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여러 운용사에 분산해야 '안전'
운용사마다 투자 철학·스타일·장단점 달라

회사원 최호준(33)씨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만 3개를 갖고 있다. 모두 대형 성장주를 주로 편입한 펀드다.

업무로 짬을 낼 시간이 없어 회사와 가까운 판매처(미래에셋증권)를 찾다 보니 생긴 우연찮은 결과였다. 주변에서 “한 자산운용사 펀드만 왜 그렇게 많이 들었냐”는 핀잔을 듣긴 했지만 수익률이 좋아 별로 괘의치 않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증시 급락으로 펀드 수익률이 –20%를 넘나 들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최씨는 “각 자산운용사별로 고유의 투자스타일이 있는 만큼 올인은 피해야 할 것 같다”며 “이번 기회에 가치 투자를 하는 자산운용사 펀드를 들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의 펀드 투자 화두는 분산투자다. 증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등 대외 변수로 요동치고 있기 때문. 전문가들이 지역별, 스타일별로 분산하라고 조언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런 맥락에서 자산운용사를 분산하는 것도 빼 놓을 수 투자원칙 중의 하나다. 펀드시장이 팽창하면서 자산운용사별로 고유의 투자철학과 스타일이 생기고 있는 터라 특정 자산운용사에 ‘올 인’하는 것은 분산투자원칙을 어기는 것이다.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의 투자철학과 스타일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미래에셋자산운용. 박현주 회장이 “우리의 벤치마크는 미래”라고 말할 정도로 성장 가능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 때문에 당장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향후 성장성이 충분하다면 과감하게 투자 종목으로 편입한다.

선호하는 종목들은 동양제철화학, 두산중공업 등 PER(주가수익비율ㆍ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주가가 얼마나 높은 지를 나타내는 수치)가 높은 경우가 많다. 현 상황에서는 기업이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높지만 향후 고성장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는 종목이다.

미래에셋과 상반된 투자스타일로 승부하는 대표적 자산운용사로는 한국밸류자산운용과 신영투신을 들 수 있다. 두 자산운용사는 기업의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가치주에 장기 투자하는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주로 투자하는 대상은 PBR(주가순자산가치ㆍ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순자산에 비해 주가가 얼마나 높은 지를 나타내는 수치)이 1이하이거나 PER이 업종 평균보다 낮은 종목들이다. 저평가된 주가가 기업의 내재가치와 부합될 때까지 기다려 수익을 실현하는 셈이다.

특화된 상품으로 승부하는 곳도 있다. 유리자산운용은 인덱스 펀드로 정평이 난 곳. 인덱스 펀드는 주식형 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저렴하다. 또 종합주가지수 등 대표적인 지표를 추종하다 보니 장기 투자를 하면 웬만한 주식형 펀드 뺨치는 수익률을 낸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투신은 대형성장주와 상장지수펀드(ETF)를 두 축으로 하고 있다. 특히 전체 ETF시장(2조5,135억원)의 62%(1조5,583억원)를 차지할 정도로 ETF상품에 노하우를 갖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홍콩 H 증시를 투자대상으로 삼는 ‘코덱스차이나 H’를 출시한 데 이어 코덱스200을 일본증시에 상장했다. 이밖에 중소형주 펀드로 유명한 곳은 동양투신과 유리자산운용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아무리 잘나가는 운용사라 해도 특화돼 있는 운용사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며 “매니저 교체 등 내부 문제가 펀드 수익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가급적이면 운용사도 분산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안형영 기자 truest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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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입춘을 맞아 국내 주식시장에도 훈풍이 불었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에 비해 55.60(3.40%) 오른 1690.13으로 마감하면서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상승률은 지난해 11월26일에 기록한 4.65% 이후 최고치다. 미국 증시의 연속 반등에다 이날 아시아 주요 증시의 동반 급등세도 호재였다. 일본 닛케이지수와 대만 자취안지수는 각각 2.4%, 2.03% 상승했으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8.13%나 폭등했다. 홍콩 H지수 역시 6.29%나 올랐다.

