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금융통화위원회가 11개월 만에 콜금리를 연 4.5%에서 4.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경기 상승기조가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고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수요부문에서 물가 상승압력이 예상된다는 게 콜금리 인상 이유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과잉유동성에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금융감독당국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은행 간 대출경쟁이 가열되면서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달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금융권 자금의 주식형 펀드 이동 등으로 대출여력이 바닥난 은행들이 콜자금을 끌어들이면서 실질금리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어제 추가 대책을 내놓을 만큼 외화대출도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는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올린 후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시장에 보낸 시그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총재는 콜금리 인상이 상승 궤도인 국내 경기를 저해할 정도로 높은 수준은 아니라면서 향후 물가 상승압력이나 시중유동성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콜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5년 간 지속된 저금리 시대의 종언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폭등세와 함께 부채가 크게 늘어난 가계에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금융자산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긍정적인 요인이 되겠지만 가계의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따라서 우리는 경기 상승의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게 콜금리 인상이 가계와 유동성 흡수에 미치는 영향을 세심하게 모니터링할 것을 당부한다. 통화정책의 충격파가 저소득층 채무자들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적절하게 조율해 달라는 얘기다.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도 저금리 시대 종언에 맞춰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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