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쓰던 꿈노트 한 권을 다 쓰고 수첩에 이어서 쓰다가 안되겠다 ~싶어 꿈노트를 새로 장만했다.

 

밝은 연두빛의 아무 무늬없는 표지의 그다지 두껍지 않은 노트다

인사동의 선재아트센터에서 저녁 7시 50분 <위대한 침묵>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러가는 길에

문방구를 지나치다가 눈에 걸려서 샀다.

무척 맘에 들었다.

아마 무의식도 맘에 들었는지 그 날 이후로 매일 꿈이 기억되어 적고 있다.

 

기록으로 전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점이 없지 않지만

아무튼 현실의 삶의 리듬과 꿈 속의 무언가가 맞아떨어지는 기분

 

예를 들자면

요즈음 상담이 끝나가면서 친정가족과의 정서적 독립도 확연히 되어가는 느낌이 드는데...

-메주를 쑤려고 콩을 엄청 삶아서 큰 통에 담고, 내가 옛날 우리집 절구공이로 찧는데, 대가리가 끊어진다. 너무 시원하다. 그걸 가지고 가서 "엄마~~이게 끊어졌어~~"라고 크게 말한다.-12.14일 꿈노트 중에서

 

내가 지금까지 무언가 혹은 누군가를 붙들어야만 안심하는 스타일로 살아왔었구나~~를 며칠 전에 통찰하고

이제 일이나 책이나 사람을 마음 안에서 붙들지 않고 그냥 가만히 홀로 있는 연습을 하고 있는 중인데...

-내가 어딜 가는데 길에 사람들이 모두 포옹, 키스를 둘씩 붙들고 하고 있어서 눈을 어디 둘지 몰라한다.

여자 둘이 붙어있는 모습도...-12.13일 꿈

 

내가 나를  창의성이 빈약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무얼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새로운 생각조차 못하는 점을 아쉬워하고 있는데... 꿈이 어찌 알고 나에게 희망을 주려고 하는 것처럼 꿈 속에 다음과 같은 기발한 것들이 등장

- 군인아저씨가 기다란 막대기에 부드러운 고무재질의 두꺼운 풍선 같은 걸 씌워서 가벼운 절구공이를 만들어 줌

(못쓰게 된 절구공이 대신)

- 속에는 밝은 그린색 그 위에 그린색이 비치는 한지로 된 옷을 입고 있는 친구에게 내가 창의적인 옷이라고 칭찬해 줌

-보석파는 아저씨가 다이아물을 가져와 어떤 판자 위에 발라놓고 그게 굳기를 기다리며 그 다이아몬드에 대해  선전을 한다.

(다이아 물이 굳어 다이아몬드가 된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임)

 

ㅎㅎ

꿈이 있어 내 삶은 참 풍요롭고 행복하다.

창의적인 사고도 이제 의식의 영역으로 들어오려고 준비 중인 것 같다.

 

오늘은 일본의 지인에게서 오랫만에 전화가 왔다.

 일당 15만원짜리 번역 통역 아르바이트 제의

15일간이란다. 보름만에 225만원을 벌 수 있는 드문 챤스였다.

잠시동안 외국어를 활용할 수 있는 일과 돈의 유혹이 나를 흔들었으나..

매주 한 번 내지 두 번 있는 이미 약속된 상담과 프로그램 일정이 나의 본업인데..

부업을 위해 본업의 일정을 바꾼다는 것은 아니지!! 라는 기준으로 거절했다.

예전 같으면 어떻게든지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궁리에 궁리를 머리가 세도록 했을 것이다.

수입의 액수가 아니라

내가 세상과 사람과 연결되고 싶은 통로의 개념, 거창하게 말하면 소명의 개념으로 본업과 부업을 확실하게 구별하고 있는 내 자신이 참 대견하다.

내가 나의 수입에 연연하지 않아도 될만큼, 안정되게 생활비를 가져다 주는 남편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는 마음이 솔곳이(슬며시의 사투리) 올라온다.

오늘 새벽 꿈꾼, 물이 굳어  다이아몬드가 되는  꿈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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