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에 공격 투자 하락장서 약점 보여"
따라하기 나섰던 기관 차익실현이 낙폭 키워

국내 증시가 미래에셋 부메랑에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미국발(發) 신용경색과 중국의 인플레 우려 등 해외 악재 탓에 시중 부동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증시 권력'으로 떠오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미래에셋발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펀드 판매사들에 대해 전반적인 조사에 착수한 것도 미래에셋을 위시한 대형사들이 몸집 불리기에만 치우친 나머지 위기관리에 너무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물론 일각에선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자칫 앞만 보고 달리다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견제가 필요한 시점이긴 하나, 미래에셋발 위기론 자체는 상당 부분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래에셋 한달 수익률 꼴찌에서 4번째

27일 한국일보가 운용 펀드수 10개 이상이면서 수탁액 5,000억원을 넘는 14개 자산운용사의 최근 한달 간 수익률(11월 20일 기준)을 살펴본 결과, 미래에셋의 수익률은 -5.19%로 11위를 기록했다.
꼴찌에서 4번째다.

1년과 3년 수익률이 각각 53.26%와 192.10%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단기 분석이라는 한계는 분명 있지만, 미래에셋이 리스크 관리에 취약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특히 이번 조정을 장기 하락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나면서 미래에셋의 부진이 자칫 전체 펀드 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주 미래에셋 펀드매니저의 선행 매매 루머로 우리 증시가 크게 요동친 것은 미래에셋발 충격을 실감하게 해준 계기였다.

A자산운용사 관계자는 "11월 한달간 주식형 펀드 유입액 중 70%가 미래에셋으로 흘러 들어갔다"며 "워낙 덩치가 커지다 보니 이제 미래에셋이 망하면 모두가 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 버렸다"고 우려했다.

물론 미래에셋발 위기는 기우일 뿐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풍부한 실탄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 탓에 대규모 환매 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B증권사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적기가 되면 실탄을 한꺼번에 쏟아 부어 펀드 수익률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에셋 펀드들은 아파트로 치면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같은 상징성을 갖췄을 정도로 브랜드 파워가 막강해 투자자들이 웬만한 손실에는 환매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익률 왜 저조한가?

미래에셋이 최근의 조정장에서 기를 못 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상당수 전문가들은 박현주 회장의 독특한 투자전략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박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미래에셋의 투자기준은 벤치마크가 아니라 기업의 미래"라고 할 정도로 성장성을 중요시한다.

대다수 펀드들이 이런 투자전략에 맞추다 보니 하락장에서도 맷집이 튼튼한 배당주나 가치주보다는 수익률 변동성이 큰 성장주를 편입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미래에셋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을 보면 미래 유망 산업인 태양광(동양제철화학, 소디프신소재)이나 지주사 전환ㆍ예상 기업(삼성물산, 호텔신라, 제일모직, 두산, 한화)이 많다.

결국 성격이 비슷한 종목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붓다 보니 투자 손실을 키울 개연성이 높은 것이다. 미래에셋은 1990년대 후반 성장성이 엿보이는 IT주에 집중 투자하는 '박현주 2호 펀드'를 출시했다가 30~40%의 손실을 보기도 했다.

C증권사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투자철학이나 펀드 특성상 수익률 변동이 큰 편"이라며 "본격적인 하락장이 벌어지면 평균 이하의 성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관과 개인들의 '미래에셋 따라 하기' 행태가 더 문제라고 지적한다. D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미래에셋 보유 종목의 낙폭이 컸던 것은 미래에셋을 따라 이들 종목을 샀던 기관들이 미리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수익률에 급급한 일부 기관이 국내 증시를 좌지우지하는 미래에셋에 무임 승차해 얌체 짓을 벌이는 게 수익률 악화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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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에 의한, 고객을 위한' 감동경영 대가
전국 우체국 돌며 현장 목소리 청취...개선점 직접 체크
역동적 조직 강조 郵政=友精 슬로건...서비스 질 높여
대담= 김동원 정보과학 부국장
 
 
정경원 우정사업본부장(50)은 얼마전 중국의 우정사업책임자들과 회의를 하면서 중국측 본부장이 명함을 받아들자 마자 90도 각도로 깍듯이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해 깜짝 놀랐다고 한다. 알고본즉 중국측 책임자가 정경원(鄭卿元)이라는 한자 이름이 '정나라 벼슬의 으뜸'인 왕을 뜻한다며 자신도 모르게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즉시 "저는 고객을 하늘처럼 왕처럼 받들며 우정사업을 합니다"라고 응대했다고 한다. 덕장(德將) 스타일의 정 본부장은 친화력이 뛰어나며, 현장을 누비면서 부하직원들을 가슴으로 품으며 업무를 추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날씨 체크로 하루 일과 시작 