이날 상승세를 주도한 것은 외국인이었다. 지난달에만 모두 8조5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급락세를 주도했지만, 이날은 27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틀째 순매수세를 유지한 것이다. 기관도 92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4000억원 가까이 매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증시가 급반등한 이유에 대해 △과도한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 △미국 증시의 안정세 등을 꼽았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1600선 아래는 저가 매수 구역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미국 증시의 안정세가 이어지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 폭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1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좋지 않게 나왔지만, 앞으로 경제 전망과 관련해 가늠자로 평가하는 전미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가 기준선인 50을 넘어섰다. 금리인하 효과에 대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금융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을 막겠다는 미국 정부와 금융당국의 정책 공조가 투자심리를 안정시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중국 증시의 급등도 국내 증시가 반등하는 데 힘을 실어줬다. 지난 2일 중국 정부가 5개월간의 신규 펀드 설립 규제를 풀고 뮤추얼펀드 신설을 허가하겠다고 밝히면서, 그동안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로 주춤했던 중국 시장이 4일 급등세로 돌아선 것이다.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 급등은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일 뿐, 시장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이 많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그동안 쌓였던 악재들이 완화되면서 ‘안도 랠리’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의 신용경색 위기와 경기침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닌 만큼 조정 장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신용 위기의 추가 확산 여부가 국내 증시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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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부펀드들이 너나 없이 고위험·고수익 자산 투자에 뛰어들면서 공격성을 드러내고 있다. 나랏돈으로 조성되다 보니 장기 투자가 가능해 개인투자자들의 돈으로 단기 고수익 자산을 노리는 헤지펀드보다 오히려 위험 노출을 꺼리지 않고 덤벼들고 있어서다. 우려됐던 투자 위험의 현실화로 원금을 까먹는 국부펀드가 등장하는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국부펀드 부실 우려=국부펀드의 공격적 투자에 대한 경계론이 부상한 것은 미국발 경제침체 가능성이 불거지면서부터다. 중동 오일머니로 무장한 국부펀드를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 경색을 이용한 투자행렬이 이어지고 있지만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6월 미국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에 30억달러를 투자한 중국투자공사는 무더기 손실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미국 내 부동산과 채권 자산 등을 보유한 블랙스톤 주가가 신용경색 여파로 40% 폭락하면서 평가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대 중국경제연구센터 쑹궈칭 교수는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투자공사가 주식시장의 개미투자자처럼 투자하고 있다"며 "중국 경제 구조의 불균형을 타개한다는 전략에서 출발해야 하는데도 투자 수익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개미처럼 단기 수익을 따라갔다"고 비판했다.

국부펀드에 대한 투자 신중론이 커지자 중국투자공사도 공격성을 접고 경기 둔화에 대비, 중국 내 은행들의 지분 매입 등으로 위험 분산에 주력하고 있지만 투자 노하우가 축적되는 대로 다시 공격적인 해외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규모와 운용 능력의 불균형=미국계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현재 2조9000억달러 수준인 국부펀드가 2022년쯤 28조달러로 늘어나 외환보유액(13조달러)을 배 이상 능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현 2.5% 수준에서 2022년 9.2%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규모의 성장세에 비해 운용 능력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동안 국부펀드의 주 투자 대상이던 미국의 국채와 달러화 자산이 수익률 하락과 약세 기조로 투자 매력을 잃게 되자 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있지만 운용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금융연구원 박해식 연구위원은 "수익성 위주의 자산 운용은 민간 자금 동요까지 일으킬 수 있어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란 부작용으로 나타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는 국가별로 국부펀드 운용 형태에도 잘 반영돼 있다. 금융 시스템이 잘 발달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간의 분명한 괴리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 규모 3200억달러인 노르웨이 정부연금펀드(GPFG)의 경우 시장 왜곡을 막기 위해 다양한 분산 투자를 통해 1997년 이후 매년 평균 6.5%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반면 고수익을 추구하는 국부펀드들은 특정 외국 기업 지분을 인수, 경영권에 참여하거나 환율 움직임에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국제통화기금(IMF)은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할 경우 산유국 등 원자재 생산국이 국부펀드를 이용해 가격 흐름을 바꿀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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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상품의 대항마로 출시된 고금리 월급통장 상품들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고금리 혜택을 주는 잔액 상한선을 낮추거나 아예 상한선 없이 일정 금액 이하에 고금리를 부여하고 있다. 급여이체 고객에게 대출 때 혜택을 주는 상품도 출현했다. 더구나 국내외 증시의 등락이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안정자산을 선호하는 고객을 겨냥한 월급통장의 진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민, 여수신 혜택으로 월급통장 확보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눈길을 끄는 은행권 월급통장 상품들은 대부분 스윙계좌 방식으로 운용된다. 스윙계좌는 보통예금 통장에서 잔액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고금리를 지급하는 상품.CMA 통장과의 경쟁을 통해 증시나 펀드로 돈이 넘어가는 ‘머니무브’ 현상을 막기 위한 상품이다.

최근 눈에 띄는 상품은 국민은행의 ‘KB스타트통장’. 일반적인 스윙 방식 월급통장이 100만원 정도의 일정 금액 이상에 연 3∼5% 이자를 제공하지만 이 상품은 100만원 이하에만 연 4%의 고금리가 적용된다. 그 이상은 0.1%의 금리만 제공한다.

