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간 '텐밀리언셀러(1000만대 판매)' 기록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 LCD TV가 업계에서 처음으로 지난해 연간 1000만대를 돌파했고, LG전자도 올해에는 샤인폰 등 텐밀리어셀러를 5개 제품으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한 제품이 한 해에 1000만대나 팔린다는 이른바 '텐밀리언셀러'가 해당 회사에 가져다주는 의미는 각별하다. 제품 인지도가 올라가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켜주고, 규모의 경제로 생산효율을 높여준다. 또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의 성장도 함께 이끈다는 일거삼득 효과를 낸다.

◆ 삼성전자 LCD TV 올해 1800만대 판다

=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은 지난해 10월 내부적으로 큰 경사를 맞았다. 최지성 사장 야심작인 와인잔 모양 '보르도 브랜드'가 TV 판매 1000만대라는 기록을 달성하며 열매를 맺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최초로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삼성 LCD TV는 2005년에만 해도 220만대 판매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2006년 620만대에 이어 지난해 연간 1300만대라는 기록을 세워 3년 만에 6배라는 기록을 낳았다.

세계 LCD TV 급성장이라는 외부 환경이 도움이 됐지만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함께 1년에 2개 모델을 출시하는 공격적인 마케팅 등이 텐밀리언셀러에 등극하는 배경이 됐다.

삼성 휴대폰은 2003년부터 텐밀리언셀러를 내놓음으로써 삼성 휴대폰을 세계 강자 위치로 끌어올렸다. 이른바 '이건희 폰(SGH-T100)이 그 시작이었다. 2003년 출시된 지 18개월에 단일 제품으로는 1000만대를 돌파해 삼성 휴대폰의 가능성을 보였고, 이후 매년 벤츠폰(2004년 SHG-E700), 블루블랙(2005년)이라는 텐밀리언셀러를 내놓았다.

특히 'SHG-E250' 모델은 지난해 1800만대 판매에 달했고 이달 2000만대를 돌파하는 새로운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 LG전자 부품도 텐밀리언셀러

= LG전자는 올해 텐밀리언셀러를 5개 제품으로 늘릴 계획이다. 초콜릿폰, LCD 모니터, 에어컨 등 3개 제품에다 올해에는 샤인폰, LCD TV도 텐밀리언셀러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것이다.

LG 휴대폰의 '구세주'로 평가받는 초콜릿폰은 올해 2000만대에 도전한다. 지난해 1500만대가 팔린 에어컨은 4년 연속 텐밀리언셀러를 기록해 LG전자의 최대 효자 상품임을 재확인했다.

LG전자는 올해 샤인폰과 LCD TV를 텐밀리언셀러로 만들겠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았다.

샤인폰 판매 지역을 지난해 60개국에서 올해 70개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700만대 정도 판매된 LCD TV도 올해 두 배까지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분야에만 5억달러를 쏟아 부을 계획이다.

LG전자가 눈에 띄는 것은 완성품이 아닌 부품에서도 텐밀리언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디지털방송 수신칩이 미국 디지털방송 활성화로 올해 1400만대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김웅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매일경제 구독][주소창에 '경제'를 치면 매경 뉴스가 바로!]


구글폰이 베일을 벗었다.

구글폰이란 구글이 개발한 모바일 플랫폼(안드로이드)을 장착한 휴대폰이다. 모바일 플랫폼은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소프트웨어다.

이런 구글폰 시제품이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 시제품은 미국 반도체 회사인 ARM이 만든 것이다.디자인만 놓고 보면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일각에서 나온다. 아이폰과 같은 혁신폰을 기대했던 고객들에게 기존 스마트폰을 닮은 디자인이 마음에 내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일단 시제품인 만큼 실제 판매될 제품 디자인과 차이가 날 가능성이 높다. 기능면에선 매우 혁신적이다.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만큼 인터넷 검색과 이메일 등을 휴대폰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키패드도 PC용 쿼티 자판 형태로 만들어놨다.

구글의 대표 서비스인 위치 기반 서비스(위성지도 검색 등)는 물론 메신저 기능도 지원한다. PC에서 쓰던 기능을 그대로 휴대폰에 옮겨 놓은 셈이다. 일반에 판매될 구글폰은 2분기께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단말기 업체도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구글폰을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남기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매일경제 구독][주소창에 '경제'를 치면 매경 뉴스가 바로!]


◆내 머리는 개발팀장 손은 공장장이고 발은 영업부장

식품제조회사인 해누리와 휴대폰 운영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케이마루.

업종이 판이하게 다르지만 사실 이 두 회사는 상당히 닮았다. 두 회사 대표 모두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후 '1인 기업'으로 변신했다는 것.

약사 출신 정정례 해누리 대표는 '음식이 약'이라는 생각에서 냄새 없는 청국장 잼을 개발해 사업화했고, 배준현 케이마루 대표는 10년간 휴대폰 개발회사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지난해 창업했다.

배씨는 "1인 기업에는 혼자서 모든 역할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 강도가 엄청히 높다"며 "하지만 그만큼 일에 대한 보람과 만족도도 커졌다"고 말했다.

공기정화시스템 설치를 전문으로 하는 인테리나의 최규식 대표(51). 미국 신시네티대학에서 보건학 박사를 받고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최씨는 미국보다 한국의 공기 질이 나쁘다고 판단해 귀국해 1인 기업을 설립했다.

1인 기업 시대가 열린다. '1인 기업'이란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전문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하는 개인 기업을 뜻한다.

