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의 톱밥으로 해양유출기름 수거방법 발명
2007년 12월 7일 태안 앞 바다에 대량의 기름을 유출시키는 사건이 일어나 세계를 경악시켰다. 언론이 앞 다투어 내보내는 사진 속에서 검은 기름을 뒤집어쓴 기러기 한마리가 침묵의 시위라도 하는 듯 죽어가고 있었다.
그 사건은 인간이 자연에게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보여준 것임과 동시에 기름유출이 해양 생태계에 얼마나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해양 오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유출기름의 제거 작업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위에서 언급한 것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하는 일일 것이다.
해양 유출기름의 제거 작업으로 가장 각광받는 방법은 톱밥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 콜로라도 광산대학의 연구교수인 토마스 리드에 의해 고안된 방법으로, 경제적이며 효과적인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리드는 고통스러운 듯이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가 골몰하고 있는 과제는 바로 해양 유출기름 제거에 관한 것이었다. 일년에도 서너 차례 이상 발생하는 대형선박의 사고는 해양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왔다.
사고을 형성하여 걷잡을 수 없도록 퍼져나갔고, 그 피해를 알면서도 거대한 기름띠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뒤늦게나마 그 심각성을 깨닫고 유출기름의 제거방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해답이 쉽사리 발견될 문제가 아니었다. 리드 또한 그 심각성을 먼저 깨달은 사람 중의 하나로 꽤 오랫동안 이에 대한 연구를 진척시켜온 중이었다.
리드가 아득해지는 정신을 간신히 붙잡으며 고개를 들었을 때 주위는 온통 검은색으로 뒤덮여 있었다. 마치 기름을 잔뜩 뒤집어쓴 물고기나 된 듯, 그는 눈을 껌벅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점차로 주위가 환해지고 사물이 아득히 눈에 들어옴에 따라, 그는 자신이 소동의 한 가운데에 있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잠시 넋을 놓고 있는 동안, 다툼이 있었던 모양으로 몹시 수선스러웠다.
바닥에는 깨진 술잔과 거품을 채 잃지 않은 맥주가 흥건했고, 아직 분이 풀리지 않는 듯 거칠게 숨을 내쉬는 두 사나이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젠장, 싸우려면 다른 곳에서 싸울 일이지!”
바텐더는 알 수 없는 욕을 지껄이며 바의 중앙으로 나왔고, 소동을 일으킨 사내들은 가게 밖으로 끌려 나갔다. 소동을 이제 가라앉은 듯싶었다.
“어이! 청소하게 자리 좀 비켜줘!”
바텐더는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지르곤 어질러진 바닥 위에 뭔가를 잔뜩 뿌렸다.
‘뭘 하는 거지?’
리드는 세차게 머리를 흔들고는 그의 행동을 눈여겨보았다.
바텐더는 맥주로 더렵혀진 바닥에 뭔가를 잔뜩 뿌리고는 쓸어내는 일을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그동안 향긋한 나무 향이 가게 안을 어지럽게 흩날렸다.
‘맞아! 저건 톱밥이로군. 톱밥을 이용해서 맥주를 흡수하고.’
리드는 후각을 자극하는 나무 향으로 그 ‘뭔가’가 톱밥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그 순간 그의 두 손이 감전된 듯 떨려왔다.
‘가만! 만약 바다 위에 떠있는 기름 막에 저 톱밥을 뿌린다면?’
그의 가슴이 마구 방망이질치기 시작했다.
‘기름을 빨아들인 톱밥을 걷어내기만 하면. 맞아! 틀림없이 성공할거야!’
리드는 미친 듯 웃으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의 머리 속에는 온통 톱밥과 기름, 넘실거리는 파도만이 가득 차 있었다.
이 작은 사건이 일어난 지 약 한달 여 후에, 리드는 톱밥을 이용한 유출기름 제거 방법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리드의 톱밥은 특수하게 열처리를 가한 것으로 물은 흡수하지 않고 기름만을 흡수하도록 하였는데, 그것은 자신의 부피의 80프로까지 기름을 빨아들인다. 또한 유출 기름의 제거가 끝난 톱밥은 회수할 경우 이로부터 원유를 다시 추출할 수 있다한다.
이런 여러 강점으로 인해 ‘씨 스윕’이라 불리는 이 특수 톱밥은 해양의 청정을 지키는 첨병으로 활약하는 것이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그림 : 김 민 재(만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