      지난 4월 우정사업본부장 취임 후 매일 아침 7시40분에 집무실로 출근하는 정 본부장은 첫 번째 일과가 오늘의 날씨를 검색하는 것이다. 비가 내리면 집배원들이 하루 종일 빗속에서 일해야 하고, 날씨가 맑으면 온종일 땡볕에서 근무해야 하므로 이래저래 걱정이라고 한다. 정 본부장은 날씨 검색을 한 뒤 곧바로 우체국 임직원들이 보내준 이메일을 빠짐없이 읽고 일일이 답신을 보내준다. 비서실에 맡겨도 될 일을 왜 굳이 직접 하느냐고 물었다. 짤막하지만 확신에 찬 답변이 돌아왔다. "직원들에 대한 사랑없이 어떻게 고객감동 경영을 펼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정 본부장은 "고객의 소리, 직원들의 소리를 직접 듣고 정책에 반영하고 피드백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본부장, 즉 CEO가 솔선수범해야 한다"면서 "우선 상하간에 벽을 허물고 창의력이 맘껏 발휘될 수 있도록 직장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이 출근하고픈 직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감동 행보를 잠시도 멈춰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정 본부장이 취임 후 총 165차례에 걸쳐 일선 배달현장과 우편 집중국 등을 방문한 것도 이 처럼 확고한 의지가 없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는 지금도 빠뜨리지 않고 전국 방방곡곡의 우체국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현장의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고 개선해나가는 일을 해오고 있다. 

정 본부장 취임 후 우체국 방문 풍경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본부장이 우체국을 방문한다고 하면 체신청장이나 고위 간부들이 영접을 한 후 현황보고를 받고 돌아오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정 본부장은 지방 우체국을 방문할 때마다 반드시 하위직 직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특히 우체국 창구 직원들과 대화를 즐기며 자신을 손님으로 간주하고 보험상품을 팔아보라는 짓궂은 미션을 주기도 한다. 그는 우체국 보험상품의 장점 등을 잘 설명해주는 직원에 대해서는 즉석에서 해당 상품에 가입하는 식으로 직원들을 격려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정본부장이 가입한 우체국 보험이 벌써 수십개에 이를 정도다. 

이러한 시도는 딱딱한 보고형식 보다 자유토론을 즐기는 정 본부장의 취향과도 잘 어울릴 뿐 아니라 현장의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전언이다. 

정 본부장은 "50~100명의 실무 직원들과 미팅을 하면서 고객의 욕구가 어떻게 변화하는 지, 또한 직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듣고 또 들으며 개선점을 발굴해낸다"면서 "이러한 현장경영에 나서다 보니 단 한 번의 만남으로 이메일로 고민을 주고받는 친구같은 집배원도 여럿 생겼고, 결혼식 주례는 물론 이혼 위기에 처한 집배원 부부들 설득해 다시 행복한 가정을 찾아준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고객이 찾지 않는 우체국은 필요 없다" 

정본부장의 경영철학은 '고객만족' 넉자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는 "고객이 이용하지 않는 우체국, 고객이 찾아오지 않는 우체국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한다. 고객감동 경영은 고객이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 마음을 읽는 감성 경영과 고객과 눈높이를 맞추려는 배려 경영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정 본부장의 생각이다. 

그는 "한번 우체국을 찾았던 고객이 다시 우체국을 찾고 한번 우정서비스를 이용했던 고객이 다시 우정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무르익을 때 비로소 우정조직과 우정사업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면서 "고객의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우체국 이용환경과 상품, 제도, 절차 등을 고객위주, 고객중심으로 개선해 국민에게 사랑과 신뢰를 받으면서 발전하는 선진 우정기업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고객만족 경영 실현을 위해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콜센터, 인터넷우체국, 휴대전화를 통한 배달결과 단문메시지 제공, 전자우편서비스, 열차승차권 배달서비스 등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객접점별 서비스품질지표 개발, 6시그마경영기법을 활용한 우편물류 프로세스 혁신과 서비스 아카데미 운영을 통해 고객체감서비스의 질을 개선해나가고 있다.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장애인 등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 정본부장의 설명이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10월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주관의 '2007년도 한국의 경영대상'에서 고객만족경영부문과 경영품질부문에서 종합대상을 받았으며, 공공행정서비스부문 9년 연속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민영화 대세지만 중장기적으로 나가야 

우정사업본부는 우정사업이라는 기본 업무에 이어 물류와 금융사업을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물류사업의 경우, 전국 3600여개의 우체국과 25개의 우편집중국, 국제물류센터와 대전교환센터 등을 중심으로 1524여개의 운송망으로 이어진 탄탄한 물류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우체국 택배와 국제특급우편(EMS)을 핵심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접수에서 배달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우편물류시스템(PostNet)을 고도화하고, e-비지니스 사업 확대 및 IT기술과 우정사업을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역점을 둠으로써 머지않은 장래에 초일류 종합물류기관으로의 도약한다는 것이 정본부장이 포부다. 