◆ 나홀로 기업이지만 수입은 짭짤

= 케이마루의 지난해 매출액은 6500만원. 지난해 9월 창업했으니 엄밀히 따지면 3개월간 올린 매출이다. 케이마루 대표 배준현 씨(37)는 "휴대폰 개발회사에서 연구원으로 10년간 일하면서 인적 네트워크를 쌓았다"며 "휴대폰 소프트웨어는 앞으로도 시장이 계속 커질 것으로 판단해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씨는 "이미 1200만원가량의 계약을 체결해 올해는 1억원 정도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1인 사업자에 비해 1인 기업이 세무ㆍ노무ㆍ행정상 규제가 많아 이런 부분은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보기술(IT) 서비스 관련 기술 개발 회사인 제이로고스의 매출은 3억원. 이 회사 이정우 대표는 "처음 창업했을 때는 대기업처럼 분야별로 나눠져 있지 않아 혼자서 너무 큰 부담을 느꼈다"며 "지금은 회사 규모가 커져 직원도 3명이나 채용했다"고 말했다.

제이로고스처럼 1인 기업은 창업자가 자신의 고용을 책임질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 효과도 높다.

◆ 새 일자리 창출 효과 높아

= 중기청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1년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1인 기업 창업으로 인해 3만3000개 새 일자리가 창출됐다. 한국은 2006년 기준으로 1만9000개의 1인 기업이 만들어졌다. 한국 미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창업 열기는 뜨겁다. 일본은 2003년 2월부터 최저자본금 특례제도를 실시해 법인 설립시 주식회사는 1000만엔 이상 등의 최저자본금 규제를 받지 않고 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상징적인 자본인 단 1엔만 가지고도 회사 설립이 가능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신규 회사가 2만6000여 개 설립됐고 창업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다.

중기청 관계자는 "일본은 창업 열기가 높아지면서 일자리가 많이 생기자 2005년 신회사법을 제정하면서 최저자본금 규정 자체를 삭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독일은 장기실업자 구제 대책으로 1인 기업(Ich AG)이라는 제도를 만들었다. 이는 실업자인 개인이 창업해 총연간소득이 2만5000유로 이하이면 매월 600유로의 창업보조기금을 지원하는 제도. 이로 인해 독일에서는 한 해 30만여 명이 1인 기업을 설립하기도 했다. 하지만 독일의 1인 기업 제도는 직업 경험이 많지 않고 전문지식이 없는 실업자들이 보조금을 노리고 창업해 단기간에 파산하는 등 부작용도 생겨났다.

◆ 1인 기업 활성화해야

= 현재 정부는 1인 기업 활성화를 위해 기업 설립의 필수 요소인 5000만원 최저자본금제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중기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 수준인 낙후된 창업절차와 창업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내용을 담은 추진계획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했다.

중기청은 최저자본금제 폐지와 감사선임 면제 등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또 주부나 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1인 기업 창업 촉진을 위해 디자인ㆍ소프트웨어 등 지식서비스 업종별로 전문 유휴 인력 풀(Pool)을 구성할 예정이다.

한편 중기청은 실험실 창업 등 교수나 연구원 등의 휴ㆍ겸직 창업이 둔화되고 있어 이를 촉진하기 위한 대학ㆍ연구기관 창업 전용 연구개발자금이나 신기술 펀드 설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 '냄새없는 청국장 잼' 정정례 해누리 대표 "몸이 열개라면…"

청국장으로 잼을 만드는 정정례 해누리 대표는 몸이 열 개다. 식품 개발에서부터 제조 홍보 판매 애프터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모두 도맡아 한다. 정씨가 꾸리고 있는 식품제조업체 해누리가 이른바 '1인 기업'이기 때문이다.

"생활 속 발명이 결국 창업으로 이어졌어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상용화되는 기회가 많아야 산업이 발전하고 나라도 좋아지죠."

그가 1인 기업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5월 '냄새 안 나는 청국장 잼'을 발명해 한국여성발명품 박람회에서 특허청장상을 받은 것이다. 이 소식에 주변 지인들의 권유가 쏟아졌단다.

두 달 만에 마음을 고쳐먹고 7월에 개인사업자로 등록했고 아이템이 곧 신기술보육사업으로 선정돼 11월엔 법인으로 이어졌다.

그 어렵다는 창업을 혼자 해도 승산이 있을까 궁금했다.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소규모예요. 잼 한 병에 5000원인데…. 지난해 11월과 12월 매출액이 각각 150만원, 200만원이지요. 하지만 한 번 맛보신 고객들이 다시 주문하고 계시고 조만간 초ㆍ중ㆍ고등학교와 공급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어서 매우 희망적입니다. 올해 매출을 기대해 주세요."

혼자서도 척척 해낼 수 있는 힘은 그의 풍부한 아이디어에서 나온다.

정씨는 11년간 약사로 활동하면서 독특한 발명품들을 세상에 내놓았다. 현재 여성발명가협회 대구ㆍ경북지부장을 맡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좋은 음식으로 병도 고칠 수 있다. 약이 음식이고, 음식이 곧 약이다'라는 그의 철학의 방증이다.

하지만 사업은 달랐다. "약국과 집만 오가던 사람이 막상 창업을 하니 힘든 일, 걸리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장비나 시설도 직접 장만해야 했고 인적 네트워크가 없다 보니 발로 뛰는 마케팅을 해야 했죠. 상품 인지도가 낮아 초기 매출도 낮았어요. 회사를 운용해 나갈 자금을 확보하기가 어렵게 된 거죠."

사회 경험이 별로 없는 창업자인지라 사업이 망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움츠러들기도 했단다. 하지만 같은 여성으로서 주부 고객과 급식센터 담당자들을 접하면서 차츰 자세를 바꿔나갔다.

정씨가 정부에 획기적인 맞춤형 지원을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눈에 잘 보이는 부분에서만 여기저기 조금씩 지원을 하는 것은 좀 문제가 있죠. 아이디어가 좋고 획기적이라고 판단한다면 좀 더 확실히 지원해 주셨으면 해요. 예를 들어 지난해 여성발명가협회에 당선된 달걀 포장기계를 개발했는데 조형 비용으로 꼭 300만원 정도만 지원받았어요. 하지만 실제 기계값은 500만원이었지요. 시장 조사를 벌여 현실성 있는 지원을 해야 합니다."

