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호평받는 현대 i30
【서울=뉴시스】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그다지 큰 호응을 얻지 못하던 해치백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해치백은 위로 잡아 올리는 문(해치)이 뒤에 달려 있다는 의미로 세단 형태의 4도어 모델을 기본으로 트렁크와 차체를 일체형으로 설계해 실내공간을 충분히 확보한 모델이다. 시트를 접어 트렁크에 세단형보다 훨씬 많은 짐을 실을 수 있어 레저용으로 적합한 점 등 실용성 때문에 특히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모델이다.
해치백 차량의 대명사격인 골프 등을 비롯해 유럽에서는 해치백 모델이 연간 400만∼500만 대가 팔려 전체 자동차 시장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반대로 자동차를 신분 과시의 상징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던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트렁크가 따로 있는 세단형을 선호하는 소비정서상 해치백 모델이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현대자동차가 유럽 전략차종으로 내놓은 i30(아이써티)가 국내에서도 목표량을 웃도는 판매실적을 거두는 등 해치백 모델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이와 함께 기아차의 프라이드 5도어, GM대우의 라세티 해치백 등 국내 해치백 모델 외에도 폭스바겐 골프, 뉴비틀, 뉴 미니쿠페, 푸조 307, 볼보 C30 등 수입 해치백 모델도 국내시장을 꾸준히 노크하고 있다.
◇국내 해치백 시장, “심상치 않다”
그동안 국내에서 출시된 해치백들은 최소한 국내에서만큼은 큰 바람몰이를 하지 못했다. 현대차가 2001년 출시해 지난해 2월 단종된 라비타도 작은 차체에 넓은 실내공간을 강조한 유럽형 실용주의적 디자인을 강조했지만 내수시장의 판매량은 저조했고, 역시 유럽시장 전략모델로 2002년에 출시한 클릭도 지난해 유럽 등 해외시장으로 17만 5000여 대를 수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시장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현대차가 i30를 출시하면서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 해치백 모델들의 상당수는 기존 모델의 뒷모습만 바꿔 파생상품으로 출시하는 게 보통이었지만, 현대차가 폭스바겐 골프, 푸조 307 등 유럽의 비슷한 등급 차종들과 경쟁하기 위해 개발한 전략차종인 i30가 국내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
i30의 경우 출시 이후 지난해 내수시장 판매목표가 6000대 규모였지만 두 배에 가까운 1만 1000대를 판매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연 판매목표인 1만 5000대의 절반가량인 7650대를 이미 1분기에 판매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남들과 다른 차별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감각적인 디자인과 실용성이 강점인 해치백 모델에 대한 관심이 이전과 달라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i30는 유럽이 주요 공략시장이며, 아반떼(HD)는 북미가 주 시장으로, 유럽과 미국의 고객성향이 확연히 다른 만큼 개발 목적과 제품 콘셉트를 차별화해 디자인, 설계, 편의사양 등 전 부문을 각 시장에 맞게 완전히 다른 차량으로 개발했으며, 이 같은 점이 국내에도 통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전 모델에 6대 4 분할 시트를 적용하고, 2열 시트 전체를 접을 수 있도록 설계해 해치백의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으며, 아반떼보다 전폭과 전고는 같지만 전장은 260㎜가 짧아 도로와 주차사정이 열악한 우리나라에 적합한 모델인 점을 i30의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적용 사양과 설계, 튜닝에 있어서도 스마트 키나 USB 단자 등과 같은 최신 사양을 적용하고, 핸들링 및 조종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유럽 스타일 설계·튜닝을 통해 차별적인 요소를 강화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폭스바겐 골프, 푸조 307 등 국내 중저가 수입차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경제적 능력이 있고 높은 구매력을 보유한 젊은 남성과 여성 고객을 주로 공략하겠다는 게 현대차의 목표다.
이와 함께 GM대우 역시 국내에서 꾸준한 판매성적을 거두고 있는 라세티의 해치백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라세티 해치백은 GM대우가 2003년 12월 아시아 및 유럽, 북미에 수출을 시작해 국내에서는 2004년 3월 선보인 5도어 모델로 스포티한 디자인의 콤팩트한 외관과 넓은 실내 공간을 강조하고 있다.