우체국 금융자산 운용 규모는 우체국예금사업 39조3000억원, 우체국보험사업 22조3000억원을 합해 총 61조6000억 원에 달한다. 우정사업본부는 60조원이 넘는 운용자산을 금융기관예탁(31조원), 국ㆍ공채 매입(20조원), 공자기금예탁(5조원) 등에 분산해 운용하는 금융계의 큰 손으로 통한다. 정 본부장은 우체국 금융사업은 우정사업과 마찬가지로 보편적 금융서비스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역설했다. 정본부장은 "일반금융기관은 대부분의 점포가 도시지역에 위치한 반면 우체국은 2800여개의 우체국 중 55%가 군 단위 이하 지역에 위치해 자칫 선진 금융 서비스의 혜택을 받지 못할 지도 모르는 이들에게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우체국 보험도 국영보험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1995년부터 무의탁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모ㆍ부자 가정 등 사회소외계층을 위한 공익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의 다각화를 통해 우정사업본부는 이제 4만3000여명이 속한 거대 조직이 됐다. 당연히 우정사업본부의 위상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정 본부장은 "현재 세계 주요국가 우정시스템의 추이를 살펴보면 점차 정부조직에서 공사화나 민영화 방향으로 이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러한 민영화 추진은 공적기능 수행에 따른 만성적인 적자 누적이나 고객 만족도 하락에 따른 것으로 경영위기로부터의 탈출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9년 연속 경영수지 흑자를 기록해온 우정사업본부가 굳이 해외사례를 빗대 민영화 트렌드를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국민에게 최저수준의 요금으로 최고 품질의 우정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우정사업의 급격한 체제 전환은 보편적 서비스의 지속적인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면서 "우정사업의 민영화는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미치는 파급효가가 매우 크므로 경영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한 '우정청'으로 우선 개편해 서비스 수준과 재정자립도를 높여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번 우정(郵政)은 영원한 우정(友情)" 

27년 공직생활의 3분의 1을 우정사업에 헌신해 온 정 본부장은 지난 수년간 추진해온 재무성과나 외형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균형 성장을 추구하는 내실 위주의 경영으로 우정사업본부의 체질을 바꿔가고 있다. 

정 본부장은 "그동안 외형 성장을 강조하다 보니 직원들의 몸과 마음에 피로가 누적된 것 같다"면서 "이러한 조직을 살아서 움직이는, 활력이 넘치는 역동적인 조직으로 바꿔야 선진 우정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 본부장은 우정사업본부 임직원들에게 기본에 충실할 것을 역설하고 있다. 

직원 각자가 기본에 충실하고 창의성을 발휘할 때 조직의 역량은 높아지고, 이미지는 강화되며, 서비스 질은 더 높아져 고객의 변함없이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 본부장은 "1884년부터 근대 우정업무를 시작한 이래 국민과 애환을 함께 하면서 벌써 우정사업의 역사가 124년이나 됐다"면서 "우리는 이 같은 우정사업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유비쿼터스 우체국'에서 찾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최고 강점인 IT기술과 우편ㆍ금융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개념의 우체국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이 '오케이' 할 때까지 서비스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간다는 정 본부장의 의지는 더없이 확고하다. 마치 '한번 우정(郵政)은 영원한 우정(友情)'이라는 멋진 슬로건에 깃든 고객만족 경영관 처럼.... 

정리= 채명석기자 oricms@newsva.co.kr
사진=김희수 기자 ironshutter@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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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두바이 - 수입통관 3일 · 정책의 연속...비즈니스가 최우선
싱가포르 - 무세금 · 무제한 외환거래...경제 자유로움의 극치
아일랜드 - "공무원은 주식회사 직원" 친기업 서비스 마인드



두바이 지도자 셰이크 무하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은 군화를 신고 건설현장을 누비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는 그의 철학은 두바이를 10여 년 만에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두바이의 마술사'라 불리는 그는 금융허브의 토대가 된 '노 택스(no tax)'정책, 항공운항 편수를 무제한 허용해 물류ㆍ관광 허브를 가능케 한 '오픈 스카이 정책'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외국계 은행에 단 두 시간 만에 등록증을 내주는 효율적인 행정시스템도 도입했다. 

두바이에선 기업들이 무세금, 무제한 외환거래, 무노동 쟁의 등 상상을 초월하는 경제의 자유로움을 만끽한다. 그는 비즈니스 천국을 꿈꾸는 '두바이 주식회사'의 최고경영자(CEO)라는 칭송을 듣고 있다. 

전 세계 국가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규제를 풀고 최고 기업환경을 만들기 위한 불꽃 튀는 무한 경쟁이 한창이다.

많이 알려져 있지만 두바이가 벤치마킹한 곳은 싱가포르와 홍콩이었다.

지난해 한국은 아시아의 조그마한 섬나라에 밀려 국내 굴지의 기업의 대규모 투자유치를 뺏기는 수모를 겪었다. 바로 삼성전자가 독일회사와의 합작공장을 국내가 아닌 싱가포르에 짓기로 결정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국내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으나 싱가포르가 월등히 훌륭한 투자환경을 제시하면서 방향을 돌렸다.

싱가포르 공무원은 '비즈니스 마인드'로 무장돼있다. 기업들이 도와 달라고 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공무원이 스스로 도와줄 거리를 찾아다닌다. 

