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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 기사는 국내 유일 민영 뉴스통신사 뉴시스가 발행하는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69호(2월 18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한국 미술계의 구상 장르에서 백성도는 특이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중진작가이다. 여타의 구상작가들이 사실주의에 입각하여 현상을 그대로 재현해내는 것에 비해 백성도는 조형대상의 원형을 핵심으로 표현하면서도 내면의 의식을 접목시키는 작업을 보여준다.
90년대까지 그는 나이프 작업을 통한 강렬한 화면 효과를 보여주었다. 거기에 층층이 쌓여 올라온 마티엘은 깊은 중량의 무게를 느끼게 했다. 그 작업들은 마치 강건한 그의 외모처럼 뚝심의 활력을 뿜어냈다. 그의 작업 테마 자체가 일상적인 풍경이나 정물이 아닌 역사와 시대에 대한 조망이었기에 그의 조형은 단순한 구상의 범주를 뛰어넘은 것이었다.
그는 풍경을 미화하는데 주력하는 여타의 구상작가들과는 확실히 구분되는 작업을 보여주는 작가이다. 그래서 그는 자연주의, 구상주의의 계열에 속하면서도 특별하게 개성 있는 새로운 개념의 조형을 확립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작업에 미감이나 서정성이 부족한 게 아니다. 오히려 그보다는 그의 작품을 깊이 들여다 보면 파장이 강한 미감과 서정이 숨 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일차적 시각으로 볼 때 그의 작품은 가벼운 아름다움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그는 자연의 대상을 고뇌와 통찰로 분석하고 연마함으로써 그것들이 지닌 생명력과 숨결을 상징적으로 표현해낸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완성도가 높다. 보면 볼수록 조형의 효과를 반추하게 하는 것이다.
다만 그가 중앙 화단에서 높은 지명도를 지니고 있지 않은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다. 지방(부산)이 그의 활동 무대라는 점, 다작을 하지 않는 작가라는 점, 통속적 시류에 민첩하지 않은 점 등이 지명도를 높게 끌어 올리지 못한 것이다.
사실 그는 부산을 대표하는 작가로서의 위상을 지니고 있다. 지방 작가이면서도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고, 목우회공모전의 대상을 거머쥐었다. 그 외에도 동아대학교 학술상, 부산미술대전 금상을 비롯 많은 미술상을 수상했다. 동아대학교 예술대학장을 역임했고 현재도 교수로 재직하며 부산 미술의 핵심적 인사로 부산 미술을 이끌고 있다.
그가 비교적 다작을 하지 못하는 것은 미술계에 관계하는 일도 많고, 교수로서 시간을 뺏기는 일이 많은 탓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그의 작업 과정에 많은 시간을 요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두텁게 쌓아 올리는 마티엘의 중첩은 단순히 많은 물감을 찍어 바르기 때문이 아니다. 조형 대상의 본질을 그는 색감의 조화를 통하여 나타내려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감의 질감이 뛰어난 완성도 높은 작업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반적 구상 작품과는 달리 그의 작품에서 미감과 품격을 두드러지게 느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풍경화이거나 정물화이거나 그런 그의 특징은 독특한 백성도류의 조형을 제시해 낸 것이다. 앞서 말한 우리 화단에서의 특별한 위상을 점하고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그의 정물화를 보아도 일반적으로 눈에 익은 것들과는 달리 새롭고 신선한 기법의 화면을 접하게 된다. 그의 성품이 드러난 것처럼 가볍게 미감을 보여주지 않는다. 둔중할 만큼 무거운 색과 선의 조화는 정물 대상이 지닌 생명의 본질을 깊게 음미하게 한다. 그 음미가 거듭되면서 비로소 그의 정물이 지닌 깊은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풍경이든 정물이든 간에 그의 주된 언어는 시각의 관념이 아닌, 깊은 사유의 결정체라는 점이다. 그의 작업이 많은 시간을 요하게 되는 또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대상을 아름답게만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을 통하여 역사를 말하고 의식의 이데아를 제시하고 생명의 근원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백성도 미학의 요체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조형은 구상회화의 정체와 진부함을 날려버린 회심의 쾌거이기도 하다. 작가의 연구와 실험에 의해서 구상미술이 현대미술이라는 격류 속에서도 뚜렷한 장르로 다시 설 수 있는 모델을 보여준 작가로서 우리는 백성도를 내세워도 될 것이다.
류석우 미술평론가·미술시대 주간 misool5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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