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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메리츠증권 사장으로 취임한 김기범 사장(51). 그는 최근 전국 30여개 메리츠증권 전 지점을 방문하는 ‘장도(長途)’를 마쳤다. 지점 방문은 물론 저녁 회식까지 하고 돌아와, 이제 400여명의 메리츠증권 지점 전 직원들과 소주잔 한 번씩은 기울인 셈이다.
김 사장은 또 사장 취임 이후 사내 방송을 정례화시켜 임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적극 강화하고 있다.
회사를 둘러싼 주요 현안과 비전을 임직원들과 공유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적극 경영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형 증권사로의 도약을 이끌고 있는 김 사장으로부터 메리츠증권의 현안, 비전을 들어봤다.
Q> 취임 이후 30여개에 달하는 메리츠증권 전국 지점을 방문했다고 들었습니다.
A> 이제 취임 6개월이 조금 안 됐는데요, 한 주에 꼭 한 곳 이상 지점을 방문했습니다. 지점에서는 회사의 전략과 비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회사에 어떤 것들을 바라는지 가까운 거리에서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다행히 지점을 방문하는 기간에 지점 분위기가 무척 좋았습니다. 시장이 좋기도 했지만 메리츠증권 지점 영업 신장률이 전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을 정도로 성과가 좋았거든요.
그래서 힘든 줄 모르고 오히려 힘을 얻어 왔습니다.
Q> 취임 때 임직원들에게는 어떤 주문을 했는지요.
A> ‘회사를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개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일한다’는 각오로 업무에 임해 달라고 했습니다. 회사 눈치를 보는 직원이 되지 말고, 회사가 눈치를 봐야 하는 임직원이 돼 달라고 부탁했어요. 사장이 할 말이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게 결국 회사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우리 직원들 중에 슈퍼스타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어요. 슈퍼스타들이 모여 일하는 회사가 슈퍼컴퍼니가 되는 겁니다. 메리츠증권이 슈퍼컴퍼니가 되기 위해서는 슈퍼스타들이 많이 등장해야 해요. 슈퍼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고객의 자산운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하는데요, 회사에서는 개인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모든 지원을 할 테니 임직원들은 열심히 자기계발에 힘써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Q> 취임 이후 2010년 업계 7위권의 대형사 도약을 목표로 내세우셨는데요.
A> 증권사의 대형화에는 몇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자산의 대형화가 있을 수 있고, 자본의 대형화, 약정의 대형화가 있을 수 있죠.
근본적으로 증권사의 대형화는 경쟁력이 기본입니다. 무엇보다 수익성과 수익구조를 탄탄히 하는 게 우선인데요, 이를 위해 금융상품 판매와 IB, PF(프로젝트파이낸싱), 파생상품 운용 등 다양한 수익 채널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요. 최종적으로는 브로커리지가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40% 이하로 낮추려고 합니다. 그래야 증권사의 천수답(天水畓)식 경영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거든요.
메리츠증권은 특화된 대형사로 발전 모델을 정하고 있어요. 파생상품 운용,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특화된 부문의 수익을 안정화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외형을 확대해 갈 생각이에요.
Q> 대형화 전략에 지점 확대도 포함돼 있나요.
A> 요즘은 지점이 많다고 해서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는 시대는 아닌 것 같아요. 그래도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는 지점만큼 중요한 곳도 없죠.
현재로서는 지점 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각 지점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우선 과제인 것 같아요. 특히 지점 영업의 패러다임이 주식 매매에서 금융상품 판매, 자산관리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 부분을 강화하는 전략을 짤 겁니다. 그 단계가 마무리되면 지점 재배치나 신설 등을 검토할 생각입니다.
Q> 계열 회사인 메리츠화재, 메리츠종금과의 시너지 강화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혹시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도 계획하고 있나요.
A> 저 혼자만의 생각으로 되는 건 아니고요,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금융회사들이 대형화와 함께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하는 추세인데요,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할 수 있고 분산된 에너지를 한 군데로 집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지주회사의 매력이 충분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문제인 만큼 그 이전에 증권, 화재, 종금 등 각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게 우선이겠죠.
Q> 올 상반기 최고 실적을 냈습니다. 경영 실적 전망을 하신다면.
A> 반기 세전 이익이 470억원을 기록했는데요, 99년 연간 기록했던 773억원의 세전 이익 기록을 무난히 넘어설 수 있을 것 같아요. 올해는 세전 기준 1000억원의 이익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성과는 목표 달성으로 가는 추세선상에 있다고 판단합니다. 관건은, 지속가능한 이익으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건데요, 브로커리지 비중이 낮아지고 다른 부문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해요.
Q> 최근 메리츠금융그룹이 광고 문구로 내 건 ‘금융은 돈이 아니라 행복입니다’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꽤 좋다고 하죠.
A> 요즘 주위에서 그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돈에 대한 세간의 인식이 완전히 변했다는 걸 느끼게 되죠. 고객을 행복한 부자로 만들어 주는 건, 단순히 회사의 광고 슬로건이 아니라 경영 철학과 맞닿아 있습니다.
고객을 첫 번째로 아는 회사, 고객들에게 행복을 선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 가자는 게 메리츠증권뿐 아니라 메리츠금융그룹이 가진 경영 철학이죠.
【 김기범 사장은 누구? 】
◆ 대우증권 국제부 출신 ‘국제통’
= 김기범 메리츠증권 사장은 대우증권 국제부 출신의 ‘국제금융통’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 졸업 이후 씨티은행 서울지점 기업금융부장, 대우증권 국제부 등을 거친 금융 엘리트.
헝가리대우증권, 대우증권 런던 현지법인 사장을 지냈을 정도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오랫동안 활약해 왔다.
메리츠금융그룹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 2001년. 김 사장은 메리츠종금(옛 한불종금) 사장으로 스카우트돼, 이곳에서 경영자의 능력을 꽃피웠다. IMF 외환위기 이후 적자 상태를 면치 못했던 메리츠종금을 맡아 불과 2년 만에 흑자 회사로 전환시켰다. 부실채권 정리와 사업모델 재정비를 통해 메리츠종금을 완전히 다른 회사로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듣는다.
당시 김 사장은 자산운용과 M&A(인수합병), 해외 자금 조달과 같은 ‘수수료 수입’이 가능한 사업을 확대해 메리츠종금의 수익구조를 대폭 넓혀 놓았다. 또 온라인 펀드 판매몰을 업계 최초로 도입하고 전문가들을 활용한 독립 펀드 판매채널을 확대해 펀드 판매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6월 메리츠증권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김 사장이 메리츠종금 경영자 시절 보여준 경영 성과와 무관치 않다.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의 신임이 그만큼 두텁다는 뜻도 된다. 김 사장은 “자통법 시행 이후 증권사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자통법 이후 가장 주목 받는 증권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광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31호(07.11.21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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