'요청할 때 도와주면 된다'는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 기업에 대한 지원을 자신의 비즈니스로 생각하는 유연한 생각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마음을 바꿀 수 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가 조사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에서 싱가포르가 당당히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IFC는 "싱가포르는 철저히 비즈니스 친화적인 경제"라고 평가했다. 우선 일처리 속도가 신속하고 간결하다.

필요한 물품의 수입 통관에 3일이면 충분하다. 아시아 지역 평균은 3주다. 싱가포르에선 면허 취득에서부터 세금을 내는 것까지 많은 일을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다. 

수년째 외자유치 1등인 영국, 척박한 자연환경에도 불구하고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에 이르는 아일랜드의 비결도 정부의 친(親)기업정신과 함께 공무원의 서비스 마인드로 무장됐기에 가능했다.

특히 아일랜드의 정부는 공무원들에게 아일랜드 정부가 아닌 주식회사 직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일해 달라고 주문할 정도다. 

이규성 기자 bobos@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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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강권석 IBK기업은행장
강권석(姜權錫·57) IBK기업은행장이 30일 오전 7시 25분 지병으로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별세했다. 강 행장은 올 초 구강 인두암 진단을 받고 3월에 수술을 받은 이후 항암 치료를 계속 받아오다 병세가 다시 악화돼 지난 24일 중환자실에 입원했었다.

강 행장은 73년 연세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14회)에 합격한 뒤, 재무부 기획관리실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금융감독위원회 증권선물위원,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을 지냈다.

2004년 3월 기업은행장으로 선임됐으며, 공격적인 경영 성과를 인정 받아 올 3월 국책은행장으로선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강 행장은 재임 중 IBK기업은행의 순이익과 총자산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려 놓았다. 지난해 창립 46년 만에 최초로 연간 순익이 1조원을 돌파했다.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린 다른 은행들과는 달리, 자력으로 100조원까지 총자산을 늘렸다.

그가 주창한 ‘비오는 날 (중소기업의) 우산을 빼앗지 않겠다’는 우산론(論), ‘은행은 기업의 종합병원이고 은행원은 기업의 주치의’라는 기업주치의론(論) 등은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철학을 재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불경기였던 2004년과 2005년에도 중소기업 대출을 큰 폭으로 늘렸다. 강 행장은 사회공헌에도 관심이 커 재작년부터 수익의 1% 이상(지난해엔 116억원)을 사회에 환원했고, 올해 9월엔 본지의 스쿨업그레이드 캠페인을 통해 지방 공립고교 4곳에 학교발전기금 10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IBK기업은행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자기 몸 돌보지 않고 혼신을 다해 일한 행장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강 행장은 지난 26일 직원들에게 ‘CEO 편지’를 보냈다. 우연하게도 그는 이 마지막 편지에서 ‘죽음’을 얘기했다. 그는 편지에서 미국 철도회사 직원이 냉동열차에 갇힌 뒤 열차의 냉동시설이 고장난 줄도 모르고 스스로 몸이 언다고 느껴 동사(凍死)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긍정적인 생각과 부정적인 생각이 생(生)과 사(死)를 갈라놓을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난다”며, 어려워져 가는 영업여건에서 힘을 내라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두 딸이 있다. 발인은 12월 3일 오전 7시 서울아산병원. (02)3010-2631




[이경은 기자 div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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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강권석 기업은행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직원들은 물론 금융계 인사들은 안타까움을 넘어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강 행장은 지난 3월 국책은행장으로 연임이후 지병이던 편도종양을 약물 치료를 받고 병세가 호전된 바 있어 더욱 주의의 안타까움을 싸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은행연합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건강과 관련 "두달 동안 통원치료을 받고 열흘정도 입원했다"며 "주의에서 많이 걱정해 준 덕분에 이제 건강이 회복됐다"며 주의의 건강 이상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강 행장은 지난달부터 다시 병세가 악화되자 곧바로 휴가를 내고 입원 치료에 들어갔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달초까지만 해도 병세가 호전됐지만 갑자기 치료 부위에 다시 종양이 재발해 병원에 입원했다"고 말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가 평소 업무 추진력과 함께 원만한 대인관계로 직원들은 물론 금융계 인사들에게 높은 덕망을 쌓아왔다는 것. 더욱이 과거 재무부 시절 공보관을 거쳐 기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관가와 시장을 모두 이해하는 인인물이라는 인물이라는 평가도 얻었다.

그는 이러한 인간관계와 함께 기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업무 추진력에서도 높은 평가를 얻었다. 지금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비오는 날에 (중소기업의) 우산을 뺏지 않겠다'는 우산론은 물론 `비오는 것을 미리 알려 비를 피하게 하겠다'는 일기예보론, `은행은 기업의 종합병원이고 은행원은 기업의 주치의'라는 기업주치의론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냈다.

강행장은 이러한 자신만의 철학을 앞세워 지난 2004년과 2005년에 중소기업대출을 큰 폭으로 늘려 기업은행을 4대 시중은행에 버금가는 규모로 키워냈다. 지난해 기업은행을 순익 1조 클럽에 가입시킨 것도 그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향후 종합금융그룹화 전략에 따른 증권사 인수는 물론, 민영화를 앞두고 개인영업점 확충 등 개인금융을 강화한 것도 그의 작품이다.

