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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적인 예로 미래에셋은 과거 운용경력이 전혀 없는 '인사이트 펀드'를 3조5000억원 넘게 팔았다. 이를 무슨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그들 브랜드 가치가 3조원어치는 넘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른 예도 있다. 군인공제회가 투자하는 M&A에는 다른 연기금도 관심을 보인다. 대한전선도 웬만한 M&A에 있어서는 '증권사보다 나은 금융기업'이란 평판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뚜렷한 투자스타일을 브랜드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필자가 런던에서 배운 것은 '명성은 진짜 자본이 아니다'는 점이다. 슈로더운용 고위 관계자는 "명성은 허상이다. 진짜 자본은 명성 뒤에 숨어 있는 신뢰"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보자. 영국 베어링스나 미국 헤지펀드인 롱텀캐피털은 투자자에 대한 신뢰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명성을 순식간에 잃었다. 슈로더는 앞날이 유망했던 IB사업부문을 매각했다. 행여 자기자본으로 투자하다 투자자 이익보다 자기 이익을 먼저 챙겨 신뢰를 잃을까 두려워서였다.
우리에겐 공모펀드가 신뢰를 잃은 경험이 없다. 하지만 비슷한 경험은 있다. 외환위기 때 사라진 수많은 은행들, 그리고 바이코리아 펀드. 그들이 그렇게 쉽게 쓰러질지 상상이나 했던가.
중요한 것은 명성이 아니라 신뢰다. 투자원칙을 얼마나 잘 지켰는지,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장치를 도입했는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파악하고 펀드를 선택할 최종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 그래서 명성 뒤에 흐려진 신뢰를 보는 심미안이 필요하다. 어쩌면 우리는 명성이 신뢰라는 진짜 자본을 뿌옇게 가리는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증권부 = 신현규 기자 rfros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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