 그렇지 않았다. 머리를 단정하게 빗어 넘긴 중년 신사 사진이 내걸린 화면은 사회 문제에 대한 단상과 통찰, 풋풋한 일상으로 채워져 있다.

“보도자료만 가득하다면 누가 들어와 보려고 하겠습니까? 블로그는 CEO가 대중의 눈높이에서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공간입니다.”

글로벌 PR컨설팅 기업 에델만(Edelman)의 리처드 에델만 회장은 ‘스타 블로거’다.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 ‘6 A.M.’(http://www.edelman.com/speak_up/blog/ )에는 매주 1만~1만5000명의 네티즌이 들러 그의 철학을 읽고, 댓글을 달고, 에델만의 팬이 된다. 최근 국내 대기업의 해외홍보 전략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인터뷰 중에도 근질거리는 손가락을 가만히 두지 못했다.


미국 PR전문 주간지 ‘PR Week US’는 리처드 에델만을 ‘2007년 PR 산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뽑았다. 매년 초 그가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하는 ‘에델만 신뢰도 조사(Trust Barometer)’를 바탕으로 많은 기업들이 그 해 홍보전략을 세운다.

그는 “‘보통 사람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홍보 매체는 자기 회사 직원”이라며 “매체가 변하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신뢰도의 지형도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자기와 같은 보통 사람의 말을 믿습니다. 권위 있는 미디어나 홍보회사 직원들의 메시지보다 가족이, 친구가, 블로거가 그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 지를 가장 중요한 선택의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는 “한국의 ‘와이프로거’(와이프+블로거)들을 주목한다”고 말했다. 또 그들을 상대한 홍보 경험을 글로벌 무대에서도 활용하려 한다고 했다. 자신만의 살림 노하우를 갖고 ‘입소문 전도사’로 나선 30~40대 주부들의 역할은 인터넷 카페가 활성화된 한국에서 가장 두드러졌고,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홍보 전략은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기업들에게 “해외 홍보에서 광고의 비중을 줄이고 현지의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한 전략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또 “한국 CEO들은 조금 더 자신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통 사람’의 시대

―오늘날 소비자들은 어디에서 정보를 얻고, 어떤 정보를 가장 신뢰하고 있나요.

“커뮤니케이션의 패러다임이 급속히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소비자들은 1, 2개의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얻었지만, 오늘날은 최소 7개의 미디어 채널을 통해 정보를 얻습니다. 하나의 미디어에 투자하는 상대적인 시간이 크게 줄었습니다.”

―이제 광고 몇 개로는 별 효과가 없겠군요.

“몇 년 전에 광고 3개를 통해 해결됐던 일을 하려면, 이제는 50개의 광고가 필요합니다. 또 똑같이 1000명에 메시지가 도달한다 해도, 같은 효과를 보장할 수 없게 됐어요. 예전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말이죠. 현재 미국 저녁뉴스 시청자의 평균 연령은 61세고, 시청자 수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데 광고료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어요. 다양한 채널을 통한 효율적인 PR전략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누구의 말을 믿나요?

“바로 자신과 같은 보통 사람입니다. 신뢰도의 지형이 변하고 있습니다. 에델만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나와 같은 사람들(a person like me)을 더 많이 믿고 있습니다. 더 이상 광고나 기업 CEO의 말을 믿지 않죠.”

―그러면 기업 홍보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안에서 밖으로(inside-out)’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을 적용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기사가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면 직원들이 그걸 보고 자기 회사의 명성을 확인하는 식의, ‘밖에서 안으로(outside-in)’ 커뮤니케이션을 주로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반대 방식으로 일하는 겁니다.”




■“최고의 홍보맨은 자사 직원들”

―좀 더 구체적인 예가 있나요?

“좋은 예로, 스타벅스 CEO는 자사의 바리스타(커피 전문가)들에게 커피 제조과정만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회사의 가치와 미래 전략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죠.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스타벅스 커피에 대한 모든 것과 브랜드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게 됐습니다. 더 중요한 건 다음인데요, 직원들이 고객들과 소통하며 자연스럽게 스타벅스의 가치를 전하기 시작한 겁니다. 심지어 커피를 만들거나 카운터에 서있을 때에도 무의식 중에 고객을 설득하는 거죠. 이게 바로 ‘안에서 밖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입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원 블로그를 활용해 기업 이미지를 크게 높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홍보맨이 따로 필요 없어지는 건가요.