강행장은 지난 73년 행정고시에 합격(14회), 이듬해 재무부 기획관리실 사무관으로 관계에 입문해 이재국ㆍ증권국ㆍ보험국 등을 거쳤으며 금융감독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을 지낸 후 2004년 기업은행장으로 취임했다. 강 행장은 부인 민선희 여사와의 사이에 딸 둘을 두고 있다.

송정훈기자 rep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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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훈


1997년 11월 21일 임창렬 당시 경제부총리와 미셸 깡드쉬 IMF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정부가 IMF 구제 금융을 요청했음을 공식화한다. 한국전쟁 이후 최대 사건으로 일컬어지는 IMF 구제금융 이후 우리 사회는 미증유의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이로부터 10년…CBS와 데일리노컷뉴스는 외환위기 10년을 맞아 지나간 10년이 담긴 명암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10년을 준비하자는 차원에서 13회에 걸쳐 특집기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1부: 1997년 외환위기 왜 왔나?
1-1. 다시 써 본 외환위기
1-2. IMF 융단폭격, 그 상처는 깊었다
1-3. 쓰러진 대한민국, 다시 일어서다

2부: 2007년, 무엇이 달라졌나?
2-1. 뒤바뀐 산업 지형
2-2. 기사회생한 한국금융
2-3. 거품위에 쌓은 부동산 왕국
2-4. 잃어버린 일터. 다시 찾은 이성
2-5. 주식회사로 재탄생한 대한민국

3부: 2017년, GNP 4만$의 조건은?
3-1. 4만불시대 기업 아이콘 '존경받는 기업'
3-2. 중소기업…이젠 강소기업으로
3-2. 금융강국으로 가는 길
3-4. 제주도를 팔아라
3-5. 패자 부활을 꿈꾸며


▣ 세계 최고 기업에 도전장

지난 2000년 당시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의료전자사업부 책임연구원으로 있던 아이리텍(Iritech) 김대훈 사장은 홍체인식부문에서 유일하게 세계 특허를 보유한 미국 '이리디안'사의 대표 앞으로 한통의 편지를 보냈다. "이리디안의 홍체인식기술은 동공이 변화지 않는 것에 기반을 하는데 제 연구에 따르면 홍체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한 홍체인식기술이 보다 정확하지 않겠는가"라는 내용이었다.

얼마 뒤 이리디안 측으로부터 답장이 왔다. "흥미롭지만 당신의 주장은 틀렸다"는 내용이었다. 자신의 연구에 확신을 가지고 있던 김사장은 오기가 났다. 내친김에 홍체인식기술 회사 '아이리텍'을 설립하고 '이리디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 제 2의 마이크로소프트를 꿈꾸며

미국 워싱턴에 본사를 설립한 김 사장은 2001년 6월 미국특허를 받았다. 한국의 LG와 미국의 IBM, 그리고 일본의 대기업들이 수년 동안 뚫지 못한 이리디안 독점특허의 철옹성을 깨뜨린 것이다.

올 3월에는 미 국립표준연구소(NIST)가 실시하는 국제표준심사 테스트에 통과했고 지난달에는 미국 최대의 군수업체인 '록히드마틴'과 홍체인식 사업에 대한 전략전 제휴를 맺었다.

김 사장은 "이번 계약으로 당장 2008년부터 1000~2000만불의 매출이 예상된다"며 "오는 2010년까지 1억 4천만불의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홍체인식기술 시장은 시장규모를 예상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현재는 이 기술을 채택한 제품들이 워낙 고가라 아직은 일부 기업이나 재력가들만이 사용하고 있지만 아이리텍은 휴대전화 같은 소형제품에도 홍체인식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저가의 홍체인식 카메라모듈을 개발하고 있다. 상용화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김 사장은 "카메라모듈이 개발되면 우리는 삼성이나 LG, 노키아 같은 업체에 기술사용료를 받고 기술을 이전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앞으로의 매출은 기술개발 이외에는 모든 것이 그대로 수익이 되는 셈이죠"라고 밝혔다.

▣ 찾아보면 널려있는 중소기업 지원책

가진 건 기술 밖에 없는 아이리텍이 미국에 본사까지 차릴 수 있었던 건 중소기업진흥공단의 '해외인큐베이터' 프로그램 덕분이다. 중진공의 해외인큐베이터 사업은 해외거점 도시에 한국 중소기업들이 상주할 수 있는 공간을 저가에 제공하고 각종 행정적 편의와 법률지원까지 제공한다.

