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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6일 새벽 5시 20분]
분노한 대구시민들, 2곳에서 철야농성
과연 이게 꿈일까 생시일까?
가장 보수적 색채가 강하며, 한나라당의 절대 표밭이라 여겨지던, 대구에서 철야농성이 한군데도 아니고 무려 두 군데서 벌어지고 있다.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선 시민단체와 시민들 100여 명, 수성구 범어동 한나라당 대구시당사 앞에선 다음 아고라 대구경북 회원 10여 명이 철야농성을 하고 있다. 서울 이외에선 철야로 농성을 하는 것은 드문 일인데, 가장 의외의 곳에서 일이 터지고 있는 것이다.
국채보상공원에는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가두농성 이후, 신명나는 놀이를 펼쳤다. 강강수월래와 기차놀이 등을 펼쳤고, 행사 후 시민들은 달구벌 대종 앞에서 옹기종기 모여 토론을 펼치고 있다. 단체와 시민들이 한데 어울려 모여있는 모습니다. 진보신당 대구시당(준) 위원장 조명래씨는 "서울만이 아닌 지방의 촛불도 살아있음을 알리기 위해"라며 이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국민이 이미 반 이상은 승리했다고 현 시국을 진단하고 있었다.
"국민의 촛불은 이미 반 이상 승리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이런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있다. 오늘 촛불 대행진과 철야농성은 그런 이명박 정부에 대한 항의의 표시이다. 우리 당은 앞으로 이어질 촛불에 대한 고민이 깊고, 그에 관해 당원들과 토론중이다."
일반 시민들도 시국에 대한 발언을 쏟아냈다. 분위기는 대학교 엠티와 다름이 없었지만, 다들 토론에 열중해 있었다. 하만호씨는 "대구는 한나라당 도시라고 했지만, 철야농성은 자주 했다. 대규모로 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 밝혔다.
"이명박 정권, 그들에겐 이념은 없다. 오직 돈독만 올랐을 뿐이다. 먹는 문제에 좌우가 어딨나? 그들은 초등학생보다 못한 집단이다."
시민들은 많이 피곤한 모습이었다. 대구는 5월 3일부터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집회를 이어왔던 터라, 열성적 참여자들은 많이 피곤해 하는 모습이었다. 김용호씨는 "곧 휴가철인데 빨리 정부에서 항복해서 이명박 정부도 쉬고 시민들도 좀 쉬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대구시민들도 '한나라당의 도시'란 별명에 많이 신경쓰는 모습들이었다. 시민들은 한나라당의 절대 지지지역인 대구경북이 일어서야 나라가 바뀐다는 의견을 많이 개진했다. 이름을 X맨이라고 밝힌 한 참여자는 "현재 이명박이 항복하지 않는 것은 지지층인 대구경북에서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에서 투쟁하는 것이 서울보다 더 중요한 것일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리고 "대구도 열심히 한다. 너무 대구만 비난하지 말라"라며 인터넷에서 대구경북에 대한 비판여론에 대해 서운함을 표현했다.
수성구 범어동 한나라당 대구시당사 앞에선, 대경아고라 카페 소속 10여 명이 모여서 철야농성 중이다. 경찰도 100여 명 배치되었지만, 자정 이후 5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대경아고라 회원들은 음식을 나눠먹으며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닉네임 '빨간비니'는 철야농성을 하게 된 이유를 "평일엔 밤새기 힘들지만, 주말에 가능하다"며 그동안 많이 철야농성을 했다고 밝혔다. 닉네임 '심리수사1인자'는 "대구가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하며, 대구경북 촛불집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시국에 대해 그들은 긍정적으로 보는 듯했다. 그들은 시민들이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빨간비니는 "사제단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지금 분위기로 계속 가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들은 정권퇴진 주제로 옮겨가는 데에 대해 찬성하는 분위기였다. 심리수사 1인자의 마지막 한마디는 명쾌했다.
"이제 쇠고기 문제뿐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신뢰를 주지 못한다. 신뢰를 못 주기 때문에 국민은 믿음을 주지 못하고, 그게 촛불이 꺼지지 않는 이유인 거 같다."
[1신: 5일 밤 11시 10분]
대구 최초 인터넷 생중계
'한나라당의 도시' 대구에서도 촛불은 타올랐다.
5일 오후 6시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본점 앞 광장에선 시민 1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촛불집회가 진행됐다. 시민들은 촛불과 풍선, 피켓을 들고 자유롭게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했고 문화공연 등 행사를 즐겼다.
친 한나라당 성향이 강한 대구에서도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컸다. 특히 중장년층들의 비판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촛불집회 현장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3명의 택시기사와 대화를 나누었는데, 택시기사의 민심 또한 좋지 않았다.
법인택시를 모는 김아무개씨는 현재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정부를 비판했다.
"기름값도 올랐는데 손님들도 줄었다. 하루 14시간을 일해도 사납금을 채우기 빠듯하다. 그래도 노무현 때는 일이라도 열심히 하면 먹고 사는 데 힘든 건 없었는데, 이명박 정권은 아니다. 강부자, 고소영 이게 뭐냐? 쇠고기뿐만 아니라 총체적으로 잘못됐다."
동성로 집회 현장 부근 노점에서 과일을 파는, 이름을 밝히기 거부한 한 할아버지는 침을 튀길 정도로 열변을 토하며 현정부를 비판했다.
"난 정치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촛불집회는 잘하는 거 같다. 쇠고기 문제에 대해 정부에서 뭐라하는데, 부유층이나 있는 사람들은 쇠고기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겠지만, 서민은 힘들다. 라면 값도 올라 끼니 때우기도 힘든데, 집권층은 관심도 없다. 정부에서 크게 잘못하고 있다."
"미친소 들어오면 어차피 죽을 건데, 공부가 뭔 소용?"
집회 현장에서는 시험을 마친 고등학생들의 모습도 많이 눈에 띄었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현장을 찾은 '촛불소녀'들은 거침 없이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 특히 학생들은 4·15 조치 이후, 압박이 심해진 것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한 여고생은 "요즘 어떤가"라는 질문에 "올해 들어 자습시간이 늘어났다, 이명박 정부 들어선 다음부터 확실히 부담이 심해진 느낌이다"라며 "어차피 미친소 들어오면 죽을 텐데 공부가 무슨 소용인가, 죽기 싫어서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 정부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나쁘다"고 주변에 있는 친구들까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이날 촛불집회는 자유발언과 문화행사로 이루어졌다. 문화행사에선 노래패들이 나와서 공연했고, 시인 김윤곤씨는 시를 낭송하기도 했다. 각종 퍼포먼스도 펼쳐졌는데, 특히 몇몇 시민은 쇠고기를 굽는 사람들이 갑자기 죽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시민들은 퍼포먼스에 많이 놀란 듯했다.
이날 집회에선 대구 최초로 아프리카 방송 생중계가 시도됐다. 최초 생중계에 시민들은 상당히 고무되었고, 많은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집회가 끝난 뒤 시민들은 대구시내를 가두행진했다. 가두행진 후 대책위는 종각네거리에서 철야농성을, 아고라 회원들은 수성구 범어동 한나라당 대구시당사 앞에서 연좌 농성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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