“가장 좋은 홍보맨은 그 회사의 모든 직원들입니다. 직원들은 다른 누구보다도 기업의 이해관계자들과 자사의 정보에 대해 수평적인 관계 선상에서 대화를 많이 합니다. 인터넷을 이용해 자기 회사의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비즈니스 정보나 업계 소식을 전달하기도 하죠. 직원들은 누구를 만나든 끊임없이 ‘동시대’의 테두리 안에서 대화를 이어갑니다. 그들은 말하자면, 각자가 걸어 다니는 매체입니다.”

―‘모든 기업은 미디어 기업이 되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해왔는데, 그런 맥락인가요?

“네. 이제 기업은 대중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하는 미디어로서의 기능도 수행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직원들과 제품 개발 및 판매, 관리, 통제에 집중해왔다면, 이제부터는 직원들과 함께 정보를 전달하고 이해관계자를 설득한다는 사고 방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블로그를 통해 대중이 만난다

―블로그 이야기를 좀 해 보죠. 블로그를 운영하는 게 귀찮지는 않나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하니까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아요. 일을 하는 데도 많은 영감을 줍니다. 최근에 여행기를 올렸는데, 한 방문자가 ‘나도 거기에 있었다’는 댓글을 남겼더군요. 세상이 정말 좁다, 세상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걸 피부로 느끼죠. 블로그는 CEO가 대중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블로그를 홍보에 활용하는 기업들도 많죠.

“MS는 1000여 명의 직원들이 블로그를 통해 자기 회사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도록 하고 있죠. 구글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블로그를 이용하려고만 하면 사람들이 더 이상 믿지 않을 텐데요.

“만약 블로그가 또 다른 형태의 광고 수단으로 비춰진다면, 사람들은 더 이상 블로그의 글을 읽고, 댓글을 남기려 하지 않을 겁니다. 네티즌들은 블로그 운영자와의 신뢰 관계가 깨지면 대화를 중단하고 즉각 떠나버릴 수 있습니다.”

―직원 블로그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은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나요.

“블로그 운영자에게서 기업의 대변인과 같은 태도가 엿보이거나, 글에서 보도자료와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기면 실패한 블로그입니다. 인위적인 냄새가 나는 형식적인 글들을 읽으려 블로그를 찾아오는 사람은 없겠죠. 하지만 개인의 경험담과 거기서 우러나오는 통찰력를 진솔하게 쓴 글은 가장 영향력이 큽니다.”



■“수퍼 스타 CEO는 가라”

―당신은 블로그 뿐 아니라 활발하게 활동하는 CEO입니다. 일반 기업 CEO들은 홍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요?

“기업 외부에서 내는 CEO의 목소리만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CEO들은 기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경영진, 중간 관리층, 직원, 연구개발자들에게 진솔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이렇게 안에서 전달된 CEO의 목소리는 직원들을 통해 각기 차별화된 색깔을 지니고 밖으로 전달됩니다. 그 영향력은 엄청납니다.”

―결국 직원들이 미디어의 역할을 하는 것이군요.

“맞아요. 기업 임원들은 고객을 설득하기 전에 자기 직원들부터 설득해야 합니다. 누구보다도 먼저 회사 직원들에게 기업의 비전과 계획, 비즈니스 전략 등을 정확히 알리고 직원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얻어야 해요. 직원들은 기업에 대해 가장 신뢰도 높은 정보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안에서 밖으로’ 전하기 때문이죠.”

―홍보에 적합한 CEO 형이 있나요?

“CEO는 업무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메시지를 이해관계자들에게 전하는 역할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됐습니다. 잭 웰치 같은 ‘수퍼스타 CEO’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오늘날 CEO들은 ‘수퍼스타 CEO’와 ‘은둔형 CEO’의 중간쯤에서 전략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설정해야 합니다. 비즈니스뿐 아니라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동참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죠.”