김 사장은 "이리디안의 특허를 깨뜨리기 힘든 가장 큰 이유가 자신들의 독점특허를 침해한다 싶으면 바로 소송을 걸기 때문이고 이 과정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나가떨어지게 된다. 저희도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해외인큐베이터의 법률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에는 7000여가지의 중소기업지원정책이 있어 이를 적절히 활용만 하면 사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중소기업연구원 이준호 연구위원은 "한국의 중소기업정책은 그 규모면에서는 OECD 국가 가운데서도 최고의 수준"이라며 "각 기관별로 따라 노는 지원책을 적절히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한계기업의 퇴출을 막는 지원책은 과감히 없앤다면 세계 일류 중소기업 탄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역 수입되는 수출품

지난 10월 28일 오전, 홍콩국제조명전시회에 참가하기 위해 인천공항 출국장에 들어선 필룩스(Feelux) 노시청 회장. 노회장은 공항면세점에 들러 진열대를 비추고 있는 소형 형광등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인천공항 면세점 조명이 대부분이 저희 필룩스 제품이다. 공항 개항당시 각 면세점들이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면서 수입 조명제품을 썼는데 알고 보니 저희가 유럽에 수출한 제품이었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필룩스는 전체 생산량의 55%를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데 오슬람 등 세계적인 조명회사들이 필룩스의 특허제품들을 사겠다고 제의하고 있다.

▣ "문화를 팔아라"

우리나라 최초의 조명박물관을 운영하는 기업,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만 5곳의 공장을 둔 기업, 해외법인을 포함해 연 매출 1000억원을 바라보는 기업. 왠지 필룩스에게는 중소기업이라기보다 강소기업이라는 명칭이 더 잘 어울리는 이유들이다.

필룩스는 세계최초로 '감성조명'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필룩스가 지난 2004년 아직 생소한 '감성조명'을 알리기 위해 경기도 양주에 조명박물관을 지을 당시에만 해도 주주들의 반발이 거셌다. 연매출 500억원 수준의 중소기업이 굳이 100억원이나 들여 박물관을 지을 필요가 있느냐는 것.

끈질긴 설득끝에 조명 박물관을 설립한 노회장은 "기술보다 중요한게 문화이다. 조명박물관 설립은 물론 저희가 소비자체험단을 모집해 감성조명 제품을 사용을 권하고 해외바이어들을 초청해 감성조명 아래서의 생활을 체험해보도록 하는 이유도 바로 감성조명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라며 필룩스의 감성조명 철학을 설명했다.

▣ 새로운 시도로 돌파구 찾아

필룩스는 국내 규제와 그릇된 기업문화로 손해를 입은 뒤 해외로 눈을 돌려 성공한 사례다. 지난 1984년 설립당시 필룩스의 생산제품은 조명이 아닌 TV 등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이었다. 하지만 전자부품 생산은 결국 대기업의 원가입하 압력이나 종속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한계를 인식한 필룩스 경영진은 과감하게 조명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특히 필룩스가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데는 한국의 왜곡된 한국의 기업문화도 큰 영향을 줬다. 노 회장은 "사업을 하면서 이게 술장사지 제조업이 아니라는 생각을 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술접대 문화에다 구매담당자가 '자기 몫을 얼마 떼 주면 수 십억원치를 팔아주겠다'는 검은 제의를 해 올 때도 자주있죠."라며 한국에서 사업하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게다가 국내의 온갖 규제들은 필룩스가 해외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던 또 다른 이유다. 실례로 이미 지난해 상용화를 마쳐 올 초부터 유럽에 판매된 'Slim Line' 제품들이 한국에서 안정인증을 받은데 1년이나 걸려 올 10월에나 공식적으로 판매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 상무이사는 "신제품을 내놨는데 규격이 없다고 1년이나 안정인증을 안 내주는 거예요. 국내에서는 누가 안정인증도 없는 제품을 사겠습니까"라며 규제중심의 기업정책을 꼬집었다.

외환위기 이후 10년 동안 독보적인 영역 구축에 성공한 중소기업들의 공통점은 독자적인 기술 보유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 기업을 강소기업이라 부른다. 많은 기업들이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세월이라고 하지만 강소기업들에게는 다시 태어난 10년이다.

CBS특별취재팀 성기명/권민철/임진수/박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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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 창조한국당 대선후보는 한국 소프트산업을 대표해 세계적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부문으로 콘텐츠산업과 더불어 디자인산업을 꼽으면서 “디자인산업은 ‘창조산업’임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후보는 소프트산업의 창의성이 발휘되기 위해선 관련 분야 노동자의 노동조건이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음악진흥위원회’ 설립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이인제 민주당 대선후보는 집권시 정부차원에서 게임 프로그래머를 적극 육성하고 수출금융을 통해 한국 애니메이션·캐릭터 산업의 수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부문별 설문조사에서 문 후보는 “한국 애니메이션·캐릭터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이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게임산업에 대해 문 후보는 “정서순화 기능을 갖는 게임산업에 대한 국민적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우리 역사문화 자원 가운데 고전, 문학, 철학을 담은 내용들을 콘텐츠로 개발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한국 애니메이션이 미국 등 시장의 전문 하청기지로 전락한 이유는 한국 에이전시와의 계약을 통해 국내 애니메이션 작가들이 비정규직이고, 형편없는 계약조건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창의성이 발현되기 위해선 이 분야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집권할 경우 음악부문 정책기조를 산업·기업중심에서 사람중심으로 전환하고 ‘음악진흥위원회’를 설립하겠다”며 “출판산업 발전을 위해 전국 각 읍·면·동에 작은도서관을 적어도 하나씩 마련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국내 디자인산업 발전을 위해 집권시 국가·지역 통합형 디자인 혁신체제를 마련하고 디자인 지향적 산업사회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게임산업은 독창성 부족이 문제”라며 “정부차원에서 게임 프로그래머를 육성하고 중소기업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채택될 수 있도록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경쟁을 통한 상생발전을 적극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만용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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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경환기자][자신만의 중국 투자 노하우 공개]

