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세계 증시가 동반 급락을 보이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늘어났다. 예상을 뛰어넘는 미국 투자은행의 손실 상각과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권에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 미국 금융부실로부터 아시아권 금융시장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튼튼했던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신흥시장 증시도 동반 조정을 보여 펀드투자자의 혼란도 가중되는 모습이다.

이때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고려해볼 만한 것이 에너지 자원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제 강국으로 부각되고 있는 러시아 펀드다.

지난해 러시아의 주가 상승률은 중국 등 기타 신흥국가 중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중국 본토 시장은 96%, 홍콩H는 56%, 인도 47%, 브라질이 44%를 기록한 반면, 러시아는 19% 상승에 그쳤다.

주가 상승률이 지난해 상대적으로 낮았던 이유는 정국 불안과 이에 따른 기업들의 생산 활동 차질에 대한 우려였다. 원자재 관련 수익에 부가되는 실질 실효세율이 65%인 러시아 세금제도 때문에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기업실적 상승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올해 러시아 상황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총선에서 집권당의 압승과 푸틴의 후계자 지명이 원활하게 진행돼 정치적 혼란 발생 가능성은 대폭 낮아졌다. 기업에 대한 정치적 통제도 완화돼가는 상황이다.

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정부 재정이 확충돼 인프라 설비투자 확대 및 원자재 개발 설비 확충, 기초산업 투자를 통한 관련 산업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 12개월 뒤 기업실적을 감안한 주가수익률(PER)은 중국(HSCEI 기준) 17.5배, 인도 23배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11.5배로 과거 평균 수준이다. 조사기관 대부분이 유가가 68달러를 기준으로 기업 이익을 분석했다. 하지만 유가가 90달러 선을 오가는 현 상황을 감안하면 실제 더 높은 성장을 거둘 가능성이 있다.  

■ 동유럽 펀드로 러시아 투자 가능 

러시아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러시아 펀드의 국내 상황은 어떨까.

현재 국내에는 러시아에만 단독으로 투자하는 펀드보다는 러시아를 중심으로 동유럽 국가들에 투자하는 펀드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국내에 설정된 러시아, 동유럽 펀드는 1조7000억원 수준이다. 펀드 수는 15개(종류형 펀드 제외) 정도다. 최근 러시아 펀드 인기를 반영하듯, 대부분의 펀드들이 지난 9월 이후에 설정됐다.

‘우리CS러시아익스플로러’와 ‘JPM러시아주식’ 펀드가 자산의 70% 이상을 러시아에 투자하고, 다른 구소련 연방인 카자흐스탄 등에 편입자산의 일부를 투자하고 있다. ‘하나UBSEasternEurope주식’ ‘푸르덴셜동유럽주식’ 및 ‘미래에셋동유럽업종대표주식’ 펀드가 러시아 투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반면 ‘템플턴이스턴 유럽주식’ 및 ‘AGI동유럽주식’ 펀드는 상대적으로 러시아 편입 비중이 낮다. ‘신한BNP봉쥬르동유럽플러스주식’ ‘우리CSEasternEurope주식’의 경우 러시아 편입 비중은 50% 내외로 동유럽 각국에 분산투자하는 운용 방식을 택했다. 이처럼 펀드별로 세부 지역별 편입 비중이 달라 동유럽 펀드에 투자할 경우에는 각 지역별 편입 비중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러시아 시장은 지난해 상승폭이 가장 낮았던 반면, 고유가 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혜가 예상된다. 다른 시장과 비교해 저평가됐다는 점에서 올해 수익률 개선이 기대된다. 수익성과 리스크를 동시에 고려하면 러시아 관련 펀드는 1월 조정에도 불구하고 신흥시장 펀드 중 상대적 매력도가 높다는 얘기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애널리스트]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42호(08.02.6 · 13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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