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가계 빚이 사상 처음 600조원을 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가계 빚은 610조원, 가구당 평균 빚은 3819만원에 달했다. 설상가상으로 금리가 치솟으면서 이자 부담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년여 만에 처음으로 연 8%대에 진입했다. 내년 1학기 학자금 대출금리도 연 7%대로 올라선다.
은행에서 1억원을 빌렸다면 3년 전에 비해 연간 이자 부담이 250만원가량 늘어난다. 이자가 늘면 자금에 여유가 없어 대출을 받은 서민·중산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 이들의 호주머니 사정이 빡빡해지면 소비가 줄고, 경제의 활력도 떨어질 게 틀림없다. 가계발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도 있다.
금리 상승은 주로 은행의 자금 사정 때문에 벌어진 것이다. 예금이 증권사 펀드로 빠져나가면서 은행은 자금이 부족해졌다. 그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채권 발행을 늘렸고, 이에 따라 금리가 올랐다. CD 금리가 오르면 이에 연동해 움직이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자동적으로 오른다. 은행이 지게 된 금리 부담을 고스란히 대출 고객에게 떠넘기는 구조인 것이다.
우선 은행이 변해야 한다. 사상 최대의 이익을 냈다며 생색 내기에 바빴던 은행이 몇 년도 안 돼 고객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현실을 돌아보기 바란다. 외형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해 대출을 늘리는 방식은 위험하다.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채 이자와 수수료 수입에만 매달리는 단순한 영업 방식으로는 세계의 일류 금융회사와 경쟁할 수 없다.
정부와 한은도 좀 더 기민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외환위기 당시 경험했듯 금융시장은 환부가 커지기 전에 미리 손을 쓰는 게 중요하다. 금리가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국민이 부담을 느낄 정도로 가파르게 오르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이리저리 쏠려 다니는 현상을 막고, 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차제에 CD 금리에 연동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체계를 손질하는 방안도 연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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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은 주로 은행의 자금 사정 때문에 벌어진 것이다. 예금이 증권사 펀드로 빠져나가면서 은행은 자금이 부족해졌다. 그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채권 발행을 늘렸고, 이에 따라 금리가 올랐다. CD 금리가 오르면 이에 연동해 움직이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자동적으로 오른다. 은행이 지게 된 금리 부담을 고스란히 대출 고객에게 떠넘기는 구조인 것이다.
우선 은행이 변해야 한다. 사상 최대의 이익을 냈다며 생색 내기에 바빴던 은행이 몇 년도 안 돼 고객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현실을 돌아보기 바란다. 외형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해 대출을 늘리는 방식은 위험하다.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채 이자와 수수료 수입에만 매달리는 단순한 영업 방식으로는 세계의 일류 금융회사와 경쟁할 수 없다.
정부와 한은도 좀 더 기민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외환위기 당시 경험했듯 금융시장은 환부가 커지기 전에 미리 손을 쓰는 게 중요하다. 금리가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국민이 부담을 느낄 정도로 가파르게 오르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이리저리 쏠려 다니는 현상을 막고, 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차제에 CD 금리에 연동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체계를 손질하는 방안도 연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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