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 기사는 국내 유일 민영 뉴스통신사 뉴시스가 발행하는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69호(2월 18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대상보다는 주변에서 쉽게 지나쳐버릴 수 있는 사물들을 발견하고 그것들에 숨겨져 있는 독특한 이미지들을 찾아내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자유롭게 표현해온 사진작가 헬렌 정 리(Helen Chung Lee)가 개인전을 갖는다. 15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삼청동 갤러리 영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의 주제는 ‘Illusion of Light(빛의 환상)’.

갤러리 영에서 기획한 2008 상반기 신진작가 공모전의 일환으로 개최되는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이게 될 작품들은 쉴 새 없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각양각색의 빛들을 주의 깊게 관찰한 후 카메라의 셔터를 장기간 노출하여 지속적이고 역동적인 빛들을 한데 모아 얻어낸 이미지이다.

작가는 카메라에 담긴 서로 다른 선명하고 화려한 색깔의 빛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이미지들 속에서 갓 피어나려는 꽃봉오리, 떨어지는 꽃잎, 날아가는 새와 같은 환상을 본다. 이에 영감을 얻어 이번 개인전의 주제로 삼았다.

지속적인 노광에 의해 얻어진 모든 빛의 이미지들은 사진보다는 오히려 회화적이다. 작가는 ‘Lazertran’이란 기법으로 이미지들을 캔버스에 조각조각 옮긴 후 아크릴 물감을 사용, 회화적 표현을 더 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이런 기법을 통해 헬렌 정 리는 사진과 회화라는 매체를 복합적으로 융합시켜 움직이는 빛 속에서 회화적인 이미지를 발견하고 이를 캔버스에 옮김으로써 찰나의 형상을 지속적이고 영구적이며 물질적인 것으로 재탄생시켰다.

빛의 형상만이 아니라 움직임과 울림까지도 함께 캔버스에 담아낸 헬렌 정 리의 작품 속에는 찰나와 영원의 간극을 넘나드는 빛의 그림자가 고요하게 진동한다.

헬렌 정 리는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출생해 미국 미시건 대학 사진학과 석사과정,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 영화학과 및 사진학과 (복수전공), 일본공학원전문학교 방송제작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 미시건, 콜로라도, 매사추세츠 외 여러 주요 도시에서 개인전·그룹전 등 총 31여 회의 전시회를 가졌다.

이숙 기자 suk3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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