[특별취재팀 = 연기홍 팀장 / 김철수 기자 / 이상덕 기자 / 김혜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매일경제 구독][주소창에 '경제'를 치면 매경 뉴스가 바로!]


[머니투데이 도쿄=김정태기자][[토요부동산]]

2000년 초까지만 해도 일본은 '버블경제'의 붕괴로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당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오피스텔, 상가 등 상업건물은 점차 슬럼화되는 도심지는 '무덤'이었다.

최근 몇 년사이 경기가 점차 되살아나고 있지만 도쿄 롯폰기에서 마주한 일본의 모습은 전혀 예상 밖이다. '잃어버린 10년'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롯폰기힐스는 새로운 일본 경제의 모습을 상징하는 '아이콘'처럼 보였다.



롯폰기힐스, 일본 경제의 새 '아이콘' 부상

프랑스 작가가 만든 '마만'이란 거미모형의 조각상 앞에 우뚝 서 있는 53층 높이의 모리타워는 롯폰기힐스가 강남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단지와 별반 다를 게 없을 것이란 선입견을 없애주는 상징물이다.

모리타워 등 오피스, 주거·상업시설 등의 빌딩군 속 사이로 심어진 7만여그루의 나무가 도심 전체를 휘감싸고 있다. 대지면적 11만5500㎡ 규모의 나지막한 언덕에 거주자와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예술과 쇼핑, 휴식공간이 곳곳에 들어서 있다.

모리타워 앞 연못을 중심으로 일본식 정원인 '모리정원'과 젊은이 광장인 '할리우드 뷰티 플라자'는 일본의 전통과 새로운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을 상징하고 있다.

롯폰기힐스의 동서에 가로수로 조성된 케야키자카 안에는 최고 43층 4개동의 최고급 아파트인 ‘롯본기힐스레지던스’(840가구)가 세워져 있고 주변 길을 따라 명품 브랜드숍, 전통 음식점, 분위기있는 카페들로 채워져 있다.

모리타워 전망대 옆으로 임대료가 가장 비싸다는 52층과 53층에는 미술관이 자리잡고 있다. 인근에는 아사히 TV방송국과 야외 스튜디오, 21층짜리 특급호텔인 그랜드 하얏트 토쿄가 세워져 있다. 롯본기힐스를 왜 '토쿄 속의 작은 토쿄'라고 부르는지 알수 있는 대목이다.

'힐스'를 보면 日도심재생사업 보인다

롯폰기힐스는 개발 당시부터 컨셉트가 '일하고 놀고 잠자는 것을 한 동네서 다 끝낸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것은 롯폰기 힐스를 조성한 모리빌딩의 모리 미노루 회장이다. 70, 80년대 눈부신 경제발전으로 부동산 투자붐이 일면서 토쿄 도심지의 땅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으며 도시 기능은 땅값이 싼 외곽으로 분산됐다.

도심 공동화 현상이 나타났고 버블경제 붕괴이후 급격히 슬럼화되기 시작했다. 모리 회장은 "슬럼화된 토쿄 도심의 구조를 뉴욕의 맨하튼식으로 바꿔야 한다"며 롯폰기 6쵸메 지역을 업무·주거·문화·교육기능 등이 집적화된 복합단지로 개발했다.

이것이 최초로 민간에 의해 개발된 도심재생사업이며 성공적 모델이란 세계적 평가를 받았다.

모리빌딩은 시공능력이나 브랜드 인지도에서 일본 제일이다. 1955년 모리부동산으로 시작한 모리빌딩은 빌딩사업을 주력으로 전국적인 사업보다 도쿄 미나토구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1부터 37까지 번호가 붙어 있는 빌딩과 일본 도심재개발의 효시인 아크힐스, 도쿄 상징인 롯본기힐스가 모두 모리빌딩 소유다.

문화 잘 담으면 세계적 관광명소된다

이 같은 롯폰기힐스의 성공은 토쿄 도심을 재생하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롯폰기힐스와 인접한 미드타운이 그런 탄력을 받은 곳이다. 미드타운은 롯폰기 지역의 옛 방위청 부지를 6개 부동산개발업체가 3700억엔(3조3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최첨단 대형 복합단지다. 지난해 3월에 개장된 미드타워는 연간 3000만명이 다녀가는 일본 새로운 명소로 급부상했다.



이 곳 역시 고급 아파트와 리츠 칼튼호텔, 오피스, 쇼핑몰, 문화시설이 들어서 있어 언뜻 외관상으로는 롯폰기힐스와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다. 미드타운의 대지 면적(10만 2000㎡)은 롯폰기힐스보다 작다. 하지만 모리타워보다 높은 248m로 일본 최고 높이를 기록하며 일단 기선을 잡았다.

미드타운 내 미드타워 쇼핑몰은 젊고 활기찬 롯폰기힐스에 비해 점잖고 우아한 분위기다. 쇼핑몰 한복판에 미술관이 들어서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2층 산토리미술관에서는 다양한 예술작품을 무료로 감상하면서 예술작품과 기념품을 살수 있도록 했다. 예술감상을 통해 문화적 욕구를 채워주면서 동시에 상업성를 노린 것이다.

최첨단 빌딩 안에 흡연실이 따로 설치돼 있는 점도 특이하다. 흡연실은 마치 하나의 갤리리를 연상시킬 정도다. 갓을 씌운 등이 은은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벽면에 설치된 대형 LCD모니터에는 형이상학적 그림들이 표출돼 흡연자들의 여유로움을 느낄수 있게 했다.

