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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스페이스 공감’ 1000회 공연 현장…김창완씨 동생 추모곡도 첫 선
“대단한 일 아니에요? 운동도 기도도 100일이면 효과를 기대하는데 1000일이라니. 아라비안나이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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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부터 1000회 공연 기념 특별 기획 시리즈 ‘여섯 번의 언플러그드 공감’ 공연이 마련됐다. 기타리스트 최우준씨와 보컬리스트 박기영씨, 록밴드 피아, 펑크 기타리스트 한상원씨, 펑크 밴드 노브레인 등 5팀의 장르별 언플러그드 공연이 카운트다운을 했다. 훌륭한 전주(前奏)가 끝난 뒤 맞이한 감격스러운 1000회다.
공연이 일상이 됐기 때문일까. 산울림 출신 당대 ‘거장’ 김창완씨가 펼치는 ‘어쿠스틱 김창완’ 공연은 시종일관 거짓말처럼 ‘다름없었다’. 차분하고 편안했으며 따뜻했다. 공연자도 관객도 군더더기가 없었고 무리하지도 않았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 4년여 동안 평일 저녁이면 공연은 늘 ‘거기’에 있었고 관객도 함께였다. 공연이, 음악이 또는 문화가 삶 속에 스몄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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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이날 녹색 티셔츠와 찢어진 청바지 차림에 수염이 텁수룩한 채였다. 그는 글 하나를 읽어 내렸다. “나는 영혼을 바라본다. 그 안에는 신의 정신이 빛나고 있다.…그 신의 정신에게 나를 향할 수 있기를”이란 대목에서 그는 감탄했다. 독일 발도르프 학교에서 아침 수업 시작 전에 읊는 시라고 했다. 이날 그는 “문학적인 공연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산울림 음악은 문학에 힘입은 바 크다”고도 했다. 실제로 이날 그는 동화 같은 가사로 지은 노래들을 약간 쉰 목소리로 읊조렸다. 물결처럼 선율이 흐르고 타악기인 퍼커션(percussion)이 빗방울처럼 떨어지는 가운데 그의 목소리는 바람처럼 객석에 불었다.
지미집(무인조종용 크레인 카메라) 두 대가 무대 양편에서 움직였다. 배경에는 <공감> 공연을 거쳐간 뮤지션들의 이름이 새겨졌다. 공연 레퍼토리는 정적인 곡들과 실험적인 곡들을 아울렀다. 김씨는 “생경한 곡들이 없지 않을 것”이라며 “어쿠스틱 소리를 내달라는 요청을 감안해 ‘스페이스 공감’에 어울릴 만한 곡들로 레퍼토리를 짰다”고 말했다.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는 공연 콘셉트에 맞춰 재편곡을 했다. 기타 세션을 맡은 하세가와 요헤이가 천둥소리를 흉내냈다. ‘백일홍’은 드라마틱한 전개가 인상적이었다. 김씨가 산울림 노래 가운데 몇 안 되는 인생예찬 곡이라고 소개한 노래다. 처음엔 스포트라이트가 그에게 집중됐다가 피아노와 클래식 기타, 드럼 등이 차례로 보컬에 얹혀나가며 소리가 풍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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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레퍼토리를 모두 소화한 뒤 김씨는 지난 1월 캐나다에서 지게차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동생 창익씨를 추모하는 곡 ‘포크리프트(folklift·지게차)’를 처음 발표하기도 했다. 영어 가사로 된 이 노래는 ‘눈은 사흘 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동생을 하늘로 데려갔지’라는 구절로 시작된다. ‘덜컹거리는 소리는 누굴 데려가려는 기침소리’란 대목은 그의 충격을 짐작케 했다. 후렴구는 ‘난 포크리프트가 미워, 난 포크리프트가 싫어(I hate folklift, I don’t like foklift)’로 이뤄졌다. 김씨는 “동생을 여의고 가슴 아파 하고 있다가 가사를 쓴 건 한 달 전쯤이고 곡을 붙인 건 불과 며칠 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연에는 개인 최다 신청자인 김은영씨가 초대됐다. 그는 약 30여 회를 제외하곤 모두 신청했다. 관람한 횟수만으로도 100여 회가 넘는다. 객석 중앙에서 공연을 관람하던 그는 김창완씨가 <공감>만의 ‘맛’에 대해 묻자 “마음의 여유를 갖고 집중할 수 있는 매력적인 무대”라고 답했다.
이날 녹화분은 다음 달 5일 밤 12시10분에 EBS TV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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