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고객을 감동시켜야 할 뿐 아니라 끊임없는 혁신과 차별화된 정체성(Identity)을 지녀야 합니다.”

피터 슈라이어 기아자동차 디자인담당 부사장은 23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64회 하나금융그룹 드림소사이어티’에서 ‘디자인의 힘(The Power of Design)’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애플과 스타벅스, BMW같은 회사들이 오랫동안 고객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고객에게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인식되면서도 지속적인 자신만의 개성과 정체성을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슈라이어 부사장은 ‘자동차 산업은 할리우드와 같다’는 밥 러츠 GM 부회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자동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이 가장 크게고려하는 요소는 디자인이며 기아차도 ‘가격에 비해 높은 가치(Value for money)’에서 ‘디자인 가치(Design Value)’로 변화하기 위해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디자인을 선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같은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내에 속해 있지만 서로 다른 디자인 철학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슈라이어 부사장은 “현대차가 부드럽고 유연한 ‘물방울(waterdrop)’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면 기아차는 논리적이고 건축적이면서도 모여있을 때 아름다운 외관을 주는 ‘눈송이(snowflake)’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스포티하고 젊으면서도 건축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기아차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국제 모터쇼를 통해 선보였던 컨셉트카 ‘키(KEE)’, ‘쿱(KOUP)’ 등을 소개하면서 “기아차의 새로운 얼굴(face)은 독특하고 강렬하면서도 친화적인 느낌을 주는 ‘호랑이의 코’를 연상케 한다”며 “BMW의 키드니 그릴(2개의 콩팥 모양을 가진 독특한 디자인)처럼 기아차라고 하면 전세계 어디에서도 알아볼 수 있는 차별화된 디자인을 만들어가겠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그룹의 ‘드림소사이어티’는 사회 각층의 명사들을 초청해 강연을 듣는 월례 조찬회로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됐다. 이날 강연에는 김승유 회장을 비롯해, 윤교중 부회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등 임직원 270여명이 참석했다.

이동현기자 offram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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