미드타운은 특별한 디자인과 예술적 감각의 구조물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해 토쿄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일본 부동산개발업체들은 도심재개발 사업에서 차별화를 강조한다. 아크힐스의 경우 산토리힐이라는 일본 최고의 콘서트홀을 지어 문화공간이란 인식을 높였고 콘서트홀 위에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테마별 정원을 꾸몄다.

시부야의 오모테산도힐스도 일본 대표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를 내세워 브랜드화에 성공했다. 4층에서 1층까지 계단을 통하지 않고도 쇼핑몰을 돌며 내려올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이 오모테산도힐스의 특징이다.

게다가 외벽에 LED를 삽입, 건물 전체를 광고판으로 만들었다. 밤이면 건물 전체를 감싸는 화려한 그래픽과 광고가 시부야 거리를 더욱 화려하게 만든다.

이밖에 오다이바는 후지TV 견학, 온천, 모노레일, 레인보 브릿지 야경 등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하루미도 로스앤젤레스의 화원, 포르투갈의 분수, 베벌리 힐스의 계단, 이탈리아 천정화 등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힐스'를 통해 본 우리의 과제는

일본 도쿄 도심의 주요 복합단지들은 단순히 상품을 팔기보다는 유·무형의 문화를 팔고 있는 마케팅이 돋보인다.

국내 수도권 곳곳에서도 스포츠센터, 비즈니스센터 등 편의시설과 마트 음식점 등 각종 상가 시설을 갖추고 있는 복합단지가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 비해 고밀도로 개발돼 녹지가 부족하고 쾌적성이 떨어진데다 단지 안팎에서 볼거리가 약하다.

우리의 주상복합단지는 소비자들이 문화적으로 즐기고 쉴 수 있는 공간보다는 최대한 매장수를 늘려 임대수익을 올리거나 상품매출을 극대화시키는 구조로 조성돼 왔던 게 사실이다.

해외 유명건축물 대부분을 둘러봤다는 희림종합건축 정영균 대표는 "한번 개발에 수조원이 드는데도 일본 복합단지들이 호황을 누리는 이유는 사람을 끌어 모으는 문화적 가치에 많은 것을 투자했기 때문"이라며 "수십조원이 투자되는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일본의 롯폰기힐스나 미드타워의 그 이상을 넘어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한국판 롯폰기힐스'가 몰려온다
☞ [토요부동산]새만금, 한국의 '두바이'로
☞ 용산에 세계적 금융기업 본사 유치
☞ 28조규모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본격화



도쿄=김정태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새 봄이 다가오면서 골프나 등산 등 야외 활동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올봄 아웃도어룩은 산과 들에서 돋보이는 '보다 젊고 과감한' 감각의 패션이 주도할 전망이다.



이번 봄ㆍ여름 시즌 신상품으로 출시된 아웃도어룩들은 다양하고 과감해진 컬러,일반 캐주얼 의류 못지않은 감각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일상복으로 입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골프복 브랜드 애시워스의 엄윤경 디자인 실장은 "올봄에는 '너무 튀어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보다는 '어떻게 하면 다섯 살 정도 어리게 보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과감한 패션을 시도해 볼 것"을 조언했다.



◆상큼한 봄,자연을 입은 등산복





올해 등산복의 키워드는 '에콜로지 패션'.관련 업체들은 '자연과 함께한다'는 아웃도어 정신을 표방하며 친환경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콩 대나무 숯 등 천연소재뿐 아니라 수거된 페트병을 재생해 만든 재활용 소재의 자연 친화적인 제품들이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그린 핑크 퍼플 등 봄기운을 물씬 느낄 수 있는 화려하고 산뜻해진 컬러와 기존 여성복이나 캐주얼에서나 주로 볼 수 있었던 현란한 프린트 제품들도 두드러진다.





특히 성(性)의 경계를 허무는 젠더 믹스 컬러의 사용도 주목된다.남성복에 여성스러운 핑크 퍼플 바이올렛 등의 부드러운 컬러를 사용하거나 여성복에 블루 그린 등 남성적인 강한 컬러를 적용한 것.





최근에는 남성들에게 퍼플 컬러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아웃도어 패션은 더 이상 등산할 때만 입는 옷으로 취급받지 않는다.트렌드 컬러인 옐로 그린 오렌지 같은 밝은 바탕 컬러에 그레이 블랙을 배색해 도심에서 입어도 멋스럽고 화사한 등산복들이 많다.





일상생활에 캐주얼 의상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코오롱스포츠는 세계 3대 디자이너로 불리는 아릭 레비의 디자인을 담은 트랜지션 라인의 등산복을 선보였다.봉제선이 없는 심리스(seamless) 기술을 적용해 슬림하고 도시적인 감각의 디자인을 살렸다.




◆올봄 필드에서는 화사하고 경쾌하게~





20~30대 젊은 골프 인구가 늘어나고 남성들도 여성 못지않게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무난하고 점잖았던 골프복들이 과감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변신은 컬러에서 단박에 느낄 수 있다.





맥시멀리즘이 새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화려한 색상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올봄 필드 위를 당당하게 거닐기 위해서는 화이트를 기본으로 한 레드 옐로 오렌지 연두 컬러 하나쯤 장만할 필요가 있다.





가슴 부분부터 지퍼가 달린 집업스타일 스웨터와 바람막이 카디건은 이번 시즌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 아이템.티셔츠에 브이네크 조끼를 입는 전통적인 스타일보다 젊고 스포티하게 연출할 수 있기 때문에 젊은 남성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기존 여성복에서 볼 수 있는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을 시도한 골프복들도 눈길을 끈다.엘로드가 선보인 벌룬 소매의 하프코트,로맨틱한 느낌의 리본 셔링 등 여성스러운 포인트를 강조한 디자인이 그것.닥스 골프를 비롯한 일부 골프 브랜드들도 통풍이 잘 되는 면 소재의 레깅스,일상복으로 활용 가능한 미니스커트,이번 겨울 유행한 짧은 반바지를 스포티브하게 변형시킨 큐롯팬츠를 내놓았다.