―잭 웰치가 지금 경영에 복귀한다면요?

“잭 웰치는 GE의 새로운 장을 연 주인공이고, 그 시기의 GE가 가장 필요로 한 리더였음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잭 웰치가 지금 시대에 돌아온다면, 이번에는 회사를 변화시키기 이전에 자기 자신부터 바꾸려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비즈니스맨들은 예전 잭 웰치의 모습이 아닌, 잭 웰치가 변화할 모습을 배워야겠죠.”

―한국 CEO들은 대체로 언론이나 대중에 노출을 꺼리는 것 같습니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가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위상을 더 높이려면 한국 CEO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중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필요가 있어요.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글로벌 시장의 소비자와 이해관계자들은, CEO에게 기업의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투명하게 전달할 줄 아는 커뮤니케이션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업 CEO가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정치적 이슈보다는 사회적 이슈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환경과 에너지, 교육, 인권…. 전세계의 미래와 기업의 명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이슈들은 정말 많습니다.”

―기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에델만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주요 국가들 대부분에서 사람들은 정부보다 기업을 더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EO와 비즈니스맨들은 이 점을 기억하고 좋은 일을 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기업을 신뢰하고, 기업에 기대하는 바가 크죠. 기업은 이익을 창출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문제를 이슈화시키고,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한국기업 해외 PR, “지나치게 광고에 의존”

―한국기업들의 해외 홍보는 어떤 수준인가요.

“한국 기업들의 해외 PR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다만 광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다양한 미디어와 채널을 고려하는 데는 조금 부족한 것 같습니다. TV나 신문이 아닌 블로그 같은 ‘사회적 미디어’에서 글로벌 소비자와 이해관계자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주의 깊게 듣고, 대화를 주도해 나가야 합니다. 스타나 유명인을 내세우는 대신, 보통 사람들에게 직접 듣고 그들을 활용하는 프로그램도 늘려야 합니다.”

―한국은 IT 인프라가 잘 갖춰진 나라입니다. 여기서 어떤 비전을 보시나요?

“한국의 IT 인프라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최고의 강점입니다. 싸이월드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사이트가 활성화돼 있어서 낮은 비용으로 여러 전략들을 시험해 볼 수 있습니다. 빠른 입소문 효과와, 재미를 중시하는 한국인들의 성향도 도움이 됩니다. 한국은 IT기반을 잘 활용하면 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 ‘세계의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 방문에 대해서도 블로그에 글을 쓸 계획인가요?

“한국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쓸 생각입니다. 경제력을 가진 전문직 30대 미혼 여성, ‘골드 미스’에 대해 쓰겠습니다. 낮은 출산율, 높은 사교육비로 대변되는 어머니들의 열정 같은 한국 여성들에 대한 정보들은 흥미로운 주제라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여성의 파워가 예전보다 월등하게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이와 같은 이야기들은, 한국뿐 아니라 외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에게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에델만 회장은 인터뷰 다음날 블로그에 ‘미스 골드(Miss Gold)’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30대 미혼여성뿐 아니라 한국의 교육 시스템, FTA, 대선 등 실로 다양한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비즈니스맨이었다. 가끔씩 글 중간에 자신이 홍보하는 한국 기업의 이름을 살짝 집어넣는 일도 잊지 않았다.




[선정민 산업부 기자 sunn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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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대출' 나섰던 은행 돈줄 마르자 표변

중소기업 대출시장이 아노미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새삼스런 현상은 아니지만 최근 유동성위기를 맞고 있는 은행들이 신규대출을 사실상 중단하면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어느 때보다 "돈줄이 꽉 막혔다"며 극심한 돈가뭄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들의 '돈맥(脈) 경화현상'은 국민은행이 지난달 13일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에 대한 신규대출을 전면 중단한 것이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국민은행에서 시작된 중소기업 대출 중단 사태는 다른 은행들의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극소수의 우량 기업 외에는 자금줄을 찾을 수조차 없다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올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정책은 어떠한 철학이나 기준 없이, 단기 수익에 몰두해 밀물처럼 몰렸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현상을 보이면서 중소기업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올해 초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얼어붙자 은행들은 너도나도 중기대출 경쟁에 나섰고, 금융감독당국이 건전성을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결과적으로 올 3분기 중기대출 연체율이 신한은행의 경우 전분기보다 0.27%포인트 상승한 1.24%, 하나은행은 0.32%포인트 상승한 1.32%, 우리은행은 0.1%포인트 상승한 1.11%를 나타냈다.

