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관 홍익대 교수 유기정보소재소자연구센터장
디스플레이 시장을 놓고 각종 기기간 그리고 국가간 사활을 건 경쟁을 하고 있는 전세계 디스플레이업계에서 그 동안 차세대 디스플레이로서 유망함에도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AMOLED가 최근에 상당 부분의 기술적 문제들이 해결됨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일본과 대만의 관련업체들이 조심스럽게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AMOLED는 밝기, 명암비, 응답속도, 색재현율, 시인성 등에서 뛰어난 화질과 제조공정이 단순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어 소위 `꿈의 디스플레이'로 여겨져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수명, 낮은 수율 등으로 인하여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LCD 관련 기술의 빠른 진전도 AMOLED의 시장 진입을 위한 입지를 상당히 좁게 만들어 상용화가 지지부진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LG경제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AMOLED의 기술 및 시장적 환경이 2~3년 전과 비하여 상당히 변화하였다고 지적하였다.
그 내용을 보면 첫째, AMOLED의 짧은 수명과 낮은 수율이 상당히 개선되어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으며 둘째,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일본기업들이 LCD 대비 차별적 성능을 이용하여 기술 개발의 대표 제품에 OLED를 활용하려고 하며 셋째, 기술 관점의 벤처형 사업전개가 아니라 고객 관점에서 접근이 가능한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달라졌다고 분석하고 올해가 AMOLED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느냐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한해가 될 것으로 예측하였다.
특히 AMOLED는 포스트 LCD로서 가장 유력한 대안임에는 틀림없으나, 불완전한 성능으로 서둘러 진입하여 소비자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주거나, 또는 너무 완전한 제품만을 추구하다 시장진입의 기회를 상실하는 우를 범해서도 곤란하며 두 가지 사이의 절충점을 찾는 균형감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하였다.
한편 `실적주의로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라는 제목의 칼럼이 최근에 모일간지에 게재된 적이 있어 필자는 아주 흥미롭게 그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단기적인 실적만을 판단기준으로 삼는 기업은 장기적 경쟁력을 잃게 되어 결국은 몰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성장기에 있던 1960년대까지도 미국은 실적주의가 아니었으며 그 이후 금융업이 산업의 주도권을 쥐고 펀드가 성행하면서 실적주의로 되었으나, 그 대가로 장기적인 경쟁력을 필요로 하는 제조업이 몰락했다는 것이다. 연공제를 선호했던 일본 기업들도 한 때는 성과주의를 표방하였으나, 최근에는 다시 연공제를 강조하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단기적 실적 위주로 기업을 운영하였으나, 이제는 장기적 능력 개발을 촉진하는 보수체계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즉 균형잡힌 감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굳이 분류하자면 한국의 기업들은 단기적 실적주의의 경영을, 그리고 일본기업들은 장기적인 경쟁력 위주의 경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 않은가 생각된다. 앞으로는 한국의 대기업들도 단기적인 실적 위주의 경영에서 장기적인 경쟁력 위주의 경영으로 무게중심을 약간 이동시켜 균형잡힌 시각을 갖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특히 한국 기업의 입장에서의 AMOLED 상용화 전략에서도 역시 단기적인 실적 위주의 접근도 중요하나, 장기적인 경쟁력을 고려하는 것도 더욱 성공적인 상용화 전략이 되지 않을까 판단된다. 단기적인 실적을 위하여 불완전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거나, 장기적인 경쟁력만을 위해 시장 진입 시기를 너무 늦추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어쨌거나 필자는 메인창으로 AMOLED가 사용된 휴대폰이 국내에 출시되길 학수고대하여 왔으며 올해 하반기에 출시가 되면 바로 구입할 예정이다. 그리고 늦어도 3~4년 후에 AMOLED TV가 가전 시장에 출시되어 구매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일이 벌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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