휠라 골프의 김승희 디자인 실장은 "이번 시즌에는 밝고 가벼운 색상의 골프웨어가 유행할 것"이라며 "집업 스타일이나 레이어드룩으로 연출하면 보다 젊고 발랄하게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긴팔 위에 반팔을 겹쳐 입거나 짧은 소매의 집업 카디건을 덧입는 등 골프웨어에서도 레이어드룩이 하나의 주류 패션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여성은 미니스커트 안에 레깅스를 입거나





반팔 티셔츠 안에 얇은 기능성 소재의 긴팔 티셔츠를 겹쳐 입는 레이어드 스타일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단 레이어드룩 연출시에는 같은 색상에 명도가 다른 '톤온톤' 코디가 핵심이다.



밝은 색상이 부담스럽다면 화이트와 배색된 제품을 선택하거나 상ㆍ하의 하나만 선택해보자.하의는 화이트나 블랙 상의를 원색 아이템으로 코디해 화사한 느낌을 극대화시키거나 상의나 하의 중 하나를 기하학 패턴이 프린트된 것으로 선택해 역동적인 느낌을 주는 것도 좋다.





누구나 잘 어울리는 화이트 컬러에 실버 메탈 컬러로 포인트를 주면 필드에서 패션감각을 마음껏 과시해 볼 수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한겨레] 요즘 홍대 앞에 가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콩다방의 커피는 기본사양이고, 프렌차이즈 식당은 샐러드바에서 돈가스집, 도너츠 가게까지 없는 게 없으며 멀티플렉스에 가서 영화를 볼 수도 있고, 피부과에 가서 피부관리를 받을 수도 있다. 홍대입구 대로변에 생겨나는 빌딩 숲을 걷다보면 강남 테헤란로의 금융맨들이 부럽지 않고, 주차장 옆의 클럽 골목을 누비다 보면 청담동 클러버들이 부럽지 않고, 서교초등학교 옆 옷집 골목들을 뒤지다 보면 동대문과 이대 앞 패션 거리가 아쉽지 않다. 걷고싶은 거리 끝 거대한 고속철도 역사 공사장은 홍대 앞의 더 큰 번창과 영화를 약속한다.

무엇 하나 아쉬운 게 없어진 홍대 앞, 그런데 아쉬워지고 낯설어진다. 크고 넓고 세련된 건물들은 다국적 기업의 로고처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일 뿐, 낡고, 좁고, 어둑하며, 내밀한, 무엇보다 아는 사람만 알아보는 ‘홍대 앞 간지’가 나지 않는다. 아티누스가 사라진 놀이터 골목, 블루데빌이 사라진 주차장 사거리를 걷는 건 이제 인사동이나 강남역 주변을 걷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커피 프린스 1호점> 촬영지나 물 좋은 클럽이 있는 서울의 한 동네 홍대 앞을 찾아오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고유명사로서의 ‘홍대 앞’을 탐험하는 건 마치 술래잡기를 하는 것처럼 까다로워졌다. ‘홍대 앞’의 공간들은 치솟은 임대료를 피해, 번쩍거리는 건물들을 피해, 상수동으로 망원동으로, 그리고 홍대 주택가 골목골목으로 숨어들어가고 있다. 이제 ‘홍대 앞’ 지도를 그리는 건 홍익대와 극동방송국, 주차장 사거리를 연결하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다. 숨어 있기 좋은 곳, 지금의 홍대 앞 지도를 독자 여러분께 선물한다. 이 지도를 들고 피자헛이나 럭셔리수 노래방을 찾아갈 수는 없다. 하지만 당신이 기억하고 있을, 또는 상상하고 싶은 그 ‘홍대 앞’의 공간들을 더듬어갈 수는 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일러스트레이션 민본 기자 minbon@hani.co.kr




땅값 광풍으로 밀려나도 ‘홍대돌이’ ‘홍대순이’들은 구석구석 숨어들어 부활 중

지난해 홍대 앞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우울한 소식 가운데 하나는 노네임노샵의 이사였다. 2003년 홍대 미대 졸업생들이 만든 노네임노샵은 홍대 앞을 터전으로 삼아 전방위적 디자인 활동을 해온 디자이너 집단이다. 걷고 싶은 거리 맞은편 낡고 오래된 건물 서교동 365번지 2층에 위치한 그들의 작업실은 홍대 앞 문화생산지의 한 상징이자 많은 ‘홍대돌이’ ‘홍대순이’들의 놀이터 같은 곳이었다. 그런데 입주 5년 만에 다섯 배 가량 뛴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영등포구 문래동으로 작업실을 옮겼다.

알짜배기 자리는 권리금만 5억원

노네임노샵이 입주할 때만 해도 젊은 작가들의 작업실이 빼곡했던 365번지 건물의 반은 이제 옷가게로 찼다. 365번지와 맞은편 걷고 싶은 거리를 중심으로 한 홍대 앞 거리는 더 이상 그 옛날의 홍대 앞이 아니다. 강북과 강남을 아우르는 대한민국 최대의 상권으로 거듭났다. 근처 부동산 주인이 귀띔하는 이 지역의 알짜배기 자리는 요새 30평 가게터에 권리금만 5억원을 호가한다. 당연히 그 자리는 대자본으로 무장한 프렌차이즈점들이나 돈 많은 장사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홍대입구역에서 홍익대 정문까지 이어진 거리는 이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번화한 유흥가로 자리를 잡았다.