상품 가입 조건은 만 18∼23세의 젊은 층만 가입할 수 있다는 것. 단순히 CMA 대항마라는 의미를 넘어 평생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출시 뒤 10영업일 만인 1일 현재 11만 4000여계좌나 가입했다. 국민은행 정현호 상품개발부 팀장은 “여유 자금이 많지 않은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을 겨냥한 것이 높은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이 이날 내놓은 ‘급여이체신용대출’은 대출 혜택을 통해 월급통장을 유치하려는 상품이다. 급여이체 고객에 대해 대출 한도를 기존보다 확대하고, 금리체계도 신용등급 8단계에서 2단계로 단순화했다. 신용등급 6∼8등급인 고객이 이 상품을 이용하면 일반 직장인신용대출보다 연 1.07∼3.41%포인트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고금리 적용 기준은 낮추고 금리는 높이고

월급통장 확보를 위한 다른 은행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기업은행은 기존 스윙계좌 상품 이름을 ‘아이플랜 급여통장’으로 바꾸고 고금리를 적용하는 기준을 3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낮췄다.

우리은행은 계좌 잔액 중 100만원 초과금액을 수시입출식예금(MMDA)으로 이체해 고이율을 주는 ‘우리AMA 전자통장’의 연금리를 올해부터 0.5%포인트씩 인상,4%대에서 5%대로 높였다. 이 상품을 월급통장으로 쓰면 최대 5.3%의 이자를 제공한다. 은행권의 대표적인 스윙계좌 상품인 하나은행 빅팟통장은 100만원 초과 금액에 대해 연 5.1∼5.3%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1일 현재 22만계좌에 6500억원을 유치했다. 하나은행은 다른 은행들의 월급통장 강화 전략에 맞서 부가서비스를 늘릴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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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고수 4인 '가혹한 전망' 잇따라 내놔 인도·중국·채권 등으로 이미 발빠르게 이동 짐 로저스 "2차대전 이후 최악 침체 온다" 조지 소로스 "60년 만의 최대 위기" 워런 버핏 "부실채권 회복 수년 걸릴 듯" 빌 그로스 "금리 인하는 美경제 슬픈 고백"

미국의 상품투자 귀재인 짐 로저스(Roge rs) 로저스 홀딩스 회장. 조지 소로스(Soros)와 함께 퀀텀펀드를 공동창업했던 그는 최근 보유하고 있던 미국 주식과 채권을 남김없이 팔았다. 다른 나라 투자자들이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자금난에 허덕이는 월스트리트 금융회사들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지만, 로저스 회장은 미국 기업 주식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다른 투자자들에게도 미국 주식을 팔라고 권하고 있다. 대신 그는 '중국'에 투자하라고 충고한다. 로저스 회장은 "앞으로 주식을 매입할 중국 기업의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며 "미국 기업의 주식은 다시 살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부동산 버블붕괴(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파장으로 미국 경제의 침체가 얼마나 깊고, 오래갈지에 대해 관측이 분분한 가운데, 월스트리트의 투자 귀재들이 "미국경제는 끝장났다"며 냉혹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책상에서 경제지표를 분석하는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나 증권 애널리스트들보다 훨씬 가혹하고 단호하다. 투자귀재들은 평생 수천만~수억 달러씩의 자금을 직접 굴리면서 시장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자본주의의 첨단 승부사들답게 동물적 본능이 꿈틀거리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사구동성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 심각"

로저스는 3일 (미국 현지시각) CNN머니와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는 2차 대전 이후에 최악의 경기침체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지 않은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현재의 상황에 대해 극도로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벤 버냉키와 FRB(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최근 연거푸 단행한) 금리인하로 인해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상황에서 FRB가 통제력을 상실한 채 돈을 마구 찍어내면 세계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에 물가만 오르는 현상)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버냉키의 통화 팽창정책이 장기적으로 미국에 더 큰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경고다.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도 최근의 미국경제 상황을 "60년 만의 최대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 "현재의 금융위기로 인해 지난 60여년간 지속해온 수퍼호황이 끝났다"며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의 영향력도 한계에 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로저스와 마찬가지로 '달러 시대'의 종말을 선언한 셈이다. 전설적 투자가 워런 버핏(Buffett)과 '채권왕' 빌 그로스(Gross)도 매우 비관적인 예측을 내놓았다. 버핏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해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들이 엄청난 부실채권을 떠안게 됐다"며 "이를 해결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 금융기관들이 자금 수혈을 위해 구조요청을 해왔지만, 그는 "수익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싸늘하게 거절했다. 평생 10~20년 앞을 보고 가치투자를 해온 버핏에게 월스트리트의 금융기관들은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이다.

