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박준식기자][모건스탠리PE, 대우일렉 우선협상자… 외국업체의 韓진출 교두보 될 수도]
모건스탠리 PE를 우선협상자로 맞은 대우일렉트로닉스가 회생할 수 있을까.
지난 2003년 영업이익 836억원을 달성했던 대우일렉은 2006년엔 영업손실 986억원을 기록, 적자전환한 상태.
연간 3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이익은 커녕 늘어난 적자를 메우기에 급급한 부실업체로 전락한 것은 8년동안 투자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건스탠리 PE가 새 주인이 되면서 대우일렉이 가진 저력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모펀드라는 특성상 2~3년후 재매각을 위해서는 기업 가치를 단기간에 높일 수 있는 적극적인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우일렉은 워크아웃 기간동안 사업이 위축됐지만 아직까지 남아있는 투자매력도 상당하다.
먼저 모건스탠리는 대우일렉과 한국시장 진출을 노리는 하이테크 가전제품 업체의 기술협력을 주도하는 가교가 될 수 있다.
국내 가전시장은 현재 삼성, LG가 양분하는 가운데 대우일렉이 명목상 3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 하지만 LCD TV 등 디지털미디어 가전부문에서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과 LG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의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에서 시장이 크지 않아 해외업체들의 국내 진출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예컨대 휴대전화부문에서 모토로라와 노키아, 디지털 TV 부문에서 소니, 파나소닉 등이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벌였지만 한국인들의 고유한 특성을 파악하지 못해 점유율은 한자릿수 이내로 극히 저조하다.
하지만 토종브랜드로 인지도가 높은 대우일렉을 해외업체가 국내진출을 위한 전략적인 교두보로 삼을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경영권을 가지게 될 모건스탠리가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만들어진 원가경쟁력 있는 제품에 대우일렉 브랜드를 더하면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아직까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생활가전부문의 회생 가능성이 높다.
대우일렉은 현재 국내시장에서도 전자레인지 11.6%, 냉장고 7.7%, 진공청소기 6.8%, 에어컨 5.6% 등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투자를 하지 못해 뒤처져 왔던 디지털 미디어 부문의 도약도 예상할 수 있다. 디자인 인력을 포함 총 432명의 연구개발인력(R&D)은 혹독한 구조조정 속에서도 살아남아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과거 세계최초로 공기방울 세탁기를 만들고 '탱크주의'를 앞세운 내구성 있는 제품을 만들어낸 저력이 있다.
연구인력들은 최근에도 홈네트워킹 등 미래제품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인천과 용인 공장 내에 별도로 연구소를 마련한 대우일렉은 생산본부 아래 품질신뢰성연구소 등을 별도 조직으로 두고 신제품의 규격 등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LCD TV와 전자레인지 등 일부 제품은 2006년, 2007년 유럽 미디어 소사이어티 네트워크가 수여하는 플러스X 어워드(PlusX award) 등을 수상했다.
대우일렉의 회생으로 국내시장 경쟁구도는 더 치열해질 수 있지만 소비자 측면에서도 우수한 제품을 더 싼 가격에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모건스탠리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진출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대우일렉이 가진 세계주요시장에 걸쳐있는 영업 및 판매네트워크가 상당하기 때문.
![](http://photo-media.hanmail.net/200802/15/moneytoday/20080215150105.022.0.jpg)
대우일렉은 미주와 유럽, CIS, 중국을 포함한 세계주요시장에 진출, 9개 해외판매법인과 7개 지점, 11개 지사 및 4개 사무소를 가지고 있다. 해외지사는 본사 해외사업부의 관리 아래 운영되고 있고, 사무소와 지점 등은 해외판매법인 산하 조직으로 관할 지역의 영업을 위해 일하고 있다.
이들은 현지 시장조사와 판매처 개척, OEM 고객개발을 통해 사업확장을 가능하게 할 기반이 된다. 여기에 해당 지역에서 10년 이상 영업을 해온 노하우와 현지 물류 및 유통회사 등과 갖고 있는 긴밀한 관계도 상당하다.
모건스탠리가 가진 해외 네트워크와 시장 노하우 등이 대우일렉에 결합될 경우 단기에도 시너지를 낼 사업개발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대우일렉이 가진 해외 네트워크 등 유통 인프라 등은 누가 활용하는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며 "8년 동안 중단됐던 투자가 시작된다면 경쟁이 치열한 가전업계에서라도 살아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 대우일렉 새주인에 모건스탠리PE
☞ 대우일렉, 8년만에 새주인 찾나
박준식기자 win0479@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