바뀐 건 홍대입구역과 홍대 정문, 주차장 사거리로 이어지는 십자형 대로뿐이 아니다. 2002년 클럽데이와 걷고 싶은 거리가 만들어지면서 부동산 바람이 휩쓸기 시작하더니, 지난해에는 정점을 찌르며 대로 옆 주택가들까지 상가 거리로 바꾸어 놓았다. 조용한 주택가이던 서교초등학교 앞은 지금도 하루가 다르게 옷가게와 카페들이 들어서고 있고 미장원, 철물점이 있던 산울림소극장 옆길도 <커피프린스 1호점> 촬영지와 함께 ‘샤방샤방’한 ‘숍’들이 생겨나면서 ‘뜨는’ 거리가 되고 있다. 주차장 사거리 안쪽의 옛날 주택가 역시 세련된 카페 골목으로 변모해 지난해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홍대 앞에서 먹고 자고 일하고 놀던 ‘동네’ 사람은 어느덧 이곳에서 사라지고 강남에서, 이태원에서, 대학로에서 몰려온 ‘타지인’들로 북적인다.

여기서 이야기가 끝나면 그 옛날 인사동이 그랬듯이, 몇년 전 삼청동이 그랬듯이 자본에 의해 망가진 동네 이야기의 지루한 반복이다. 그런데 홍대 앞에는 반전이 있다. 홍대 앞의 ‘동네’ 사람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유흥가를 벗어난 구석, 구석으로 숨어들어갔을 뿐이다. 홍대 앞 음악인들과 음악 관계자들이 많이 모이는 바 ‘샤’도 그런 곳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상수역 근처에 샤를 연 밴드 허클베리핀의 리더 이기용씨도 90년대 중반부터 홍대 앞에서 생활과 음악을 해 온 ‘홍대돌이’다. “주차장 쪽 번화가는 이질감이 느껴져 안 간 지 한참 됐다”고 말하는 이씨지만 지난해 낸 새 음반에 홍대 앞의 밤을 노랫말(‘밤이 걸어간다’)로 쓸 만큼 홍대 앞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다. 샤는 술집이면서 이따금 작은 공연무대로 변한다. 주말이면 테이블을 귀퉁이로 밀어놓고 허클베리핀이나 다른 밴드들이 어쿠스틱 공연을 연다.

“홍대 앞 만큼 편한 곳이 어딨어!”

한쪽에서 막강한 물량이나 고급 인테리어로 홍대 앞을 바꾸는 동안 한쪽에서는 샤처럼 홍대 앞의 정서를 지탱하는 공간들이 새롭게 만들어진다. 반경은 상수역에서 합정역, 당인리 발전소 근처까지 넓어지거나 홍대 앞 큰 골목 사이사이의 작은 골목을 파고들어간다. 최근 2, 3년 사이 20개 가까이 늘어난 대안공간적 성격의 갤러리들은 겉으로 요란하게 변하는 홍대 앞의 내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한 예다. 여기에 전시나 공연 등을 아우르는 복합 문화공간적인 카페와 바들이 늘어나는 수를 포함하면 문화 생산기지로서 홍대 앞은 이전과 다른 방향으로 활성화가 되고 있다.

이기용씨는 홍대 앞 정서를 “다양한 기호들이 뒤섞인 느슨한 공동체 마인드”라고 말한다. 이 정서는 땅값 바람에 밀려 상수동으로, 연남동으로, 망원동으로 밀려나는 중이지만 여기서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하는 일상의 공간들이 만들어진다. 홍대 사람들은 여기서 여전히 작업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술을 마시고, 춤을 춘다. 갤러리 바 로베르네집을 운영하는 오윤주씨는 “변하는 홍대가 지긋지긋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홍대 앞만큼 편한 곳이 없다. 그래서 결국 근처 집과 작업실, 노는 공간까지 이 주변을 계속 돌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홍대 앞은 죽지 않았다. 이들의 은밀한 움직임과 다른 생각이 홍대 앞 지도를 바꿔놓을 뿐이다.

글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로베르네집의 고민과 분투

홍대 앞 복합문화공간의 터줏대감 중 하나인 서교동 365번지 로베르네집의 주인 오윤주씨는 11일 가게 위에 있던 작업실을 연남동으로 옮겼다. 이렇게 해서 365번지에 남아 있던 마지막 작업실이 문을 닫았다. 오씨가 작업실을 옮긴 이유는 밤낮이 따로 없는 주변의 소음 때문에 더이상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2003년 로베르네집과 함께 작업실을 열 때만 해도 주변이 다 작업실 겸 자췻방이었어요. 건물 밖에는 빨래들이 널려 있는 한적한 풍경이 익숙했죠.” 조각을 전공한 오씨는 졸업 뒤 홍대 앞으로 작업실을 옮기면서 로베르네집을 열었다. 프랑스 파리에서 1999년 가난한 미술가들이 정부 소유의 비어 있는 건물을 무단 점거해 아틀리에로 사용하면서 작업실 겸 무료 전시, 공연 공간으로 자리잡은 로베르네집에 관해 쓴 책을 보고 이곳을 만들었다. “2000년대 초만 해도 신진작가들을 위한 전시 공간이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직접 만들어 전시도 하고 노는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월세를 벌어 볼까라는 생각에서 차와 맥주를 파는 바의 틀을 갖춘 로베르네집은 홍대 앞 젊은 예술가들의 아지트가 됐다. 열 평 안짝의 좁은 공간이지만 무료 임대를 해 원하는 작가에게 벽과 천장 등 공간을 제공하면서 다양한 실험적 전시들이 열렸고, 원하는 음악인들은 한 귀퉁이를 빌어 공연도 열었다. 모던 가야금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한 연주자 정민아씨의 첫 무대도 로베르네집이었다.