외관과는 달리 뒷좌석 레그룸이 동급 최고의 932㎜로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갖고 있으며, 영국에서 180만㎞ 내구 주행시험, 캐나다와 스웨덴에서 혹한지 시험, 호주와 스페인에서 혹서지 시험, 그리고 194회 충돌테스트 등 4개 대륙에서 엄격한 검증을 거쳐 개발했다는 게 GM대우의 설명이다.
경쾌한 주행성능과 함께 소음 저감을 목표로 한 TNR(Total Noise Restraint) 시스템을 이용해 획기적인 실내 정숙성을 확보했다는 점도 GM대우가 강조하는 점이다.
◇국내 해치백 시대 기다리는 수입 해치백
세계 최초로 해치백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개발된 ‘골프(Golf)’는 폭스바겐의 초특급 베스트셀러 모델로 해치백의 대표적인 차량이다.
트렁크 부분이 튀어 나오지 않은 해치백이라는 형태와 작지만 견고한 차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성능을 주 무기로 내세우고 있는 골프는 데뷔 후 33년간 5세대까지 진화해오면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콤팩트하지만 성능이 좋은 모델을 선호하는 20~30대 젊은 층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국내의 젊은 소비자들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골프는 1974년 시판 이래 2500만 대(2007년 4월 기준)이상 생산된 모델로 판매된 차량을 일렬로 세우면 지구 둘레의 2.4배 이상이라는 게 폭스바겐의 설명이다.
현재 국내에는 디젤 모델인 ‘골프 2.0 TDI’와 지난해 9월 출시한 고성능 디젤 모델 ‘골프 GT 스포트 TDI’, 그리고 스포츠 드라이빙을 강점으로 내세운 ‘골프 GTI’ 등 세 가지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특히 2006년 2월 국내시장에 처음 공식 데뷔한 골프 GTI의 제5세대 모델은 2006년 한 해에만(수입자동차협회 등록대수 기준) 334대를 기록하면서 인기를 과시했다. 또 지난해에도 매달 평균 약 50대씩을 판매한 골프 GTI는 지난 4월 50대 특별 한정판매 모델인 ‘골프 GTI Fahrenheit’를 출시하면서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한정수량인 50대를 모두 판매하기도 했다.
골프 GTI는 30대 고객층의 점유율이 26%를 넘어설 정도로 젊은 층의 구매율이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도 폭스바겐이 내세우는 특징이다.
이와 함께 골프 2.0 TDI는 55ℓ 한번 주유로 서울-부산 왕복은 물론 다시 기흥까지 주행하는 등(연료 경고등 점등시점) 높은 연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골프 외에도 드라이버들의 관심을 끌만한 수입 해치백들로는 볼보 쿨 콤팩트 C30, 푸조 307, 사브 9-3 스포츠콤비 등이 있다.
볼보의 쿨 콤팩트 C30은 3도어의 4인승 모델로, 독일의 자동차 전문지인 ‘아우토빌트(Auto Bild)’의 독자들로부터 ‘가장 아름다운 차’로 선정되고 독일의 ‘아우토빌트 디자인 어워드(Auto Bild Design Award)’ 중소형차 부문에서도 디자인상을 수상하는 등 외관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 경추보호시스템(WHIPS) 및 측면보호시스템(SIPS), 주행안정시스템(DSTC), 사각지대정보시스템(BLIS) 등 볼보의 대형세단인 S80에 장착된 안전장치를 모두 갖추고 있다는 점도 자랑거리다.
푸조의 307 HDi는 지난해 1월 생산량 300만 대를 돌파하면서 베스트셀링카로서 입지를 확실히 굳힌 모델이다. 5도어 해치백 모델로 길이 4.21m, 너비 1.76m의 차체로 넉넉한 실내공간 및 ℓ당 공인연비 14.4㎞의 높은 경제성도 특징이다. 동급 차량에서는 보기 드문 신형 6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강력하고 부드러운 주행감도 지녔다.
사브 해치백 모델 9-3 스포츠콤비는 2005년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공식 데뷔한 5도어 프리미엄 크로스오버 모델로, 뒤 트렁크에 있는 핸들을 당기면, 카고 바닥이 들리면서 공간이 2개로 분리되도록 해 작은 짐이 돌아다니지 않도록 고정해 줌으로써 여성 고객을 배려한 게 특징이다.
트렁크 공간은 공식 수치는 419ℓ이지만 뒷좌석을 완전히 젖힐 수 있어 트렁크부터 뒷좌석까지 모두 트렁크 공간으로 사용하면 무려 1273ℓ의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박정규 기자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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