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병일의 경제노트, 2004.6.4)

중국에서 있던 일인데, 중국은 워낙 자전거들을 많이 타고 다니잖습니까?
보통은 장사하는 집 앞의 담벼락에 사람들이 자전거를 주차하고, 출근을 하는데, 이게 너무 심하더라는 것입니다.

집 주인은 자신의 담벼락에 자전거를 주차하지 말라고 온갖 경고문을 다 써봤습니다.
부탁하는 글을 붙여보기도 하고, 협박하는 글도 써보고... 그러나 소용이 없었답니다.

궁리에 궁리를 하던 중 어느 날 이 집의 주인에게 기발한 아이디어가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그날로 모든 자전거가 자취를 감추었다는데요.
그 명카피는 바로...

"자전거 공짜로 드립니다. 아무나 가져가십시오."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해서는 안됩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해야 합니다.

제품을 판매할 때는 고객에게.
비즈니스 협상을 할 때는 그 상대방에게.
데이트를 할 때는 연인에게.

그래야 그 말이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래야 성과를 이룰 수 있습니다.

집 담벼락에 자전거를 주차하는 많은 사람들로 불편을 겪던 한 중국인.
그가 "주차금지", "제발 주차하지 말아주세요"... 처럼 자신의 불편을 호소하기만 했다면, 그는 목적을 이루기 쉽지 않았을 겁니다.

그는 주차하는 사람들의 마인드를 읽었고, 그들의 입장에서 말을 건넸습니다.
아무리 불편을 호소해도, 마음에 와닿지 않아 꿈쩍도 하지 않던 사람들.
하지만 "이 자전거들을 공짜로 드립니다"라는 문구 하나가 그들의 마음에 꽂혔고, 주차를 못하게 변화시켰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한 장님 걸인이 팻말을 들고 구걸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불쌍한 장님입니다. 배가 고파 죽겠습니다."

하지만 그의 깡통은 계속 비어있었습니다.

지나가던 한 사람이 팻말 뒷면에 새로운 문장을 써주었습니다.
"봄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봄을 볼 수 없습니다."

그러자 그의 깡통이 차기 시작했고, 따뜻한 격려도 받았다고 합니다.

두 문장의 차이도 바로 '내 입장에서 쓴 글'과 '행인의 입장에서 쓴 글'의 차이입니다.
"배가 고파 죽겠다"는 '하소연성' 팻말에는 별다른 마음의 움직임 없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치던 행인들.
하지만 새로운 글을 접하고는, "나는 이 화사한 봄을 만끽하고 있는데, 저 장님은 얼마나 불쌍한가..."라며 마음이 움직였을 겁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닌,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그의 입장에서 건네는 말.
상대를 감동시키는 지름길입니다.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4.6.11)

바이킹은 배를 해안에 정박시키고 난 뒤, 마이크로소프트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무차별 공격을 퍼붓듯이 육지를 향해 매서운 기세로 돌진한다.
그들은 전광석화와 같이 해안을 가로질러 도시를 점령하고 언덕 꼭대기에 있는 요새를 포위한다.

그런 다음 해안가에 있는 자신들의 배가 선장의 명령에 의해 불타고 있는 것을 내려다 본다.
왜 자신들의 배를 불태웠을까?

바이킹은 영원히 그 땅에서 살기 위해 배에다 불을 질렀다.
사태가 악화되더라도 돌아갈 생각은 안중에도 없다. 바이킹은 선택의 여지를 남겨두지 않고 앞으로 전진한다.




 


 


빌 게이츠가 연차회의나 분기별 전략회의 때 자주 하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운명을 겁시다."

그는 윈도를 출시했을 때 "여러분, 윈도에 회사의 운명을 겁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인터넷쪽에 집중을 시작했을 때는 "우리는 현재 인터넷에 회사의 운명을 걸고 있습니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배수진'을 친 사람과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도망갈 방법을 마련해 놓은 사람.
그들의 모습은 다릅니다.
눈빛도 다르고, 태도도 다릅니다.

그리고 그 '다름'은 그 전쟁의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모든 일을 배수의 진을 치며 심각하게 접근할 필요는 없겠지요.
하지만 기업이고 개인이고, 배수진을 쳐야하는 '결정적인 순간'들이 몇번은 찾아옵니다.

그 때, 많은 사람들이 해안가에 '쪽배'를 하나 남겨놓습니다.
그리고 전쟁을 하며 그 쪽배를 힐끔힐끔 쳐다봅니다.
전쟁에서 밀리면 저 쪽배를 타고 달아나야겠다는 궁리가 자꾸 머리속에 맴돕니다.

그가 쪽배 한척을 마련해 놓는 그 순간, 그 전쟁의 승패는 이미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영원히 이 땅에서 살겠다"는 각오로, 타고 온 배를 불태워버리고 필사적으로 전쟁에 임하는 바이킹.

나는 내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들에, 그 바이킹 처럼 배수진을 치고 배를 불태우며 전쟁에 임하고 있는지... 되돌아 봅니다.
A man’s best recommendation is that which he gives himself by rendering superior service, in the right mental attitude.

인간에게 가장 좋은 권고사항은 올바른 태도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스스로에게 제공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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