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엔 샌드위치, 저녁엔 샤브샤브

어학원의 메카인 종로. 정철, YBM시사, 글로벌어학원 등 각종 어학원 간판이 즐비하다. 이곳에서 유독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잦은 음식점이 있다. 떡피에 싸먹는 삼겹살인 떡쌈 시대가 그곳. 5층 건물 전체가 매장이다.

이곳에선 인근 학원생들과 외국인이 저녁 식사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방경현 떡쌈시대 차장은 “일반 삼겹살과 먹는 방법이 다르다보니 외국인들이 신기해한다. 특히 저녁 시간, 학원수업이 끝나면 줄을 서 기다려 먹는다”고 말했다.

어학원은 일대는 대게 입지조건이 뛰어나다. 시내 중심가인데다 대학생, 직장인 등 20~40의 다양한 연령층이 모이다보니 웬만한 음식점과 술집, 카페 등은 장사가 잘 된다. 그 중에서도 카페와 호프집은 어학원 덕을 보는 대표 업종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어학원 일대는 새벽과 낮, 그리고 밤 시간대에 유망 아이템이 확연히 구분된다. 이른 새벽에는 아침을 거르고 오는 수강생들 노린 카페가 잘 되고 저녁시간대에는 외국인 강사들과 함께 프리토킹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의 매장이 인기다”고 설명한다.

새벽 때 아침사양족 노려

따라서 업종보다는 시간대별 메뉴 차별화가 필요하다.

학원가 커피숍은 새벽부터 문을 연다. 아침을 거르고 온 학생과 직장인이 주 타깃. 스타벅스 이대점은 오전 6시 30분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보통 다른 곳은 8시 경에 영업을 시작한다.

이 시간엔 케이크, 샌드위치 등 15가지 정도의 브런치 메뉴가 주종이다. 지난해 4월 선보인 경기미 떡은 이곳의 아침 인기 메뉴로 자리 잡았다.   

아침메뉴는 가격도 평소보다 저렴하다.

그린티 에스프레소 전문점 ‘티하임(www.teaheim.co.kr)’ 강남점은 2900원만 내면 신선한 원두커피와 마늘빵, 토스트 등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 커피와 빵이 부담스러운 사람을 위해 유기농녹차에 미숫가루를 넣은 ‘그린티 곡물라떼’나 두유를 넣은 ‘그린티 소이라테’도 내놓았다. 아침 매출이 높다보니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이른다.

조은경 티하임 마케팅 담당자는 “티하임 강남점의 경우 월매출 2000만원 가운데 오전 매출이 약 800만원을 차지한다”고 밝힌다.

아침 전문메뉴를 내놓은 곳도 있다.

핫샌드위치 전문점 ‘퀴즈노스(www.quiznos.co.kr)’는 오전 10시 30분까지 모닝세트를 제공한다. 모닝햄세트, 모닝터키세트, 모닝햄플러스 등 3가지 종류 모닝세트가 각각 3000원, 3500원, 4000원이다. 24시간 운영 중인 맥도날드는 이미 지난해 2월 맥모닝 아침세트를 선보였다. 오전 11시까지 판매한다. 최근엔 스크램블 에그, 소시지, 해쉬 브라운, 잉글리쉬 맥머핀 등으로 구성된 빅 브랙퍼스트 세트를 내놓았다. 

저녁엔 회화연습장으로 활용  

저녁은 아침시간과 또 다르다. 아침엔 주로 음료와 간단한 간식을 판매하는 카페업종이 성업한다면 저녁은 식사와 생맥주를 겸할 수 있는 음식점이 학원 특수를 누린다. 특히 외국인 강사와 학생들은 흔한 메뉴라도 독특한 개성을 가미한 매장을 선호하는 편이다. 여기다 프리토킹이나 그룹별 회화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면 금상첨화다. 

샤브샤브 전문점이 학원가에서 잘 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외국인 강사들과 오랜 시간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샤브샤브 전문점인 채선당 목동점은 인근에 50여개 어린이 영어학원과 일반 어학원이 밀집해 있다. 165㎡(50평) 매장에서 벌어들이는 매출만도 월 8000만원에 이른다.

마영희 채선당 과장은 “점심시간에는 인근 어린이 영어학원의 학부모들과 학원생들이 찾고 저녁시간대는 직장인과 학원생들이 외국인 강사들과 자주 온다”고 말했다.

냄새 없는 청국장으로 유명한 ‘찌개애감동(www.zzigae.com)’ 압구정점도 인근 학원생들과 외국인 강사들의 단골집이다. 이곳에선 카페풍의 인테리어와 전통방식의 장으로 만든 각종 찌개요리를 선보인다. 쌈과 반찬을 담은 대나무 소쿠리와 옹기도 외국인들을 끌어 모으는 비결.

김송현 찌개애감동 과장은 “외국인들은 옹기로 된 반찬그릇을 선물로 달라고 할 정도”라며 “전통 옹기를 원하는 고객들이 워낙 많아 1년에 한 번씩 추첨을 통해 옹기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92.4㎡(28평)의 소규모 매장이지만 월 4500만원의 짭짭한 매출을 올린다. 

무한리필 음식점도 학원생들로 문턱이 닳는 곳이다.   

‘도누가(www.donuga.com)’ 부산대점의 경우 인근에 파고다어학원, 시사어학원 등 15개 정도의 학원이 몰려있다. 6900원만 내면 삼겹살, 불고기 등의 육류와 오징어, 쭈꾸미 등 해산물까지 무한정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들과 인근 학원생들의 자주 찾는다. 99㎡(55평)매장에서 일평균 13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김충일 기자 / 사진 = 성혜련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15호(08.02.18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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