'월가의 인디애나 존스'로 불리는 세계적인 투자전문가 짐 로저스(65)는 미래를 보는 식견이 탁월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로저스는 수년 전부터 △ 달러 자산에서 빠져 나와라 △ 자녀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쳐라 △ 원자재 상품을 매수하라 등 3가지 투자 지혜를 설파하며 중국 시대의 도래와 달러 가치 하락, 원자재 가격 급등을 미리 예견하고 이에 대비한 투자를 준비할 것을 주문해왔다. 그의 투자 철학이 선견 지명이 있었음은 지금 시황을 보면 두말할 나위가 없다.

로저스는 최근 자신의 중국 투자 철학을 담은 저서인 '중국의 강세 :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시장에 수익성 있게 투자하기'(A Bull in China : Investing Profitably in the World's Greatest Market)를 펴냈다.

이 책에는 그의 중국에 대한 투자 정수가 담겨져 있다. 그는 이 책에서 투자자들이 매수를 고려해야할 종목들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 책에는 주스 업체, 정육 가공업체, 트랙터 제조업체, 와인 생산자, 맥주업체, 제약사, 자동차업체, 방위산업체 등에 대한 다양한 그의 분석이 담겨 있다.

로저스는 그러나 중국 증시의 무조건적인 상승장을 바래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1993년에서 2001년까지 상하이 증시는 한달에 10% 이상 증시가 추락하는 '작은 급락장'을 20번 이상 경험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로저스는 저서에서 미국의 경기 둔화가 중국의 경제 성장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 경제가 어느정도 미국에 영향을 받긴 하겠지만, 중국과 미국의 연계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처럼 그렇게 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경제적인 영향은 크지 않으며 단지 심리적인 영향을 미칠 뿐"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19세기가 영국의 시대, 20세기가 미국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중국의 시대"라고 전망하며 미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헤지로 투자 자산의 일정 부문을 중국에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로저스는 어린 딸에게 중국인 보모를 붙여주면서 어릴때부터 자연스럽게 중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최근에는 뉴욕에 위치한 집을 150만달러에 매각하고 싱가포르로 이주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로저스는 "원래 베이징이나 상하이로 이사하려고 했는데 공기가 너무 좋지 않아 싱가포르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로저스는 예일 대학교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옥스퍼드 대학교 장학생으로 선발돼 발리올 칼리지에서 정치 경제 철학을 전공했다. 그는 1969년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적인 헤지펀드인 퀀텀펀드를 공동으로 설립했으며, 1980년 한창 일할 나이인 37세에 은퇴했다.

1969~1980년까지 퀀텀펀드가 거둔 누적 수익률은 3365%로 이 기간 S&P500지수의 상승률 47%를 크게 능가하는 투자 성과를 보였다.

그는 퀀텀 펀드를 그만둔 뒤 전세계 116개국을 돌아다니며 세계 각국 저평가된 자산에 투자하는 괴짜와 같은 행동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저서인 '어드벤처 캐피털리스트'는 오토바이를 타고 2년간 지구를 한바퀴 돈 경험으로 모자라 다시 4륜 구동 자동차에 몸을 싣고 3년간 세계를 누빈 경험을 담고 있다. 이책은 국내에서도 출간돼 많은 화재를 불렀다.

로저스는 수많은 나라를 여행하면서 그 나라의 정치경제 상황과 투자 환경을 꿰뚫어보고, 그 자리에서 투자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그의 이 같은 별난 행동으로 시사주간지 타임으로부터 '세계 금융 시장의 인디애나 존스'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로저스는 이미 수년전부터 원유 등 원자재 시장의 강세장이 시작됐다고 밝혀왔다. 또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유로화가 달러화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아 현재 국제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을 쪽집게처럼 예측했다.

김경환기자 kenn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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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정광재 공저/한스미디어/1만 2000원 ‘10년을 바라 볼 주식이 아니면 단 10분도 소유하지 마라.’

주식투자의 살아 있는 전설인 워렌 버핏의 명언이다. 장기적인 가치주 투자를 강조한 말이다.

가치투자의 명가라고 할 수 있는 신영증권의 조용준 리서치센터장은 “가치투자야말로 주식투자자들이 가장 확실하고 분명하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생각으로 정광재 매경이코노미 기자와 손을 잡고 낸 책이 바로 ‘가치투자가 최고다’란 신간이다.

