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캠프인사 줄줄이 낙하산 … 당정청 인터넷 관리 나서

40차례를 넘기고 있는 촛불집회 현장에서 밀어붙이기식 방송장악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음에도 정부가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 사장에 이명박 대선 캠프 방송특보 출신을 임명하고 인터넷 여론을 통제하는 방안도 추진하는 등 언론정책이 되레 민심이반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낙하산 강행…당정청 인터넷통제=김성훈 한나라당 디지털정당위원장은 17일 “이른바 ‘인터넷 사이드카’(여론민감도 체크 프로그램)를 도입해 다음 아고라·네이버·MBC <PD수첩> <100분토론> 등의 게시판 블로그 카페 100여 곳에 실리는 각종 누리꾼의 글을 대상으로 정부정책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실시간 또는 2∼3일간 내에 파악할 것”이라며 “잘못된 정보로 여론이 악화되면 정부에 해명할 것을 신속히 주문하고, 정확한 여론이라면 의견을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대상은 사이트명·아이디·조회수·내용·찬반의견 등이다. 이 때문에 조사결과에 따라 사이트별 여론의 성향이 차이가 날 수 있고, 특정 사이트가 집중 관리대상이 돼 여론통제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 특히 이 같은 여론 동향조사는 지난달 중순부터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지원국이 만든 ‘조기경보반 태스크포스’에서 이미 실시하고 있는 업무와 상당부분 중복된다. 청와대에서도 조직개편을 통해 홍보수석실을 신설해 그 아래에 인터넷 담당 비서관실을 새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당정청이 인터넷 여론 관리와 통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정부는 촛불집회 등 여론의 격렬한 반대에도 정부출연 언론사와 언론유관기관장에 낙하산 인사임명을 강행해 언론장악 기도를 노골화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방송특보 출신인 양휘부씨를 지난 13일 코바코 사장에, 정국록씨를 5일 아리랑TV 사장에, 구본홍씨를 YTN 사장으로 내정했다. 같은 방송특보였던 이몽룡씨는 지난 3월 스카이라이프 사장에 임명된 바 있다. 모든 언론기관장이 방송특보단으로 짜여진 셈이다.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는 “방송을 장악하고 인터넷을 통제해야만 국면이 전환될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런 의도는 이미 시민들이 다 알아버렸다”며 “더 큰 저항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통위 성급한 정책추진…최시중 정치행보 여전=방송통신위원회는 고위당국자가 방송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서둘러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낳기도 했다. 송도균 방통위 부위원장은 지난 11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KCTA 2008 디지털 케이블TV 쇼’에서 “케이블TV 사업자 관련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새로운 방송법 시행령이 9월부터 효력을 발휘토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현행 방송법 시행령에서 전국 77개 권역의 5분의 1, 전체 케이블TV 매출의 33% 이하로 제한된 SO의 겸영이 가입자 기준 3분의 1만 넘지 않으면 허용되는 것으로 바뀌게 돼 규제가 느슨해진다. 시민단체 사이에선 유료방송 시장이 혼탁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국무회의 참석 등 정치행보로 비난을 받아온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지난 11일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 또 참석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조현호·권경성 기자

조현호·권경성 기자 ch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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