약 7000억달러의 채권펀드를 운용하는 세계 채권업계의 큰손인 핌코의 CIO(최고투자책임자) 빌 그로스는 지난달 22일 FRB가 금리를 0.75% 포인트나 인하하자, "미국 경제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슬픈 고백"이라며 애도를 표시했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미 경기후퇴가 시작됐고, 올해 상반기에는 이 여파로 소비가 위축되는 징후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새 투자처 찾아나선 투자 귀재들

월스트리트의 투자 귀재들은 다른 전문가들보다 노골적으로 위기감을 표시하면서도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로저스는 새로운 투자 수익처로 중국과 인도, 중동 산유국 등 신흥시장을 지목했다. 그는 아시아 주식과 금에 투자하고 있다. 버핏은 안전성이 보장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채권 보증업무에 손을 댔고, 미국 내 우량 기업과 유럽의 재보험사도 인수했다. 소로스는 미국보다는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의 통화와 주식, 채권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렸다. 미국에서는 신용보증업에 투자하고 있다. 그로스는 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 가격 상승이 거의 막바지라고 보고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시도하고 있다. 기업사냥꾼인 칼 아이칸(Icahn)과 부실기업 매입 전문가인 윌버 로스(Ross)는 쑥밭이 된 미국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그들은 불경기와 금융위기로 인해 미국 시장에 매물로 나온 주식들이 상당히 저평가된 상태라고 판단, 백화점·보험사·채권보증회사 등 다양한 저가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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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기훈 특파원 kh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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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들과 공동으로 5억 달러 규모 펀드 조성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KAMC O)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로 발생한 미국 금융회사들의 부실 채권에 투자하기로 했다. 캠코는 IMF외환위기 이후 110조원에 이르는 국내 금융회사들의 부실 채권을 정리하면서 채권 투자에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다.

캠코는 4일 "국내 금융회사 및 연기금들과 공동으로 펀드를 조성, 미국 금융회사들의 부실 자산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초기 투자 규모는 약 5억 달러(약 4714억원)이며,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대규모 손실을 본 대형 투자은행(IB)의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주된 투자대상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캠코 해외사업부 김진만 팀장은 "지난 28일부터 미국 대형 투자은행과 주택담보대출 전문 금융회사,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교포은행 등을 접촉했다"며 "설 이후 자산 실사를 거쳐 이르면 상반기 안에 투자 대상 선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부실채권투자 펀드에 참여할 국내 투자자들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캠코 관계자는 "부실 채권 물량이 많고, 현지 금융기관들이 '빨리 투자해 달라'고 조급해하고 있어 투자 여건은 좋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부동산에 투자하는 교포들에게 대거 부동산 담보 대출을 해줬다가 서프프라임모기지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교포은행들이 캠코의 투자에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철환 기자 ploma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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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자산기준으로 은행업계 1, 3위인 국민은행과 신한금융지주가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두 은행 모두 지난해 4분기(10∼12월) 순익이 3분기(7∼9월)보다 크게 줄었고, 조달비용 상승과 대출금리 경쟁으로 순이자마진(NIM·순이자 수익을 수익성 자산으로 나눈 것)이 낮아지고 있어 올해도 순익 행진을 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한금융지주는 4일 부실 대출이 줄고 펀드 판매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 수입이 늘면서 2007년 당기순이익이 2006년(1조8327억 원)보다 30.8%(5637억 원) 늘어난 2조3964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4분기 순이익은 3분기보다 56.9%(2985억 원) 급감한 2257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된 국민은행의 2007년 순이익도 2006년보다 11.1%(2732억 원) 늘어난 2조7453억 원으로 사상 최고의 순이익을 보였다. 그러나 국민은행 역시 기업여신 충당금이 늘어나 4분기 순이익이 3분기보다 28.8%(2235억 원) 줄어든 5515억 원으로 집계됐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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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코스닥 상장 교육기업 시가총액 5년새 14배로 팽창

요즘 한국에서 외국인의 직접투자와 기업 간의 인수합병(M&A)이 가장 활발한 산업은 제조업이나 첨단업종이 아니고 사(私)교육 산업이다.

