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연 입김이 우러나오는 늦가을의 아침에 서서
     차가운 바람의 위협아래 
     애태롭게 붙어있는 나뭇잎의 흐느적거림속에
     한 해가 저물어감을 느낄 수 있다.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저멀리 날라가는 게 나뭇잎 인생이건만
     무서운 위협아래 끊임없이 나뭇가지에 매달린 까닭은
     삶의 미련이 남아있기 때문일까

 

 

     겨울바람의 무서운 위협아래 그냥 바닥에 떨어지는 그만이건만
     그러지 않고 나무줄기에 매달려 있는 까닭은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기 때문일까

 

 

     오늘도 거친 바람속에

     애태로이 늦가을의 나뭇잎은 흔들거려온다.

 

 

 

                                        - 04. 11. 20 이른 09 : 42 For BHJ  - 

 동장군의 헛기침이 불어오는

 매년 늦가을쯤이면

 저멀리 북녘에서 새떼들이

 무리지어 내려옵니다.

 

 그 가운데에도

 무리 가운데에서 제일 먼저 앞장서서

 무리를 안내하는 대장새는

 길을 알고 가는 건지 모르고 가는 건지

 무작정 달려나가죠.

 

 대장새는 고독합니다.

 뒤에 따라오는 군중들속에

 절대적 고독과 상대적 고독 모두 겪으며

 그래도 쉬지 않고 버둥거립니다.

 

 하지만 대장새는 외롭지 않습니다.

 수백만 킬로가 지나면 따뜻한 오아시스가 있고

 그 안에 무리의 행복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장새는

 비바람과도 친구하고 먹구름하고 친구하면서

 끊임없이 버둥거립니다.

 

 그러기에 그의 버둥거림은

 아름답습니다.

 추앙받습니다.

 

 무리가 남쪽을 찾아내어

 내려가는 것은 본능이지만

 수백만 킬로의 고통을 견디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은

 대장새의 영혼이 깃들여 있기 때문입니다.

 

 설령 독수리에게 대장새가 잡혀간다해도

 그의 영혼이 식지 않는 한

 무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무리에게 있어 그는

 눈속의 모습뿐 아니라

 '영혼의 대장' 이기 때문입니다.

 

                                                        - 04. 11. 19 늦은 11:00 -

 

 

 

 

 

 

 

 

 

p.s : 이글을 Mr.Lee 에게 드립니다.


아기는 오늘 하루도 두꺼운 안경을 씁니다

그 안경 속에는 파란렌즈, 노란렌즈, 보라렌즈 등등…

수만여가지의 색상이 있습니다

어떤 아가는 파란렌즈를 보며 하늘이 파랗다라고 생각하고

어떤 아가는 노란렌즈를 보며 하늘이 노랗다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아가는 현실이 어려워 삶을 포기하는가 하면

어떤 아가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어려움을 헤쳐나갑니다

아가는 색안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색안경을 살 돈도 쓸 힘도 없습니다

엄마가 씌우줘고 아빠가 씌워주고 사회가 씌워줍니다

어떤 어머니가 되시겠습니까?

어떤 렌즈를 끼워주시겠습니까?

누구보다도 착하고 긍정적이고 삶을 아름답게 바라보며 상대의

외모나 겉을 보지 않고

내면을 바라보며 진정으로 상대를 존중하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안경을 씌워주는 착한 어머니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 2005년 4월 28일 AM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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