조 센터장은 책에서 “가치에 비해 주가가 높은 주식은 사지 않고, 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은 종목만 매입한 후 주가가 가치에 비해 올랐을 때 파는 가치투자의 원칙만 실천한다면 주식투자로 손실을 볼 이유가 없다”고 단언한다.

두 저자는 재테크 환경에서 주식으로 관심이 몰린 요즘 어느 때보다 금융교육이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한다.

그 과정에서 가치투자의 개념을 공부하지 않는다면 안 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들이 강조하는 가치투자는 도대체 어떤 개념일까. 가치투자란 용어는 일반 주식투자자들이 주위에서 자주 듣는 말이지만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가치투자 개념은 단순 명료하다. 적정 가치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되는 주식을 사서 오래 묵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시장보다는 기업가치를 보라’ 강조 ■

순자산가치와 성장가치가 더해진 게 기업가치고, 둘 중 어떤 부분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투자 스타일은 조금씩 갈린다. 예컨대 과거 데이터인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순자산가치에 비중을 둔 투자가 그레이엄식이라면 미래 현금흐름을 추정하고 경쟁 위치 등을 파악해 성장가치를 중시하는 게 워렌 버핏 방식이다. 색깔의 차이는 있지만 기업분석을 기본으로 한다는 데는 공통점이 있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가치투자자들 면모만 봐도 기업분석을 담당했던 애널리스트 출신이 많다. 책은 기업분석 능력뿐 아니라 장기투자 철학, 끊임없는 의심 등이 가치투자에 있어 불변의 법칙이라면서 투자대가들의 철학을 듣고 익히면 누구나 가치투자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강방천 에셋플러스투자자문 회장, 이정철 미래에셋자산운용 부사장,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 허남권 신영투신운용 주식운용 본부장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대한민국 가치투자자들의 생각을 한 권으로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이윤규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33호(07.12.05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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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선옥기자][굿모닝신한證 아시아 리서치 포럼]

"아세안을 주목하라"

굿모닝신한증권은 5일 '2007 아시아 리서치 포럼'을 개최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을 포함, 중국의 신은만국증권, 일본의 미즈호증권, 인도네시아 BNI증권, 말레이시아의 KIBB증권이 참여한 이번 포럼에는 400명의 기관투자가 등이 참여, 아시아 시장에 대한 열띤 관심을 보여줬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한중 리서치 포럼에 이어 올해는 자원과 인구가 풍부한 아세안을 주목한다는 점에서 아시아 리서치 포럼을 개최하게 됐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우리 투자자들이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데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조중재 굿모닝신한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날 '아시아 자본시장의 성장'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지금이 아세안과 중국에 투자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조 연구원은 "한국은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해외 포트폴리오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아세안과 중국은 현재 자국통화 절상, 고성장, 수출에 대한 우려에 따른 정책적인 내수소비 부양 등이 적극 이루어지고 있어 투자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내년 증시 화두를 △달러약세와 유동성 확대 △인플레이션 △인수합병(M&A)과 위안화 캐리트레이드 △차이나컨슈머 △장기자산의 증시유입 △신성장산업의 본격화로 꼽았다. 변동성 높은 장세 지속으로 코스피 예상밴드를 1760~2370으로 전망했다.

◇中주식 내년 전망은=현재 한국의 주식투자에 중국에 집중돼 있는 만큼 중국시장의 내년 전망에 대해 관심이 높았다.

양정장 신은만국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증시는 서양인의 관점에서 볼 때는 거품이지만 아시아 관점으로는 거품이 아니다"라며 "건전한 발전과 거품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고 중국 경제는 지속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만큼 증시도 이에 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발전 과정에서 과도한 에너지 소비, 환경오염, 높은 수출의존도와 상품의 낮은 부가가치, 소득분배 불균형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지만 정책적으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은만국증권은 내년 중국 A시장 지수밴드를 4500~7000포인트, 주가수익배율은 27~35배로 전망하며 변동성 큰 장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서브프라임, 아시아 강타하나=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자산 담보대출) 사태에 대해서는 과거보다 그 영향력이 작을 것이라는데 대체로 동의했다.

특히 이즈카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1조3000억달러 규모의 서브프라임 대출이 존재하며 그중 1500~2000억달러가 연체중으로 지금 나타나고 있는 부실은 사실 빙산의 일각"이라면서도 "실물경제 충격은 당분간 불가피하지만 금융시장의 조정이 이미 완료돼, 금융시장과 세계경제의 급격한 추락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재할인율을 인하하고 과감한 유동성을 투입한 일본 통화당국의 대응은 적절하다며 엔화는 115~105/달러 범위 내에서 점진적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떠오르는 아세안=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풍부한 원자재와 외국인의 투자가속화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전망했다.

노리꼬 가만 BNI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천연자원과 소비지출 확대 등으로 외국인의 대규모 직접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내년 경제성장률은 전년대비 6.8%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연전 여우 KIB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말레이시아의 풍부한 오일머니를 강조했다.

한편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양정장 신은만국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경제발전 경험을 가진 한국 일본 투자자들은 투자철학에 근거하는 서양 투자자들과 달리, 부동산에 많이 투자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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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옥기자 oo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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