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세비기부운동은 광우병국민대책회의 후원계좌에 기부해야

한나라당이 세비기부운동을 벌이고 있다. 겉으로는 18대 임기 개시가 20일이 지나도록 원내에서 한 일이 없기 때문에 자진 반납하자는 주장이지만 실상은 장외투쟁을 벌이는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을 등원시키기 위한 정치공세다.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등원거부한 국회의원들에게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설파하고 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열린 국회에 응하지 않는 것은 무노동무임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졸지에 길거리와 광장에서 국민과 함께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했던 정치인들은 무노동무임금의 대상이 됐다.

무노동무임금이 어떤 말이었던가. 80년대 후반 노동조합의 쟁의행의 자체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자본과 권력이 결탁해 만든 노동운동 탄압전술이다. 97년 개정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도 여전히 살아남아 지금에 이르고 있는 악법 가운데 하나다. 그 당시 노동자들은 분노의 함성으로 일하지 않는 자본가에게 먹지도 말라고 했다.

한나라당의 세비거부운동은 민생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국회를 개원하자던 한나라당의 등원논리에 이은 후속탄으로 보인다. 그러나 둘 다 한나라당이 입에 담아서는 안 될 말이다. 물가폭등, 민생파탄의 장본인이자, 최대의 민생현안인 쇠고기 재협상을 거부하는 정당이 민생을 얘기하니 희극이다. 일하지 않는 의원은 세비도 받지 말라고 하니 또 하나의 희극이다.

한나라당이 이러한 정치공세가 먹히기 위해서는 회기 상으로 비게 되는 4개월(정기국회와 짝수달 임시국회 제외) 동안의 세비도 반납하겠다고 선수를 쳤어야 했다. 더욱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상시국회를 법제화해 18대국회를 그야말로 일하는 국회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해야 했다. 이러한 일련의 계획 없이 현재의 상황만을 아전인수격으로 과대포장했기 때문에 진정성이 없다.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이 무노동 세비환수의 들끊는 여론으로 제시한 다음 아고라의 '깜짝청원' 방에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세비반납을 촉구하는 목소리로 거세다. 국민과 함께 광장의 정치에 나선 야당이 아니라, 말도 안 되는 추가협상카드와 인적쇄신카드만 만지작거렸던 한나라당을 겨냥하고 있다. 재협상 투쟁을 '천민 민주주의'라고 비하하면서도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한 한나라당을 향해 있다.

세비기부운동의 주동자인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은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재차 강조하며 "세비가 국고에 다시 귀속이 안 되는 만큼 좋은 일에 기부할 것"이라고 한다. 그들은 반드시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 그들이 기부할 곳은 쇠고기 정국을 이끌며 민생과 민심의 소재를 정확히 대변하고 있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의 통장계좌다.

* 국민은행 002801-04-106383 정재원

* 하나은행 193-910075-24207 정재원

* 농협 100113-51-073737 정재원

2008년 6월 18일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부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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