지난해부터 사교육 시장에는 국내외 투자전문회사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산업규모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자율형 사립고 신설, 대학입시 자율화와 같은 새 정부의 교육정책으로 사교육이 더 성장할 거라는 기대까지 더해져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빨라지고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교육 기업의 시가총액은 2002년 말 2540억 원에서 지난달 말 3조6479억 원으로 14배 이상의 규모로 커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의 전체 시가총액은 37조4031억 원에서 87조5610억 원으로 1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 강사 1000명-수강생 3만 명 초대형 학원 탄생

전문가들은 한국의 사교육 시장은 머지않아 △일반인 대상의 초대형 학원 △일부 부유층을 타깃으로 하는 ‘프리미엄 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시장 판도를 바꿀 주인공은 바로 초대형 학원. 지난해 9월엔 청산, 하이스트, 학림, 푸른, 길잡이 등 5개 대형 학원이 통합법인 ‘타임교육홀딩스’를 설립했다. 1000여 명의 강사, 3만여 명의 수강생, 50개의 분원을 보유한 초대형 학원이 탄생한 것이다.

또 특수목적고 전문학원인 하늘교육은 최근 중앙학원, 서울 서초 목동 및 인천 강화도의 종로학원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싱가포르 또는 영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하늘교육 임성호 이사는 “컨소시엄에 참여한 학원들의 수강생은 5만여 명, 연간 매출액은 1000억 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정봉일 선임연구원은 “강사의 영향력이 큰 사교육 시장에서 대형 학원들은 자본력으로 유명 강사를 영입해 학생들을 유인할 것”이라며 “큰 투자가 필요한 온라인 강의도 대형 학원만이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라고 말했다.

○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하는 ‘사교육 재벌’

메가스터디는 지난해 11월 의·치의학전문대학원 교육업체 파레토아카데미를 50억 원에 인수해 이달 초 서울 강남에 ‘메가MD’라는 직영 학원을 냈다.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1500여 명이 등록했다. 이 회사는 하반기(7∼12월)엔 출판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웅진씽크빅은 영유아 대상 학습지 사업 외에 최근 공인회계사 및 세무사 수험 준비학원인 미래경영아카데미를 계열사로 추가했다.

대교, 메가스터디, 웅진씽크빅과 같은 교육기업이 이처럼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이유는 안정적인 매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브랜드파워를 구축한 이들은 유아부터 성인까지 모든 연령을 타깃으로 하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더욱 몸집을 불려 나가는 중이다.

○ “현재 33조 원 시장 계속 성장할 것”

출산율이 감소하는데도 불구하고 사교육 산업이 번창하는 것은 교육비 지출이 매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가구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1996년 15만5000원에서 2005년 23만8000원, 2007년 26만8000원으로 계속 늘고 있다.

대우증권 송흥익 선임연구원은 “외환위기 직후 1, 2년을 제외하고 교육비 증가율은 매년 가계 소비지출 및 소득 증가율을 웃돌았다”며 “현재 33조 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사교육 시장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도 몰려 지난해 12월 투자전문회사 ‘글로벌스타코리아펀드’가 특목고 전문학원 영재사관에 300억 원을, 지난달 ‘진대제펀드’는 CDI홀딩스에 164억 원을 투자했다. CDI홀딩스, 한솔교육, 에듀스파, 윈글리쉬닷컴 등은 올해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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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계기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펀드를 조성해 미국 부실채권시장에 진출한다.

캠코는 부실채권 투자를 위한 조사단을 미국에 파견한 결과 투자 가능성을 확인하고 우선 5억 달러(약 4700억 원)를 투자할 방침이라고 4일 밝혔다.

캠코는 국내 주요 연기금, 금융회사와 협력해 대규모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계획이 확정되면 지난달 한국투자공사(KIC)가 메릴린치에 20억 달러를 투자한 것에 이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관련한 두 번째 대규모 투자가 된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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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에 나섰다는 기대감으로 중국 증시가 8% 이상 폭등하는 등 아시아증시가 급등했다.

4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직전 거래일(1일)보다 351.40포인트(8.13%) 오른 4,672.17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의 상승폭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상승률은 2005년 6월 9일(11.58%) 이후 최대였다. 홍콩 항셍지수도 3.77% 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정부가 5개월 만에 새 주식형 펀드 발행을 승인하는 한편 증권사의 신용거래와 공매도(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빌려서 파는 것)를 허용하는 등 주가 하락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중국발(發) 훈풍으로 한국과 일본 증시도 크게 올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55.60포인트(3.40%) 상승한 1,690.13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25.81포인트(4.21%) 오른 638.38로 마감했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2657억 원을 순매입(매입금액에서 매도금액을 뺀 것)해 2거래일 연속 ‘사자’세를 이어갔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2.69% 올랐다.

한편 이날 세계은행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8%에서 9.6%로 하향 조정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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