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한효석의 문장강화 / [난이도 = 중등~고1]

10. 객관적으로 문장 쓰기

11. 쉬운 말로 쓰기

12. 외래어 표기를 정확하게

세 살 꼬마가 아저씨, 아줌마를 아주 잘 구별하여 신기했습니다. 아줌마가 ‘언니’라고 불러달라고 해도 ‘언니 아냐, 아줌마야.’라고 대답합니다. 때로는 동네 사람들이 덥수룩하게 머리 기른 아저씨를 가리키며, ‘저기, 아줌마 지나간다.’고 속여보지만, 영리한 꼬마는 ‘아줌마 아냐, 아저씨야.’라며 속지 않습니다. 이렇게 인간은 ‘아저씨, 아줌마’뿐만 아니라 ‘사랑, 미움’같은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개념도 언어를 통해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기억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사람이 어떤 사물을 두고 ‘정말 판타스틱하고 뷰티풀해요.’라고 표현한다면, 그 사람은 그 상황을 ‘환상적인, 빼어난’이 아니라 ‘판타스틱, 뷰티풀’ 같은 말로 머릿속에 정리해놓았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말을 보면 그 사람의 인격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자주 쓰는 단어와 표현 습관을 통해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 얼마나 성숙한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는 뜻이지요.

그런 기준으로 어떤 회사 홍보 잡지를 살펴보니 일반인들의 언어는 아주 쉽고 분명한데, 많이 배웠다는 사람들이 일반인들과 소통이 되지 않을 정도로 딴나라에 사는 것 같습니다. 좋은 공부는 많이 하였으나, 제 속셈을 제대로 전달하는 법은 잘못 배운 셈입니다.

1. 이 제품은 콤팩트하고, 잘 정돈되었으며, 작은 디테일들이 더욱 돋보였다. 아티스트들이 작업 툴로 많이 사

용한다. - 문화 콘텐츠 기획자

2. 요리와 리폼이 좋아 블로그를 열었는데,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에 이름을 걸 만큼 유명해졌다. 방문객은 이

들이 올린 레시피를 스크랩하며 스스럼없이 이웃이 된다. - 홍보실 근무자

3. 그녀는 아들을 잃고 오열하면서 몸부림쳤다. 그런 모습이 사람들의 감정을 무장해제시켜 버렸다. - 영화잡

지 기자

4. 이 작가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최대한 굴착해가는 드라이한 어법을 구사한다. - 소설가

5. 이 노래는 크리스마스 캐럴처럼 우리 뇌리에 각인된 그의 자취다. 그 흔적이 너무도 깊은 탓에 그의 진면목

을 가리고 말았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 음악평론가

많은 사람들이 글쓴이 속셈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다면 그런 글은 아무리 화려해도 좋지 않은 글입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일부러 어렵게 쓰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선거에 출마하여 이름을 알릴 때 사람들은 한글 명함을 돌립니다. 그러다 당선되면 한글 명함을 한자와 영어가 섞인 명함으로 바꿉니다. 이제 당선되었으니 내 이름을 쉽게 기억하지 마라, 이제 내가 보통 사람이 아니니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속셈이 그렇게 드러난 것인지 모릅니다.

‘국민 배우’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배우를 일컫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누군가 글을 쓰고 ‘국민 필자’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읽어주기를 바란다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글자로 쉽게 써야 합니다. 언어는 사람끼리 소통하라고 있는 것이니까요. 다음 문장의 속뜻을 헤아려 좀더 쉬운 말로 바꿔보세요.

1. 북한과 미국이 두 차례 접촉을 가졌다.

2. 탐욕의 정도는 실패의 정도에 정비례한다.

3. 태스크포스 팀이 교육 개혁 로드맵을 작성하였다.

4. 아사 직전에 처한 난민들의 본능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5. 포로의 위치는 오리무중이고, 협상도 결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6. 하류 계층이 도박에 노출될 확률이 높고, 일단 한 번 함몰되면 중독성에 빠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 한효석의 문장강화 답안

1. 북한과 미국이 두 번 만났다.

2. 욕심을 부릴수록 실패하기 쉽다.

3. 특별 기획 부서에서 교육 개혁 방향과 일정을 계획하였다.

4. 굶어죽을 판이라서 난민들은 본능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5. 포로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으며, 협상도 깨질지 모른다.

6. 없이 사는 사람들이 도박에 매달리기 쉽고, 일단 한 번 시작하면 중독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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