그러나 365번지에 불어닥친 부동산 바람에서 로베르네집 역시 자유로울 수는 없다. 2006년 말쯤부터 홍대 앞이 확 변한 게 피부로 느껴진다는 오씨는 “위태위태한 느낌”이라고 말한다. 오픈 뒤 세 배나 오른 임대료 부담도 크지만 달라진 동네 분위기 탓도 크다. 건너편에 새 가게들이 생겨나면서 가게들 사이 실랑이가 거칠어지는 풍경도 전에 없었던 것인데다 요새는 강남의 부동산에서까지 수시로 전화가 와서 가게를 내놓을 생각이 없냐는 문의를 자주 받는다. 오는 9월이면 계약이 만료되는데 월세가 더 올라가면 이 상태로 유지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고민이다. 계속 운영을 할지, 다른 곳으로 옮길지, 문을 닫을지 아직은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지만 홍대 사람들의 또다른 아지트 바 ‘다’와 함께 분투하며 홍대 앞의 중심가 서교동 365번지를 지키던 로베르네집이 떠나면 365번지는 그 옛날 홍대 앞의 흔적 기관으로만 남게 될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김은형 기자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뢰도 1위' 믿을 수 있는 언론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길혜성 기자]김동률(왼쪽)과 앤디


감성 발라드의 대표주자 김동률과 신화의 막내 앤디가 2008년 1월 음반 판매 집계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최근 발표된 한국음악산업협회의 2008년 1월 음반판매량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월25일 출시된 김동률 5집은 발매 일주일도 안된 1월31일까지 4만1470장이 팔리며, 1월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판매된 앨범으로 기록됐다.

김동률은 지난 94년 남성 듀오 전람회를 통해 가요계에 데뷔한 뒤 이적과 함께 프로젝트 듀오 카니발도 결성, '거위의 꿈'과 '그땐 그랬지' 등으로 풍부한 감성을 드러내며 가요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는 오랜만에 발표한 새 정규 앨범인 5집에서도 타이틀곡 '다시 시작해보자'를 통해 '명품 감성 발라드'를 또 다시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동률은 이번 5집 작업을 위해 미국을 직접 방문해 린킨 파크, 에미넴 등 세계적 유명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한 유명 엔지니어 브라이언 가드너와 공동으로 믹싱 작업을 하는 등 사운드의 질을 높이기 위해 남다른 정성을 기울이기도 했다.

신화의 막내 래퍼에서 노래하는 가수로 거듭난 앤디도 지난 1월18일 발표한 첫 솔로 앨범 '앤디 더 퍼스트 뉴 드림'이 1월 한 달 동안 1만7783장 팔리며, 김동률의 뒤를 이었다.

앤디는 이번 앨범에서 신나는 리듬의 타이틀곡 '러브 송'은 물론 발라드인 '바라고 또 바라고'도 선보이며 음악적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특히 앤디의 첫 솔로 앨범에는 신화의 동료 멤버인 에릭, 이민우, 김동완을 포함, 박진영, 원더걸스의 유빈, 채연, 별 등 인기 가수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관련기사]
☞ 김동률, 5집 앨범 여동생이 직접 디자인
☞ '90년대 감성코드' 김동률 토이, 여전히 通했다
☞ 앤디, 팬미팅 열고 中활동 본격시작
☞ '막내 래퍼' 앤디, '노래'로 홀로 서다(인터뷰)



모바일로 보는 스타뉴스 "342 누르고 NATE/magicⓝ/ez-i"

comet@

머니투데이가 만드는 리얼타임 연예뉴스

제보 및 보도자료 star@mtstarnews.com<저작권자 ⓒ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길혜성 기자


【춘천=뉴시스】

앞으로는 5층 이상 공동주택을 지을 때도 건물모양과 색채 등 경관심의 받아야 한다.

16일 춘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관법 시행령이 시행됨에 따라 종전의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른‘경관형성 조례’를 전부 개정하는 ‘춘천시 경관조례’를 공고했다.

지금까지의 경관형성 조례를 대체하는 이번 경관조례안은 일정 기준 이상 사업이나 경관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은 춘천시경관위원회의 심의와 자문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1만㎡ 이상 도시계획에 의한 대단위 사업과 5층 이상 공유면적 5000㎡이상의 다중이용 건축물의 외장 디자인과 경관계획, 5층 이상 공동주택의 외장 디자인과 경관계획, 연장 1km이상 도로 및 터널 공사, 좌, 우안을 합해 연장 2km 이상 하천 정비사업은 반드시 반드시 경관심의를 받아야 한다.

또 관련법률에 의한 문화마을 조성, 지방산업단지 조성, 농공단지 조성, 관광지 및 관광단지 조성사업과 관광숙박업, 온천개발계획 등도 경관심의 대상에 포함됐다.

이밖에 시가 추진하더라도 공공디자인 요소가 필요한 사업이나 미관지구 안에 있는 건축물, 10가구 이상 다가구, 다세대 주택, 2008년 이전 건축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추진하는 공동주택 사업 중 건축물 외벽 색채결정을 받고자 하는 사업 등은 경관위원회를 통해 자문을 받도록 했다.

시 관계자는 “아름답고 쾌적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기존의 조례를 개정하면서 경관심의 대상을 명확히 정하고 경관위원회 위원도 전문가가 참여를 넓혀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례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윤식기자 ysh@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온돌 그 찬란한 구들문화(김준봉·리신호·오홍식 지음, 청홍, 3만6000원)=사라져 가는 우리 민족의 전통 난방시설인 구들을 찾아 만주지방을 중심으로 10년에 걸쳐 직접 발로 뛰며 조사한 기록. 중국 한인동포들의 거주지역인 지린성, 랴오닝성 지역 그리고 백두산 주변마을에 있는 민가의 온돌을 현지 조사했다. 개정판.

