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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낡은 건물들 외벽 닦고청소차 하루종일 시내 돌며 정비
바르셀로나 거리를 지나다 보면 건물 외벽과 비슷하게 생긴 고풍스러운 그림이 새겨진 공사장 가림막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 가림막 맨 밑엔 여지없이 '바르셀로나 아름답게 해요(Barcelona, posa't guapa)'란 문장이 붙어 있다. <사진> 19세기 낡은 건물의 외관을 깨끗이 닦고 외벽의 재건축을 도와주는 캠페인이다. 카를레스 마르티 부시장은 "1975년까지 36년간 지속된 프랑코 독재 정권하에 시달렸던 시민들이 그 이후 자부심을 회복하기 위해 우선 도시 외관과 디자인을 아름답게 복구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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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건물 외관 복구비용의 50%까지 대줘 자발적인 건물 청소를 유도했다. 시민들에게 자부심을 북돋아주는 'B design' 캠페인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 중 하나가 된 것이다. 베스 갈리 디자인협회(FAD) 회장은 "공공 장소가 개선되자 도미노 현상처럼 시민들이 도시 전체를 자신의 집처럼 꾸미고 치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르셀로나 도시 디자인 중 중요한 요소가 바로 이 '청소'다. 도시 곳곳을 지나다 보면 12인승 정도 되는 작은 승합차가 하루 종일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환경미화 용역회사인 'BCNeta!(바르셀로나 깨끗해져요!)' 소속으로 종일 쓰레기를 치우며 도시를 정비한다. 청소가 힘들고 더러운 일이 아닌 신나고 즐거운 이벤트처럼 구호를 붙인 것도 특징이다. '쓰레기 투척 금지' 같이 일방적인 명령조가 아닌 유머러스한 표지판도 젊은이들에게 인기다. '난 해변이에요. 거대한 재떨이가 아니라고요.' '도시는 너희 집인데, 집 바닥에다 침을 뱉진 않지?' 등의 문구가 익살스럽게 새겨져 있다. 유혜영 엘리사바대 교수는 "1999년 영국왕립건축가협회(RIBA)가 건축가가 아닌 바르셀로나 도시에 상을 주게 된 것도 이러한 캠페인의 힘"이라고 밝혔다.
[바르셀로나=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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