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부터 불어 닥친 펀드투자 문화는 어느새 1가구 1펀드 시대를 만들었다. 이제 전 세계 자산운용사들이 뒤늦게 한국을 타깃으로 몰려오고 있는 형세로까지 발전했다. JP모건, 피델리티 등 외국계 유명 자산운용사들이 앞 다퉈 한국에 없는 상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일견 ‘우리 간접투자시장이 이렇게 컸구나’하는 뿌듯함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덩치에 걸맞지 않게 질적인 기반은 취약하다는 의견이 많다. ‘투자풍토와 문화, 제도 등이 양적인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펀드매니저의 안일한 투자 시스템 운영 측면에서 아직 미진한 부분이 많다. 한 운용사는 뒤로는 잘못을 은폐하면서 앞으로는 ‘뻔뻔하게’도 선진 운용기법을 내세우며 고객을 끌어 모았다. 이 회사는 얼마전 지난 3개월간 펀드 기준가를 잘못 계산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잘못된 소문이라고 발뺌하다가 한 달 뒤 마지못해 잘못을 시인했다.
펀드 기준가란, 펀드를 가입하고 환매할 때 적용되는 펀드 1단위당 가격을 의미한다. 이 단가는 꽤 복잡한 과정에 의해 결정되는데 특히 해외펀드인 경우 해당 국가 세금, 배당 등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다. 펀드 기준가는 회계처리 기준이 모호하고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못해 기준가 오류 가능성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비판을 줄곧 듣는다. 실제로 자산운용협회 공시엔 심심찮게 기준가 오류 정정을 알리는 글이 올라온다. 기준가에 오류가 생겨 가격이 올라가면 고객 입장에서 매수 시 부당하게 그만큼을 더 내야 한다.
자산운용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들어 펀드 기준가격이 10원 이상 오류가 발생, 수정 공시된 경우는 지난 8월까지 모두 40건이 넘게 집계된다. 특히 기준가격을 100원 이상 수정한 펀드도 무려 10개에 달했다. 100원이라고 하면 적은 돈 같지만 투자 금액이 늘어날수록 차이는 엄청날 수 있다.
사실 펀드 1단위당 단가를 계산하는 주체는 자산운용사의 펀드회계업무를 위탁받은 사무수탁사지만 고객 돈을 직접 수탁받은 운용사들이야말로 가입자를 대신해 기준가의 적정성을 철저히 따져야 할 의무가 있다.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던 우리 증시가 잠시 열을 식히는 모습이다. 많은 증시 전문가들이 현 상태를 서브프라임 부실 문제를 계기로 단기 과열 양상이 해소되는 조정(Correction) 즉, 비정상적이었던 게 합리적인 궤도로 바뀌는 양상이라고 해석한다. 운용업계도 그동안 앞만 보고 ‘신상품’을 쏟아내며 과열된 경쟁을 벌였던 구도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고객 자산 위탁 관리자로서 기본을 찾는 조정기를 가졌으면 좋겠다.
[이윤규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25호(07.10.10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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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덩치에 걸맞지 않게 질적인 기반은 취약하다는 의견이 많다. ‘투자풍토와 문화, 제도 등이 양적인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펀드매니저의 안일한 투자 시스템 운영 측면에서 아직 미진한 부분이 많다. 한 운용사는 뒤로는 잘못을 은폐하면서 앞으로는 ‘뻔뻔하게’도 선진 운용기법을 내세우며 고객을 끌어 모았다. 이 회사는 얼마전 지난 3개월간 펀드 기준가를 잘못 계산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잘못된 소문이라고 발뺌하다가 한 달 뒤 마지못해 잘못을 시인했다.
펀드 기준가란, 펀드를 가입하고 환매할 때 적용되는 펀드 1단위당 가격을 의미한다. 이 단가는 꽤 복잡한 과정에 의해 결정되는데 특히 해외펀드인 경우 해당 국가 세금, 배당 등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다. 펀드 기준가는 회계처리 기준이 모호하고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못해 기준가 오류 가능성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비판을 줄곧 듣는다. 실제로 자산운용협회 공시엔 심심찮게 기준가 오류 정정을 알리는 글이 올라온다. 기준가에 오류가 생겨 가격이 올라가면 고객 입장에서 매수 시 부당하게 그만큼을 더 내야 한다.
자산운용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들어 펀드 기준가격이 10원 이상 오류가 발생, 수정 공시된 경우는 지난 8월까지 모두 40건이 넘게 집계된다. 특히 기준가격을 100원 이상 수정한 펀드도 무려 10개에 달했다. 100원이라고 하면 적은 돈 같지만 투자 금액이 늘어날수록 차이는 엄청날 수 있다.
사실 펀드 1단위당 단가를 계산하는 주체는 자산운용사의 펀드회계업무를 위탁받은 사무수탁사지만 고객 돈을 직접 수탁받은 운용사들이야말로 가입자를 대신해 기준가의 적정성을 철저히 따져야 할 의무가 있다.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던 우리 증시가 잠시 열을 식히는 모습이다. 많은 증시 전문가들이 현 상태를 서브프라임 부실 문제를 계기로 단기 과열 양상이 해소되는 조정(Correction) 즉, 비정상적이었던 게 합리적인 궤도로 바뀌는 양상이라고 해석한다. 운용업계도 그동안 앞만 보고 ‘신상품’을 쏟아내며 과열된 경쟁을 벌였던 구도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고객 자산 위탁 관리자로서 기본을 찾는 조정기를 가졌으면 좋겠다.
[이윤규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25호(07.10.10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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