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수호 디자이너
가구 시장의 최대 행사로 꼽히는 이탈리아 밀라노 국제 가구박람회(I Saloni). 세계 유명 브랜드ㆍ디자이너가 총출동하는 밀라노 전시회 한켠에 150개 부스, 4500㎡ 규모의 작은 공간이 마련됐다. 밀라노 전시장 총 면적이 23만㎡인 것을 감안하면 꽤 작은 규모.

이 곳 '살로네 사텔리테'(Salone Satellite) 전시관에 한국인 디자이너 4인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살로네 사텔리테'에서 전세계 570명의 신진 디자이너, 22개 디자인학교 학생들과 함께 창의적이고 신선한 작품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번에 밀라노에 처음으로 참가하게 된 함수호 디자이너(31)는 현재 네덜란드에서 공부중인 학생이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지그 채어(Zig Chair), 도미노 에스 테이블(Domino S Table), 메트로폴리탄 체어(Metropolitan Chair) 등 파격적인 디자인를 선보였다.

함 디자이너는 "살로네 사텔리테는 아직 유명하지는 않지만 젊은 신진 디자이너를 프로모션하기 위한 전시관"이라며 "참가의 가장 큰 목적은 이탈리아 등 유럽 가구 생산자를 찾아 내 디자인을 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진 디자이너가 이곳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나이제한, 포트폴리오 심사 등 까다로운 조건이 구비돼야 하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며 "자비로 1년전부터 밀라노 참가를 위해 준비하는 등 경제적 문제도 큰 장애"라고 덧붙였다.

지난 1999년 밀라노 공대 산업디자인과에 입학해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정명용 디자이너(37)도 이번에 밀라노 가구박람회에 참가했다. 그는 현재 이탈리아 RJD(Ronen Joseph Design) 스튜디오에서 근무하며 밀라노 공대 교수 등과 함께 '중장비 조정실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정 디자이너는 "이번 전시회에 국내 가구업체 '벤텍 퍼니처(Benteck Furniture)' 한기만 사장의 후원을 받아 참가하게 됐다"며 "가구뿐만 아니라 중장비,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와 디자인진흥원이 후원하는 차세대 디자이너에 선정돼 지원을 받고 있다"며 "정부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들이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분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세번 째로 살로네 사텔리테에 참가하게 된 김선태 디자이너(37)는 국내 인하우스 디자인업체 '단청'의 후원을 받아 밀라노에 참가하게 됐다.

김 디자이너는 "현재 일본인들은 밀라노에 많이 참여했지만 한국인들은 전무한 상황"이라며 "선진국가들은 기업의 지원으로 많은 작품을 출품이 이뤄져 디자인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퀄러티 높은 디자이너 몇 명에게만 지원이 치우치고 있다"며 "좀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번으로 세번 째 살로네 사텔리테에 참가하게 된 오세환 계원조형예술대학 가구디자인학과 교수(38)도 "차세대 디자이너 선정 등 정부와 기업의 경제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밀라노(이탈리아) 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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