중소기업들의 돈가뭄 대란은 은행들의 자금난에서 비롯되고 있다. 예금이 펀드 등 증시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돈줄이 마른 은행들은 대출증가율이 예금 증가율을 앞서는 내부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다.

자금조달 여력이 떨어진 은행들은 중기 대출 이자를 높이고, 사실상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 있다. 충북지역의 모 중소기업 사장은"물량이 몰려 신규 설비투자 자금을 대출 받으려고 해도 은행에서 싸늘한 반응만 돌아왔다"고 한탄했다.

문제는 이러한 돈가뭄 현상이 내년에 해소되기는커녕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내년부터 바젤Ⅱ(국제결제은행이 새로 마련한 자기자본제도)가 도입되면서 은행들은 신용도에 따라 대출을 더욱 차등화해야 한다. 즉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은 은행 대출을 받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셈이다.

중소기업연구원 오상훈 전문위원은"지금 중소기업 자금난은 추세적으로 시작 단계에 있으며, 내년에 은행들이 자금을 급격히 회수할 경우 최악의 돈가뭄 대란이 올 것으로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로인해 중기대출의 경우 정부의 정책자금 투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책자금 투입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성장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을 찾아 지원하는 은행 본연의 기능을 복구시키지 못한다면 금융권과 산업권 모두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는 우려는 더욱 커져 가고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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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현 정권 말기를 맞아 요즘 경제부처는 뒤숭숭한 분위기입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경제정책 방향이 크게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데다 대규모 정부조직 개편에 따른 경제부처 통폐합으로 각 부처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도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건설교통부 산업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경제부처들은 현 정권의 ‘통치철학’ 기조에 맞춰 반(反)시장적인 정책을 무리하게 도입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차기 대통령은 시장친화적인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바꿀 것이란 예상이 많습니다. 경제 관료들은 새 대통령의 뜻에 부응하기 위해 새로운 논리를 내놓아야 할 것이고, 때로는 지금까지 해 온 말을 뒤집어야 하는 ‘민망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정부 경제팀 수장(首長) 부처인 재경부는 차기 대통령이 국민적 반발이 큰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제(稅制)를 바꿀 가능성이 높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갖가지 논리를 동원해 종부세 완화 등에 반대해 왔는데, 대선이 끝나면 ‘안면을 바꿔’ 종부세 완화 논리를 펴야 할 처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재경부와 예산처를 합치는 방안, 재경부의 금융정책 기능을 금융감독위원회에 떼어 주는 방안 등 다양한 정부조직 개편 시나리오가 떠돌고 있어 이에 대한 논리 개발에도 고심하고 있습니다.

복지 및 분배 위주의 예산 편성을 합리화해 왔던 예산처와 부동산 거래 위축을 초래한 부동산정책을 펴 온 건교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정책을 밀어붙인 공정위 등도 비슷한 처지입니다. 겉으론 가급적 표시를 내지 않으려 하지만 속으로는 정부조직 개편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과 새로운 정책기조에 맞는 논리를 개발하느라 분주한 모습입니다.

현 정권의 무리한 언론정책으로 언론과의 의사소통이 거의 단절된 현실을 우려하는 관료도 적지 않습니다. 언론은 국민과 대화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창구인데 아무리 그럴듯한 논리를 찾아내도 국민과 새 정권 핵심부에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지요. 경제부처의 한 국장은 최근 사석(私席)에서 “어쩔 수 없이 권력 핵심부의 언론정책을 따르다 보니 언론과의 채널이 사실상 끊겨 정책 집행에 어려움이 많아졌다”며 “이같은 현실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최근 들어 부처 내에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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