■영혼과 자아의 성장과 몰락(레이먼드 마틴·존 배러시 지음, 마리 오 옮김, 영림카디널, 1만8000원)=인간이나 자아가 동일한 존재로 지속하는지 여부를 따지는 인격동일성 사상을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시작해 사도 바울, 아우구스티누스, 아퀴나스, 몽테뉴 등 교부시대와 르네상스 시기를 거쳐 현대철학에 이르기까지 서양지성사를 통해 살폈다.

■나는 이렇게 철학을 하였다(버트런드 러셀 지음, 곽강제 옮김, 서광사, 2만6000원)=세계적인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철학적 자서전. 책은 러셀이 논리철학과 수학철학으로 시작하여 인식론, 언어철학, 과학철학, 형이상학, 윤리학 등 거의 모든 철학적 물음들에 어떻게 직면했는가에서 시작하여 어떻게 그 답을 찾았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감성의 분할-미학과 정치(자크 랑시에르 지음, 오윤성 옮김, 도서출판b, 1만6000원)=들뢰즈 이후의 새로운 사유로 주목받는 프랑스 철학자인 지은이의 미학, 정치, 감성의 분할, 미학적 예술 체제, 평등 개념 등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의와 특유의 독창적 사유를 담고 있다.

■무선통신의 미래(윌리엄 웹 지음, 인피데스 옮김, 진한엠엔비, 2만9000원)=이동통신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을 고찰한 후, 2026년까지 이동통신에 나타날 수 있는 변화들을 예측했다. 자칫 장밋빛 전망으로 흐를 수 있는 중장기 미래까지도 비교적 현실적이고 객관적 시각을 유지했다.

■새로운 지구를 위한 에너지 디자인(바츨라프 스밀 지음, 허은녕 외 옮김, 창비, 3만원)=에너지 기원과 생산, 인류문명의 발전과 생물권의 변화를 한데 묶는 통합연구를 선도해온 세계적 지구자원학자인 지은이가 석유 고갈론 같은 비관주의와 신에너지원에 대한 기술 낙관주의를 동시에 경계하며 에너지 과소비에 중독된 생활패턴을 바꾸는 절약을 강조했다.

■조선, 평화를 짝사랑하다-붓으로 칼과 맞선 500년 조선전쟁사(장학근 지음, 플래닛미디어, 1만8000원)=조선 초기 이민족의 침입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던 영토개척 전쟁, 일본의 침입으로 국토가 초토화되었던 동아시아 삼국전쟁, 산업혁명 이후 시작된 제국주의 열강과의 전쟁 등 조선시대를 4개의 전쟁기로 나누어 정리했다.

■여성 노동 가족(루이스 A 틸리·조앤 W 스콧 지음, 김영 외 옮김, 후마니타스, 1만8000원)=임금노동이 여성의 지위를 개선한다는 전통적인 마르크스 페미니즘에 정면 도전한 도발적 저서. 역사 속에서 감추어져 왔던 여성의 존재를 역사적, 현실적 행위자로 부활시켜 내려는 지적 흐름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향견문록-이조시대 탁월한 서민들 이야기(유재건 옮김, 실시학사 고전문학연구회 옮김, 글항아리, 4만2000원)=19세기 중인 출신 지식인 겸산 유재건의 고전을 우리말로 옮기고 주석을 붙여 낸 것으로 조선시대 탁월한 서민 308명의 삶을 모은 전기집. 양반들의 이름에 가려져 잊고 있던 여항인의 문학과 서민층의 삶을 기록해냈다. 개정판.

■제국의 후예-고창 김씨가와 한국 자본주의 식민지 기원 1876-1945(카터 J 에커트 지음, 주익종 옮김, 푸른역사, 2만8000원)=식민지시대 김성수·김연수 일가가 경영한 경성방직의 성장사를 다룬 미국인 학자의 연구서. 식민지배가 한국의 자본주의적 변혁과 근대화를 촉진시켰다고 주장한다. 이를 반박한 주익종의 ‘대군의 척후’도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한국 민주주의의 뉴 패러다임(선학태 지음, 명인문화사, 2만3000원)=세계 11위의 경제대국, 앞선 국민의식에 한참 뒤진다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후진성과 위기를 지적하고 여러 민주주의의 패러다임과 대안까지 제시한다. 미국정치연구회 회원 23명이 공동집필한 ‘미국 정부와 정치’도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경제는 나의 힘-이야기 경제원리(박상률·곽옥미 지음, 작은씨앗, 3만원)=경제는 어렵다는 관념을 깨는 경제 안내서. 시인과 동화작가인 두 지은이가 생활 속에 숨어있던 경제 원리들을 우화와 동화, 설화, 역사적 사건 등 76가지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한다.

■아름다운 부자 척 피니-억만장자가 아니었던 억만장자(코너 오클리어리 지음, 이순영 옮김, 물푸레, 1만5000원)=25년간 4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돈을 기부하면서도 철저히 비밀을 지켜왔던 빈민가 출신 억만장자 척 피니의 아름다운 삶을 그렸다.

ⓒ 세계일보&세계닷컴(www.segye.com),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세계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뉴욕=뉴시스】

나이키의 '에어조단' 시리즈 최신 제품이 오는 16~17일 뉴올리언즈에서 열리는 2008 NBA 올스타전에서 공개된다. '에어조던 XX3'라는 이름의 신제품은 운동선수들은 물론, 환경보호주의자도 만족시키고 제작비용도 줄이는 다목적 운동화로 개발돼 관심을 모은다. 세련된 디자인의 덮개가 정교하게 박음질된 이 운동화는 밑창을 재활용재료로 만들었고 접착풀은 독성이 제거된 것을 사용하는 등 환경친화적인 제품이다. 소매가격은 185달러로 책정됐다./노창현특파원 robin@newsis.com

< 관련 기사 있음 >

<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